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때 그녀와의 흑역사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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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1:06 조회 941회 댓글 0건본문
본인 고1때 썰임.. 거진 10년되가는 썰
스압인데 스압이라 욕하지말고 읽기싫은사람은 뒤로
1.
바야흐로 고1 시절
학교에서 심화 과학 학습? 같은 캠프라고
성적 괜찮은 몇명 모아서 주변 여러학교 연합으로
진행하는 게 있었음. 학교마다 3~4명? 정도 뽑아서
전체 8개학교 정도가 모여서 격주 놀토마다
xx고등학교에서 모여서 과학실험하고 토론하고
뭐 그런 방과후학교 같은거였다. 여튼 여기에 내가
뽑혀서 가게됨.
2.
.... 그렇게 별일없이 캠프 다니다가 여름방학때
엠티? 같은 리얼캠프를 가게됐다
이박삼일 일정으로 무슨 천문대같은데도 구경하고
어딘지 기억안나는데 뭐 여러가지 재밌는 경험
과학실험도 많이하고 물놀이도 하고 그랬음
남녀비율 비슷했지만 대체로 공부관심있는 애들이고
서로 다른학교라 남남 여여 끼린 숙소가 같다보니
친해져도 남여끼린 좀 어색어색 했다
나도 모쏠찐따라 마찬가지
3.
근데 엠티 첫날밤... 이제 그녀와의 스토리 시작
강당에 모여서 장기자랑하는데 어떤여자애 나와서
포미닛 핫이슈 춤추는거 보고있는데 옆에 여자애가
말을걸더라 우리 반 반장이었음 (조장이랑 같은의미)
뭐라 말건건지 노래가 시끄러워서 잘 몰랐는데
걍 인사? 한거였나봄 난 뭐지..? 하고 어? 응. 하고
대답함
4.
근데 이 반장녀가 좀 예뻤어 어떤 느낌이냐면..
그 나어때녀 라는 ㅇㄷ... 본사람 있으려나?
약간 그런 류 비슷한 청순하고 참한 느낌이었다
나도 속으로 좀 괜찮네 싶은정도였는데
나만 글케 느낀게 아닌지 첫날밤에 우리학교애 한명
좀 나대는 ㅂㅅ같은새기(A)가 얘가 맘에든다며
자기가 오늘 번호땄다고 자랑질 시전함
난 그때도 찐따라 우리학교 다른친구랑 팝송
귀한쪽씩 나눠 들으면서 오 부루노마스 쩐다 이지랄
ㅋㅋㅋ 쨌든 A는 이여자애(수지라고 함 걍)한테
연락을하고 밤에 숙소에서 불러내서 기어코
만나고 옴. 난 속으로 수지가 아까 레크레이션때
말건거 생각하면서 아 아쉽다... A부럽다.. 이러고
딸딸이나 치고있었다 병신같이.
5.
다음날 아침 굴절망원경 강의들으러 실험실로
들어가는데 내가 의식한게 아님에도 수지가
날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수지 포함 여자들은 먼저 앉아있었고 남자애들이
우루루 늦게 들어오는 상황에서 그런 시선이 느껴짐.
왜...? 하는생각이 들었다.
6.
오후엔 지진계를 공부했는데 우리조에서
내가 발표자로 나와 지진계 원리 설명하고
질의응답 하고있는데 또 빤히 쳐다보고있는게
느껴졌다. 모지...?
이렇게 캠프가 끝날때까지 나혼자 의심하는건가
나한테 관심이 있는건가 혼란속에 갖혀있을 수 밖에
없었다. 참고로 난 외모는 그냥.. 평범~괜찮은편?
주위에서 너정도면 괜찮다. 가끔 립서비스로 잘생겼다
들음 물론 내 친구들이 들으면 개소리라고 욕할거다.
쨌든 난 성격이 소심한 병신찐따고 또 단지 나한테
말걸고 좀 쳐다봤단 이유로 내가 나서서 어떻게
해볼수도 없었다. 날 좋아하는건지도 확실치 않은데.
7.
그렇게 캠푸가 끝나고.. 돌아가는 버스를 탔다
'그럼 그렇지 ㅋㅋㅋ 걍 내 망상이었음 씹'
캠프 내내 A는 계속 수지와 이러쿵저러쿵
하는 사이라며 내가 맘만 먹으면 바로 눕힌다는
식으로 허세를 떨었다. 난 A가 얄미웠지만 한편으론
그 용기가 부러웠다. 저새기가 나보다 뭐가 낫다고..
8.
...?! 그런데 웬걸.. 한참 집가고 있는 와중에
모르는 여자애(얼굴만 암 이름도 잘 몰랐다)가
나한테 오더니 번호를 물어봤다. 난 얼떨떨...하게
번호를 알려줬다. 관심도 없는 평범한 애였는데.
그리고 돌아가는 여자애를 슬쩍 보니까 맨 뒤
일진석에 탄 애였는데 알고보니 옆에 수지가
앉아있더라. 와 설마? 그때 확신이 들었다
뭔가 될거 같다. 된거 같은 느낌이었다.
9.
나에겐 없을 법한 일인데 막상 겪고나니 얼떨떨
했다. 내가 좋아서 내가 번호 물어본거랑 달랐던듯?
집 도착했을때까지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치만 난 수지가 내 번호를 물어본거란
확신을 하고 있었다. 그 번호물어본 년이었음
바로 차단ㅋ 아마 본인이 묻기 창피해서
친구를 시켰을 것이라 믿었다
집 도착 후 좀 시간이 지나자 연락이 왔다
(문자내용은 내 기억에만 의존한거라 정확하지 않음)
"뭐해? 나 수지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수지면 반장???"
"응ㅋㅋㅋㅋ 뭐해"
뭐 대충 이런식으로 문자 오고가고 무미건조한
내용이었다 사귀자 이런말은 없었고 수지도 그냥
관심을 표현하는 정도였던 거 같다.
10.
나한텐 엄청난 사건이었다 ㅋㅋ 학교 같은반이었던
캠프 친구(얜 이제 B) 한테 당장 연락해서 자랑했고
B는 안믿는 듯.. 다음날 인증하고 다시 자랑했다
참한 외모에 어울리게 수지는 학교 방송반이었다
며칠 간 문자를 주고받았지만 모솔찐따병신인 나
답게 대화를 이끌어가진 못하고 조심스러운 말
밖에 못했다. 당연히 그 짧은 시간에 진전이 있진
못했다. 그래도 그 시간이 즐거웠다.
11.
이 얘기는 자연스레 다른반의 A에게도 알려졌다
수지와의 일을 제일 먼저 안 친구가 A에게 가서
말했고 나도 뒤따라가 자랑했다. 그때 A 표정을
잊지 못한다 ㅋㅋ 벙쪄서 ㅋㅋㅋ 자기도 그동안
계속 노력했을것이다. 근데 본인이 전혀 신경도
안쓰던 내가 수지랑 그런 사이라니 ㅋㅋ
난 너무 통쾌했다.
하지만 흑역사는 여기서부터...
12.
다음 날인가 다다 음날인가?
매점에서 빵사먹고 있는데 A가 찾아와서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좆된거 같은데?? 홍만이가 너 찾는다??"
난 중학교를 다른데서 다니고 이사를 온
타지 출신이라서 홍만이가 누군지 몰랐다.
B에게 물어보자, 자신과 같은 중학교 출신이고
그 학교를 먹었던 일진이더랬다 ㅋㅋ
씨발 지금에야 이런말 들으면 코웃음이 나오지만ㅋㅋ
그 시절엔 분명 힘의 논리란 게 있었고
유약한 병신인 나는 겁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13.
매점에서의 그 일 이후 쫄보 병신인 난
반에 돌아가기도 껄끄러웠다. 난 A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A는 수지와 홍만이가 같은 중학교 출신인데
홍만이가 수지를 좋아하는 그런 사이이며...
홍만이 귀에 니가 수지랑 연락한단 얘기가 들어가서
홍만이가 지금 니가 누군지 수소문하는거 같다... 는
얘기였다.
14.
시발 잔뜩 겁 먹은 난 그날 학교에서 돌아와
B와 차후 대책을 논의했다. B는 A가 배가아파서
내가 수지를 못만나게 하려고 수작부리는 거라고
했다. B 자신도 같은 중학교 출신인데
자기 생각에 상식적으로 홍만이와 수지가 그런 관계
인게 말도 안된다며.
하지만 난 병신찐따였다...
아 수지 시발 이딴년때메 뚜까맞겠다..
이런생각 뿐이었다.
15.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정말 한심함...
고등학교가 뭔 대학교캠퍼스도 아니고 쥐좆만한데
맘만 먹으면 홍만이가 일분이면 찾을 거였다
근데 날이 가도 찾으러 오질 않았다.
A의 병신같은 허세질을 봐 왔더라면 이게 당연히
씹 구라라는걸 알았어야 했는데.
난 병신이라 언젠가 온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고
괜히 깝치지말고 조용히 댕기자란 생각으로
수지와의 연락을 줄여가다가 끊었다
수지는 학교에 있는 시간 동안엔 거의 매일
문자를 보내왔지만 난 씹고 묻을 뿐이었다...
16.
그렇게 며칠을 연락 안하고 피했지만 간과한 게
있었다.. 바로 과학캠프. 당장 과학캠프를 가면
만나야하는데 어떡하지 씨발...
결국 그 주 과학캠프는 안갔다. 그녀 때문이었지만
속으로는 1학기초부터 오랫동안 다녀서 귀찮은데
한번 쯤 빠져도 되지. 라며 합리화시켰다
수지한테서 안와??? 라고 문자가 왔지만 씹었다
17.
그렇게 또 며칠을 무시하자 연락이 안왔다.
A는 그 사이 전학을 갔다... 공교로운 전개였다
나도 이제 홍만이 얘긴 개씹소리란 걸 알았다.
그럼 다시 수지랑 해보면 되는데.. 뭔가 내키지가
않더라. 캠프 이후로 만난적은 없지만 처음에
예뻐보였던 수지가 이젠 단점이 보이기 시작했고
전과 같지 않았다... 물론 이건 다 머릿속 생각이었다.
만나질 못했으니깐. 수지가 문제였던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수지와의 일로 가슴졸이는 시기를
겪었다 보니 애궃은 수지한테 흥미가 떨어졌다.
18.
여전히 과학캠프는 좀 남아있었다
그리고 정상적인 수료를 위해선 출석률이 필요했다
수지때문에 불편해서 한주 가고 한주는 쉬고를
반복하더시피 했다... 안가는 주가 많았다.
가끔 수지가 안오냐고 문자를 보냈는데..
가는데 좀 늦는 날 문자가 왔길래 이것도 씹으면
진짜 아닌거 같아서 짧게 가고있어 라고만 답장했다
그 날 수업 내내 멀찌감치 불편한 채로 있었다.
가끔씩 내게 왜이러는거야? 너무한거 아니야? 라는
식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부끄러웠다
19.
난 진짜 병신이었다. 관심이 없으면 없다 하던가
좋으면 좋다 하던가. 수지한테 흥미는 잃었지만
다른 쪽에선 내가 이런 애랑 연락한다~ 라면서
찐따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실상 연락도 안하고
사귀는 사이도 아니면서, 나도 여자가 있다는 식의
자랑을 하고 싶었다...
20.
어느덧 10월 과학캠프수료식 날이었다...
정말 가기 싫었지만 수료증을 받기위해 갔다.
간단히 과자파티도 하고 친해진 다른학교 애들과
번호 교환도 하고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 한켠이 불편했다.
이제 수료증 받고 귀가할 시간, 밖엔 늦은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더라.. 이때 진짜 마지막으로 고민했다
수지한테 미안하다 사과하고 연락을 이어갈까?
아님 걍 갈까.. 홍만이가 무서워서 연락을 못했다고
하긴 쪽팔리니까 대충 바빴다거나 이런식으로
둘러대면 다시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수지가 진짜 괜찮은 애이고, 이런 애가
나한테 관심을 보였단 건 진짜 천운이니까.
한동안 내가 관심이 없었던 것도 내가 병신이라
진도도 못내고 심심이랑 톡하듯 문자 친구처럼
대해서 그랬던 거였다. 막상 직접 만나니까 진짜
과분한 애였다. 다시 말 걸어보자.....생각했다
마침 비도오고 괜찮은 분위기였다
21.
병신은 영원한 병신이었다.
결국 난 수지가 가는 뒷모습만 힐끗힐끗 관음하다
자지새끼들과 학교를 나섰다...
도저히 용기가 나질 않았다...
그렇게
비가 주륵주룩 내리는 길을 걸어가며 많은 생각을
했다. 사귀다 헤어진 것도 아니고 썸 탄 수준도 아닌
일이었지만 어리고 순수한 그 땐 씁쓸했다...
22.
2학년이 되어서도 난 여전한 병신이었다.
찐따인 친구들과 여자얘기라도 나오면
난 으레 내가 이런사람이었다니까 하며 자랑을
늘어놨다. 실은 찌질했던 일이지만 날 좋아해준
예쁜 여자가 있었다 라는 사실에
나란 병신의 친구 병신2 3 4... 들은 믿지 않았고
난 B를 데려와 증인으로 세우기도 했다. 그리고
번호까지 보여주며 진짜라고 하자 친구들이 믿었다.
23.
내가 진짜 수지에게 사과하고 싶은 일은..
연락을 씹고 매정하게 무시했던 일보다도
더 찌질했던 일들 때문이다. 난 친구들한테
인증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문자를 보내며 자랑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수지는 답장을 해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수지는 왜 답장을 해줬을까 싶다.
내게 관심이 조금은 있어서 번호를 물어보고
연락을 해왔겠지만 내가 거진 일년이 되도록
무시했는데 말이다.
웃긴 건 체육시간에 교실에 남는 친구들한테
폰을 맡기고 나갔다가 돌아오면 친구가 수지와
문자하며 놀기도 했다는 거다. 또 다른 친한 친구는
피시방에서 수지한테 영상전화를 건 적이 있었다
어이없게도 수지는 받았다.. 이쯤되면 날 정신병자로
의심하지 않았을까 싶다. 친구가 영상 거는데
지켜보고 있는 난 진짜 이상한 새끼였다.
그래도 고2말 쯤 이건 아니다 싶어 수지 번호를
지우고 아예 잊어버렸다.
24.
그렇게 시간이 흘러 졸업하고...
난 재수를 하게 되었다. 주말에 도서관에서
B를 우연히 만났다. B도 재수생이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이런저런 얘길 나누다 수지 얘기가
나왔다.
"너 수지랑 연락하냐? ㅋㅋ"
"아니 연락 안하지.. 아 만나볼걸.. 후회된다 시발"
"ㅋㅋㅋ 나 수지 번호 있는데 줄까?"
"?? 니가 왜있냐? 너 수지 만나냐??"
"아니 미쳣냐ㅋㅋ 나 ㅇㅇ중 나왔잖아 원래 아는사이였다니까? 안친하지만"
(설명충: B와 수지는 같은중학교 출신이었다)
"필요없다ㅋㅋ 이제와서 무슨연락을하냐 ㅋㅋ"
라고 말하면서도 번호를 받았다.. 난 진짜 병신이라
다시 연락 안할 걸 알면서도 받았다.
그냥 못내 아쉬웠다.. 난 진짜 병신 찌질이었다
다행히 연락은 하지 않았다.
25.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되고 스마트폰을 사고 나서도
가끔 수지의 프사를 확인하고 그랬다.
연애를 하면서도 말이다. 원래 사람 심리가
그런 거 아닌가? 가지지 못한게 진짜 커보이고
탐스러워 보인다는. 신포도 이론과는 반대인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는 거다.
26.
가끔 혼자 있을 때면 수지가 생각난다. 사실 아무
관계도 아니었지만, 때묻지 않은 풋풋한
사랑을 할 수도 있던 시기였기에 더욱 그리움이
커지는 것 같다. 얼마 전 갑자기 생각이 나서
페이스북에 수지 이름과 번호를 검색해봤다.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고 있는거 같더라.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비오는 날, 그 수료식 날에
내 우산 던져버리고 수지의 우산 품 속으로
뛰쳐들어가 미안해 나도 너 좋아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돌아갈 수 없단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난 영원히 병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