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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4 05:15 조회 55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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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나는.


너를 만나러 갈때면 너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너의 작은 오빠는,
' 니 또 왔나 ' 로 인사를 해주었고,
배시시 웃어주었으며,
어쩐지 너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으며,
재수생 이라고 했다.


너의 어머니는 작은 슈퍼를 하신다고 했다.

너의 작은오빠 처럼 ' 또 왔나 '

로 인사를 해주셨으며,

싫은티를 단 한번도 내지 않으셨으며,

.. 그래서 지금도 나는 그 빚을

다 갚지 못한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너의 큰 오빠는,
일요일 아침에 집으로 오셨다.

네가 17살일때, 25살이라고 했던 큰 오빠는
어쩐지 너와는 전혀 비슷한 구석이 없어보였다.
심지어는 작은오빠와도 너무 다른 느낌이었는데
훗날, 네가 내게 이야기 해주기를
큰 오빠는 배가 다른 ..
이라고 했던것 같다.


' 임마가 우리 상은이 남자친구가 ? '

집 현관을 열자마자 나를 보고 한 첫마디였다.

- 어, 오빠왔나.
  내 남자친구 맞다.

" 안녕하세요, 유연준 입니다. "
' 그래. 니 서울에서 왔다매 '
" 예 "
' 생긴거는 갠잖네. 나가자 내가 아침 사줄테니까 '


어쩐지 너의 큰 오빠는 머리가 짧고,
말투는 거칠었다.
그러나 그 말투에서,
너를 매우 아끼는 듯도 했다.

우리는 오빠의  마르샤(지금은 단종)
차를 타고 시내로 나갔다.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 우리가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14년이 흐른 지금 사실 그것까지는
기억나지가 않는다.
그러나 큰 오빠를 언급해야 하는것은,

훗날 .. 큰 오빠와 너의 아버지로 인해
그 어느 누구도 쉽게 겪어볼 수 없는
대단히 큰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큰 오빠는 아침을 사주고 일을보러 가셨다.


너와 이틀을 보내고, 여느때 처럼 ..
나는 가야 했다.
나는 고등학생 이었고,
나를 걱정하시는 아버지가 있었고,
일요일 오후 6시가 다 되었으며,
6시 고속버스를 타야만 10시에 서울에 도착해서
다시 거의 막차일 지하철을 타고
집까지 가야했다.


- 가지마
" 응 ? 나 내일 학교 가야지 .. "
- 그래도, 가지마
" 또 내려올께. 앞으로 영영 못 볼것도 아닌데 "
- 갈거야 정말 ?
" .. 안가면 어떻게 해 ? "
- 어떻게 하긴, 나랑 같이 있는거지
" 학교도 가지말고 ? "
- 칫, 그럼 가든지


너는 그 날따라 떼를 썼다.

친구의 집에서 매달 자고온다는 핑계로
외박을 하는것도,
공부를 해야하는 아들을 둔 아버지에게
홀로 아들 하나만 키워온 아버지께,
나는 어쩌면 대단히 큰 죄를 짓는듯도 했다.


그러나 나는 ..
그 날 고속버스를 타지 않았다.
너는 엉엉 울었고,
나는 차마 가지못했다.

너는 집에서도 떼를 썼다.
너의 방에서, 나와 함께 잘거라고 했고,
너의 작은 오빠도, 너의 어머니도
하나뿐인 여동생과, 딸을 이길수는 없는 것이었다.


나는 안방에서 주무시는 너의 작은오빠와
너의 어머니를 두고,
너의 방에서 너와 함께 잠을잤다.


다음 날, 너와 아침을 함께 먹고
너의 학교 등교길을 함께했다.
가는길에, 그 수 많았던 학생들이
너와 나를 곁눈질로, 혹은 대놓고
쳐다보는 듯 했다.


" 왜 이렇게 다른 애들이 우리를
  쳐다보는 것 같지? 내 착각인가 "
- 니가 서울사람이라서 그래
" 얼굴에 서울사람이라고 쓰여있어? "
- 응. 쓰여있어 너만 달라

거짓말일 터였다.
그러나 그 수 많은 목소리 중 오로지
사투리를 전혀 쓰지않는 사람은 나 뿐인듯 했다.


사실 누가 쳐다보든
너는 개의치 않는 듯 했으며,
내 손을 꼭 잡고 걸었으며,
너무 좋다고 했다.

이른아침 너와 골목을 걷고,
너의 학교 정문을 지나,
언덕을 함께 올라,
너를 처음 만났던 곳에 섰다.


" 들어가 "
- 미안해 .. 널 곤란하게 만들어서
  그치만, 난 너무 좋았어
  너와 조금 더 함께 있을 수 있어서.
  고마워.
" 나도, 너무 좋았어 "
- 들어갈께. 너도 조심해서 내려가


너는 너무많은 학생들을 의식해서
뽀뽀를 해주는 대신, 미소로 인사해 주고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 날 ..
학교를 무려 오후 3시에 등교했다.
이미 개근상 따위는 개의치 않았다.
그저 .. 전날 밤 아버지의 전화를
받지 않고, 다음날이 되도록
먼저 전화를 하지않아
가슴 졸이며 하나뿐인 아들을 걱정하실
아버지 생각에 ..


가슴이 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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