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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2:42 조회 50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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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글 제목이 잘못 됐어. '바지 사장 2년' 이게 더 현실적인데 ㅎ

수정도 안 되네. 어쩔 수 없지. 


내가 이 시간까지 잠을 안 자는 이유는 글도 글이지만, 가상화폐 요거 재밌네. 

주식 같은 거 예전에 때려친 지 오래지만, 가상 화폐로 거래를 게임으로 생각

하면서 하니까, 나름 즐겁네.


100만원 넣어 놓고, 잃어도 그만, 따도 그만. 그냥 이거 샀다, 저거 샀다, 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가네. 24시간 거래로 언제나 매매가 가능하니까. 소액으로

하면 그냥 게임하듯이, 가벼운 도박하듯이 즐기면 괜찮네.


그런다고 혹 한 방 노린다고 거액을 몰빵을 하지 마라. 한 방 터져서 인생이 꽃

길이 되는 것보다 한 방 터져서 국화 꽃 받는 인생이 확률적으로도 더 높으니까.


...


아름이 이야기가 길어지는데, 그 애랑 동거를 하긴 했는데, 말이 동거지, 그냥

각자 방에서 잠만 자는 거였지. 밤일이 무서운 게, 낮에는 쓰러지면 알람 없이는

일어날 수가 없어.


자도자도 피곤하고, 그래서 낮에 일하고 밤에 자야겠구나라고 깨달았지.


그래도 아름이가 우리집에 살면서 좋았던 건, 애가 그래도 착하긴 해. 내가 그래

도 가게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은 아름이가  훨씬 많아. 혼자 있으면, 내 빨래도

해놓고, 집안 청소도 해놓고 그러더라.


나릉 우렁각시 같은게 되어버렸나? ㅎ 각시까진 아니고, 내가 도움 준만큼 자신도

무언가로 갚으려고 하긴 하는 애였어. 개념은 있었지. 


아름이는 술을 잘 안 마시는데, 내가 알바 들과 술 마시고 들어오면, 콩나물 국 정

도 끓여놓고 기다리더라. 소꿉 장난 하는 거 같아서 귀여워 보이긴 했지만, 아름이

를 여자로 생각한 건 아니야.


그 이유는 전에도 밝혔지만, 나중에 쓸 계획이고,


그렇게 하루하루 또 지내다 보니까, 일을 마치고 와서 집에 왔는데, 아름이가 뜬금

없이 나에게 묻더라.


"사장님은 안 쉬어요?"


"나?"


"아니... 생각해 보면... 사장님은 안 쉬는 것 같아서요. 쉬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주방 이모나 알바들은 일주일에 하루는 쉬거든. 생각해 보니까, 내가 바지 사장이 확정되고,

근 7개월 간 쉰 날이 없네. 그래서 내 몸이 축이 나고 있었던 거야. 월급 1000만원이었는데,

다 그 이유가 있는 법이지.


"사장님이 다른 한 분 계시다면서요."


"그렇지."


다시 말하지만 내가 바지 사장인 건 아무도 몰랐으니까. 애초에 내가 이 가게에 올 때, 선배가

주방 이모들이나 그 당시 알바들에게 나에게 동업자라고 소개 했으니까.


"그 분은 잠깐 잠깐 보이고 말던데..."


"서로 파트가 달라. 그 양반은 또 다른 데서 일을 보고 있어."


"그래도... 사장님도 좀 쉬셔야죠."


아름이 말이 맞았어. 그 당시에 또 다른 문제 때문에 머리가 복잡했는데, 나도 좀 쉴 시간이 필

요하긴 한 것 같더라. 나중에 선배에게 전화해서 며칠 쉰다고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 쉬는

날 없이 달려왔네.


"날 생각해 주니 고맙네."


"뭘요."


"역시 우리 아름이 밖에 없다."


"........"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어. 내가 나를 걱정해 주는 아름이가 기특해서 머리를 쓰다듬어 줬는데,

아름이가 굉장히 쑥스러워 하더라. 난 그냥 그런가 보다 했지. 그때까지는...


그 뒤로 난 선배에게 전화해서 며칠 쉴 테니까, 가게에 와서 일 좀 하라고 했어. 그런데 선배 말

이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 다른 영업점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던 시기라, 나보고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 휴가는 날라가버리고, 난 계속해서 일을 했어. 그런데 너무 힘이 들더라. 인식을 못 할

때는 하루하루 버텨 나갔는데, 내가 그동안 쉬지 않고 일했다는 사실을 인식하니까, 너무 힘이

드는 거야. 더구나 그 시기에 머리가 복잡한 일도 있었고...


사람이 심신이 지치니까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더라. 그래서 그 쯤에서 알바들과 영업 끝나고 마시

던 술도 당분간 끊기로 했지. 거의 집에 와서 잠만 푹 자던 날이 반복 되었어. 그러지 않고서는

이대로 죽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으니까.


내가 평소와 다르게 집에 오면 잠만 자니까, 아름이가 나름 걱정을 많이 했나 보더라. 거의 밥도

가게에서 주방 이모들이 해주는 걸로 해결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정오가 되면 아름이가 나를

깨우더라.


"사장님... 점심 드시고 다시 주무세요."


"아아...나... 괜찮아..."


"조금이라도 드시고 주무세요."


아름이가 나를 위해서 점심을 준비하기 시작하더라. 반찬은 크게 별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나를 위해서 준비하는 아름이가 기특하더라. 어떻게 보면, 애가 참 진국이긴 했어.


"밥은 그래도 제 때 챙겨 먹어야 힘을 낼 수 있어요."


"그래 고맙다."


그렇게 아름이와 함께 한 지, 한 달이 지났고, 아름이는 나에게 계획이 틀어져서 그러는데,

보름 정도만 더 함께 살자고 하더라. 그래서 뭐, 불편한 것도 없으니까, 알아서 하라고 했어.


그리고 며칠 뒤에 해가 바뀌고, 새해가 밝았지. 1월 1일과 2일은 그냥 영업을 안하기로 결심

했어. 나를 포함해서 모두 쉬는 걸로... 나에게 있어서는 단 이틀이었지만, 오랜만의 휴식날이

었어. 


일단은 부모님 사는 집에 갔다 온지, 너무 오래 되어서 부모님을 뵙고 왔어. 하루 본가에서 잠

을 자고 왔는데, 아름이는 TV를 보며 맥주를 마시고 있더라.


"너... 대낮부터 술이야."


"맥주가 술인가요?"


너무 친해졌는지, 아름이는 이따끔씩 나에게 말대꾸도 하기 시작하더라. 그런다고 뭐라고 할 수

도 없잖아. 그냥 장난이자 농담일 건데...


"집에 잘 다녀왔어요?"


"잘 다녀왔으니까. 여기 있지."


"그러네요."


나름 휴식 이틀 째였지만, 마땅히 할 게 없더라. 다음 날 오후 5시가 되면 또 본격적인 전쟁이 시

작 될 터인데, 뭐하고 시간을 보내야 할까?


아름이가 맥주라고 하지만, 꽤 술을 맛있게 먹고 있기에 나도 술이 급 땡기더라. 몸이 안 좋아서 

술을 참은지 꽤 되었거든. 일찍 술이나 마시고 잠이나 푹 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야. 아름아. 나도 한 캔 줘 봐."


"안 돼요. 제 거 밖에 없어요."


"너... 진짜 인간이 먹는 거 가지고 치사하게 굴면 안 돼."


"사장님이 사다 마시면 되잖아요."


뭐, 아름이 말이 틀리지는 않았지. 사다 마시면 되지. 그래서 술을 사러 나가려고 하니까 아름이가

한 마디 덧붙이더군.


"사장님 제 것도요."


이래서 여자가 무서운 법이야. 


근처 마트에서 맥주랑 소주 몇 병이랑 집어 먹을 안주 좀 사왔지. 집에 와서는 치킨도 하나 시키고.

그렇게 예상지 못하게 아름이와 오랜만에 술을 마시게 되었어. 나름 금주 생활 좀 했다고, 술이 금

방 몸을 적셔 오더라.


"아... 너무 좋은데..."


이래서 알코올을 벗어날 수가 없나 봐. 몸이 나른 해지고, 너무 기분이 좋더라. 아름이랑 텔레비전

보면서, 또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면서 술을 마셨지. 그리고 취기가 올 무렵, 난 내 방에 들어가서 옷

을 대충 벗어 던지고 잠이 들었어.


나름 내일부터의 전쟁을 위해서 꿀 잠을 자기로 생각하고 술을 덜 마셨는데...


얼마나 잤을까? 굉장히 기분이 좋더라. 부드럽고, 따뜻하고, 난 내가 아주 좋고 황홀한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너무 현실감이 느껴지는 거야. 어렵게 눈꺼풀을 올렸는데, 어라? 내 방에

나 혼자가 아니네.


지금 이게 꿈인가? 아닌가? 몇 초간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갔는데, 정신 차려보니까 아름이

더라. 왜 이 애가 내 방에 있는 거지? 그런데 그 정도는 중요한 문제도 아니었어. 아름이는 홀딱 

벗고 내 몸을 애무하고 있더라고. 나도 알몸이었고...


비록 내가 잠을 잘 때, 특히 술 마시고 옷을 막 벗고 자는 타입이긴 하더라도, 굳이 팬티까지 벗고

자지는 않거든. 알몸으로 자면 좀 허전하잖아. 어색하기도 하고... 그런데 왜 내가 알몸인거지?


"야... 야.... 뭐... 뭐야."


내가 정신을 차려서 말을 더듬으니까, 아주 틈을 주지도 않더라. 아름이가 내 몸에 올라타서 바로

입을 맞추더라. 정신없이 내 입술을 빨아 대고, 입술 사이로 혀를 막 집어 넣었지. 이거 어떻게

막을 틈도 없었어.


12살이나 어린 애가 그렇게 달려드니까, 몸이 움직이지도 않더라. 마치 가위에 눌린 것처럼 정신

은 차렸는데, 몸이 내 말을 듣지 않는 거야. 분명 머릿속으로는 이거는 아닌데, 이거는 내 인생 계

획에 전혀 없는 건데....


"흐읍..."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는지, 난 숨을 쉬기조차 힘들었어. 내가 호흡 곤란을 일으키자, 그제야

아름이가 입술을 떼더라. 그리고 그 순간 난 아름이를 밀쳐냈어.


"야... 너 뭐하는 거야?"


"사장님."


내가 아름이를 집으로 들였지만, 이 장면은 맹세코 꿈에 꾼 적도 없었어. 왜냐하면, 외숙모와의 

복잡한 관계도 있고 해서, 나름 인생에 대한 생각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거든. 아무리 생각해도

아름이와 이건 아니었던 거야.


"사장님... 잠깐만요..."


"야...너 빨리 옷 입어."


사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래도 내가 남자라고 진짜 아름이 가슴은 장난 아니더라. 그런데 여자

라는 동물이 굉장히 눈치가 빠른 게, 내가 아름이 가슴을 곁눈질 한 것을 바로 캐치하더라.


"사장님... 제 가슴... 제 가슴 만져보고 싶지 않아요."


아름이가 다가오면서 저렇게 유혹하는데, 진짜 미칠 것 같더라. 물론, 아름이랑 나랑 관계를 맺는

다고 해서 문제될 수 있는 건 없을지 모르겠지만, 무언가 방법이나 절차가 굉장히 잘못 되었다고

생각을 했고, 무엇보다 내가 아름이를 품기에는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거든.


"제발... 그러지 말고... 옷 입자."


일단 나부터라도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팬티랑 옷을 찾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아름이가

나를 또 덮치더라. 이번에는 내 자지를 손으로 잡아버리는데, 어느새 내 자지는 발기가 되어 있었

네? 나도 모르게 말이야.


"사장님도 좋잖아요. 사장님... 나 사장님 여자가 되고 싶어요."


"야... 무슨 소리야."


"나 사장님 좋아하는 거 같아요. 이렇게라도 사장님 옆에 있고 싶어요."


그동안 내가 봐왔던 아름이가 아니더라. 이런 애가 아닌데... 이런 애가 아닌데... 갑자기 왜 그러는

거지. 어떻게 보면 내 잘못일 수도 있어. 사람이 같이 살게 되면, 정이 들게 되잖아. 남녀 사이는 충

분히 그 정을 사랑으로 오해할 수도 있고...


"아... 제발제발...이러면 안 돼..."


"사장님... 제가 싫어요?"


"그... 그게 아닌데...."


"그럼 제가 좋아요?"


"아... 좋아. 그런데... 그건 동생 같아서... 좋은 거고... 아름아... 일단 옷 입자."


그렇게 아름이와 실갱이를 하다가, 결국에는 옷을 입게 되었어. 아름이는 옷을 입더니 눈물

을 흘리더라. 왜 내 앞에서 여자들은 매번 우는 걸까? 내가 다독여 주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아름이가 울면서 말하더라.


"사장님... 죄송해요... 제가... 너무 욕심 부렸죠?"


"아니...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


"제가... 많이 부족하죠."


"아니야... 너 충분히 매력적이야. 그런데...나랑은 아니야."


"제가 부족한... 게 맞네요."


"아니... 아니... 그런 말이 아니잖아."


아름이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이런 경험도 살면서 단 한 번도 없었는데... 12살 어린 애가

이렇게 달려들어 올 것이라고 단 한 번도 상상해 본적도 없는데...


"자... 자... 정리 하자. 너 아름이 매력적인 여자야. 그런데... 난 아름이 너를 좋은 동생으로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아름이 네가 이렇게 나오면... 불편해 질 수 있잖아. 난 그거 원하지

않아."


"사장님.... 죄송해요."


"아니 아니... 죄송하고... 그런 문제 아니야. 너 나이 때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누군가를 좋아

하는 마음 누구나 가질 수 있어. 하지만... 방금의 방식은... 잘못 된 거야..."


"전 사장님께... 도움만 받고... 해줄 것도 없고..."


"야! 너 이 자식... 그런다고 이러면 돼? 고맙습니다라고 말 한 마디 하면 되는 걸...왜 몸으로

... 그러면 안 돼. 알았지?"


"죄송해요. 그렇지만... 저 사장님 좋아하는 거... 진심인데..."


아름이가 예쁘지는 않지만, 성격도 그렇고, 가슴도 그렇고 ㅎ 매력이 있는 여자이기는 분명해.

그래도 내가 아름이를 품을 수는 없었어... 그 당시에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넌 지금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어... 내가 호의를 

베푸니까... 그리고 나이 많은 노땅이 뭐가 좋아."


"제... 진심을... 그렇게 생각하지는 마세요."


"미... 미안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모르겠더라. 일단은 아름이를 달래는 수 밖 에...


"오늘 일은 일단 없던 일로 하자. 그릭 나 좋아 해주는 거 고마워. 그렇지만 난 아름이가 좋은

동생으로 남으면 좋을 것 같은데... 지금은 내  생각이 그래."


"그럼... 저에게도 기회가 있는 거죠? 기다리면..."


"그 대답은 내가 해줄 수 없지만... 우리 서로 불편한 사이는 되지 말자... 그게 내가 원하는 거

야.. 아름아... 응?"


아름이는 그렇게 내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어.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나랑 평소처럼 대화하고,

행동하고, 보통때 처럼 원만하게 지냈어. 물론, 가끔씩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굉장히 부담스럽

긴 했어. 


그렇게 일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 일을 마치고 아름이랑 같이 퇴근을 하는 데, 갑자기 문득 나에

게 이런 질문을 하더라.


"사장님. 좋아하는 여자 있죠?"


갑자기 뜬금없는 아름이의 질문에 말문이 다 막히더라. 


"있죠? 내 눈 바라봐요."


"어...없..."


"거짓말 말아요. 다 아니까. 나 그 여자 누군지 알아요."


아름이가 어떻게 눈치를 챘던 걸까? 그 당시에 마음 속에 들어오는 여자가 있긴 했거든.

그리고 그 여자도 나를 좋아했고, 단지 걸리는 게 너무 많아서, 그 마음을 받아야 하나, 말

아야 하나 고심을 많이 했었어.


그게 내 머리를 복잡하게 하기도 했고, 일단은 그 여자에게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라고 했

었는데... 어떻게 그걸 아름이가 눈치 챘을까? 거짓말을 할 수가 없더라.


"어떻게 알았어?"


"여자는요... 남자보다 눈치가 100배는 더 많아요."


눈치도 눈치 나름이지, 어떻게 아름이가 그 사실을 알았을까?


"사장님. 내가 사장님 좋아하는 거 알죠?"


"......."


"내가 사장님을 얼마나 많이 쳐다 보는 지 아세요. 사장님의 손 끝 행동 하나 하나

다 지켜보고 있었어요."


"야... 무섭다."


"그런데 사장님 눈이 그 여자에게 가던데요. 아닌 척, 모르는 척 하면서도....."


이 정도면 탐정 포와로 수준이더라. 그래서 집에 도착 한 나와 아름이는 맥주 한 캔씩 들고

대화를 더 이어 나갔지. 난 아름이에게 솔직하게 그 여자에 대해서 이야기 했고, 그리고 내

고민과 갈등도 이야기를 했어.


다 듣던 아름이가 한숨을 푹 쉬더니 말했어.


"사장님 저에게 진짜 잔인한 거 아시죠?"


"미안..."


"그래도 저... 못된 여자 아니에요. 사장님 좋아하지만... 사장님이 그 여자 좋아한다니까,

쿨하게... 시원하게 보내줄 수 있어요."


"......."


"사장님... 왜 그렇게 바보 같이 살아요?"


"바보?"


"나보다 12살이나 많으면서... 왜 이런 문제를 고민해요. 세상에 정답이 어딨어요. 그냥 

마음가는대로 행동하면 되는 거지."


"그래도...."


"가서 사귀자고 하세요. 그 여자는 용기가 없어서 사장님에게 그랬을까요?"


12살이나 어렸던 아름이게 고민을 상담했고, 그녀에게 답을 구했지. 사실 나도 알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했을지도... 아름이의 말을 들으니까, 갑자기 확신이 서더라.

그래, 한 번 사는 인생, 왜 이렇게 고민해야 하나. 어차피 가보지 않는 이상, 그게 산인지, 강인지

알 길은 없는데 말이야.


"고맙다."


"사장님... 제가 고맙죠?"


"그래."


"그러면 한 번만 안아주세요."


"안아줘?"


"그래야 제 사랑도...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쉽잖아요."


아름이가 담담하게 말을 하긴 했지만, 그 마음 속은 얼마나 썩어 들어 갔을까? 어린 나이에 이런

저런 경험도 많은 아이였는데... 나 자리에서 일어났고, 뒤 따라 일어난 아름이를 꼬옥 안아줬지.

따뜻하더라. 부드럽더라. 그리고 아름이도 여자더라.


"고마워요."


"고맙긴 뭘...."


그렇게 우리는 한동안 포옹을 했고, 난 아름이의 귓가에 웃으면서 속삭여줬어.


"아름아."


"네?"


"넌 진짜... 가슴이 매력적이야."


아름이를 안았는데, 그녀의 가슴이 장난 아니게 느껴졌어. 그래서 농담을 한 것이었는데,

곧바로 내 품에서 벗어난 아름이가 발로 나를 차더라.


"이씨... 분위기 깨는 데, 재주가 있어요."


그 뒤로 아름이의 조언대로 나는 한 여자를 사귀게 되었고, 아름이는 그쯤에서 우리 집을

나가게 되었어. 처음이었던 순수한? 동거 생활이 끝난거였지. 아름이는 우리 집을 나가서

도 약 한 달 정도 가게일을 더 했어. 


그리고 학교에 복학해야 해서 우리 가게일을 그만두었는데, 그렇다고 나랑 인연이 완전히

끝났던 건 아니야. 학교를 다니면서, 그 동네에서 알바를 하면서도, 이따금씩 우리 가게에

찾아 왔었으니까.


그때는 나를 보고 '사장님'이라고 하지 않았어. 오빠라고 부르더라. 그냥 어린 동생 하나 생

겼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그렇게 지냈던 것 같아.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단풍잎이 떨어질 시기가 되었지.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거의 1년

전이었네. 한 달에 한 두차례 정도 가게에 놀러오던 아름이가 근 두 달만에 가게를 찾았어.

반갑더라. 어, 그런데 많이 예뻐졌네..


"우리 아름이 많이 예뻐졌네?"


"그래요?"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하하..."


"치이... 오빠두..."


아름이가 혼자 놀러왔기 때문에 내가 그녀 앞자리에 앉아서 말 상대를 해줬어. 보통 때도

그러 했으니까. 아름이는 내가 구워주는 고기를 넙죽 넙죽 받아 먹더라.


"오빠... 그 여자랑 사이 괜찮아요?"


"뭐.. 잘 지내지. 그런데 말투가 왜 그러냐. 꼭 안 되길 바라는 것 같네?"


"당연하죠. 둘이 헤어져야... 저한테 기회가 오니까요."


"하하. 그래 너 예뻐져서 매력적이네. 그런데 기회가 오려나?"


"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어. 착한 아이라, 한 번씩 아름이를 보면 나도 즐겁더라. 


"소주 한 잔 줄까?"


"소주 좋지만... 안 될 것 같아요."


"그치? 너 술 먹으면 너무 위험해."


"그게 아니라...."


아름이가 나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는 것 같았어. 그래서 가만히 아름이 입이 열리기를 기다

렸지. 분명 무슨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뜸을 들이네.


"몇 달 전에... 저 남자친구 생겼다고 했잖아요."


"아... 그랬었지. 그래. 남자친구랑 잘 지내? 싸웠어? 그러면 오빠가 가서 혼내줄까?"


"그게... 아니라요. 오빠..."


"응?"


"저... 결혼해요."


뭐지, 이 갑작스런 중대 발표는? 아름이는 고작 22살이었는데... 갑자기 결혼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뭐... 겨... 결혼?.... 너무... 빠르지 않니?"


"오빠... 축하해 주세요.... 저 애 가졌어요."


그렇구나. 그랬구나. 아름이가 애를 가졌구나. 그러니 소주를 마시지 못하는 거였구나. 와..

인생사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지만, 아름이가 이렇게 나를 또 놀라게 하는구나.


"놀랐어요?"


"그럼...너는 안 놀라겠냐?"


"오빠... 축하 안 해줄거예요?"


"아... 미안... 진심으로 축하한다. 생명을 잉태한 것만큼 성스러운 건 없지. 결혼도 진심으

로  축하 하고...."


"고마워요. 오빠."


"우리 아름이 행복해야 하는데... 행복하게 만들어 줄 남자 만난거지?"


"네. 좋은 사람이예요."


황당하기도 했지만, 난 아름이의 결혼과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를 축복했어. 착한 아이였

으니까, 행복하게 잘 살거라는 믿음도 있었지. 아니, 믿음을 떠나서 꼭 그래야 하니까.


"12살이나 많은 나도 아직 결혼을 못했는데..."


"헤헤...그러니까 저를 받아줬어야죠. 그럼 오빠랑 저랑 결혼하는 건데..."


"에잇... 애가 듣겠다."


그렇게 한동안 아름이와 대화를 나눴고, 우리는 즐겁게 웃으며 시간을 보냈어. 그리고 이제는

아름이가 집에 가야할 시간이었어. 산모니까, 잠도 푹 자야 애가 건강하게 성장할 테지.


"오빠..."


"응."


"미안해요."


"뭐가?"


"저...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마지막?"


"저... 이제 이 가게 안 올거예요."


그렇지. 어쩌면, 아름이에게 있어서는 나라는 존재와 우리 가게에서 일했던 경험들은

인생에서 지우지는 못해도 추억으로 가슴 한 구석에 남겨야 할 것들이었어. 아름이는

결국 마지막으로 자신의 추억을 확인하려고 온 거였어. 작별인사는 해야 했으니까.


"그게 미안한 일인가? 다 그렇게 사는 거지... 서운하긴 하지만... 서운하다고 내 맘대로

사는 것도 좋은 인생이 될 수는 없잖아."


"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건강해라. 항상 행복하고... 나중에 건강하고 밝은 아기도 출산하고..."


"오빠도요."


아름이의 눈가에 눈물이 한 가득 고였지만, 그래도 슬퍼 보이지는 않더라. 자신의 행복을

위한 길을 결국에는 갈 테니까. 그렇게 아름이는 가게를 나갔고,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그녀와의 추억음 가슴에 담아둬야 했지.


당연하지만, 그 뒤로 아름이는 볼 수도 없었고, 소식도 듣지 못했어. 휴대폰 번호도 바뀌어

버렸던 것 같으니까...


아름이는 지금쯤 몇 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을 것인데... 이왕이면 모유 수유를 하고 있

었으면 좋겠네. 여러모로 아름이의 가슴은 참 매력적이었으니까.


짧게 쓰려고 했는데, 꽤 긴 이야기가 되어버렸네.

아름이... 그녀는 행복하게 살고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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