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일본인 여자애를 홈스테이 시켰던 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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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18:13 조회 428회 댓글 0건본문
3부http://www.ttking.me.com/173421
눈을 떴을 때 난생 처음 보는 천장이 마주하고 있었어.
늘 아침에 눈뜰 때 내방 침대에서 보던 친숙한 형광등과
언젠가 재미삼아 잔뜩 붙여 둔 밤이 되면 형광색으로 빛나는 별자리 스티커들은 어디 가고
군데군데 누렇게 빛이 바랜 본래는 하얀 색깔이었을 칙칙한 천장이 나를 무표정하게 쳐다보고 있었어.
"괜찮냐? 여기가 어딘지 알겠어?"
문득 소리가 난 방향으로 무겁디 무겁게 느껴지는 고개를 힘겹게 돌리니
이제는 서로 눈빛만 봐도 패스인지 돌파인지 슛인지 아니면 꽝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농구를 제외하면 신통한 구석은 없지만 입학 후부터 제일 오랫동안 옆자리를 지켜 온
친구 K의 얼굴이 있었어.
"짜샤, 사람 간 떨어지게 하는 것도 정도 껏 해라. 이번 달 지갑도 텅텅 비었는데 네 장례식 조의금 낼 돈이 어디에서 나오겠냐. 정말 세끼 라면만 먹는 꼴을 봐야겠어? 하하"
K는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내 얼굴을 보자 굉장히 오랜만에 만난 친구 사이처럼 반가워했어.
평소엔 하지도 않는 시덥지도 않은 농담도 하고 말이지.
아직도 영문은커녕 상황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는 나에게 K는 자초지종을 설명했어.
그러니까 내가 눈 뜬 시각이 6월 OO일 저녁때였으니
불과 몇 시간 전에 학교에서 일어났 일이었어,
이맘때쯤 어김없이 찾아오는 기말고사 시즌도 어느덧 종반으로 치닫고
나는 무슨 강의에 어떤 학과 건물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날 마지막 시험을 치르는 강의실을 향해 계단을 오르고 있었어.
그 때 맞은편에서 계단을 내려오던 한 남학생이 중심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지는 것을
나는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지만 히어로 마냥 멋지게(?) 받아 내고는
둘이 사이좋게 긴 계단을 떼굴떼굴 굴러서 그대로 추락했다고 한다.
지나가던 학생들의 목격담에 따르면 땅에 부딪히면서 복도가 울릴 정도로 아주 큰 소리가 났다고.
다행히 내가 받아 낸 학생은 크게 다친 곳 없이 금새 툴툴 털고 일어났는데
나는 바보같이 그대로 의식을 잃고 이 곳 병원까지 구급차로 실려 왔다는 이야기.
"의사 선생님이 말씀 하시는 데, 너 전치 8주란다. 좀만 운이 좋았다면 그대로 병실에서 한학기를 보낼수 있었는데 말이지. 하하"
이제는 시덥지도 재미있지도 않은 친구의 말 따위 한 귀로 흘려 보내고
그제서야 눈길을 내 몸 이 곳 저 곳으로 옮겨가 보니
과연 내 오른 팔과 오른 다리는 지하철이든 버스든 앉고 싶은 자리에 마음대로 앉을 수 있는
동방예의지국 한정 특등석 티켓의 상징인 깁스가 무식하게 감겨져 있었다.
잠시 친구 녀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병실 문이 열리며 유키코가 붉은 토끼 눈이 되어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겠어.
내 의식이 돌아온 것을 확인하자 유키코는 한 걸음에 다가와
"오빠. 괜찮아? 머리에서 쿠웅 하는 소리가 났다는데. 나 누군지 알겠어?"
그럼, 눈물범벅이지만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얼굴을 기억하지 못할 리가 있을까.
만약 기억하지 못한다면 전 세계 오대양의 해마를 모두 적으로 돌려서라도 기억해 내야지.
이런 시덥잖은 조크를 생각하고 있는 걸 보니 정말 내 머리도 어떻게 된 건 아닐까 불안해지더라고.
유키코는 친구K가 병원에 도착하고 나서 내 핸드폰으로 유키코에게 연락을 주어 바로 달려왔다고 해.
어째서 예원이에게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잠깐 들었지만
아무래도 같이 살고 있는 동거인이고, 예원이는 현재 연수 때문에 계속 자리를 비우고 있으니까.
친구K도 딴에는 내 허락없이 내 여자친구에게 쓸데없는 불안을 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을 거야.
(친구K는 내가 예원이를 처음 만난 학과 미팅을 주선했던 녀석들 중 하나로 예원이와도 친한 사이였다)
아무튼, 예원이에게 계속 얘기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으니
나는 바로 예원이에게 문자로 조심스럽게 '나 쫌 다쳤는데, 별거 아니니까 걱정 마' 라는 식의
다친 머리 탓인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바보같은 문구를 생각했는지 알 수 없는 문자를 보냈고
아니나 다를까 바로 예원이로부터 불같이 전화가 걸려 와
모든 죄(?)를 자백하고 긴 시간의 설교 아닌 설교를 받고야 말았어.
하지만 결국 예원이도 당장 내 곁으로 올 수 없어 정말 미안하다고
주말에 반드시 외출을 받아 문병을 가겠다고 울면서 말했어.
그렇게 나는 4일 정도를 병원 입원실에 누워 있었어.
팔과 다리의 골절은 시간이 지나면 낫을 테니 큰 문제가 될 게 아니었지만
유키코의 표현에 따르면 '쿠웅' 하고 추락할 때 부딪힌 머리에 이상이 있는 지 없는지
여러 가지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했어.
유키코는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병실에서 먹고 자며 병 수발을 도맡아 했고
(아직 시험이 끝나지 않아 병실에서 시험공부를 하다 잠깐 학교에 시험을 보러 다녀오기도)
예원이는 휴일에 정말 외출을 받아 문병을 와 유키코를 고생시킨다고 꿀밤을 여러 대 때리고 갔어.
그 밖에도 시험이 끝나 할일 없이 빈손으로 놀러 와 과일이며 과자만 잔뜩 먹고 간 각종 친구들이며
내가 살신성인으로 받아 낸 남학생과 그 부모님까지 오셔서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했고
심지어 놀랍게도 입원 마지막 날에는 아버지도 잠깐 얼굴을 내 비치셨는데
알고 보니 유키코가 내 핸드폰으로 아버지에게 대신 전화를 걸어
"오빠가 많이 다쳤는데 아버지가 오시면 힘이 날 거에요"(정말로 이렇게 얘기했다고)
라는 말을 듣고 찾아오신 거였어.
물론 나에게는 이 곳 병원에 동료의사를 만나러 겸사겸사 들른 것 뿐이라고 하셨지만
담당의 대신 나한테 "머리에 이상이 없으니 오후에 퇴원할 수 있을 거다" 라는 말씀을 남기시고 가셨어.
그렇게 내 최초이자 제발 내 인생 최후가 되었으면 하는 입원 생활은 막을 내렸어.
퇴원하여 집에 돌아왔지만 오른손과 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었던 나는
유키코가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 처량한 신세로 병원에 있을 때와 상황이 전혀 달라진 게 없었어.
유키코는 방학을 맞아 모든 에너지를 집안 살림과 내 요양에 쏟아 붇겠다고
내 앞에서 "아자! 아자!" 잔뜩 기합이 들어간 선언을 하고는
매일 요리, 청소, 빨래 등등 그야말로 가정부 로봇처럼 척척 살림을 해 나갔어.
심지어 내가 왼손으로 밥을 먹으려는 것도 다친 부위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떠 먹여 준다는 것을
나는 이것도 재활훈련이라는 억지와 괜한 자존심을 부려 겨우 거절했어,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냥 못이긴 척 받아들였더라면 하는 후회가 드네)
하지만 아무리 내가 억지를 부려도 안 되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몸을 씻는 거였어.
아무리 유키코가 내게 여동생 같은 존재이지만
예원이라면 모를까 유키코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 굉장히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고
왠지 모르게 터부와 같은 죄의식이 느껴져 식사와 마찬가지로 혼자서 하는 것을 고집했어.
(그렇지만 최근 유키코를 이성으로서 보기 시작한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게 모순 같을지도)
물론 고집을 그렇게 부렸지만 실제로 불편한 몸으로 혼자서 제대로 씻기란 굉장히 힘든 일이라
나는 결국 귀찮고 피곤해져서 물만 몸에 퍼 붓고는 대충대충 씻고 넘겨 버렸어.
그러던 어느 날
점심식사를 마치고 이젠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하나 고민하던 그 때
주방에서 설거지를 할 거라 생각했던 유키코가 내 옆으로 다가와 자리에 앉고는
내 머리칼과 목덜미 쪽으로 코를 갖다 대고 킁킁거리더니 말했어.
"오빠, 역시 땀 냄새가 많이 나요"
"여름이니까, 조금만 있어도 땀이 나는 걸 뭐"
"아니야, 이건 평소에 잘 안 씻는 냄새에요. 나 알고 있어요. 오빠 보디소프가 일주일전이랑 눈금이 똑같이 남아 있어요. 이건 물만 쓰고 비누질은 안 하는 증거에요"
설마 보디소프의 양까지 관리를 받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
생각지도 못한 곳을 찔린 나머지 나는 어이도 없고 웃음도 나오고 해서 무어라 변명할 도리가 없었어.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키코는 내게 최후의 일격을 가했어.
"나는 냄새 나는 남자가 제일 싫어. 그러니까 오빠는 유키코를 위해서 당장 욕실로 GO!"
늠름한 모습으로 욕실을 향해 손가락을 척 하고 가리키는 유키코의 모습은
마치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진두 지휘하는 모 장군처럼 보였어.
결국 힘없는 상이병사는 장군의 명령에 따라 욕실로 터벅터벅 들어가게 되었어.
욕실에 들어가 힘겹게 옷을 한 겹 한 겹 벗고 있자니
욕실문 너머로 유키코가 '뜨거운 물을 욕조에 받고 푹 몸을 담그고 있을 것" 이라는 지시가 내려왔어.
그래 뭐 목욕을 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불편이야 하겠지만
이번 기회에 제대로 씻어 둬야지 유키코에게 미움을 받는 일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했고
나는 유키코의 말에 따라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조심조심 깁스 부위를 바깥으로 하고 몸을 뉘었어.
오랜만에 뜨거운 물에 몸을 불리고 있자니 기분이 금새 편안해지고 아늑해졌어.
얼마나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었을까?
또다시 욕실 문 너머로 유키코의 목소리가 들렸어.
"오빠, 몸을 충분히 뜨거운 물에 담구었어요?"
"응, 유키코 말대로 이번엔 제대로 씻을 테니까 걱정 말고 TV라도 보고 있어"
"나 지금 들어가요"
"뭐?"
유키코의 깜짝 발언에 놀람이 채 가시기도 전에
뽀얀 수증기 너머로 두터운 욕실 문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열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