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전 매니저가 직접 밝힌 서태지의 진짜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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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4 07:17 조회 647회 댓글 0건본문
20년간 팬들이 끊임없이 생기고
그 팬덤이 유지되는것도 다 이유가 있네요
@서태지 전매니저가 말하는 태지@
*첫 음반부터 서태지가 그렇게 음악적으로 앞서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종서가 언젠가 "나는 태지만큼 열심히 연습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한적이 있었어요. 종서는 태지와 함께 '시나위'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태지를 정확하게 볼 수 있다고 보는데, 그가 '태지는 연습벌레'라고 한거예요. 그말이 정확해요. 사실, 태지가 모든 면에서 천재성을 지니고 있지는 않아요.
다만 태지의 장점은 연습량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거예요. 흔히 열심히 노력하는 걸 보고 '뼈를 깎는 고통을 참으며 일한다'고 표현하잖아요. 그런 식으로 표현하자면 태지는 '뼈를 통째로 태우는' 애예요. 태지는 꼭 필요한 일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모든 생활을 음악 혹은 음악과 관련된 일에 투자해요. 밥 먹고 숨쉬고 잠자는 것 외에는 모든 생활이 전부 음악과 연관되어 있어요. 다른 하고 싶은 일을 참으면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다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면서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평생 그렇게 해왔다는듯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해요. 3년동안 같이 붙어다니면서 단 한번도 태지가 '음악'하는 일을 두고 힘들다고 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그렇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도 아니예요.
*여행갔을 때가 있을텐데...그때 이야기 좀 해주시죠.
- .태지는 술집같은 데 가서 어울려 노래부르거나 춤추며 노는걸 정말 싫어했어요.국내에서는 보는 눈이 있어서 그렇다고 해도, 외국에 나가서는 한국 사람들 사는 지역을 벗어나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잖아요.그래도 태지는 저녁해만 지면 잠자리에 들어요. 절대 사람들하고 어울려서 같이 노는 법이 없어요. 우리는 그럴때마다 태지를 '새나라어린이'라고 놀렸어요.
미국에 갔을때인데 딱 한번, 뭣때문인지 태지가 나이트 클럽에 가는 일행에 끼인적이 있어요. 아마 태지하고 3년을 붙어 있으면서 같이 나이트 클럽에 간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일거예요. 그날 저도 마음을 단단히 먹었어요. 오늘은 꼭 술한잔 정도는 마시게 해야겠다고요. 그런데 안돼요. 들은 척도 안하는거예요. 술을 권하면 그냥 씨익 웃거나 혹은 대답을 안해요. 그날도 결국 태지혼자 먼저 나왔어요.직원딸려 먼저 숙소로 보냈죠.뭐.
*개인적인 성향은.....
- .아무래도 태지가 제일 특이한 성격인데,제가 거의 붙어 있다시피 한 3년동안 태지가 욕을 하는 걸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하면 믿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봐도 제 기억에 태지는 그 흔한 '나쁜 놈' 혹은 '나쁜 사람'이라는 말도 한 번 뱉은 적이 없으니까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서태지는 욕도 하지 않는 착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제 곁에서 겪어본 저로서는 가끔 섬칫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맑은 얼굴과 맑은 목소리를 가진, 어린아이 같은 분위기를 주는 게 태지예요.
그런데 늘 그런 분위기라면 '태지는 어린아이같은 해맑은 애'라고 생각하면 그만인데 가끔은 노인같은 판단을 하고, 또 어떤 때는 우리가 상상치도 못했던 부분까지 짚어내니까 도저히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죠.
-1집을 내고 활동을 시작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었어요. 당연히 멤버들의 얼굴이 급속도로 알려지고 있었어요. 이 무렵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사고를 칩니다.
어느날 밤 압구정동에 나갔는데 현대 아파트 쪽의 대로변에 태지차가 서있는 것이었어요. 길건너는 휘황찬란한 곳이고...그런데 어두컴컴한 곳에 태지차 3001넘버 한대만 조용히 서있어요.시동도 끄고요.
한참을 그렇게 엿보다가 창문을 두드렸어요. 그랬더니 태지가 창문을 내리는데 혼자 앉아있는거예요. 사실 처음엔 여자와같이 있거나 혹은 가까운 부근의 술집같은데 가 있을줄 알았지요. 그런데 혼자 건너편의 불빛만 가만히 쳐다보고있는거예요. 분위기가 제가 오기전에 이미 오랫동안 혼자서 그렇게 앉아있었던 것 같더라구요. 제가 '태지 너 여기서 뭐하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태지 대답이 '응,형, 나 여기서 저쪽에 있는 사람들 봐'하는거예요. 태지는 평소에도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진짜로 1시간 이상 그렇게 혼자서 불빛이 휘황찬란한 반대편 거리를 쳐다보고 있었던 거죠.
순간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매니저 체면에 눈물을 보일 수도 없고...한참동안 '저 건너편 사람들을 쳐다보고있다'는 태지말이 귀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눈물이 나더라구요. 성격이 여리고 해맑은데다가 숫기도 없으니 누굴 새로 사귀지도 못하고.사귈 기회도 있어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그나이에 태지가 얼마나 외로웠으면 그렇게 차를 세워두고 사람 구경을 했겠어요.
-더러 음반 작업차 미국에가면 초기에는 '외화낭비다' '꼭 미국에 가서 해야 하느냐?' '미국가서 엉뚱한 짓 하는것 아니냐?'는 등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사실 몇몇 가수들의 경우 실제로 미국에 가서 음반 만든다고 하면서 엉뚱한 짓 하고 외화나 낭비하고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하지만 태지 경우에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엉뚱한 짓을 하기는 커녕 녹음실과 숙소에서만 살았어요. 그건 제가 보증해요. 기본 체재 경비나 녹음 비용등 얼마간의 돈이 쓰였지만 그것도 아주 최소한의 것에 불과했죠. 미국에서는 아무래도 어느정도 자유로웠을거예요. 다른건 몰라도 거리에서 산책은 마음대로 할 수 있었을테니까.. 그리고 장난감이나 모형 비행기재료,이상한 마스크등을 사는걸 봤어요. 그마저 보는 사람이 없는 외국 땅에서나 상점에 진열된 물건을 구경하는 것이 가능했던 거죠. 한국에서야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길거리에서 산책하는 건 불가능할거예요. <워낙 나다니는걸 싫어하기도 했지만..... 하기야 이런 경우도 있었어요. 아.참.다른 이야기부터 해볼게요.그래야 이 '사건'이 이해가 될거예요.
3년동안 태지하고 일하면서 태지가 저에게 전화를 한건 아마 그때가 유일했을 거예요. 멤버 전체가 한두번을 제외하고는 스케줄을 어긴 적도 없지만.특히 태지는 단 한번도 스케줄에 늦게 나타나거나 혹은 잠수함을 탄 적이 없어요. 약속을 하면 칼이죠. 태지는 절대로 먼저 연락하는 법이 없어요.그래서 혼자 속으로 '태지는 전화 걸 줄 모르는가?'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대신 제가 태지한테 연락하는건 아주 쉬웠어요.집에 전화하면 자고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바로 전화를 받았으니까요. 어디 나가는 법이 없으니까 늘 바로바로 전화 연결이 되었어요. 저하고 같이 스케줄을 진행하지 않으면 100%집에 있다고 보면되요. 찾기가 얼마나 쉬워요.그대신 자기가 전화하는 경우는 없었어요. 미리 자기가 작업속도를 이야기하고 언제쯤 곡이 완성되겠다 알려줬지요.그무렵이 되어서 전화하면 틀림없이 그때 완성됐죠. 이런면 역시 무섭죠. 그런태지가 자기쪽에서 먼저 전화를 해서 '형,빨리 와줘'라고 하니 얼마나 당황했겠어요.와달라는 곳은 뻔했어요. 자기집이죠. 뭐.태지는 늘 집에 있었으니까요.당황해서 더 물어보지도 않고 저는 태지 집으로 달려갔어요.
집에 도착하니까 그야말로 가관이예요.온 집안에 팬들이 빼곡하게 모여 있는거예요. 명절이라 가족들은 전부 제사 모시러 가고 태지 혼자 집에 있었던가 보아요.그런데 문제는 십대 학생 팬들이 학교도 쉬고 하니까 전부 태지 집으로 모여든거예요.태지 혼자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안 팬들이 기다리며 이름을 부르다 지쳐서.... 아마 처음에는 한두명이 집으로 들어갔다가 차츰 늘어나서 나중에는 거기에 모인 팬들이 다 태지집으로 들어간거예요.
제가 태지 집에 도착했을때 그중 과감한 팬은 냉장고를 뒤져 라면을 끓여먹고 있고 더러는 태지 주변에 앉아서 뭔가를 물어보고.... 그야말로 난장판이 따로 없었어요.십대 여자애들 진짜 무섭다니까요. 물론 늘 악역을 맡는 제가 호통을 치고 고함을 지르고 해서 다 & #51922;아냈어요. 태지는 여전히 한쪽 구석에서 가만히 앉아있었지요.
저는 태지처럼 그렇게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하는 사람도 본적이 없어요. 태지는 저한테도 마음에 들지 않는 면이 있을때 절대 그걸 꼬집어서 이야기하거나 혹은 화를 내지 않았어요. 화도 안내는데 욕이야 당연히 하지 않죠.
아주 많이 화가나면 그냥 "형,그건 왜그래?"라고 말지. 싫다고 하거나 틀렸다고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사람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겠지만 태지는 1년동안 한 번도 바깥에 나가지 않아도 견딜 수 있는 성격예요. 실제로 몇달씩 바깥에 전혀 나오지 않았던 적도 있었어요.
당시도 이 이야기를 안 믿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게 보편적인 사람들의 반응이죠.
제가 생각해도 그러기 힘들것 같은데 사실인걸 어떡해요.
몇달씩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걸 제가 직접 확인한 적도 있는걸요.
저하고 일하는 동안에도 거의 바깥에 나오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몇달씩 지냈던적도 있어요.
집에 있는 악기나 녹음기재로 날이 새든 밤이 새든 관계없이 혼자서 작업을 하는거예요.
태지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적이 몇차례 있어요.
주로 태지의 외로움을 보면서 혼자 마음 아파했던 경우예요.
하지만 태지는 결코 단 한번도 외로워하지도,겉으로 외롭다고 말하지도 않았어요.
태지는 팬들이 없고 음악이 없어지면 아마 그때 심심하다. 외롭다고 느낄거예요.
그러기 전에는 아마 1년이 아니라 10년이라도 같은공간에서 최소한의 생계유지만 되면 바깥에서
자기를 응원하는 혹은 자기를 기다리는 팬들을 생각하며넛 음악을 만들고 녹음하고,
음반 준비하면서 보낼 수 있을거예요.
그건 저뿐만 아니라 태지 곁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했지요.
태지가 그런 부분에서는 얼마나 무서운 의지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있어요.
언젠가 일본에 갔을때예요.
제가 알기로는 태지가 일본어를 배운적이 없는데 일본어가 제법 능통한거예요.
혼자서 다른 사람 도움없이 일상적인 생활을 할 정도는 되더라구요. 이상하잖아요.
일본어를 배운적도 없고.또 학원같은델 간적도 없는데.. 제가 모를리 있겠어요?
나중에야 그 의문이 풀렸어요.
데뷔하기전인데. 전해 듣기로는 약 6개월정도 방안에서 꼼짝하지 않고 틀어박혀 있었던 적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방안에 틀어박혀 있었다는건 집안식구들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고 그야말로 방안에서 혼자만 생활하는걸 말하죠. 물론 집 밖에는 나가지 않고요.
식사는 어머님이 밥상을 차려서 문앞에 가져다 두면 자기가 가져가서 먹은 다음 상을 내놓는 식으로요.
왜 절에서 참선하는 스님들이 하는 방식있잖아요.그렇게요.
*음악공부도 했겠지만 일본어 공부도 그 기간동안에 독학으로 했다고 들었어요.
-한때 '서태지와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적이 있었습니다만....
태지는 거의 돈이 필요없는애예요.쓸줄도 모르고, 또 쓸생각도 없고..
태지를 이해하려면 태지의 금전감각을 보면 될거예요.
저는 그렇게 오래 같이 있으면서도 태지가 돈을 가지고 다니는 걸 본적이 없어요.
태지는 금전에 대한 감각도 없고 특별히 돈에 대해서 자신만의 구체적인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그냥 숫자계산만 정확한편이예요.
태지가 호주머니에 돈을 넣어 다니지 않았던 것은 짠돌이라서 그런게 아니었어요.
오히려 다른사람들을 배려하는걸 보면 더 넉넉한 편이었지요.
태지는 평소 돈에 대해서 개념이 없었어요.
뭘 사거나 쇼핑을 하지 않으니까 물건 값에 대해서도 아주 심할 정도로 무덤덤하고 무감각 했어요.
쇼핑을 해본적이 별로 없어서 물건 값에 대한 감각은 아무래도 떨어졌지요.
제가 어느 잡지에서 했던 이야기가 있어요.
정확히 언제였는지 아슴아슴한데,핸드폰이 처음 나왔을때예요. 당연히 초기에 핸드폰을 하나 장만했죠.
요즘하고 다르게 무겁게 생긴 거 있잖아요.홍콩 영화에 주윤발이 들고 다니던거...
그거 무지 크고 무겁다고 별명이 벽돌이었는데...
한번은 지방공연을 같이 차를 타고 가는데 제가 그 '벽돌'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어요.
그런데 태지가 보니까 참 신기했던가봐요. 워낙 기계에 대해서는 감각이 있는애니까
태지가 저한테 '형.그거 얼마나 해?' 이러더라구요.
아주 평범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태지를 어느정도 아는 사람은 태지가 물건 값을 물었다는게 우선 얼마나 대단한(?)일인지 알아요.
태지는 함께 쇼핑을 한적도 없지만 물건값을 물어본적도 없어요.
기본적으로 돈에 대한 개념이 없는편이었어요.
그냥 필요한게 있으면 '형,저거 사줘'하는 식이었어요.
원래 그랬던 것 같고.유명해진 다음에는 아예 바깥에 나갈 수가 없었으니까 쇼핑은 더 불가능했겠죠.
저는 3년동안 태지가 어떤 물건에 대해서 탐을 내는 적이 본적이 없었으니까요.
심지어는 악기마저도 늘 태지 아버님이 동행해서 구입하는 식이었어요.
자기가 물건을 사본적이 없으니까 가격 개념도 없고.또 돈 개념도 없는거예요.
그런데 그런 태지가 제 핸드폰 가격을 물어본거예요. 순간적으로 은근히 장난기가 발동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대뜸 그랬어요.
'야,이거 만원도 넘어' 그때는 핸드폰이 초기라서 한 2백만원 정도 할때였어요.
저는 내심 태지가 가만히 저를 쳐다보더니 아무말도 않더라구요.
제가 몇차례나 '야.이거 살래?'라고 물어도 그거 쳐다보면서 씨익 웃고 아무런 말도 없는거예요.
그래서 저도 그건 잊었죠.
그리고 며칠이 지났어요.
어디가는 길이었는지 잊었는데 또 같은 차에 태지하고 지난번과 똑같이 앉게 됐어요.저는 그때 핸드폰건은 잊고 있었죠.
그런데 태지가 호주머니에서 불쑥 만원짜리 지폐 한장을 꺼내 저한테 주면서
'형,그 핸드폰은 나 주고 형은 새걸로 하나 사'이러는거예요.
태지는 제가 핸드폰 가격이 만원이라니까 그걸 그대로 믿었고, 나름대로 중고는 자기가 사고 저는 새걸로 장만하라고 한거예요.
그뒤로 가끔 주변 사람들한테 '태지는 핸드폰이 만원인 줄 안다' 고 했던게 그래서였어요.
그리고 재미있는건, 만약 당시 핸드폰이 필요했으면 나한테 먼저 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나중에 돈 주겠다고 하고... 어차피 만원짜리인줄 알고 있는데.(웃음)
그런데 아무리 친해도 그렇게 외상(?)은 싫어해요.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거죠.
태지는 그런면에서도 참 철저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어수룩하고 그래요.
그리고 태지는 퍽 검소했어요. 대체적으로 가수들이 인기를 얻고나면 옷도 이것저것 여러 종류를 사고, 심지어는 집에서도 폼나는 옷을 입고 있는데,
태지는 그런 낭비벽이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집에 가보면 운동복을 얼마나 오래 입었던지 무릎이 불룩 나와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 민망할 정도였어요. 그걸 몇년이나 입었는지 몰라요
그래도 본인은 전혀 개의치 않았어요.
무대 준비할때 옷 고르는거 보면 감각이 없는 건 아닌데 아마 검소해서 그럴거예요.
-팬하고 있었던 에피소들도 많을텐데...?
팬들 생각을 하면 또 한가지 생각나는게 있어요.
사람을 많이 만나다보면 웬만한 이름은 잘 흘려버리고 기억을 못하잖아요.
사람이 이름을 얼마나 많이 기억할 수 있는지 잘 모르지만 아마 자주 만나는 사람을 중심으로 몇백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태지는 한번 이름을 들으면 절대 그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았어요.
같이 생활하면서도 참 신기했어요.
예를 들어 팬과 만나서
'저는 누군데 팬이예요'라고 인사를 했으면 1.2년이 흘러도 그이름을 잊어버리지 않았어요.
한참 시간이 흐른후 우연히 공연장 같은데서 만나면 다른 사람들은 그냥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는게 대부분인데 태지는 늘 이름을 부르면서 '누구누구 왔구나~반가워'이런식으로 인사를 했어요.
참 신기한 능력이예요.
'서태지와 아이들'은 가끔 인터뷰에서 '답장을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편지는 늘 다 읽어본다'고 밝혔어요.
그말은 진짜예요. 특히 태지는 거의 다 읽었어요.
심지어 태지는 미국에 갈때 다른 짐과 같이 팬들의 편지도 한 가방씩 묶어서 가지고 갔어요.
물론 미국에서 읽으려고 가지고 갔지요.
어떤 가수도 외국으로 나갈때 팬들의 편지를 가지고 가는 경우는 없었을거예요, 그중에는 아마 태지가 작사작업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있었을거예요.
(태지 주노 양군과 함께한 1036일 中)
그 팬덤이 유지되는것도 다 이유가 있네요
@서태지 전매니저가 말하는 태지@
*첫 음반부터 서태지가 그렇게 음악적으로 앞서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종서가 언젠가 "나는 태지만큼 열심히 연습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한적이 있었어요. 종서는 태지와 함께 '시나위'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태지를 정확하게 볼 수 있다고 보는데, 그가 '태지는 연습벌레'라고 한거예요. 그말이 정확해요. 사실, 태지가 모든 면에서 천재성을 지니고 있지는 않아요.
다만 태지의 장점은 연습량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거예요. 흔히 열심히 노력하는 걸 보고 '뼈를 깎는 고통을 참으며 일한다'고 표현하잖아요. 그런 식으로 표현하자면 태지는 '뼈를 통째로 태우는' 애예요. 태지는 꼭 필요한 일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모든 생활을 음악 혹은 음악과 관련된 일에 투자해요. 밥 먹고 숨쉬고 잠자는 것 외에는 모든 생활이 전부 음악과 연관되어 있어요. 다른 하고 싶은 일을 참으면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다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면서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평생 그렇게 해왔다는듯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해요. 3년동안 같이 붙어다니면서 단 한번도 태지가 '음악'하는 일을 두고 힘들다고 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그렇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도 아니예요.
*여행갔을 때가 있을텐데...그때 이야기 좀 해주시죠.
- .태지는 술집같은 데 가서 어울려 노래부르거나 춤추며 노는걸 정말 싫어했어요.국내에서는 보는 눈이 있어서 그렇다고 해도, 외국에 나가서는 한국 사람들 사는 지역을 벗어나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잖아요.그래도 태지는 저녁해만 지면 잠자리에 들어요. 절대 사람들하고 어울려서 같이 노는 법이 없어요. 우리는 그럴때마다 태지를 '새나라어린이'라고 놀렸어요.
미국에 갔을때인데 딱 한번, 뭣때문인지 태지가 나이트 클럽에 가는 일행에 끼인적이 있어요. 아마 태지하고 3년을 붙어 있으면서 같이 나이트 클럽에 간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일거예요. 그날 저도 마음을 단단히 먹었어요. 오늘은 꼭 술한잔 정도는 마시게 해야겠다고요. 그런데 안돼요. 들은 척도 안하는거예요. 술을 권하면 그냥 씨익 웃거나 혹은 대답을 안해요. 그날도 결국 태지혼자 먼저 나왔어요.직원딸려 먼저 숙소로 보냈죠.뭐.
*개인적인 성향은.....
- .아무래도 태지가 제일 특이한 성격인데,제가 거의 붙어 있다시피 한 3년동안 태지가 욕을 하는 걸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하면 믿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봐도 제 기억에 태지는 그 흔한 '나쁜 놈' 혹은 '나쁜 사람'이라는 말도 한 번 뱉은 적이 없으니까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서태지는 욕도 하지 않는 착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제 곁에서 겪어본 저로서는 가끔 섬칫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맑은 얼굴과 맑은 목소리를 가진, 어린아이 같은 분위기를 주는 게 태지예요.
그런데 늘 그런 분위기라면 '태지는 어린아이같은 해맑은 애'라고 생각하면 그만인데 가끔은 노인같은 판단을 하고, 또 어떤 때는 우리가 상상치도 못했던 부분까지 짚어내니까 도저히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죠.
-1집을 내고 활동을 시작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었어요. 당연히 멤버들의 얼굴이 급속도로 알려지고 있었어요. 이 무렵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사고를 칩니다.
어느날 밤 압구정동에 나갔는데 현대 아파트 쪽의 대로변에 태지차가 서있는 것이었어요. 길건너는 휘황찬란한 곳이고...그런데 어두컴컴한 곳에 태지차 3001넘버 한대만 조용히 서있어요.시동도 끄고요.
한참을 그렇게 엿보다가 창문을 두드렸어요. 그랬더니 태지가 창문을 내리는데 혼자 앉아있는거예요. 사실 처음엔 여자와같이 있거나 혹은 가까운 부근의 술집같은데 가 있을줄 알았지요. 그런데 혼자 건너편의 불빛만 가만히 쳐다보고있는거예요. 분위기가 제가 오기전에 이미 오랫동안 혼자서 그렇게 앉아있었던 것 같더라구요. 제가 '태지 너 여기서 뭐하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태지 대답이 '응,형, 나 여기서 저쪽에 있는 사람들 봐'하는거예요. 태지는 평소에도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진짜로 1시간 이상 그렇게 혼자서 불빛이 휘황찬란한 반대편 거리를 쳐다보고 있었던 거죠.
순간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매니저 체면에 눈물을 보일 수도 없고...한참동안 '저 건너편 사람들을 쳐다보고있다'는 태지말이 귀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눈물이 나더라구요. 성격이 여리고 해맑은데다가 숫기도 없으니 누굴 새로 사귀지도 못하고.사귈 기회도 있어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그나이에 태지가 얼마나 외로웠으면 그렇게 차를 세워두고 사람 구경을 했겠어요.
-더러 음반 작업차 미국에가면 초기에는 '외화낭비다' '꼭 미국에 가서 해야 하느냐?' '미국가서 엉뚱한 짓 하는것 아니냐?'는 등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사실 몇몇 가수들의 경우 실제로 미국에 가서 음반 만든다고 하면서 엉뚱한 짓 하고 외화나 낭비하고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하지만 태지 경우에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엉뚱한 짓을 하기는 커녕 녹음실과 숙소에서만 살았어요. 그건 제가 보증해요. 기본 체재 경비나 녹음 비용등 얼마간의 돈이 쓰였지만 그것도 아주 최소한의 것에 불과했죠. 미국에서는 아무래도 어느정도 자유로웠을거예요. 다른건 몰라도 거리에서 산책은 마음대로 할 수 있었을테니까.. 그리고 장난감이나 모형 비행기재료,이상한 마스크등을 사는걸 봤어요. 그마저 보는 사람이 없는 외국 땅에서나 상점에 진열된 물건을 구경하는 것이 가능했던 거죠. 한국에서야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길거리에서 산책하는 건 불가능할거예요. <워낙 나다니는걸 싫어하기도 했지만..... 하기야 이런 경우도 있었어요. 아.참.다른 이야기부터 해볼게요.그래야 이 '사건'이 이해가 될거예요.
3년동안 태지하고 일하면서 태지가 저에게 전화를 한건 아마 그때가 유일했을 거예요. 멤버 전체가 한두번을 제외하고는 스케줄을 어긴 적도 없지만.특히 태지는 단 한번도 스케줄에 늦게 나타나거나 혹은 잠수함을 탄 적이 없어요. 약속을 하면 칼이죠. 태지는 절대로 먼저 연락하는 법이 없어요.그래서 혼자 속으로 '태지는 전화 걸 줄 모르는가?'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대신 제가 태지한테 연락하는건 아주 쉬웠어요.집에 전화하면 자고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바로 전화를 받았으니까요. 어디 나가는 법이 없으니까 늘 바로바로 전화 연결이 되었어요. 저하고 같이 스케줄을 진행하지 않으면 100%집에 있다고 보면되요. 찾기가 얼마나 쉬워요.그대신 자기가 전화하는 경우는 없었어요. 미리 자기가 작업속도를 이야기하고 언제쯤 곡이 완성되겠다 알려줬지요.그무렵이 되어서 전화하면 틀림없이 그때 완성됐죠. 이런면 역시 무섭죠. 그런태지가 자기쪽에서 먼저 전화를 해서 '형,빨리 와줘'라고 하니 얼마나 당황했겠어요.와달라는 곳은 뻔했어요. 자기집이죠. 뭐.태지는 늘 집에 있었으니까요.당황해서 더 물어보지도 않고 저는 태지 집으로 달려갔어요.
집에 도착하니까 그야말로 가관이예요.온 집안에 팬들이 빼곡하게 모여 있는거예요. 명절이라 가족들은 전부 제사 모시러 가고 태지 혼자 집에 있었던가 보아요.그런데 문제는 십대 학생 팬들이 학교도 쉬고 하니까 전부 태지 집으로 모여든거예요.태지 혼자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안 팬들이 기다리며 이름을 부르다 지쳐서.... 아마 처음에는 한두명이 집으로 들어갔다가 차츰 늘어나서 나중에는 거기에 모인 팬들이 다 태지집으로 들어간거예요.
제가 태지 집에 도착했을때 그중 과감한 팬은 냉장고를 뒤져 라면을 끓여먹고 있고 더러는 태지 주변에 앉아서 뭔가를 물어보고.... 그야말로 난장판이 따로 없었어요.십대 여자애들 진짜 무섭다니까요. 물론 늘 악역을 맡는 제가 호통을 치고 고함을 지르고 해서 다 & #51922;아냈어요. 태지는 여전히 한쪽 구석에서 가만히 앉아있었지요.
저는 태지처럼 그렇게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하는 사람도 본적이 없어요. 태지는 저한테도 마음에 들지 않는 면이 있을때 절대 그걸 꼬집어서 이야기하거나 혹은 화를 내지 않았어요. 화도 안내는데 욕이야 당연히 하지 않죠.
아주 많이 화가나면 그냥 "형,그건 왜그래?"라고 말지. 싫다고 하거나 틀렸다고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사람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겠지만 태지는 1년동안 한 번도 바깥에 나가지 않아도 견딜 수 있는 성격예요. 실제로 몇달씩 바깥에 전혀 나오지 않았던 적도 있었어요.
당시도 이 이야기를 안 믿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게 보편적인 사람들의 반응이죠.
제가 생각해도 그러기 힘들것 같은데 사실인걸 어떡해요.
몇달씩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걸 제가 직접 확인한 적도 있는걸요.
저하고 일하는 동안에도 거의 바깥에 나오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몇달씩 지냈던적도 있어요.
집에 있는 악기나 녹음기재로 날이 새든 밤이 새든 관계없이 혼자서 작업을 하는거예요.
태지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적이 몇차례 있어요.
주로 태지의 외로움을 보면서 혼자 마음 아파했던 경우예요.
하지만 태지는 결코 단 한번도 외로워하지도,겉으로 외롭다고 말하지도 않았어요.
태지는 팬들이 없고 음악이 없어지면 아마 그때 심심하다. 외롭다고 느낄거예요.
그러기 전에는 아마 1년이 아니라 10년이라도 같은공간에서 최소한의 생계유지만 되면 바깥에서
자기를 응원하는 혹은 자기를 기다리는 팬들을 생각하며넛 음악을 만들고 녹음하고,
음반 준비하면서 보낼 수 있을거예요.
그건 저뿐만 아니라 태지 곁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했지요.
태지가 그런 부분에서는 얼마나 무서운 의지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있어요.
언젠가 일본에 갔을때예요.
제가 알기로는 태지가 일본어를 배운적이 없는데 일본어가 제법 능통한거예요.
혼자서 다른 사람 도움없이 일상적인 생활을 할 정도는 되더라구요. 이상하잖아요.
일본어를 배운적도 없고.또 학원같은델 간적도 없는데.. 제가 모를리 있겠어요?
나중에야 그 의문이 풀렸어요.
데뷔하기전인데. 전해 듣기로는 약 6개월정도 방안에서 꼼짝하지 않고 틀어박혀 있었던 적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방안에 틀어박혀 있었다는건 집안식구들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고 그야말로 방안에서 혼자만 생활하는걸 말하죠. 물론 집 밖에는 나가지 않고요.
식사는 어머님이 밥상을 차려서 문앞에 가져다 두면 자기가 가져가서 먹은 다음 상을 내놓는 식으로요.
왜 절에서 참선하는 스님들이 하는 방식있잖아요.그렇게요.
*음악공부도 했겠지만 일본어 공부도 그 기간동안에 독학으로 했다고 들었어요.
-한때 '서태지와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적이 있었습니다만....
태지는 거의 돈이 필요없는애예요.쓸줄도 모르고, 또 쓸생각도 없고..
태지를 이해하려면 태지의 금전감각을 보면 될거예요.
저는 그렇게 오래 같이 있으면서도 태지가 돈을 가지고 다니는 걸 본적이 없어요.
태지는 금전에 대한 감각도 없고 특별히 돈에 대해서 자신만의 구체적인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그냥 숫자계산만 정확한편이예요.
태지가 호주머니에 돈을 넣어 다니지 않았던 것은 짠돌이라서 그런게 아니었어요.
오히려 다른사람들을 배려하는걸 보면 더 넉넉한 편이었지요.
태지는 평소 돈에 대해서 개념이 없었어요.
뭘 사거나 쇼핑을 하지 않으니까 물건 값에 대해서도 아주 심할 정도로 무덤덤하고 무감각 했어요.
쇼핑을 해본적이 별로 없어서 물건 값에 대한 감각은 아무래도 떨어졌지요.
제가 어느 잡지에서 했던 이야기가 있어요.
정확히 언제였는지 아슴아슴한데,핸드폰이 처음 나왔을때예요. 당연히 초기에 핸드폰을 하나 장만했죠.
요즘하고 다르게 무겁게 생긴 거 있잖아요.홍콩 영화에 주윤발이 들고 다니던거...
그거 무지 크고 무겁다고 별명이 벽돌이었는데...
한번은 지방공연을 같이 차를 타고 가는데 제가 그 '벽돌'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어요.
그런데 태지가 보니까 참 신기했던가봐요. 워낙 기계에 대해서는 감각이 있는애니까
태지가 저한테 '형.그거 얼마나 해?' 이러더라구요.
아주 평범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태지를 어느정도 아는 사람은 태지가 물건 값을 물었다는게 우선 얼마나 대단한(?)일인지 알아요.
태지는 함께 쇼핑을 한적도 없지만 물건값을 물어본적도 없어요.
기본적으로 돈에 대한 개념이 없는편이었어요.
그냥 필요한게 있으면 '형,저거 사줘'하는 식이었어요.
원래 그랬던 것 같고.유명해진 다음에는 아예 바깥에 나갈 수가 없었으니까 쇼핑은 더 불가능했겠죠.
저는 3년동안 태지가 어떤 물건에 대해서 탐을 내는 적이 본적이 없었으니까요.
심지어는 악기마저도 늘 태지 아버님이 동행해서 구입하는 식이었어요.
자기가 물건을 사본적이 없으니까 가격 개념도 없고.또 돈 개념도 없는거예요.
그런데 그런 태지가 제 핸드폰 가격을 물어본거예요. 순간적으로 은근히 장난기가 발동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대뜸 그랬어요.
'야,이거 만원도 넘어' 그때는 핸드폰이 초기라서 한 2백만원 정도 할때였어요.
저는 내심 태지가 가만히 저를 쳐다보더니 아무말도 않더라구요.
제가 몇차례나 '야.이거 살래?'라고 물어도 그거 쳐다보면서 씨익 웃고 아무런 말도 없는거예요.
그래서 저도 그건 잊었죠.
그리고 며칠이 지났어요.
어디가는 길이었는지 잊었는데 또 같은 차에 태지하고 지난번과 똑같이 앉게 됐어요.저는 그때 핸드폰건은 잊고 있었죠.
그런데 태지가 호주머니에서 불쑥 만원짜리 지폐 한장을 꺼내 저한테 주면서
'형,그 핸드폰은 나 주고 형은 새걸로 하나 사'이러는거예요.
태지는 제가 핸드폰 가격이 만원이라니까 그걸 그대로 믿었고, 나름대로 중고는 자기가 사고 저는 새걸로 장만하라고 한거예요.
그뒤로 가끔 주변 사람들한테 '태지는 핸드폰이 만원인 줄 안다' 고 했던게 그래서였어요.
그리고 재미있는건, 만약 당시 핸드폰이 필요했으면 나한테 먼저 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나중에 돈 주겠다고 하고... 어차피 만원짜리인줄 알고 있는데.(웃음)
그런데 아무리 친해도 그렇게 외상(?)은 싫어해요.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거죠.
태지는 그런면에서도 참 철저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어수룩하고 그래요.
그리고 태지는 퍽 검소했어요. 대체적으로 가수들이 인기를 얻고나면 옷도 이것저것 여러 종류를 사고, 심지어는 집에서도 폼나는 옷을 입고 있는데,
태지는 그런 낭비벽이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집에 가보면 운동복을 얼마나 오래 입었던지 무릎이 불룩 나와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 민망할 정도였어요. 그걸 몇년이나 입었는지 몰라요
그래도 본인은 전혀 개의치 않았어요.
무대 준비할때 옷 고르는거 보면 감각이 없는 건 아닌데 아마 검소해서 그럴거예요.
-팬하고 있었던 에피소들도 많을텐데...?
팬들 생각을 하면 또 한가지 생각나는게 있어요.
사람을 많이 만나다보면 웬만한 이름은 잘 흘려버리고 기억을 못하잖아요.
사람이 이름을 얼마나 많이 기억할 수 있는지 잘 모르지만 아마 자주 만나는 사람을 중심으로 몇백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태지는 한번 이름을 들으면 절대 그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았어요.
같이 생활하면서도 참 신기했어요.
예를 들어 팬과 만나서
'저는 누군데 팬이예요'라고 인사를 했으면 1.2년이 흘러도 그이름을 잊어버리지 않았어요.
한참 시간이 흐른후 우연히 공연장 같은데서 만나면 다른 사람들은 그냥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는게 대부분인데 태지는 늘 이름을 부르면서 '누구누구 왔구나~반가워'이런식으로 인사를 했어요.
참 신기한 능력이예요.
'서태지와 아이들'은 가끔 인터뷰에서 '답장을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편지는 늘 다 읽어본다'고 밝혔어요.
그말은 진짜예요. 특히 태지는 거의 다 읽었어요.
심지어 태지는 미국에 갈때 다른 짐과 같이 팬들의 편지도 한 가방씩 묶어서 가지고 갔어요.
물론 미국에서 읽으려고 가지고 갔지요.
어떤 가수도 외국으로 나갈때 팬들의 편지를 가지고 가는 경우는 없었을거예요, 그중에는 아마 태지가 작사작업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있었을거예요.
(태지 주노 양군과 함께한 1036일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