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내인생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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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1:14 조회 616회 댓글 0건본문
어머님과 처음 얼굴을 마주치는데 내인생에서 가장 가식적인 미소를 보여드렸고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휙 돌아서 거실쪽으로 안내해주시더라..흠..
아버님이 쇼파에 앉아계시다 일어나 손으로 쇼파를 가리키며 '앉게' 한마디 해주셨지
당당하고 자신있는 목소리로 90도 인사를 드렸는데 기염을 토했던 개새끼가 바루바닥 긁어대며 뛰어와 짖어대는데 발끝으로 갈비뼈를 걷어차 10초동안 숨도 못쉬게 해주고
싶었지만 가증스러운 나니깐 '아~귀여워~!이제 너랑 나랑 가족이야~ 개드립을 날렸더니 아버님이 에헴!!!한번하시더라..
아버님 첫 말씀이 이거였어.'얘기는 다 들었고 내가 자네를 알 시간이 없으니 오늘은 취조 받는다 생각하고 내가 궁금한게 있으면 다 물어볼테니 솔직하게 대답해주게'
귓방망이 안날라오니 다행이다 생각하고 쇼파에 앉아 얘기를 이어나갔어
뻔한 질문이였기에 전 날 저녁부터 생각했던 큐시트 읽듯이 자연스럽고 또박또박 답변을 드렸어
마지막즈음..그럼 집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질문을 하시는데..
처음으로 어....음....으로 시작해서 고개숙이고 말을 이어나갔어..
제가 이래저래 해서 모아놓은 돈이 없습니다...월세 보증금은 어떻게든 구해서 시작하려고 합니다..마음에 차진 않으시겠지만
조금만 이해해 주십시요..말씀드리고 아버님 얼굴을 봤는데 아..이런새끼한테 내딸을 줘야되나???하는 표정이시더라
'알겠네 불편했을텐데 고생했네 오늘은 그만 돌아가게' 이러시더라..
여기서 우리 집안에 대해 설명을 좀 해야될 듯 하네..
아부지 어무니 형 나 이렇게 4식구 형은 결혼했고 애도1명있다.형도 결혼할때 집에서 해준돈 내가알기론 없는걸로 알고있다
어렸을땐 중산층은 아니여도 송파구 아파트에 살고 아부지 대기업에 다니시고 괜찮았다.
아부지 회사에서 이사자리 준다고 발령받았다가 줄이 끈겨서 꽈락되고 빡쳐서 퇴직하셨고 사업 몇 번 말아먹고 힘들어졌지
가장이 2~3년동안 집에서 놀다보니 집안이 좀 그래졌지..물론 형이나 나나 다 컷을때였으니 죽을만큼은 아니였는데
나름 화목한 가정이라 그냥저냥 행복하게 살았었다.
그리고 우리 아부지가 진짜 똑똑한 사람이거든 이 기준은 다른 건 아니고 공부머리가 있어. 대학도 좋은데 나오시기도 하셨고..
근데 하늘도 공평한게 돈버는 머리가없어...그냥 아부지보면 교수나 연구원 이런거 하면 딱 맞는 성격인거지...
암튼 놀고 계실때 1년 공부하시고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하셔서 1부에서 얘기한대로 동네 부동산 하나 차려드렸어
살고있는 집도 전세라 내가 결혼해도 도와주실 돈은 하나도 없다고 봐야지..사실 바라지도 않았고..
그렇게 1차 미팅을 끝내고 집에와서 어머님아버님 반응은 어떠시냐 물어봤더니
어머님은 첫인상도 그렇구 웃는 모습이 이쁘다고 하셨데ㅋㅋ 가식적인 웃음에 넘어가셨던 거지ㅋㅋ
아버님은 별 말씀없으셨고 3일 후에 다시 들어오라고 하시더라
처음으로 저녁을 내주셨고 결혼준비 잘 하고 상견례날짜 식장 등등 조율 잘 해서 하라고 말씀해주셨지..
상견례 얘기까지만 할게
형 결혼할때 처음으로 상견례 자리에 가서 식사를 했는데 나도 옆에서 소화가 안 될 정도로 불편한 자리더라
형은 결혼 전부터 허락받고 동거했어서 가끔 왕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색한건 어쩔 수 없더라고
상견례를 하면 젤 민감한 부분들을 서로 얘기하고 조율하게 되는데
경험이 있으셔서 그런지 우리 아부지가 먼저 얘기를 하시더라
'죄송합니다만 제가 자식한테 물질적으로 해줄 수 있는게 없습니다.혼수고 뭐고 다 필요없으니 식만 올리고 둘이 알아서 살도록 하시죠
애기가 나오면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돌봐주는건 할수있을 것 같습니다' 이 한마디에 모든게 정리가 됬지모..
그렇게 1월달에 결혼을 했고 애기도 나와서 조리원에 있다.
대충 스토리는 이렇게 됬고 이제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할게
이제 여자가아니라 와이프가 된 사람에 대해
성격이 좋다..좋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무난하고 나하고 잘 맞는다가 맞을 듯하네
결혼준비하고 지금까지 한번도 말다툼해본적 없다.결혼한 게이들은 알겠지만 본인들은 괜찮은데 주위에서 지랄들을하거든
뭐하는 사람이냐 넌 뭘주고 뭘 받았냐..이러면서 결혼까지 파토나는 경우 많이 봣는데 이런게 여자쪽에서 제어가 안되면 좆되는거다
얘가 이런걸 잘해 남신경 별로 안쓰고 어떻게 보면 남자같은 성격도 있고 개념있고 여우짓 안하는...
임신한 상황에서도 사람만나고 술먹고 늦게 들어와도 언제나 웃으면서 맞아준다.
의견이 맞지 않아도 아~!나몰랑~!이런거 없고 이성적으로 대화가 통하는 거지..이러면 싸울일 없는거 아니냐?
나도 이런 성격 때문에 결혼을 결정했던 것 같다.
집은 어떻게 했냐고?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에 살고 있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싸지 않아
장인어른이 해주셨고 넓진 않아도 셋이 살기에 딱 좋은 집이지..살림살이도 모두 상대쪽에서 해주셨고..
돈이 많고 어쩐다해도 나같은놈 받아주시고 이뻐해주시는게 쉬운건 아니잔아?
와이프를 만날땐 전혀 몰랐어 어느정도 사는지 뭐하는 집안인지..사실 관심도 없었고..
서래마을에 사시고 중소기업 대표로 계신다..아주 살만한 정도는 되는거지
내가 자랑하려고 이 글을 쓰는건 아니고 세상이 좆같아지고 김치년들이 판을 치고 있지만 그와중에도 개념있는 여자도 있으며
이런 케이스로 결혼 할 수 도있다라는걸 얘기해주고 싶었어.주위에선 로또 맞았다고 하는데 맞을 수 도있어
평생 오는 3가지 운중에 하나 온거일수도 있지.
상대가 돈이 없고 힘든 상황일 수도 있지만 진짜 맘 맞고 친구처럼 살 수 있으면 결혼도 할 만하다
오늘도 내지갑보고 용돈 다썼네? 하면서 20만원 넣어주더라 나도 옛날처럼 양아치짓 않하고 와이프한테 잘하고 산다.
결혼한지 얼마나 됫다고 뭘 아냐! 이렇게 생각하는 게이들도 있을거야
이혼할수도있고 유전자 검사했더니 내 애가 아닐수도있지?ㅋㅋㅋ
혹시라도 위같은 경우가 생기면 다시 글쓰러 올게~!
암튼 읽어줘서 고맙고 언제나 즐떡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