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혼자 여행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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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10:40 조회 416회 댓글 0건본문
숙소가 사진과 달라 매우 실망함..
바닥엔 언제 죽었는지 모를 바퀴벌레가 바삭하게 건조 되어 있고..
얼룩진 이불..
침대와 테이블엔 꼬슬한 털들이 흩날림..
근데 전화위복이랄까..
나빼고 다들 좃구린 숙소란걸 알아서 투숙객이 없음..
그래서 욕실이랑 주방을 맘 놓고 씀..
좃구린 민박집이지만 쨈이랑 빵은 무한리필 해주더라..
아침에 한국에서 갖고온 3분 햄버그를 식빵에 넣어 먹고 있는데...
첨보는 백인 여자애가 부시시 해서 주방에 나타남..
백마 : "hi.."
나 : "하...하이.."
그러더니 다 같이 먹는 우유에 입을 대고 벌컥벌컥 마심..
내가 쳐다보니까 비매너인건 아는지 멎쩍게 웃음..
근데..
그 모습이...
존나 이뻐..
미국 고등학교 농구부 치어리더 같이 생겼어..
오 미키 유쏘 빠랫 저썻 빠랫 미키 해 미키
아 저 우유병...
빨고 싶다..
빨고 싶다..
빨고 싶다..
식탁에 앉아서 식빵에 쨈 바르다가 말고 뭔가를 한참 찾음..
백마 : "그 패티 어디서 났어?"
생존 식량이라 나눠먹자니 쫌 갈등 때렸는데 걍 쿨하게 하나 던져쥼..
그녀는 영국에서 온 올리비아..
나처럼 과장광고에 낚여서 왔는지 존나게 불만이 가득차 있음..
산마르코광장에서..
셀카봉으론 화각이 안나와서 뭔짓을 해도 계속 아쉬움이 남음..
그때 들리는 일본어..
웬지 일본인은 폰을 갖고 튀진 않을것 같아서 사진좀 찍어달라고 부탁함..
맘놓고 포즈를 취하는데..
그때...
웬 흑인이 새 모이를 뿌리면서 달려옴..
그러자 비둘기 몇마리가 모여듬..
흑형 : "사진배경으로 비둘기 모아줬으니까 모이값 내놔"
비둘기 먹이로 옥수수 파는건 알고 있었는데 이런 막무가내 수법은 첨 봄..
닭둘기를 쫒아줘도 모자를 판에 모아줬다고 돈달라는 미친 새끼들..
그냥 쌩까면 되는데 뭔 생각으로 그랬는지...
비둘기가 내 얼굴을 가렸으니 얼굴이 제대로 나오면 돈을 주겠다고 함..
원래 하려던 말은 '얼굴을 가렸으니 돈 못준다' 였는데
영어가 병신이라 말하다 보니 저지경이 됨..
그러자 호구잡은 흑형은 신나게 바닥에 모이를 뿌려놓고 지 친구랑 뛰면서
비둘기를 날리기 시작..
역시나 사진은 병신같이 나옴..
나 가운데 있고 흑인 둘이 봉산탈춤 추는것 같음..
잡아먹기전에 의식하는 부두교 같기도 하고..
설명 안해주면 사진만 보고는 절대로 뭘 찍은건지 알수가 없음..
그렇게 20유로를 뜯김..
3분요리 쳐먹으며 아낀돈 이렇게 낭비함..
사진 찍는 커플에게 접근해 여자에게 꽃을 주고 남자에게 삥을 뜯는 흑인들도 있던데..
모쏠이라 얼마나 다행이냐..
곤돌라는 약간 호불호가 갈림..
저렴한 수상버스가 오히려 더 낫다는 사람도 있고...
수상버스는 선착장 위주로 다니기 땜에 골목을 쑤시고 다니는
곤돌라에 비하면 뭔가 병풍을 뒤에서 보는듯한 기분이긴 함..
곤돌라마다 가격이 다른데 뭐든 혼자 타기엔 부담스런 가격임..
그래서 인원을 맞춰 오거나 현장에서 헌팅을 하곤 함..
운좋게 합승을 기다리는 곤돌라가 보여서 홀라당 올라탐..
너무 느리길래 사공한테 좀 빨리 못가냐니까
"오께이 페르라리 스삐드" 하더니 노를 풀악셀 때림..
근데 속도는 그대로고 옆으로 너무 출렁거려 좀 무섭길래
"노노노...피아트 스피드" 하니까
"오께 삐아뜨 스삐드" 하면서 다시 천천히 노질함..
특이사항으론 사공 아재가 임재범 고해를 부를줄 암..
물론 유료다..
탑승자는..
백인커플
중동부부
백인뚱녀1
그리고 나
사공아재가 싱글인 나와 뚱녀를 엮고 싶었는지 계속 다른 커플들한테
쟤들 사진 찍어주라고 부추김..
왜 동양 남자는 백마라면 무조건 환장할거라고 생각하는거냐..
사공아재가 시키지도 않은 와인을 따라주더니 이상한 멜로디에 맞춰
"그녀와 손을 잡고 내린다면♬ 술 값은 받지 않겠어요♪"
씨발 베니스상인..
살을 도려내야..
다들 재밋어 하는 분위기 족치기 싫어서 걍 웃고 말았는데
강매한 와인을 돈 낼수밖에 없게 만드는 솜씨에 감탄함..
영업 끝날 무렵엔 싸다는 얘길 들어서 일부러 저녁에 왔는데 잘한것 같음..
곤돌라 타고 불켜진 베네치아 골목을 쑤시고 다니니
어렸을때 에버랜드 지구마을이 생각났음..
곤돌라가 노천카페 옆을 지나갈때면 술취한 사람들이 반갑다고 손을
흔들고 안주를 던져쥼..
지구마을도 됐다가 사파리도 됐다가 존나 꿀잼..
좁은 건물 사이를 지날땐 교차하는 배들이 닿을듯이 스치는데
그때 이 비싼 곤돌라를 혼자 타고 있는 아재들 보면 진짜 좃간지임..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하게 앉아서 서양인 중동인 똥양인 뒤섞여 누가봐도
돈 아끼려고 헌팅한 배가 확실해 보이는 우리배와는 차원이 다름..
숙소로 돌아오는 길..
뭔가 허전해서 보니 어깨에 묶어뒀던 후드티가 실종됨..
저녁도 거른채 침대에 엎드려 울었음..
존나 아껴입던건데..
겨우 마음 진정시키고 눈물의 누룽지를 씹고있는데
숙소에 들어오는 올리비아와 친구들을 마주침..
자기도 하나 달라길래 줬더니 한입 먹어보고는
뭐 이딴걸 쳐먹냐는 표정으로 봄..
그래 니가 동양 변방의 어른입맛을 알리가 없지..
각설탕을 부셔서 살살 뿌려줬더니
달콤함과 구수함에 쌍싸대기를 맞고 놀란 눈으로
이 쿠키 이름이 뭐냐길래 시크 하게 돌아서면서 말해줌..
"말린 라이스란다"
모데나로 떠나는날..
그래도 며칠 봤다고 정들었는지 올리비아가 가면서 먹으라고 빵을 주길래
나도 뭐 줄게 없나 배낭을 뒤지다가
바늘에 실꿰는 기계를 줬음..
예전에 지하철에서 술김에 산건데 존나 쓸만함..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고 있길래
직접 실을 꿰어 보여줬더니 탄성을 지르면서 좋아함..
영국 지하철에선 이런거 안파나보더라..
베네치아에서 먹던 리조또 맛이 그리워 편의점 전복죽에 롯데리아 양념감자
치즈스프를 뿌려 먹었더니 꽤나 비슷했음..
뭐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