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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터미널의 그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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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4 06:17 조회 76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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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아침의 남부터미널 모텔가는 스산했다.



가슴으로 파고드는 차가운 아침 공기를 털어내며 나는 서둘러 놈이 지정한 모텔의 주차장 뒷편 계단입구를 통해 208호로 향했다.


한걸음 한걸음이 무겁다.

곧 내게 닥쳐올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 생각하면 마음이 한없이 복잡했다.


그녀는...그리고 나는...오늘 어쩌면 되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곱씹으며 어느새 도착한 xx모텔 208호 앞.

마음을 다잡고 문을 두드려본다.


-똑똑-


그러나 건너편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똑똑똑-


이번에는 약간 신경질적인 템포의 노크.

시간은 아직 일곱시로 그놈의 지정한 시간에 충분히 여유있게 도착한 셈이었다.


"뭐지.."


몇번에 노크에도 답이 없자 나는 전화기를 꺼내들어

그놈에게 전화할까 망설이다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신호음은 가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 그녀.

문에 귀를 대어보니 문너머로 벨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여기는 방음이 꽤 잘되는 모텔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시험삼아 도어를 돌려본다.


-찰칵- 


경쾌하게 문이 열렸다, 애초에 문은 잠겨있지 않았던 것이다.



(꿀꺽...)



나는 마른침을 애써 삼키며 문너머에 닥쳐올 상황을 각오하고

문을 열었다.


"하..."


거기에는 오렌지색 조명아래 어질러져있는 바닥과 가구집기.

젖어있는 매트와 어질러져 있는 타올 더미.


그리고 달콤한 베이비 로션같은 화장품의 냄새와..


"무슨짓을 한거야..새끼가..."


그녀의 속옷가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혜진아-"



조용히 그녀를 불러보았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신발도 벗지 않고 모텔방 안을 뒤적이며 그녀의 흔적을

찾아봤다. 방금전까지 사람이 있었던 듯한 흔적.


그녀는 대체 어디간걸까...싶은 그 때


"와악!!"


그 때 괴성과 함께 우왁스러운 몸짓으로 누군가가 나를 안았다.

등뒤로 닿는 낮 익은 물컹거림...



"혜진아."



"헤헤...놀랐어?"



몇시간 전 그 자식과의 일도 있고해서 나는 영 그녀를 쳐다보기가 껄끄러웠지만, 그녀는 적극적으로 내등뒤로 달라 안겨붙어 나를 반가워해주었다.


마치 또다른 주인을 만나 반가워하는 강아지처럼-



"나 안쳐다볼꺼야?, 화장 고치고 왔는데."



"....저기 나 지금 좀 화났는데.."



"왜애..."


내 등을 안고있는 그녀의 손 힘이 약해진다.


"그걸몰라서 묻...!!!"


그녀를 살짝 뿌리치며 뒤돌아본 그곳에는 옅은 아이보리색의 

란제리 차림의 그녀가 서있었다.


말이 란제리차림이지 사실상 속옷은 입지 않고 있어서

아이보리색 천쪼가리 너머로 그녀의 몸매라인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나체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히히...이쁘지?"



"너...내가 왜 온지 알어?"



"그렇게 무섭게 굴지 말고 일단..."


아찔하다, 그녀가 말할때마다 베이비로션의 포근한 향과 함께

만지면 절대로 기분 좋을 것 같은 육덕한 몸매가 내게 가까워져온다.


"이러지마.."



"나좀 안아주라..."


"이러지 말라고 쫌!!"


힘주어 그녀를 밀쳐 침대로 떨어트린다.



어색한 공기가 순식간에 방안을 덮쳤고, 그녀는 예상외라는듯

멀뚱멀뚱 나를 쳐다볼 뿐이었다. 몇 초일지 몇분일지 모를 정적의 시간이 흐른 뒤 나는 준비해뒀던 말들을 꺼냈다.



"너..지금 그 남자가 이러라고 시킨거니? 나랑 어떻게든 자라고?"



"뭐?"


"너도 아까 나랑 통화하는거 다 들었을거 잖아. 그 새끼가 뭐라는지 알어? 자기가 널 벗겨서 여기 두겠대. 나보고 와서 너를......하..."


"...."


"너를....하아..진짜..."


"화났어?.."


"어! 화났지! 너같으면 화가 안나겠냐!!"


"....왜? 왜 화가 났어?"


갑자기 아까까지의 텐션을 버리고 그녀가 표정을 바꾸어 조용히 내게 물어보았다.


"뭐?"


"왜 화가 났냐고..내가 그냥 니 친구라서? 좋아하는 남자한테 강제로 학대당하는거 같아서?오빠가 너를 갖고 노는거 같아서??"


처음 보는 어두운 표정. 그늘진 그 표정으로 조용하게 나를 혼내듯이 따져묻는 그녀.


"왜 화가 난건데?"


"아....그....저...."


할말을 찾지못했던 나에게 그녀는 조용하지만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나랑 자러온거 아냐? 나 안으러 온거 아니니?"


그렇게 자신의 얊은 란제리를 벗겨나가는 그녀, 그리고 이 모든 상황에 

순간 먹먹해진 나는-


"너를 이렇게 안는건 싫은데.."


"그냥 좀 안아주면 안되니?..너도 나랑 자고 싶잖아."


"일단....일단 얘기하자.."


그러나 그런 나의 바램과 달리 그녀의 육덕한 상체가 그대로 드러났다.


"태영아..나 더러운 년이야.."


"......"


"나 너가 생각하는 것만큼 착한애 아냐..너도 알다시피 오빠한테 심한짓도 많이 당했고..."


"그만해..."


그녀의 어깨가 살짝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랑없이도...섹스할 수 있는 그런 여자야...쉬운 여자야.."


어느새 그녀 눈가에 멍울같은 눈물이 맺혀있었다.


"..........."


"고개 돌리지 말고 나좀봐바...예쁘지 않아?"



그녀는 두 손으로 내 볼을 어루만지며 내 시선을 자신의 가슴에 고정시켰다. 가슴에....눈물 방울이 흘러 자국을 만들며 아래로 흘러내렸다.



"혜진아.."



"해도 돼...안아줘..."



"싫..."



내 얼굴을 향해 그 거대한 가슴이 다가온다...정확하게는 그녀가 나를 이끌어 자신의 가슴으로 내 얼굴을 묻는다. 그만 눈을 질끈 감게되는 아찔한 상황.


(아....그런거구나...)


이 복잡한 상황속에서도 순간 머릿속으로 뭔가를 깨닫게 된 나는,


"우와앗!! 자,잠깐만!!! 스톱!!"


황급히 그녀의 품을 벗어나 당당하지만 한심한 자세로 뒷걸음질 쳤다.



"후-하-후-하, 잠깐 숨좀 돌리자, 너 그 흉악하도록 섹시한 가슴으로 나를 짓눌르려고 했겠다."


"....풉."


내 태도가 의외였는지 그녀도 놀란듯 하다가 이내 웃음기를 띄며 미소를 보였다.


그녀의 웃음에 용기를 얻게 된 나는..


"야 염혜진."


"응?"


"실은 여기 올때까지, 아니 여기 와서도 잘 정리가 안됐었는데 말야."


두주먹을 불끈쥐고 마음속에 있는 그 말을 내뱉었다.


"지금 니 눈물을 보고 확실하게 깨달았어. 너가 울면 내가 엄청 슬프네.."



"바보..뭐라는 거야.."



"아무래도 좋아하나보다. 내가 너를.."



"........."



"그...우리가 첨에 좀 이상하게 만났고..알고 지낸지도 삼개월도 안돼지만.....그..데이트도 세번밖에 안했고..성관계도..간접적인거 3분정도 한번 한거빼고는..."



"큽..."


"그리고 너가 그 오빠라는 인간이랑 무슨사이인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잘 모르면서.."


"어, 잘은 모르지만, 아니 그래도 니가 그 오빠한테 무슨 흉악한 짓을 당하고 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그럼에도 그런 인간한테 헌신하는 니모습 조차.."



"그만해.."

"좋아해"




그렇다, 나는 어쩌다 만나게 된 이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었다. 


비록 누군가의 섹스파트너일지언정, 그녀는 나에게 그 모든걸 수렴할만큼 빛나는 매력의 여자였고, 한 때는 단순히 그녀의 몸과 정을 탐내는 일순간의 욕망이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속였을지 몰라도, 결국 그녀의 눈물에 참을 수 없이 흔들렸고, 그런 그녀가 걱정되었고, 그런 그녀가 갖고 싶어 어쩔 줄 몰라하는 늑대새끼 한마리임을 자각하게 된 것이다.



"조,좋아한다!! 어쩔래 하하.."


"바,바보아냐?.."


"시, 시끄러! 오늘부터 나는 짝사랑을 자각하게 된 불쌍한 남자A 일 뿐이야"


나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어깨를 이불로 덮어 가려주었다. 

이불을 덮어주는 내 두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만큼 이 고백은 용기가 필요했던 것일까..여태까지 젊다는 객기 하나를 무기삼아 수 많은 여자들에게 찝쩍대오면서 이렇게 떨렸던적은 없었다. 


"나는 그럼.."


혜진이는 내 옆에 다가와 다소곳이 앉아 어깨를 밀착시켰다.


"그 사랑을 받아줄 나쁜 계집애 B 정도쯤 되겠네."


"!!"


그리고 그녀는 내 입술에 살포시 입술을 포갰다.

.

.

.

.


"실은 어렴풋이 짐작은 했었어."


그녀가 조금씩 움직일때마다 욕조의 물이 찰랑거리며 넘쳐흘렀다.


"뭐?"


아마도 모텔 욕조는 남녀가 이렇게 누워서-


"너가 나 좋아하는거 말야."


서로의 육체를 쪼물락대라고 만든 것이 틀림없다.


"나도 모르고 있던 걸 니가 눈치챘다고?"


왜냐하면 지금 물밑에서는 그녀가 내 구슬주머니를


"응. "


사정없이 만져대고 있기 때문이었다.



"너 예전에 에버랜드 갔을 때 만나서 헤어질때까지 계속 나만 쳐다보고 있었잖아. 정말이지 한번을 눈을 안떼더라 너."



"헐...."


"사파리 버스를 탔는데 동물은 안보고 나만 쳐다보지를 않나.."


"컥..."


"무서운건 잘 못탄다고 해서 회전목마 태워줬더니 그거 타고 멀미난다고 무릎배개를 해달라고 하지 않나.."


"죄송합니다.."


회전목마도 얼마든지 멀미를 유발할 수 있는데..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퍼레이드 구경 하는데 삼바 복장 입고 행진하는 브라질 쭉빵녀들은 쳐다도 안보고 내 가슴만 쳐다보지를 않나..."


"그거야 그 순간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클래스가 옆에 있는데 제 아무리 브라질이 우승후보라 해도 당해낼 재간이 없지.."


국가대표 선수의 손 끝에 힘이들어가기 시작한다..아아..내 구슬주머니..


.

.

.

.

.

.


아직 초겨울인데 욕조에 너무 담궜던 탓인지 바깥공기는 쌀쌀했다.

우리는 햄버거로 가볍게 아침을 떼우고 지하철에 몸을 맡겼다.



"태영아 실은..."



"응?."


덜컹거리는 차량안에서 휴대폰만 말없이 쳐다보던 그녀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실은..오빠랑 약속을 했어."


"................"



그녀의 `오빠`라는 굉장히 거슬리는 단어 선택에 방금전까지의 흥분이 차게 가시고 미간에 힘이 들어가게 되었다.



"오빠는 오늘 너랑 섹스를 해보면, 알 수 있을거라고 했어."


"재수없는 놈.."


"그리고 오늘 아침이 지나면 나랑 드디어 사귀어준다고 했어."


"하..그런거였어?"


건방진 자식....아직 얼굴도 본적 없는 그놈을 향해 나는 허공에 중지를 세워 날렸다.



"오빠는 아마 다 눈치채고 있었던 거 같아."


"뭐를?"


"내 맘을 말야...사실 뭐 단순한 얘기지..너라는 사람을 알고 난뒤에는 오빠한테 내내 니 얘기만 했으니까...오빠랑 만나서 섹스할때조차.."


"헐,..."



오빠에 대한 그녀의 사랑이 언제 변한건지는 그녀조차 자각할 길이 없었다.

어른이 된 그녀, 그리고 성년이 되면 섹스를 약속한 그 `오빠`.


그녀가 스무살이 되자 둘은 자연스럽게 관계를 갖게되었고, 그렇게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오던 오빠는 그녀를 통해 이상성욕에 눈을 뜨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사랑없는 자와 사랑받고 싶어하는 자의 언밸런스한 섹스가 한동안 이어졌다. 한동안 그녀는 오빠에 대한 사랑으로 그 놈의 무리한 요구를 무엇이든 받아들였고, 그렇게 그 놈은 그녀를 통한 섹스판타지를 부풀려왔으리라..



그러는 와중에 두 사람의 관계에 변화가 온건 3개월쯤. 

변화의 원인은 - 바로 나였다.



"신기해...오빠랑 있을때는 마냥 좋기만 했는데.."


"............."


"너랑 있으면..좋기도 한데 화도 나고 싫기도하고 짜증도 나.."


"그,그거 칭찬이야?"


"어 나름 칭찬한거야."



자신의 모든 사생활을 오빠에게 과감없이 털어놓는 그녀는 나와의 첫만남 부터 일련의 사건들을 그때마다 오빠에게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놈은 그런얘기를 들으며 혜진이를 어떤 눈으로 바라봤을까? 그리고 어떤 맘으로 혜진이를 안았을까? 나는 그것이 제일 궁금했다.



"나도 이 감정을 깨닫게 된건 얼마 안됐어."


"...음....언젠데?"


"히히...비밀이야. 암튼 그럼에도 기쁘기는 커녕 무서웠어.."


"왜?"


"나같은 애를 누가 받아줄리가 없잖아.."


덜마른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슬픈 표정으로 웃어보이는 그녀.



"왜 그렇게 생각한건데?"


나는 그녀의 이마에 붙은 앞머리를 떼어내주며 물었다.


"야 상식적으로..니 앞에서 맨날 오빠오빠 노래를 불렀는데..그리고 내가 오빠랑 무슨짓을 한지도 다 얘기했고.."



"아..."


충분히 이해가 갈만한 주장이긴 했다. 우리들의 관계가 일반적인 케이스로는 지극히 정상인들의 기준에서 떨어져 있긴 하니까...다만 우리는 서로 겁이났을 뿐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놈...승재오빠라는 그 놈의 내기에 놀아나며 어렵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거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문득 궁금해진 나는



"혜진아, 너.."


"응?"


"승재오빠랑은 어떻게 할꺼야?"


깜빡이도 켜지 않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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