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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유명해진 여자 연예인 만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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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15:48 조회 78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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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 하다가 알게된 친구가 있었다
나이는 나보다 1살 어렸는데 (난 18살 얘는 17살)
얘가 여자애 치고 게임도 잘하고 개드립도 잘 쳐서 재밌게 어울려 놀았음 

근데 이상하게 얘는 주말이고 방학이고 할 거 없이 매일 바쁜거임

낮에는 하루종일 안 보이다가 밤늦게 돼서야 접속하기 일쑤고

알바라도 하나 싶었는데 그런것도 아니고

나중에 꼬치꼬치 캐물었더니 연예인 지망생이라더라

이름도 없는 무명 연예인인데 괜히 티내기 부끄러워서 말 안 했다나....

와 연예인이면 다른 연예인도 많이 보겠네 좋겠다 그랬더니 그런 것도 아니고

지는 완전 무명이라 잡지 모델이나 듣보잡 케이블 음악 프로그램에서 vj 비슷한거 방송 하나 한다더라

그런데 일 보다는 연습? 레슨? 그런 스케쥴이 엄청 빡빡했음

지금 기억나는 것만 해도 요가, 수영, 노래, 밸리댄스, 헬스, 뭐 기타등등... 암튼 온갖 이상한거 다 한다고...

일반인인 내가 보기엔 나이도 어린데 진짜 엄청 노력하는 걸로 보였는데 

그래도 맨날 좀만 틀리면 혼나고 욕먹고 그런다고해서 좀 불쌍하고 그랬다

그렇다고 내가 뭐 해줄 건 없고... 걔 테트리스 접속하면 같이 게임이나 하면서 

모델일 하는 선배언니 욕하면 같이 욕해주고 

일 힘들다고 하면 그냥 이야기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하면서

얘랑 비교는 안 되겠지만 나도 공부땜에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서로 화이팅 해주고 그랬음

그러다 생일이나 특별한 날 있으면 걔가 손편지도 보내주고 

편지 받으면 나도 편지지 사서 답장 쓰고...전화로 노래도 불러주고...

지금 생각하면 개오글 ㅋㅋ 이지만 그땐 워낙 순수했던 시절이었다...ㅠ


그런데 어느날 밤에 얘가 뭔 일이 있었는지

내일 우리 동네에 놀러 온다는 거임

얘는 서울이고 나는 수도권이라도 구석진 동네라서

거리도 있고 너도 바쁘잖아 근데 어쩐 일이냐 묻는데

그냥 나 보고싶기도 하고 시간도 나고 그래서 온다 그래서

좀 이상하긴 했는데 일단 내일 나 학교 마치고 역앞에서 만나기로 했음


다음날... 알고 지낸지는 좀 됐지만 실제 만나는 건 처음이라서 싱숭생숭한 마음을 안고 역앞에 나갔다

버스에서 내려서 그냥 한번 휘휘 돌아봤는데...진짜 한눈에 확 들어오더라.

나는 학교 마치고 교복입고 있었고 걔는 그냥 편한 차림에 모자쓰고 왔는데

편지에 사진도 같이 보내줘서 서로 얼굴은 알고 있었지만

진짜 실물로 보니까 와... 같은 사람인데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이래서 연예인 하는구나 싶고... 나도 어디가서 꿀리고 다니진 않았는데 ㅠ 좀 기가 죽더라...

이거 진짜 말 걸어도 되나...하면서 나는 괜히 긴장해가지고 어버버 거리면서 먼저 아는척 했는데

걔는 뭐...진짜 맨날 보던 사람 대하듯이 편하게 대하더라;;

그만큼 사회생활도 해봤으니 다른 건지... 흠

내가 괜히 뻣뻣하게 이야기하니까 

걔는 왜케 쑥쓰러워하냐면서 깔깔거리면서 툭탁 때리기도 하고

겉모습은 연예인이라도 속알맹이는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조금 안심했다

덕분에 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음...그래도 좀 긴장되긴 했지만

얘가 배고프다고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먹었다고 하길래

나도 고딩주제에 뭐 대단한데 모시고 갈 수는 없고 일단 근처 롯데리아 갔다

그 때는 롯데리아에 김치라이스버거??인가 그런게 유행이었음. 나도 그때 첨 먹어봄

빵 대신 밥이랑 김치 들어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이상하지만;; 그땐 꽤 괜찮더라. 걔도 안 가리고 맛있게 먹음

둘이 그렇게 햄버거 먹으면서

어떻게 시간이 났냐 혼자 어떻게 왔냐 뭐 그런얘기 했는데

사실 시간이 나서 온 게 아니라 레슨 있는거 다 펑크내고 왔다는 거임

뭐???왜???? 혼나는거 아니야?????? 그러면서 내가 더 당황스러웠음;;

얘 매니저랑 회사 사람들이 그런걸로 무지 엄하게 혼내는거 나도 들어서 아니까...

근데 얘는 뭐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다 때려치우려고 일부러 펑크낸 거고 어제부터 휴대폰도 꺼놓고 있다고 그러더라.

왜 무슨 일인데 갑자기 왜 그러니까

레슨도 힘들고 일도 힘들고 혼나는 것도 힘들고... 모델 일은 또 텃세도 심하고...

다른 애들보다 몇배는 고생하면서 그렇다고 성공이 보장된 것도 아니고 등등.

뭐 평소 하던 얘기랑 비슷했다. 난 얘가 맨날 힘들다 힘들다 하더니 결국 터졌구나 싶었음

그런데 그렇다고 당장 그만 두는 건 내가 생각할 땐 좀 아닌 거 같았다...
적당히 위로해주고 달래서 제자리로 돌려보내는게 맞겠다 싶었어

그래도 이렇게 그만두는 건 좀 아닌거 같다. 여태 고생한게 아깝지도 않냐. 지금 그만두면 너 무시하고 괴롭히는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되는거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 보란듯이 더 열심히 해서 성공할 생각을 해야지.

솔직히 그땐 나도 겨우 18살에 별로 잘난 거 없었는데...그런 충고는 좀 에바긴 했지;;
그래도 난 나름대로 걔를 더 생각해서... 한 말이었다.. 진심!

그런데 내가 그렇게 말하고 나니까 그제서야 걔가 하는 말이... 
사실은 어제 사장이 따로 부르더니 자기보고 성형수술을 권했다더라.

나는 진짜 진심으로 어이가 없어서, 그 얼굴에 수술할 데가 어디있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가슴 수술 하래.

어...음...

물론 걔가 가슴이 별로... 없긴 했지만....아니 근데 고등학생 가슴은 저게 당연한 거 아니냐? 
고등학생한테 가슴 성형 시키는 회사가 비정상 아니냐? 뭐 그런 생각은 했지만... 생각만 했다.
그냥 뭐,... 아무 말도 못하겠더라.


그렇게 내가 아무 말도 못하고 땀만 삐질삐질 흘리고 있으니까 
자기는 그렇게까지 해서 뜨고싶진 않다고. 애초에 자기가 이 일 하는 것도 가족들 때문이지 정말 하고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고.

그렇게 수술까지 해도 뜰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정도면 차라리 그만두는게 낫다고.
그렇게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데...나는 그 얘길 들으면서도 그만두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했어.

몰라, 만약에 내가 걔를 그냥 가볍게 여겼더라면, 그래 잘 생각했어, 그 사장 미친거 아냐? 당장 때려쳐버려! ...그렇게 이야기 할 수도 있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런 무책임한 말은 할 수가 없어서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그 사장이 적어도 나보단 연예계는 더 잘 알겠지. 난 잘 모르지만 그것도 어쨌든 너 잘 되라고 그러는거 아니겠냐. 니가 안 한다고 하면 억지로 시키지는 않을 거 아냐. 그런 수술 안하고도 성공하는 연예인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니가 잘 이야기해서 설득하면 되지 않겠냐....

내 덜 여문 머리로 나름대로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그렇게 씨불였었다. 나는 그래도 잘 되길 바래서 그렇게 한 말이었는데...

걔는 무지 실망한 표정으로, 나까지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면서, 반도 넘게 남은 감자튀김을 남겨두고 자리에서 일어서버렸다.


그리고 혼자 가게를 나가는 걸 나는 그냥 뻣뻣하게 앉아서 보고만 있었다.


아..내가 말을 잘못 했나...ㅠㅠ


그러나 그 실망한 표정과 단칼에 끊는 듯한 태도가 너무 강렬했기 때문에 나는 차마 쫓아가서 말을 붙일 생각도 못했다...

멍청하게 앉아 있다가, 혼자서 주섬주섬 자리를 치우고... 뒤늦게 나가봤지만 이미 떠나고 없었다. 
전화를 걸어봤지만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



이후엔 평소처럼 테트리스에서 만나 평소처럼 채팅으로 개드립이나 치면서 화를 풀길 바랬지만, 
그애는 두 번 다시 접속하지 않았다.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모르는 사람이 받았다. 이미 번호가 바뀐 것이다. 

이전에도 번호는 달마다 바뀌었으니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다. 나 때문에 번호를 바꿨다고 생각하는 건 내 착각이겠지..




.......



그리고 한참동안 잊고 있었다.
나는 나름 성공적으로 대학을 진학했고 곧 군대를 갔다.



군인. 상병. 추운 겨울 밤 10시.

근무를 마치고 생활관에 돌아와 보니 tv연등 중이었고, 생활관 식구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굉장히 유명한 여배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드라마였다. 그리고 그 드라마에 조연으로 그 애가 출연하고 있었다.

나는 tv자체를 거의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우연히 보게되니 굉장히 신기한 기분이였다.



그때로부터 몇 년이나 지나서 나는 벌써 아저씨가 됐는데, 걔는 놀라울 정도로 그대로였다. 
그리고... 음... 수술은.. 대단히 성공적이였던 것 같다.

활동복으로 갈아입으면서 내 옆에 엎드려서 tv를 보고있던 말년병장한테 쟤랑 만난 적 있다고 했더니 개소리 하지말라고 함 ㅋㅋ





그리고... 벌써 10년이 훌쩍 지나서...
평소 드라마 같은 걸 잘 안 봐서 우연이라도 잘 보질 못했는데, 이번엔 주말 예능에 나오고 있었다.

솔직히 조금... 오..오글거렸지만... 응. 여전히 열심히 활동하고 있었다. 솔직히 멋있었다.



그에 반해 나는...에휴...
노예같은 일상속에서 소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후... 그때는... 그날이 오면...
당당히... 고백하리...

다짐하면서 오늘도 그애 생각하면서 딸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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