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2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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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2:42 조회 463회 댓글 0건본문
지금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글을 쓰는데, 옆에 인기글에 내 글이 11개나 올라왔네.
내가 관종은 관종인가 보다.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네 ㅎ
아름이 이야기를 이어서 할게.
그 날 그렇게 술을 마시고, 아름이 재우고, 난 의자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누가 가게 창문을 톡톡 두들기더라. 힘겹게 눈을 떠 보니까, 밖에서 어느 남자가 서
있는게 보이더라고.
"누...구세요?"
자리에서 일어나 그 남자에게 다가갔는데, 문을 열어보니까, 조금은 어리지만, 뭔가
불량기가 느껴지는 남자더라고. 누구일까 생각하고 있는데...
"아름이 있어요?"
"누구시죠?"
"제가... 남자친구인데... 연락이 안 되서..."
아하, 아름이랑 동거한다는 그 남자친구구나. 시간을 확인해 보니까, 벌써 아침 8시더
라. 의자에서 2시간이나 꾸벅꾸벅 졸았더니, 온 몸이 쑤시더라.
"아... 회식을 했는데... 아름이가 좀 취해서... 저 방 위에 재웠어요."
".........."
내가 아름이가 자고 있는 쪽을 가리키니, 그 남자친구 표정이 굉장히 안 좋아지더라. 그
래도 나이가 한참 많은 나에게는 아무 말 못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와 아름이가 자고 있
는 곳으로 가더라.
"아름아... 아름아... 일어나. 집에 가야지."
남자친구가 아무리 깨워도 아름이는 안 일어났어. 그래서 남자친구가 부축하려고 하는데,
술에 취한 사람 캐어하는게 쉬운게 절대 아니다. 남자친구가 어찌하지 못하길래, 내가 같
이 도와주려고 했지. 그런데, 진짜 차갑게 나에게 말하더라.
"혼자 할 수 있거든요."
아름이를 함께 부축하려다가, 난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지켜만 봤는데, 이게 부축을 하는건
지, 끌고 가는 건지 모를 정도였어. 그래도 꼴에 남자라고 겨우겨우 아름이를 데리고 가게
밖으로 데리고 나갔고, 택시를 잡더라.
그렇게 아름이를 데리고 사라지는 남자친구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로 좌우로 흔들었지.
"아무리 봐도... 아닌데..."
남자는 남자가 잘 알잖아. 첫 인상이 너무 좋더라. 아름이는 참 착한데, 그 남자친구는 불량
끼가 느껴지고, 뭔가 양아치 스러웠거든. 그저 내 추측이 틀리길 바래야 했지. 그런데 진짜
느낌은 좋지 않았어.
그 다음 날, 아니 그 다음날이 아니구나. 오후 5시가 되었고, 다시 가게는 오픈을 해야했지.
아름이가 왔는데, 딱 봐도 표정이 아니더라. 술 때문에 고생도 했겠지만, 남자친구랑 다투기
도 했을 거야. 물어보지 않아도, 표정에서 딱 보였으니까.
그렇게 아름이는 그 날 하루종일 기분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어. 그래도 자기 할 일은 깔끔하
게 하더라. 그것만 보더라도 된 애는 맞지.
그 뒷날부터는 아름이도 평소의 아름이로 돌아왔어. 밝고 명랑하게, 나랑 대화도 많이 하고,
같은 동료 알바들끼리도 큰 문제 없이 지내더라.
그리고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났지. 그만큼 아름이도 오래 일했기 때문에 내가 월급도 더 주고
잘해주려고 신경을 많이 썼어. 몇 번이나 말하지만, 하도 도망가는 알바가 많아서 스트레스
가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이렇게 성실하게 일해주면 챙겨주는 게 당연하지.
늦가을의 어느 날이었어. 밤 공기가 굉장히 차갑게 변했는데, 일교차가 심한 시기지. 이런 시
기에 조심해야 할 것은 역시 감기야. 나야 원래 감기가 잘 안 걸리는 체질이라 별 상관은 없는
데 알바 들 중에서는 컨디션이 안 좋은 애들이 하나 둘씩 생기더라.
그 어느날 아름이가 그랬어. 출근 할 때부터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는데, 옆에서 보는데 내가
봐도 좀 아니더라. 그래도 아픈 티 안 내면서 일을 하더라. 괜찮냐고 몇 번 묻는데, 그래도 괜
찮다고 하더라.
새벽 1시쯤, 어차피 한가하니까, 아름이 보고 집에 들어가서 쉬라고 했어. 그 바쁜 시간 다 보
내고 나니까, 아름이가 고맙다고, 집엑가서 쉰다고 하더라. 그만큼 생각도 깊은 애지.... 또 달
리 보이더라. 애가 참... 괜찮네.
새벽 1시 경에 아름이를 집에 돌려 보내고, 평소처럼 다음날 장사 준비도 하면서 영업을 계속
하고 있었지. 그런데 아름이에게 베푼 나의 호의가 굉장한 사건을 만들어 낼 줄은 나도 몰랐어.
그 날도 무사히 영업을 마치고, 알바들과 한 잔 하려고 하는데, 그 시간에 아름이에게 전화가
오더라. 받아 보니까, 할 말이 있다고 가게에 자신이 갈 테니까, 기다려 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무슨 일일까 싶어서 알바들에게는 5만원 쥐어주고 다른 식당에서 밥 먹고 들어가라고 했지.
그리고 난 가게에서 아름이를 기다렸어. 30분 정도 기다렸나? 아름이가 오더라. 그런데 두 손
가득히 가방을 들고 오네. 그 순간 뭔가 잘못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아... 아름아."
아름이는 굉장히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더라. 당장이라도 울음을 쏟을 것 같은... 왜 내 앞에서
이렇게 여자들이 우는 걸까? 난 여자가 우는 게 제일 무섭던데.
"무슨 일이야?"
"저기... 사장님."
"응. 말해 봐."
"저... 당분간 여기서 지내면 안 될까요?"
남자친구랑 무슨일이 생겼구나 직감 했지. 그러니까 옷가지 같은 거 싸서 집을 나와 버린 것이고.
가게에서 지내는 건 상관이 없는데, 날도 추워 지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집을 나왔 던
것일까?
"무슨 일이야?"
"저기... 나중에 말씀 드리면 안 될까요? 제가 기분이... 머리가 복잡해서요."
어차피 아름이가 집을 나온 건 사실이고, 당장 지낼 곳이 없다고 하니까, 가게에서 지내는 것을
허락할 수 밖에 없었어. 내가 허락을 하자, 방으로 짐을 들고 올라가더라. 그런데 아직까지 이불
과 베개를 준비 안 했는데...
"아름아... 밥 먹었니?"
"괜찬아요. 조금 쉬고 싶어요."
"그럼... 잠시면 기다려."
난 아름이를 가게에 두고 내가 사는 빌라로 향했어. 그리고 집에 있는 이불과 베개를 들고 다시
가게로 갔지. 이 정도면 진짜 엄청난 바지 사장 아니냐? 제목을 '바지사장 2년' 이렇게 지었어야
했나 싶다 ㅎㅎ
가게에 돌아오니, 아름이가 이불도 없이 새우잠을 자고 있더라. 그래서 조심스럽게 이불을 덮어
줬지. 그리고 나는 그 날도 집을 가지 못했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TV나 보면서 시간을 보내야
했지. 문 단속도 제대로 모르는 아름이를 두고 가게를 비울 수는 없으니까.
아름이는 오후 2시가 다 되어야 일어나더라. 표정만 봐도 뭔가 일이 터졌구나 싶을 만큼 어두웠
는데, 더 이상 묻지는 않았어. 자기가 말하고 싶을 때가 있겠지. 말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고...
"사장님... 고마워요... 죄송하기도 하고..."
"됐어... 밥 먹어야지."
"저... 당분 간만 이렇게 지낼게요."
"그래."
난 아름이가 일어나자 라면을 끓여서 함께 먹었는데, 참 씩씩하게 먹더라. 그 모습을 보니까 이
아름이라는 친구도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은데... 생각해 보면, 21살짜리가 타지에서 동거를 하
는 것이 일상적인 일은 아니잖아.
궁금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알 게 될 것이라 생각했어.
그 뒤로 아름이는 이전과 다름없이 일을 열심히 했어. 단지 달라진 거 하나 있다면, 잠을 가게에
서 잤다는 거. 그거 하나 달라졌지.
그렇게 며칠 지났을 때, 하나의 사건이 발생해. 한참 영업 중이었는데, 아름이 남자친구가 가게
에 찾아왔어. 아름이는 그 모습을 보고 경악하고, 그 남자친구는 이야기 좀 하자고 막 조르고...
어찌보면 사랑 싸움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름이가 너무나 싫어하니까, 더구나 가게는 엄청
바쁠 때라 내가 끼어들 수 밖에 없었지.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이야기 합시다."
"아저씨는 빠져요."
"지금 가게 영업 중이에요. 나중에 이야기 해요."
"아이...씨... 아름아..."
손님들 쳐다보고 난리도 아니었지. 그 상황에서 아름이도 무안했던 지, 주방으로 사라져 버리고,
아름이가 사라지니까 더 흥분한 남자친구가 소리 지르고 난리인 거야. 그래서 내 인내력도 바닥
이 나서 녀석의 팔을 잡아 끌어서 가게 밖으로 나갔지.
"야... 새꺄."
".........."
"너 씨발 경찰 부를까? 너 이거 영업 방해인거 알지?"
"아이씨..."
"너 한 번만 이 가게 오면...가만 안 둔다..."
"씨발."
내가 강하게 나가니까, 그 남자친구가 혼자 욕하면서, 그렇게 가게에서 멀어져 가더라. 일단
아름이 남자친구, 아니 이제는 전 남자친구가 되었나. 그 녀석이 사라지고 난 가게 안으로 들
어갔지. 주방으로 들어가니까, 주방 구석에서 아름이가 울고 있더라.
"무슨 일이야... 도대체..."
주방 이모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고. 보통 같으면, 아름이를 그냥 집에 가라고 했을 것인데,
애는 갈 때가 없잖아. 그래서 난감하더라.
"일단... 가만히 놔 둬보세요."
아름이에게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 그렇게 난 다시 홀로 나와서 일을 시작했고, 20분
정도 지나니까, 언제 울었다는 듯이 아름이가 나와서 일을 또 열심히 하더라. 그리고 무사히
그 날도 더 이상의 사건 없이 영업이 종료가 되었지.
"죄송해요. 사장님."
모든 가게 직원들이 퇴근하고, 아름이가 나에게 죄송하다고 그러더라.
"죄송할 게 뭐 있어?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게..."
아름이는 말하기를 여전히 주저하더라. 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으면 해결은 해야 할 것 아냐.
언제까지 이렇게 가게에서 살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아름이를 이번에는 조금 다그쳤지.
"말해 봐. 내가 도움 줄 수 있을 지 어떻게 알아."
"그게요... 사장님... 소주 좀 주시면 안 될까요?"
"술? 그거 너 좀 위험한데..."
"조금은 마셔야 할 것 같아요."
"그래...딱 나랑 1병만 나눠 마시자."
주방에서 후라이 몇 개를 해왔지. 그리고 소주 1병 놓고 아름이랑 한 잔씩 마시기 시작했어.
두어잔 마시니까 몸에 열기도 올라오고, 아름이가 천천히 입을 열더라. 그런데 생각보다 심
각한 이야기를 하네.
아름이는 임자도 출신인데, 아버지가 환갑을 이미 넘었다고 하더라. 40살이 넘어서 아름이
를 갖을 수 있었는데, 안타까운 건, 아름이가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초등학교를
들어가면서 아버지가 재혼을 했는데, 계모가 개쌍년이래.
그런데 그 촌동네 섬에서 어린 아름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계모랑 너무나 사이가
안 좋은데, 나이 많은 아버지는 방관하니까, 아름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대학을 가는 거였지.
섬에서 나와야 했으니까.
그래서 알바하면서 대학을 다녔는데, 대학 등록금이 장난이 아니잖아. 거기에 생활비까지.
그렇다고 장학금 받는 게 쉬운 게 아니고, 결국에는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친구와 동거하면서
집 값, 즉, 월세를 아끼게 되고, 학교는 당분간 휴학을 하기로 했대.
일단 돈 좀 벌어놓고 다시 학교를 다니면서 또 알바를 하기로 계획했지. 우리 가게에 오게 된
이유는 아주 간단한 게, 남자 친구가 자취하는 곳이 근처였고, 두 번째로는 페이가 좋았으니까.
여기까지는 담담하게 아름이가 이야기 하더라. 그런데 소주 두 잔을 연이어 마시더니, 남자친
구와의 일을 이야기 하는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름이는 남자친구가 정말 좋았대. 자신에게는 잘 대해줬으니까, 사랑 받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대. 그런데 내가 일찍 보낸 날 있잖아. 아름이가 몸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일찍
보낸 날...
아름이는 집으로 돌아가면서, 기분이 이상하더래. 여자의 육감이라고 해야 되나. 뭔가 불길한 생
각이 있었는데, 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랑 섹스를 하고 있었대. 나는 그런
경험이 없지만, 얼마나 아름이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화가 날까.
대판 싸웠다고 하더라. 그 여자랑은 머리채 잡고 싸울 정도였고, 남자친구는 어쩔 주 몰라하면서
말리고, 그러다가 그 여자 보내고, 남자친구랑 또 대판 싸우고, 결국에는 짐 싸서 나왔던 것이지.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는데, 내 인생도 답답한데, 아름이 인생도 갑갑하더라. 그래도 내가 나이 좀
먹고 그나마 도움 좀 줄 수 있는 위치잖아. 그동안 일을 열심히 해서 나에게 좋은 인상을 준 것도
있고... 갈 데가 없는 아름이라... 결국에는 손을 내밀어 주기로 했지.
"당장 갈 데가 없는 거잖아."
"네."
"내가 방 하나 얻어 줄까?"
아름이가 깜짝 놀라더라.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나랑 일한 지, 5개월이 조금 안 됐는데, 이런
도움을 주니까. 그런데 내 제안을 아름이가 거절했어.
"저... 괜찮아요. 사실 임자도에서 같이 나온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도 같은 대학 다니거
든요."
"그래서?"
"한 달 정도 지나면... 종강 하니까... 같이 방 얻기로 했어요. 돈은 계속 모아 왔고..."
"그거 잘 됐네. 그래도 앞으로 한 달은 어디서 보내야 하잖아."
"가게에서 지낼게요. 사장님."
"그래도 추울 건데..."
추운것도 그렇지만, 사실 다른 알바나 주방 이모들이 아직까지 아름이가 가게에서 생활
하는 것을 알지 못했어. 그게 알려지면 여러모로 곤란할 수도 있고, 나쁜 관행이 될 수도
있잖아. 그런면에서 보자면 한 달은 너무 긴 거야.
"그러면... 아름아."
"네."
"오해하지 말고 들어. 너 우리 집에서 살아. 방 하나 남는데..."
이 글을 보는 사람들도 오해 하지 말고 들어야 돼. 진짜 아무 생각 없었어. 단순히 선의였어.
더구나 아름이에게 이상한 생각을 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는데, 그건 나중에 글로 밝힐게.
"사장님... 저... 그게..."
아름이도 갈등이 되겠지. 바로 내 제안을 받아들일 수도 없었겠지. 어찌 됐든, 남녀가 함께
집에서 살자는 것이니까. 물론, 일 때문에 집에서는 잠만 자고 나오기 일쑤였지만...
"야. 이상한 생각 마라. 내가 너 잡아먹기라도 하겠냐?"
"그래도... 좀..."
"꼬맹이가... 지도 여자라고... 그냥 따라 와."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아름이가 어쩔 주 몰라하더라. 그래도 이런 가게에서 생활 하는 것
보다 우리 집에서 잠이라도 편하게 자는 게 좋을 것 같았어. 결국에는 내 뜻대로 아름이도 우
리 집에서 지내기로 결심했어. 자신의 짐을 챙기고... 나를 따라 나왔지.
"이 방에서 지내. 좀 더러워도 이해해라. 남자 혼자 사는 게 다 그러잖아."
"네... 고맙습니다."
"아참. 그리고 이거 비밀인 거 알지."
"네. 저야말로 비밀로 해주세요."
그렇게 난 아름이와 예상지도 못한 동거를 시작해. 그리고 당시 내가 33살이었는데, 내 인생
처음으로 여자와 단 둘이 함께 산 경험이기도 하지. 아름이 말로는 한 달이 예상됐는데, 인생
이 뜻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 한 달 받고, 보름 추가해서, 거의 50일 가까이 우리 집에서 아름
이는 살았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없었을까?
그 뒷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하자. 피곤하네. 커피 한 잔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