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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년에게서 탈출한 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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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1:32 조회 60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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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도살장 끌려가는 소처럼 앞장서 가는 그년 뒤를 졸래졸래 따라갔고,  5분 정도 거리에 있던 실내포차에 도착했어.
실내포차에는 그다지 많은 사람은 없었어. 연인으로 보이는 2커플, 남자 세명 이렇게 3개의 테이블 손님만 있었지.
포차 주인장한테 그 년이 " 두명이요 " 하고 말하니까.  갑자기 포차내에 가득차있던 소음들이 적막으로 내려앉더라고.
왠지 모를 따가운 시선을 뒤로한채 자리에 앉자마자 그년이 주문 하기 시작했지.
소주 3병시키고 "가볍게 안주도 몇 개 시키자" 하길래 병신같은 난 고개만 끄덕였어. 그년은 흘리는 듯한 가벼운 미소를 짓더니
" 비오니까 가볍게 오뎅탕, 야끼우동, 탕수육, 치킨 주세요 " 하고 자연스럽게 주문하더라.
알바도 그리 놀랍지는 않은듯 알겠습니다하고 가버렸어.
난 붕괴된 멘탈 붙잡고 소주 한잔씩 먹으면서 탐색하기 시작했어.
일단 기본적인 호구조사 정도의 예의를 보인 다음에, 가장 궁금했던 걸 물어봤지
"우와 너 근데. 사진하고 실물하고 너무 다른데? 뽀샵으로 바뀔 정도는 아닌거 같은데 ㅋㅋ?" 하니까
숱검댕이 일자 눕썹이 하나로 뭉쳐질것 마냥 인상을 찌푸리더니
" 그거 나 아니야. 내 룸메야 " 라고 언짢은 티를 내면서 말 하더라고. 
솔직히 그 때 좀 무서웠는데, 그래도 시발 나도 남잔데 여기서 당하면 내가 병신이다! 라는 맘에
" 그러면 니 친구가 와야지 왜 니가 왔냐? 사기 아니냐?ㅋㅋ" 라고 했어 그러니까 이 씨발년이 몸을 들썩이더니 갑자기 쳐 울기 시작하더라고
우는데.. 너희들이 상상하는 여자의 다소곳한 울음 '흑흑'이 아니였어.
발정난 돼지가 우는 소리처럼 끄아악 끄아악 하면서 우는데 시발.. 당연하게도 그 세 테이블에서 다 쳐다보는거야.
이 시발년이  괴성을 지르면서 하는 말이, " 나도 사랑 받을 수 있는 사람이야 !  " 라는 말 같지도 않은 개소리를 하더라고
이목이 쏠리니까 존나 쪽팔리기도 하고 민폐인거 같기도 해서, 
"미안해, 그런 뜻으로 한게 아니야" 라는 개소리를 하면서 달랬다. 그러자 " 오늘 술이 많이 땡니까. 니가 책임져 " 라는 소릴 하고
깡소주를 유리컵에 부어서 먹더라고. 이 때까지만 해도 난 앞에 일어날 일을 몰랐지.

깡소주 연이어 2번 마시더니, 주문한 안주가 나오자마 혼자서 먹기 시작하더라.
난 차마 입에 넘어가질 않아서 보고 있는데.. 진짜로 10분도 안되서 다 먹어치웠어. 그러더니
" 입 좀 깔끔하게 씻게 골뱅이 무침도 시킬까?" 하길래 "응 너 먹고 싶은거 먹어" 라고 했지.
언제부터 골뱅이무침에 김치전에 모듬튀김이 포함되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러다 보니 '이년은 분명 돈을 안낼거야. 돈 내고 모텔까지 끌려가면 끝장이다' 라는 직감이 들더라.
술을 먹는 척만 하면서, 도망갈 계획을 머리속으로 떠올리기 시작했어.
근데 막상 도망갈려고 하니까 그 당시에는 뻔한 계획밖에 안 떠오르더라고. 그게 먹힐 줄 알고 말했지
"나 배아프네. 화장실 좀" 
그 순간 그년이 처먹던 김치전을 내려놓고 아무런 감정이 없는 듯한 싸이코패쓰같은 미동도 없는 표정으로.
"나도" 라고 딱 두마디 하더라.
시발. 좃됐다. 라는 생각만 머리에 멤돌고, 등 뒤엔 식은 땀까지 흘러내리기 시작했지.
당황했지만 '저 년이 화장실 들어가면 뛰어서 도망가면 되지 '라는 플랜 B를 긴급히 만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그년은 화장실도 안들어가고 내가 들어간 남자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더라.
한두번 당한년이 아니라는.. 이 짓의 고수라는걸 그 때서야 깨달았지.
내 탈출계획은 산산히 부서지고 다시 돌아와 술을 처먹기 시작했어. 안주값만 7만원 정도 됐을려나
깡소주 컵으로 마시던년이 갑자기. " 오빠. 나 너무 어지러워. 술 냄새만 맡아도 토할꺼 같아" 라고 밑밥을 깔기 시작하더라.
목적이 뻔히 보이기 시작하는 이 중저음의 목소리를 듣자, 온몸의 털이 발기된거마냥 빳빳히 써더라. 진짜. 
그리고는 갑자기 내 팔짱을 끼고 나가자고 하더라... 계산하고 나오니까 자연스레 " 쉬다가자. 못걸을꺼 같아" 라는 단계로 넘어가는 그년을 보니 
'내가 이년을 이길 수 없었다'는 패배감에 사로잡혔고, 좀비가 된 것처럼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해서 아무런 생각도 안들더라.
장맛비는 주룩주룩 계속내리는데, 굳이 둘이서 우산을 쓰고 모텔을 향해 걸었지..
한걸음 씩 내딛을 때마다 물에 젖은 땅이 촥촥소리내면서 날 비웃더라.
그런데 모텔 앞에 도착했을 때 !
하늘이 내게 기회를 주더라.


이 씨발년이 갑자기 이선균 목소리 같은 저음을 내면서
" 아 씨발! 내 핸드백! " 하더라고
보니까 가지고 왔던 그 노란색 핸드백을 포차에 놓고 왔더라고
살길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안도감에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최대한 심각하게 표정을 관리하면서 말했지.
"어떻게 해? 빨리 다시 가서 가져와야 되는거 아니야?" 
내 인생 그만큼 진지한 궁서체로 말해본 적은 없었다.
그러자 그년, 처음으로 눈빛이 흔들리더라. 날 두고 가면 자기는 버려질거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거지
고민하는 거 같더니 흔들리는 눈빛으로 "같이 찾으러 가자" 라고 하더라.
난 믿음을 주기위해 사람좋은 척 미소를 띄우면서 " 모텔 앞까지 왔는데 다시 둘이 어떻게 가. 너 들어가있으면 내가 갈께 "  라고 했지
역시나 만만치 않은년. 그건 죽어도 싫다고 하더라고. 굳이 뭐하러 두명이서 가냐고. 비 많이 오잖아. 라는 합리적인척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고
10분 정도 설전을 벌인뒤, 결국 그년하고 합의점을 찾았지. 지가 찾으러 가기로.
근데 이년이 존나 치밀한게 나보고 모텔방을 결제하게 하고, 내 손목시계를 지한테 맡기라고 하더라. 우산도 둘 다 가져간다고 하고.
생각지도 못한 이년의 대처에 난 당황했지. 내 세이코 손목시계가 싼값은 아니었으니까.
근데 여기서 당황하면 게임끝. 이년은 핸드백도 버릴거 같다는 생각에 의연한 척 미소를 띄우면서 
"굳이 그렇게 까지 안해도 되는데. 그래 가져가" 라고 하면서 줬지.
그러자
"꼭 여기 있어. 다른데 가면 찾아서 죽여버릴꺼야"  라고 아직까지 잊지 못할 정도로 살기에 가득찬 말을 하더라.
"빨리 갔다오기나 해, 내가 죽여줄꺼니까 ㅋㅋ" 라고 찌질하게 끝까지 연기를 하면서 뒤돌아가는 그년을 지켜봤다.
주홍빛 가로등 빛 밑으로 지나가는 그년의 시커먼 육체는 불안한듯 한번씩 뒤돌아보더라고.
그년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바로 달렸다. 세차게 몰아치는 장맛비 사이로 도망가기 시작했어.
뺨을 때리는 이 빗물이 엄마의 양수처럼 내게 생명수 같더라. 
병신같이 술값내고 모텔비 내고 우산 뺏기고, 시계까지 뺏겼지만 그 순간 난 온몸이 떨리 듯 기뻤어.
그때 난 마치 암매장 당했다가 겨우 살아나 처음 본 빗물을 맞은 안도감을 느끼며 뛰었어.
쇼생크탈출의 마지막 비맞으며 양팔을 벌리는 기분이 이해가 가더라고.
그리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어플 삭제했어. 
1.5키로 밖에 살던 그년. 만날까 두려워 아직도 맘편히 집밖에 못나간다.
그년의 손에 들려있던 짙은 노란색은. 내 청춘을 아프게 물들인 추억의 색깔이 되어버렸다.


뭐 내가 병신이라고? 면상을 보면 너희도 똑같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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