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당한 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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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1:58 조회 599회 댓글 0건본문
엄마가 그 놈 엄마한테 전화한 사실을 모를 때였다.
학원이 끝나고 남자애들이 축구를 하러 학교 운동장으로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빌붙고 있던 나는 학교 운동장으로 따라갔다.
축구엔 끼지도 못하고 겉돌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그 놈이었다.
전화를 받으니 건너편에서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xx아. 혹시 너 집이야? 운동장이야? 집에 가서 너희 어머님 좀 바꿔줄 수 있어?”
당당하게 깐죽대던 그 놈이 울고 있다니. 무슨 일인가 싶어 집으로 달려갔다.
드디어 일이 났구나. 두렵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오묘한 마음을 갖고 집에 도착했다.
엄마한테 전화를 넘겼다. 5분 정도 전화가 이어졌다.
전화가 끝나고 흐뭇한 표정으로 엄마가 말했다.
“오늘 학원에 전화해서 그 새끼 엄마 전화번호 받아내서 내가 직접 말했다. 원래는 얼굴 마주보고 이야기하려 했는데 그럼 심한 욕이 나올 것 같아서 전화로 말했어.”
엄마 전화를 받은 그 놈 엄마가 그 새끼를 단단히 혼낸 듯싶었다.
이제 끝난 건가. 나도 이제 자유로워진 건가.
왕따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직접적인 괴롭힘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에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이틀 뒤, 학원 계단을 내려가는데 그 놈이 곁으로 다가왔다.
“야 니네 엄마가 우리 엄마한테 전화했더라? 씨발 쪽팔리게 그게 뭐냐? 야 집에 가서 니네 엄마한테 나한테 다시 사과전화 하라고 전해. 알겠어?”
무슨 개떡같은 말인지 적반하장이란 말을 이런 데 쓰는 거구나 싶었다.
집에선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았다.
괴롭힘은 줄곧 이어졌다.
놀이터로 끌고 가진 않아도 교실에서 그에 버금가게 나를 물고 늘어졌다.
도저히 못 참겠다 싶어 엄마한테 학원을 끊고 싶다 말했고 기말고사 전날 학원을 그만뒀다.
2학기엔 또 다른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정말 다행이게도 거기서는 따돌림을 당하지 않았다. 물론 학교에서 따돌림은 계속 이어졌지만.
이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운이 좋게도 나는 같은 중학교 애들이 거의 가지 못한 신설 고등학교로 가게 되었고, 그 곳에서 좋은 교우관계를 유지하며 생활할 수 있었다.
평화로운 시기였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고3 직전 겨울방학에 지역구 인재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같은 지역 학교 성적우수자를 모아놓고 특강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운이 좋게 성적이 맞아 프로그램에 등록한 나는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해당 장소로 갔다.
그곳에 그 놈이 있었다.
키가 조금 커졌을 뿐 전화하는 모습이며 목소리까지 딱 그 새끼였다.
못 본 채 지나갔다. 지나가려 했다는 표현이 맞을까.
운이 좋게도 서로 다른 교실에서 수업을 들었지만 그 놈은 쉬는 시간에 내가 있는 교실에 찾아왔다.
“xx아.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근데 너 왜 나 보고 사려? 아니 왜 사리냐니까? 옆엔 니 친구야? 많이 컸네?”
말문이 턱 막혔다. 말이 목구멍에 걸려 입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어버버 거리는 내 모습을 옆에서 본 친구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다시 한 번 연락을 받았다.
미안하단다. 예전에 뺏어간 돈을 돌려주겠으니 다음 주에 만나잔다. 괜찮다고 했다. 그 이후로 프로그램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 다음 주, 나와 함께 다니는 무리에 주말에 있었던 일이 퍼졌다.
애들이 조심스레 내게 물어봤다. 나는 쓴웃음을 짓고 태연스레 다른 주제로 말머리를 돌렸다.
다행인건 고등학교 친구들은 과거 이야기를 얼핏 전해 듣고도 이전과 변함없이 나를 대해줬다는 사실이다.
나와 그 놈이 직접적으로 엮인 것은 이때가 마지막이다.
중학교를 졸업하고도 4년 동안은 중학교 근처를 가길 무서워했다. 혹시 그 새끼를 다시 마주칠까봐, 내 과거를 모르는 주변 사람들이 부끄러운 옛 일을 알아버릴까 두려웠다.
지금도 가끔은 그 새끼 집 앞 놀이터나 중학교 주변을 산책하며 옛날을 곱씹곤 한다.
울며 지나갔던 길, 가게 구석에 숨어 누가 볼까 떨며 혼자 허겁지겁 먹던 토스트 가게, 가만히 앉아 협박당해야 했던 그네..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 한 편이 저려온다.
고등학교 생활을 살짝 언급해보고자 한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위축됐던 성격을 고치고자 학급 부회장을 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내가 겪은 아픔을 알기에 다른 애들은 같은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랐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몸집이 왜소하고 잘 씻지 않아 주변 애들이 왕따 취급하던 애가 있었다.
그 애를 보니 문득 중학교 시절 내가 생각났다.
먼저 다가갔다. 먼저 말을 걸고 밥도 같이 먹으며 나와 함께 다니는 애들에게 그 애를 소개했다. 그리고 서서히 그 애를 내가 속한 집단 구성원으로 만들었다.
공부도 열심히 했다. 전교권은 아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공부했다.
고3 끝날 무렵, 그 새끼가 서울 소재 k대(고려대 아님)에 진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성은 안 되어 있어도 공부는 잘했었나, 아무튼 이젠 내 알 바가 아니지 생각하며 넘어갔다.
비록 재수를 하긴 했지만 나는 Y대학교에 진학했다.
대학 서열을 매기는 걸 혐오하지만 서열로 따지면 내가 그 애를 이겼다고 생각한다.
그렇게라도 위안을 삼는다. 사실 그렇게밖에 위안을 삼지 못하는 나 자신이 안쓰럽기도 하다.
이전에 그 놈 페이스북 계정을 우연히 보게 된 적이 있다.
볼살이 빠지고 키가 커졌지만 예전 모습이 어느 정도 남아있었다.
프로필 사진 ‘좋아요’ 개수가 5개도 채 되지 않았다.
‘좋아요’ 개수로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이 알량한 생각이지만 ‘좋아요’가 적어도 인간관계의 최소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살펴봐도 고등학교에 가서도, 대학에 가서도 그 녀석은 인간관계에 있어서만큼은 성공하지 못한 듯하다.
저번 글의 댓글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사이다를 원한다는 댓글이 많이 보였다.
이를 사이다로 볼 수 있을까.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원하는 사이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의 결말이 사이다처럼 시원했다면, 글을 쓰는 나 역시도 속 시원히 글을 써나갈 수 있었으리라 감히 짐작한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내가 꼭 전하고 싶은 말은 대부분의 학교폭력은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드라마 같은 결말을 원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 게 현실이기에 더더욱 답답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게 글의 전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직 살 날은 많이 남았고, 나의 미래가 그 놈의 앞길보다는 밝을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더 많은 것을 이루고 나면 나중에라도 인증글을 남겨서 내가 결국 이겼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학원이 끝나고 남자애들이 축구를 하러 학교 운동장으로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빌붙고 있던 나는 학교 운동장으로 따라갔다.
축구엔 끼지도 못하고 겉돌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그 놈이었다.
전화를 받으니 건너편에서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xx아. 혹시 너 집이야? 운동장이야? 집에 가서 너희 어머님 좀 바꿔줄 수 있어?”
당당하게 깐죽대던 그 놈이 울고 있다니. 무슨 일인가 싶어 집으로 달려갔다.
드디어 일이 났구나. 두렵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오묘한 마음을 갖고 집에 도착했다.
엄마한테 전화를 넘겼다. 5분 정도 전화가 이어졌다.
전화가 끝나고 흐뭇한 표정으로 엄마가 말했다.
“오늘 학원에 전화해서 그 새끼 엄마 전화번호 받아내서 내가 직접 말했다. 원래는 얼굴 마주보고 이야기하려 했는데 그럼 심한 욕이 나올 것 같아서 전화로 말했어.”
엄마 전화를 받은 그 놈 엄마가 그 새끼를 단단히 혼낸 듯싶었다.
이제 끝난 건가. 나도 이제 자유로워진 건가.
왕따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직접적인 괴롭힘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에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이틀 뒤, 학원 계단을 내려가는데 그 놈이 곁으로 다가왔다.
“야 니네 엄마가 우리 엄마한테 전화했더라? 씨발 쪽팔리게 그게 뭐냐? 야 집에 가서 니네 엄마한테 나한테 다시 사과전화 하라고 전해. 알겠어?”
무슨 개떡같은 말인지 적반하장이란 말을 이런 데 쓰는 거구나 싶었다.
집에선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았다.
괴롭힘은 줄곧 이어졌다.
놀이터로 끌고 가진 않아도 교실에서 그에 버금가게 나를 물고 늘어졌다.
도저히 못 참겠다 싶어 엄마한테 학원을 끊고 싶다 말했고 기말고사 전날 학원을 그만뒀다.
2학기엔 또 다른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정말 다행이게도 거기서는 따돌림을 당하지 않았다. 물론 학교에서 따돌림은 계속 이어졌지만.
이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운이 좋게도 나는 같은 중학교 애들이 거의 가지 못한 신설 고등학교로 가게 되었고, 그 곳에서 좋은 교우관계를 유지하며 생활할 수 있었다.
평화로운 시기였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고3 직전 겨울방학에 지역구 인재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같은 지역 학교 성적우수자를 모아놓고 특강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운이 좋게 성적이 맞아 프로그램에 등록한 나는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해당 장소로 갔다.
그곳에 그 놈이 있었다.
키가 조금 커졌을 뿐 전화하는 모습이며 목소리까지 딱 그 새끼였다.
못 본 채 지나갔다. 지나가려 했다는 표현이 맞을까.
운이 좋게도 서로 다른 교실에서 수업을 들었지만 그 놈은 쉬는 시간에 내가 있는 교실에 찾아왔다.
“xx아.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근데 너 왜 나 보고 사려? 아니 왜 사리냐니까? 옆엔 니 친구야? 많이 컸네?”
말문이 턱 막혔다. 말이 목구멍에 걸려 입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어버버 거리는 내 모습을 옆에서 본 친구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다시 한 번 연락을 받았다.
미안하단다. 예전에 뺏어간 돈을 돌려주겠으니 다음 주에 만나잔다. 괜찮다고 했다. 그 이후로 프로그램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 다음 주, 나와 함께 다니는 무리에 주말에 있었던 일이 퍼졌다.
애들이 조심스레 내게 물어봤다. 나는 쓴웃음을 짓고 태연스레 다른 주제로 말머리를 돌렸다.
다행인건 고등학교 친구들은 과거 이야기를 얼핏 전해 듣고도 이전과 변함없이 나를 대해줬다는 사실이다.
나와 그 놈이 직접적으로 엮인 것은 이때가 마지막이다.
중학교를 졸업하고도 4년 동안은 중학교 근처를 가길 무서워했다. 혹시 그 새끼를 다시 마주칠까봐, 내 과거를 모르는 주변 사람들이 부끄러운 옛 일을 알아버릴까 두려웠다.
지금도 가끔은 그 새끼 집 앞 놀이터나 중학교 주변을 산책하며 옛날을 곱씹곤 한다.
울며 지나갔던 길, 가게 구석에 숨어 누가 볼까 떨며 혼자 허겁지겁 먹던 토스트 가게, 가만히 앉아 협박당해야 했던 그네..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 한 편이 저려온다.
고등학교 생활을 살짝 언급해보고자 한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위축됐던 성격을 고치고자 학급 부회장을 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내가 겪은 아픔을 알기에 다른 애들은 같은 고통을 겪지 않기를 바랐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몸집이 왜소하고 잘 씻지 않아 주변 애들이 왕따 취급하던 애가 있었다.
그 애를 보니 문득 중학교 시절 내가 생각났다.
먼저 다가갔다. 먼저 말을 걸고 밥도 같이 먹으며 나와 함께 다니는 애들에게 그 애를 소개했다. 그리고 서서히 그 애를 내가 속한 집단 구성원으로 만들었다.
공부도 열심히 했다. 전교권은 아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공부했다.
고3 끝날 무렵, 그 새끼가 서울 소재 k대(고려대 아님)에 진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성은 안 되어 있어도 공부는 잘했었나, 아무튼 이젠 내 알 바가 아니지 생각하며 넘어갔다.
비록 재수를 하긴 했지만 나는 Y대학교에 진학했다.
대학 서열을 매기는 걸 혐오하지만 서열로 따지면 내가 그 애를 이겼다고 생각한다.
그렇게라도 위안을 삼는다. 사실 그렇게밖에 위안을 삼지 못하는 나 자신이 안쓰럽기도 하다.
이전에 그 놈 페이스북 계정을 우연히 보게 된 적이 있다.
볼살이 빠지고 키가 커졌지만 예전 모습이 어느 정도 남아있었다.
프로필 사진 ‘좋아요’ 개수가 5개도 채 되지 않았다.
‘좋아요’ 개수로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이 알량한 생각이지만 ‘좋아요’가 적어도 인간관계의 최소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살펴봐도 고등학교에 가서도, 대학에 가서도 그 녀석은 인간관계에 있어서만큼은 성공하지 못한 듯하다.
저번 글의 댓글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사이다를 원한다는 댓글이 많이 보였다.
이를 사이다로 볼 수 있을까.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원하는 사이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의 결말이 사이다처럼 시원했다면, 글을 쓰는 나 역시도 속 시원히 글을 써나갈 수 있었으리라 감히 짐작한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내가 꼭 전하고 싶은 말은 대부분의 학교폭력은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드라마 같은 결말을 원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 게 현실이기에 더더욱 답답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게 글의 전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직 살 날은 많이 남았고, 나의 미래가 그 놈의 앞길보다는 밝을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더 많은 것을 이루고 나면 나중에라도 인증글을 남겨서 내가 결국 이겼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