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살아온 썰 푼다 > 썰게시판

우리집이 어렸을때 진짜 잘 살았다.
흔한 레퍼토리지... 자영업하는 아버지밑에서 살았지.그땐 그당시 레코드 엄청큰거 LP판 조그만했던 어린아이의 키만했던 그 기계나,마당의 연못이나 비디오카메라 당시 흔하지 않았던 고급세단.아버지가 차량넘버링도 7749라고 좋은번호따왓다고 자랑했던 고급세단차량도넌지시 기억난다.어린아이가 돈에 대해 뭘 알겠냐. 그래도 우리 가족은 그런 취향타는 물품빼고는 사치는 안부린것 같다.어머니가 진짜 현명하신분이라서 물욕에 깃들리면 X된다는걸 아셨나봐.만원이상 가는 장난감은 일체 사본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그 어린나이에 흔한 조립로봇하나 없었다. 볼트론이 너무 갖고 싶었던 게 기억나네.
불행은 필연적으로 오더라.우리 아버지가 뭐 사업장난질한것도 아니오.대강대강한것도 아닌데,지금에 비유하면 대기업과의 줄다리기에서 패배했다.대기업이 아버지의 사업아이템을 산다고 합병인수쪽으로 들어오라했는데,아버지는 남밑에서 일하기 싫다면서 잘랐고 결국 대기업과의 끝없는 법률싸움에서 지고 집은 몰락했다.소송 5년쯔음 해봐라 일반가정은 1~2년도 소송비용만 처리하다가 집이 도산한다.그때가 초등학교 5학년 6학년 쯤이었던 것 같다.진짜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지더라...빚쟁이들이 초등학생인 내가 무슨죄인지 초등학교까지 찾아와서 내멱살 잡고 니애미애비 어디갔느냐하며 윽박질렀던 기억,빚쟁이들이 찾아올까봐 저녁에는 아예 집에 불을 다끄고 커튼치고 촛불로만 살던 거.중학교때 그 불우가정지원을 받아야했는데 그당시에는 어려운학생에 대한 인권보장이 없어서수업도중에 전교 스피커로 "뭐 가정형편 어려운아이들 이런내용으로 관련서류 들고 지금교무실로 오세요"하면서 내이름 호명하고.동네 이장들 찾아가면서 추천해달라했던 기억.
사업이 파산한 아버지는 도피생활하시다(사실 도피도 아니었음 현상수배되어도 집에 멀쩡히 있었는데 잡으러 안오더라고) 고2인가 고3인가그때 잡혀가서 사기죄로 징역받으셔서 징역생활을 했지.
그때부터는 진짜 엄마의 쿨탐이더라어머니가 얼마나 강력한 존재인지 새삼 느끼게 됬다.
식당일, 건설업함바집 아주머니, 다방포주도 하고 시장에다가 틈틈히 물건도 파시더라.
그래도 돈쓸때는"뭐 먹는거나 책같은거 살때는 자신감있게 먹고 사라" 하시면서동네 피자나 중고 책 이런거는 절대 한번도 안사주시더라. 물론 동네 피자퀄이런걸 무시하는게 아니라,아이들이 너무 패배주의에 젖어 살까봐 나름 고육지책이었던거 같더라....

그렇게 난 대학교를 등록만 하고 바로 휴학을했어.우리집사정상 형이 있었는데 형은 대학교를 잘가서 형부터 학업을 마쳐야했지.그 사정에 두명다 대학가면 뒤졌을거야 진작에..난 그때부터 안뛰어본 알바가 별로 없는거같다. 아 편돌이 이런 단가낮은거는 안했다.짱개배달,공장2교대 , 택배, 노가다잡부, 주말패스트푸드알바,전단지 등등
그렇게 하다가 내가 군대갔다가 1년쯤 되니 아버지가 나오시고나도 군전역후 형이 이제 군대를 가고 나는 26살인가 그때부터 학교를 다시 갔지.
아버지가 확실히 돈냄새는 잘 맡는 분인것 같다.

바로 사업을 또 하대? 자본금 빚져서?바로 재기하더라.. 허탈하더라고 시발 이럴줄알았으면 나도 군대부터 갔다올걸인생낭비했네 푼돈벌라고
그래서 26살부터는 지금까지 은수저급으로 살고 있다.얼마전에 아파트 선물받았다.
근데 좀 생각해보니 모든 일에는 흥망성쇠가 온다.
해가 뜨고 지고 봄이 오고 겨울이 오듯이
세상 일에는 항상 승리만 있을 순 없더라고.

분명 아빠회사도 다시 망할거야 ㅅㅂ
근데 중요한건 가을에 수확해놓은 식량으로 추운 겨울을 버티듯이현명한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어논다해서 그걸 다 쓰지 않고훗날 가을이지고 겨울이 올때 봄까지 무사히 버틸 수 있게 절약하는게현명한 사람인거 같다.다시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게 말이지.
니들하고 뭐 안면트고 사는 사이도 아니지만,
니들도 다 따뜻한 봄이 올거다.
조까 얼어뒤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