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썰 1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1:14 조회 432회 댓글 0건본문
난 너무 못나서 스무살까지 여자 손 한번 못잡아본 찐따이다..스무살 ㅡ 재수하던 때슬슬 더워지는 6월의 어느날, 재수생의 정신이 비틀어질 즈음 그녀는 내 앞에 나타났다.난 그 전까지 단 한번도 여자에게 번호를 물어보거나 한 적이 없었지만 그녀를 보고는 뭔가에 홀린듯 쫓아가서 번호를 물어봤고, 연락을 하게됐다.
나보다 한살이 많았다. 21살. 대학은 다니지 않았고, 타지에 놀러와 돌아다니던 중 나에게 번호를 따인 그녀. 때문에 우린 만나는 약속을 잡을 생각도 못하고 간간이 안부 정도만 주고받아야했다. 난 핸드폰조차 없었기에 '간간이'라는 말이 정말 어울리는.
내게 첫사랑은... 그렇게 만나지 못해도 너무나 설레이고 가슴 벅찼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시시콜콜하기 그지없음에도 누나의 말은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남았다.내가 공부하기 힘들고 지루하다고 칭얼댈 때,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말해주는 사람이었다. 수화기 건너에서 전해져온 그 말의 감동은 내가 쓰는 글로는 조금도 흉내낼 수 없는 게 아쉽다.
며칠에 한 번 씩 하는 메신저나, 가끔 전화해 목소리 한 번 듣는 게 몇 달 동안 우리 관계의 전부였다. 6월에서 11월까지 시간은 그렇게 지나갔고, 난 보란듯이 수능을 망쳤다. 아무와도 이야기하기 싫었다.
그러다가...엄마가 사준 핸드폰으로 수능 며칠 뒤 누나에게 연락했다. 누나는 내게 화를 낸다.'왜 이렇게 늦게 연락했어?!'왜겠어, 내가 안될 놈이라 그렇지...
수능을 망쳐 누구와도 이야기하기 싫었다고 하자 누나는 괜찮다고 별 거 아니라며 나를 달랬다. 천사와 이야기 하면 그런 느낌이려나...이 사람과 꼭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무렵ㅡ 누나는 골프 캐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전까지는 완전 백조였는데, 슬슬 먹고 살 준비를 했달까. 골프장에서 내어준 숙소에서 지내며 교육을 받는 바쁜 몸이었다.나 역시도 내 진로에대해 고민하던 시기였다. 대학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정말이지...더 공부하기도 싫고 마음이 안잡혀 눈앞이 캄캄했다.
그래도 마냥 놀 수만은 없으니 집 근처 롯데마트 전자기기 쇼케이스 판매사원으로 취업했다. 쇼케이스 판매사원이 나밖에 없어 오픈과 마감을 다 내가 했고 주6일 근로에 출퇴근 시간도 답이 없었다. 휴식시간도 없고 식대지원도 없고 오전9시에 출근해서 마트 마감까지 서있어야하는 조선 근로조건.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초년생을 개처럼 굴린 롯데마트 하청업체.. 사람이 못배우면 어쩔 수 없다.
여담으로 하나 이야기해보자면, 어느날 매일 봐서 좀 친해진 마트 아줌마가 내게 초등학교? 중학교? 수학 문제집을 주더라. 공부하라며. 공부 못해서 대학 못갔다고 말했더니 나를 초졸 혹은 정신지체 급으로 봤나보다. 대학 안나온 사람이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우린 둘 다 바빴다. 누나는 교육받고, 나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는 서로 잠들 때 까지 통화를 하곤 했다. 사귀지도 않으면서.
내가 누나를 좋아한다는 건 누나도 잘 알고있었다. 번호를 따고, 연락하면서 누나를 좋아한다고 자주 말했으니까. 고백을 어떻게 해야할지, 만나는 약속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한번도 해본 적 없어 막막했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걸...
그러던 중 12월 중순 쯤이었나, 여느 날처럼 퇴근하고 누나와 통화하다 누나에게 고백해버렸다.
홧김에 한 말이지만 꼭 하고싶었던 말.'나 누나 정말 좋아해. 매일 보고싶고 목소리만 들어도 행복해. 우리 사귀자.'
그리고 그 계절은 겨울이었다.
나보다 한살이 많았다. 21살. 대학은 다니지 않았고, 타지에 놀러와 돌아다니던 중 나에게 번호를 따인 그녀. 때문에 우린 만나는 약속을 잡을 생각도 못하고 간간이 안부 정도만 주고받아야했다. 난 핸드폰조차 없었기에 '간간이'라는 말이 정말 어울리는.
내게 첫사랑은... 그렇게 만나지 못해도 너무나 설레이고 가슴 벅찼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시시콜콜하기 그지없음에도 누나의 말은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남았다.내가 공부하기 힘들고 지루하다고 칭얼댈 때,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말해주는 사람이었다. 수화기 건너에서 전해져온 그 말의 감동은 내가 쓰는 글로는 조금도 흉내낼 수 없는 게 아쉽다.
며칠에 한 번 씩 하는 메신저나, 가끔 전화해 목소리 한 번 듣는 게 몇 달 동안 우리 관계의 전부였다. 6월에서 11월까지 시간은 그렇게 지나갔고, 난 보란듯이 수능을 망쳤다. 아무와도 이야기하기 싫었다.
그러다가...엄마가 사준 핸드폰으로 수능 며칠 뒤 누나에게 연락했다. 누나는 내게 화를 낸다.'왜 이렇게 늦게 연락했어?!'왜겠어, 내가 안될 놈이라 그렇지...
수능을 망쳐 누구와도 이야기하기 싫었다고 하자 누나는 괜찮다고 별 거 아니라며 나를 달랬다. 천사와 이야기 하면 그런 느낌이려나...이 사람과 꼭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무렵ㅡ 누나는 골프 캐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전까지는 완전 백조였는데, 슬슬 먹고 살 준비를 했달까. 골프장에서 내어준 숙소에서 지내며 교육을 받는 바쁜 몸이었다.나 역시도 내 진로에대해 고민하던 시기였다. 대학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정말이지...더 공부하기도 싫고 마음이 안잡혀 눈앞이 캄캄했다.
그래도 마냥 놀 수만은 없으니 집 근처 롯데마트 전자기기 쇼케이스 판매사원으로 취업했다. 쇼케이스 판매사원이 나밖에 없어 오픈과 마감을 다 내가 했고 주6일 근로에 출퇴근 시간도 답이 없었다. 휴식시간도 없고 식대지원도 없고 오전9시에 출근해서 마트 마감까지 서있어야하는 조선 근로조건.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초년생을 개처럼 굴린 롯데마트 하청업체.. 사람이 못배우면 어쩔 수 없다.
여담으로 하나 이야기해보자면, 어느날 매일 봐서 좀 친해진 마트 아줌마가 내게 초등학교? 중학교? 수학 문제집을 주더라. 공부하라며. 공부 못해서 대학 못갔다고 말했더니 나를 초졸 혹은 정신지체 급으로 봤나보다. 대학 안나온 사람이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우린 둘 다 바빴다. 누나는 교육받고, 나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는 서로 잠들 때 까지 통화를 하곤 했다. 사귀지도 않으면서.
내가 누나를 좋아한다는 건 누나도 잘 알고있었다. 번호를 따고, 연락하면서 누나를 좋아한다고 자주 말했으니까. 고백을 어떻게 해야할지, 만나는 약속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한번도 해본 적 없어 막막했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걸...
그러던 중 12월 중순 쯤이었나, 여느 날처럼 퇴근하고 누나와 통화하다 누나에게 고백해버렸다.
홧김에 한 말이지만 꼭 하고싶었던 말.'나 누나 정말 좋아해. 매일 보고싶고 목소리만 들어도 행복해. 우리 사귀자.'
그리고 그 계절은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