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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11:13 조회 55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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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전
다음날아침 먹을거라도 좀 사두려고
마넌짜리한장 꼬깃꼬깃접어서 주머니에 대충 쑤셔넣은후
삼선슬리퍼 한짝 직직끌며
집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주변상가들은 모두 문을닫아서 그런지
새벽길거리는 제법 고요하고도 어두컴컴했고
오로지 저 멀리 보이는 편의점만이
어두운 길거리를 환하게 밝히고있었다.
그리고 환한 그곳에는
어느 흑발의 단발머리를한 여자가 있었다.
얼핏 옆모습을 보아하니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듯한, 꽤나 앳되보이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러려니하며 편의점안으로 들어섰고
그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환하게 미소를지으며 "어서오세요~" 하며 반겨주었다.
어째 나도 미소가 슬그머니 나오려는듯 했지만
애써 표정을 숨기며 그 여자에게 무덤덤히 말했다.
"팔리아멘트 두갑이요"
"네~"
그 여자알바생은 뒤로돌아 팔리아멘트를 찾았고
순간 내눈에 보인 그 여자알바생의 백조같이 허연 뒷목은
내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욕구를 일깨우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재빨리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정신을 차렸고
뒤늦게 생각이난 내일먹을 아침거리들을 찾았다.
'도시락.. 컵라면.. 삼각김밥..'
진열대를 돌아다니며,
내가 좋아하는 종류대로 먹을것들을 하나씩 고른후에
계단대위로 가져가니
그 여자알바생은 하나하나 바코드를 찍은후
나에게 "9800원 입니다~" 라고 말했다.
나는 주섬주섬 내 오른쪽 호주머니속에 들어있는,
꼬깃꼬깃 접혀져있는 만원짜리 한장을 꺼내 건넸고
그 알바생은 "만원 받았습니다." 하며 상냥한 목소리로 말하더니 거스름돈 200원을 나에게 건넸다.
"수고하세요" 라고 말하며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할 차례였지만
뭔가가, 이대로 나가버리기엔 아쉬운마음이 들었다.
뭔가를 까먹고 안사버린건가.. 했지만
내가 들고있는 제법 묵직한 봉다리를 보아하니 그것은 아닌듯했다.
뒤늦게야, 난 내 심장이 아직까지 두근거리고 있다는것을 알아챘다.
고등학교를 다닐시절에도 이런느낌을 느낀적이 간혹 있었다는것도 기억해냈다.
나는 조심히 고개를 돌려 그 여자알바생을 쳐다보았고
그녀 역시도 알듯모를듯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있었다.
전에도 이런적이 몇번있엇다.
남자가 대쉬해야할 타이밍에 나는 나서지 못했고
그건 그것대로 흘러가버려
어느새 기억도나지 않을정도로 잊혀져버렸다.
그렇게 영원히 잊혀져버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때와는달리 나는 지금 용기를 낼수있다.
이대로 나가버린다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수있었기에
이대로 등을돌려버렸을때가 가장 바보같다는것을 알고있었기에 나는 용기를 낼수있었다.
나는 그렇게 뜨거워진 침을 목뒤로 삼켰고, 그녀의 앞으로
카운터 앞으로 다시, 저벅저벅 걸어갔다.
진작에 마주친눈은 나도, 그 여자알바생도 눈을 돌리지않았다.
오로지 그 여자알바생은 내가 무슨말을 건넬까 기대하고있다는 눈치였다.
그렇게 나는 조심조심히 마른 입술을 힘겹게 떼네며
첫마디를 건넸다.
"혹시.. "
"경찰부를거에요."
"안그러셔도됩니다."
그렇게 나는 다시금 '수고하세요' 하며 인사를 전했고
편의점밖으로 빠져나와 추운길거리를 길거리를 걸으며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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