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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4 05:16 조회 60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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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나는 한 동안 네게 가지 못했다.
돈도 바닥이 났지만,
학생의 신분으로 너무 잦은 외박을
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대신, 매일 매 순간 하루에 수십번도 더
너와 문자를 하고, 전화를 했다.
예전처럼 테트리스를 함께 할 시간은
많이 줄었다.
너와 나는 인문계 고등학생 이었고,
밤 10시가 다 되도록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해야 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어느새 내 고등학교 2학년도
절반이 지나가고, 여름방학이 됐다.


나는 방학이 시작한지 며칠 되지않아
그 동안 모아둔 돈을 들고
다시, 너에게 갔고
천하의 불효자식이 되어
무려 보름 가까이를 아버지께
연락도 드리지 않고
네가 있는곳에서, 너와 함께했다.


너와 함께 머무르는 동,안
짧지도, 길지도 않았던 보름동안,


아주 평범한 일들이 우리를 스쳤다.


첫번째는, 너의 큰 오빠.
본인 여자친구, 그리고 너와 나
총 4명이서 당일로 경포대를 다녀왔다.
대구에서는 오히려 해운대가 가까운데,
대체 왜 거기까지 갔는지는
사실 지금도 알 수 없는일이며,
오빠는 쥬얼리의 니가 참 좋아
노래를 수십번 반복해서 들려주었다.
물론 내 요청이었다.


두번째는, 태풍 매미가 우리나라를
정 중앙에서 관통하고 있는 그날 밤,
때 마침 우리의 200일이었던 그날 밤.
우리는 비바람속 위태위태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 공포영화 주온2 를
덜덜 떨면서 시청하고 왔다.
물론, 오는길에는 아예 사색이 된 채로
거대한 폭풍우 속을 뚫고 집에 왔다.
물론, 너의 집은 정전이 되어 있었다.


세번째는, 내 존재를 모르시는
네 아버지의 기습 방문이다.


너, 그리고 너의 작은오빠,
네 어머니 까지도 아버지께는
내가 있어선 안된다고 했다.

갑자기 들이닥치신 아버지를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너였다.


- 아빠, 연락도 없이 왠일이야 낮에 ?
' 왜. 내가 못올데라도 왔나 '
- 그건 아닌데, 연락도 없이 오니까 그렇지
' 언제는 연락하고왔노, 뭔일 있나 '
- 일은 무슨 일이있어


어머니는 내게 얼른 숨으라고 하셨고,
나는 화장실 겸 욕실에 있는 세탁기
뒷 편 아주 좁은 공간에 쪼그려 숨었다.


너희 아버지는 아마도, 당시에는
위험한 사람 이었던것도 같다.
물론 오해인지도 모른다.
사실 내가 너의 아버지에 대해 아는것은
아무것도 없는것이 정상이다.
그저, 너는 당시 아버지를
극도로 싫어했으며,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고 했다.
술을 매일 달고 사시는 듯도 했다.


내가 쪼그려 앉아 식은땀을 흘리고 있은지
한 시간 정도 지나서야 아버지는
나가시는 듯 했다.


그리고 ..

나는 얼마 후 아주 뜻밖의 장소에서

너의 아버지를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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