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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터미널의 그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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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4 06:02 조회 83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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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국가대표 축구팀의 국대전이 있는 날이었다. 어느 맥주집이든 빔 프로젝터를 펼쳐놓고 목놓아라 응원에 빠져있는 밤이었다.

나 역시 공들여 꼬시고 있던 썸녀와 함께 사당동 호프집에서 노가리 안주를 벗삼아 목을 축이고 있었다.


썸녀는 응원열기와는 상반되는 텐션으로, 지루하다는 듯이 손목시계와 핸드폰, 맥주, 그리고 따분한 시선을 로테이션해가며 내 썰렁한 개그에 적당히 장단을 맞춰주고 있었고, 나는 그런 그녀와 오늘 밤 기필코 합방하리라 하는 사명감으로...


"그래서 그 때 변기를 딱 열었더니 뭐가 들어있었는지 알아? ㅎㅎㅎ"

혼자서 신나게 야한 썰을 풀어제끼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흐음...그래서?"


"변기를 열었더니 방금까지 사용한거 같은 핑크색 콘돔이 들어있더라고!!ㅎㅎㅎ 내방 화장실에서 혼자 뭐한거야 임마!! 하고 따져물었지"


".......그리고?'


"그랬더니 아니 이놈이 조심스럽게 침대 밑을 가리키잖아. 그래서 

쓰윽 쳐다 봤더니 아니 우리과 조교누님이 알몸으로 엎어져 숨어있더라고!! 내 자취방에 ㅋㅋ"


"그랬구나...아우 졸립다. 피곤하네 오늘.."


나의 자취방 전설중 가장 수위가 진했던 레전드 썰을 풀었음에도

그녀는 전혀 웃음기 없이 500cc도 마시지 못한 상태에서 기브업을 선언했다. 


"그,그래?? 피곤하지?...이 앞에서 잠깐 쉬다갈.."

"미안, 오늘은 컨디션이 영 아니네..집에 먼저 갈게.."


그렇게 이운재가 후반 15분쯤 골을 두골이나 쳐먹을 때

싸해지는 술집 분위기와 발맞춰서 그녀도 퇴장하기 이르렀다. 


여자들이 자리를 벗어나고 혼자 남겨질때의 그 짠한 기분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그리고 그 시절의 나는 그런 상황을 매우

흔히 겪어 왔다.


"아우, 내돈.....피같은 맥주가.."

나는 그녀가 남긴 500cc 잔을 내 잔에 부으면서 오늘의 전투에

쏟아부은 총알들을 머릿속으로 세어보고 있었다.  쓰린 패배다. 이제 야한 얘기도 스스럼 없이 할 수 있게 된 단계가 되었는데..앞으로 한발짝 남았는데..하는 아쉬움에 맥주가 유난히 쓰게 느껴진 것이었다.


(띠리링~)

내 쓰린속을 놀리듯이 문자 한통이 도착했고 혹시나 그녀일까 하는 마음에 황급히 핸드폰을 열어 본 나는 이윽고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거기에는 익숙한 문장으로


[발 신 : 섹시한혜진님☆★☆★

아이팟 고장났어, 이거 고물아냐!

A/S 해주셔야할듯?!!지금 어디야?  ]


"아니 이 여자가 뭐라는거야..."


정확히 혜진이를 만나 아이팟을 뜯긴지 3일이 지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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