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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그리고 친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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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1:09 조회 2,39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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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겪은 건 아니고...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서 옥희처럼 관찰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했다고 해야 하나?

암튼, 내가 보고 들었던 것을 글로 적자면...

미리 말하자면 참 병신 같은 이야기야.

일단 이 병신같은 이야기의 시작은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당시에 우리 학교에 진짜 병신 같은 놈이 하나 있었는데, 그 놈이 주인공이야.

이름은 밝히기 그러니 그냥 병신이라고 할게.

내가 왜 그 놈을 병신이라고 하냐면, 진짜 하는 행동 자체가 또라이 중의 상 또라이였어. 어떻게 말로 설명하기 그런데, 학교에서 힘 좀 있다는 놈들도 그 병신은 안 건들었지.

웹툰으로 비유해 보자면 귀귀 같은 느낌이랄까?

구체적으로 설명해도 어떤 느낌의 병신인지 알겠지?

쓸데없이 유쾌하면서도 나대고,

또 하는 행동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놈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나랑은 좀 친했지.

그렇다고 내가 병신은 아니었고 하..

평소에 엽기적인 행동을 하는 병신이가 나랑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여기서 한 명의 친구가 더 나와.

그 친구는 소심이라고 할게.

소심이는 왕따였어.

체구도 그다지 크지 않고, 키도 작고, 내성적이고, 가만 보면 피해의식이 많고,

그러다 보니까 들리는 말에는 중학교 때 부터 혼자였다고 하더라고.

중학교 때는 괴롭힘도 많이 당하고 그랬다는데,

고등학교 때는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지. 겉으로 보자면....

누가 건들지는 않았지. 다들 관심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소심이는 항상 혼자였어.

아마 동창들 중에서도 소심이가 존재했었는지 모르는 녀석들도 많을 거야.

그만큼 있는 듯, 없는 듯 했으니까.

같은 반이 되고 몇 번 대화를 하긴 했었는데,

목소리도 작고, 상대방 눈도 제대로 못 맞추니까, 그런 거 보면 소심이도 정상은 아니었지.

이 이야기는 병신이와 소심이의 이야기야.

병신이도 매일같이 병신 짓거리 하면서 학교 생활을 했는데,

처음에는 소심이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어. 아무리 병신이어도 소심이에게 관심을 가질 특별한 이유는 없었으니까.

그런데 더워지기 시작하는 5월 말 혹은 6월 초쯤이었을 거야.

병신이가 소심이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고, 친근하게 대하려는 모습이 보이는 거야.

그 당시에 반 친구들이 모두 의아해 했지만,

어차피 병신이가 병신 짓거리 하나보다 하고 생각했었지. 나도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고...

그런데 하루가 가고, 또 일주일이 가고, 한 달이 지났는데,

어느 순간 병신이와 소심이가 절친이 되어 있는 거야.

항상 함께 다니고, 웃고 떠들고, 매점도 같이 가고, 학교가 끝나면 집에도 같이 가고...

참 그 모습이 신기했단 말이야.

그래서 병신이에게 왜 소심이랑 그렇게 친해졌냐고 물으니까,

병신이가 웃으면서 다 이유가 있다는 말만 할 뿐... 더 이상 말을 안하더라고...

평소에 말이 너무 많은 녀석인데.... 그때는 난 아무것도 몰랐지.

그러다가 여름방학이 되었는데....

한 일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에 병신이가 우리 집에 전화해서 나를 찾더라고.

그래서 약속을 정하고 만났는데.... 병신이가 나에게 하는 말이...

같이 공부를 하자고 하는 거야.

나는 깜짝 놀랐지.

내가 공부를 좀 하긴 했지만, 문제는 병신이 입에서 공부를 한다는 소리가

믿기지 않는 거야. 시험 봐서 10점 15점 받아도 헤헤헤하며 병신처럼 웃던 놈인데...

공부를 할 놈이 아닌데, 공부를 하자고 하니까 참 이상했는데,

병신이의 뒷이야기가 더욱 이상했어.

소심이 집에서 공부를 같이 하자는 거야.

소심이도 공부를 썩 잘하지는 않았거든.

의외의 제안, 아니 병신이의 부탁에 난 머리가 복잡하더라고.

도대체 무슨 속셈이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병신이가 평소에 하는 병신 같은 행동이 있는데,

뜬금없이 공부를 하자니...;

병신이의 생각도 궁금하기도 했고, 공부를 하자고 하니까,

어쩌면 병신이도 대학 걱정이 있겠다는 순수한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였지.

그리고 아마 바로 다가오는 일요일이었을 거야.

난 병신이와 함께 소심이 집에 갔는데, 18평? 정도의 작은 아파트에 살더라고.

난 소심이와 친하지 않았으니까, 친할 이유도 없었고,

좀 어색한 분위기로 그 집을 방문했는데, 의외로 소심이 큰 누나가 있더라고.

그 누나가 문을 열어주는 거야.

인사를 하고 쭈뼛쭈뼛 집안으로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까 우리를 맞아 준 사람이 소심이 누나가 아니었어.

엄마였던 거야.

난 한 10살 정도 나이 차가 있는 누나인 줄 알았는데, 소심이는 외동아들이더라고.

소심이 엄마가 그렇게 동안인 거야. 그 당시에 20대 후반이나 정도 밖에 안 보였으니까.

엄청 미인은 아닌데, 날씬하고 피부가 좋고... 방글방글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누나 느낌이랄까? 실제로 그 후에 여러 번 마주치게 되었는데, 성격도 아주 좋았어.

암튼, 그날 친하지도 않은 소심이 집에 가서 어색한 언행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에 반하여 병신이는 아주 자연스럽게 소심이 엄마와도 웃으며 대화를 하더라고.

그 순간 참 느낌이 이상했어. 뭐라고 설명하기는 힘들었지만, 느낌은 참 이상한데.... 뭐라고 설명하기는 그렇더라고.

나중에 시간이 지난 후에 깨달았는데, 그 당시 내가 느끼던 위화감은 병신이의 행동이었던 거야. 평소에는 별명처럼 병신처럼 언행을 하는데, 소심이 엄마와 대화를 할 때 보면 아주 지극히 정상이었으니까.

물론, 친구 엄마 앞에서 병신 짓거리를 할 수는 없겠지만, 마치 성격마저 바꾸며 연기하는 모습이랄까? 급한 성격의 녀석이 차분한 행동을 한다거나, 입만 열면 욕만 하는 녀석이 곱고 바른 말만 쓰고, 아주 깍듯한 예의를 차리고... 뭔가 몸가짐을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병신이의 모습이 너무 낯설었던 거야.

그래서인지 소심이 엄마도 병신이 매우 좋은 아들 친구로 여기고 있었어. 그런데 소심이와 공부까지 한다고 하니 얼마나 예뻐 보였겠어?

나도 소심이 엄마와 약간의 대화를 하고, 뭐, 사실상 이름 정도 물어보고 그랬으니까... 소심이 방에서 병신이와 함께 공부를 하기 시작했지. 소심이 엄마가 간식도 차려주고... 뭐 이래저래 겉으로는 나쁠 건 없었지.

그렇게 나도 거의 매일같이 소심이 집을 방학 내내 찾았고, 이래저래 소심이와도 약간은 친분을 쌓을 수 있었지. 나중에 알았지만 소심이네 가족사도 조금 알게 되었는데, 소심이가 아주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을 했고, 소심이는 엄마 밑에서 컸다고 하더라고. 아빠는 어릴 때 봐서 어렴풋이 기억 날 뿐, 크면서 본적은 없다고 하고...

그리고 소심이를 키워야 하니까 소심이네 엄마는 사회생활을 했고, 나도 주말이나 되어야 볼 수 있었지. 일주일에 1-2번씩 소심이 엄마를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우리에게 잘해줬던 것 같아. 밥도 맛있게 차려주고, 간식도 사주고... 때로 밖에 나가서 고기도 사줬고... 그때는 과하게 우리에게 잘해주는 소심이 엄마를 보며 정확히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지. 너무 어렸으니까.

암튼 방학이 끝나서도 병신이와 나는 자주 소심이 집을 찾았어. 평일에는 집이 비었으니까, 놀기에도 적당했으니까. 나중에 소심이와 좀 더 친해지니까, 표현이 서툴 뿐, 녀석도 꽤나 착하고 마음 여리고... 뭐랄까 남에게 아주 조그만 나쁜 짓도 못 할 성품을 갖고 있었지. 소위 법 없이도 살 녀석... 좋은 녀석이었어.

그리고 시간은 덧없이 흘러 고2 겨울방학이 지나 고3이 다가올 무렵, 사실상 고2 겨울방학이 고3 생활과 다름이 없긴 했지만... 겨울이 끝나고 봄을 기다릴 무렵이었지. 당시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끼리 본격적인 고3 생활에 앞서 추억 여행을 다녀오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사실 말이 추억 여행이지, 가까운 펜션 하나 잡아서 1박 2일로 친구들끼리 먹고 마시며 놀면서 우정을 쌓고 추억을 남기자는 취지였지. 아마 6명인가 7명인가 갔는데, 그 중에 나와 병신이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소심이는 참여하지 않았어. 아니 못했지.

다시 말하지만 소심이와 친분이 있던 건 나와 병신이 둘 뿐이었으니까. 소심이가 거부를 하더군... 물론, 다른 친구들도 썩 반기지는 않았던 것 같고...

암튼, 우리는 펜션에 놀러가서 앞으로 8개월 남짓 죽었다고 생각하고 공부해야 하니까, 미친 듯이 마시며 놀았던 것 같아. 그런데 고등학생들이야 술을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어. 다들 소주 1-2병 정도, 어떤 놈은 맥주 2-3잔에 정신 줄을 놔버렸지.

그나마 내가 제일 멀쩡했고, 난 그다지 술이 잘 받는 체질이 아니라 적게 마셨으니까. 병신이도 참 많이 취했는데, 확실히 술이 쎄긴 했지. 평소에도 어른들 몰래 홀짝 홀짝 술을 마시던 녀석이었으니까.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친구들은 다 뻗어서 각자 자리를 잡고 자고 있었고, 혼자 마지막까지 홀짝 거리면서 나랑 이야기를 하던 병신이가 밖으로 바람 좀 쇤다고 나가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비틀거리는 병신이를 보고 얼떨결에 뒤따라 나갔는데, 진짜 눈 풀린 거 보면 제정신은 아닌 것 같았어.

그래서 내가 그냥 들어가서 자라고 했는데도.... 펜션 마당에 있던 벤치에 앉은 병신이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실실 쪼개면서 웃더라고. 달빛이 비치는 벤치에서 병신이가 그런 모습을 보이니까.... 그 순간 뭔가 닭살이 확 돋더라고.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병신이가 어떤 놈인지 모르니까, 와 닿지는 않겠지만, 난 그 순간 뭔가 소름이 확 돋는 거야. 진짜 미친놈 같아 보였거든. 병신이가 한동안 바닥을 보며 실실 웃더니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는 거야.

그리고 나에게 말을 하더라고.

“너 소심이네 엄마 이름이 명숙인건 알아? 이름이 김명숙이래...하하”

난 그 순간 병신이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어. 갑자기 무슨 뜬금포도 아니고 소심이네 엄마 이름이 나오는지... 진짜 뭐라고 대답을 하기도 그렇더라고. 정확히 표현하자면 어떤 리액션을 보여야 할 지. 뭔가 어처구니도 없지만, 뭐... 그런거 있잖아.

“왜 예전에는 이름을 촌스럽게 미숙이 영숙이 명숙이... 뭐... 이렇게 숙자로 돌렸을까?”

내가 가만히 있자, 병신이가 혼자 중얼거리더라고. 내 머릿속은 온통 도대체 저 병신이의 병신 같은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갔어. 그냥 상황 자체가 이해가 안 갔지. 내가 그대로 가만히 있자, 병신이가 한 마디 더하더라고.

“이름이...명숙이...촌스럽지만.... 그래도 우리 명숙이....”

뭐? 우리 명숙이? 도대체 무슨 상황인 거야. 아주 찰나의 순간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바로 병신이의 말이 이어지더라고. 난 듣고도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어. 경악했으니까.

“나 명숙이 먹었다.”


쩝... 짧게 써보려고 했는데... 당시 기억을 더듬으면서 쓰니까....

꽤나 긴 글이 되버리네.


여러편으로 연재 아닌 연재하는 애들 심정이 이해가 가네.


뒷 이야기는 나중에 계속 이어 쓸게.... 존나 피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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