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대학생 애 글 보니까 나도 옛날 생각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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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3:17 조회 415회 댓글 0건본문
나의 경우에는 아동학과 진학하고 맞벌이 가정에서 베이비시터를 하다 유부랑 눈이 맞은 케이스인데.
네 심정과 심리는 대충 이해가 간다.
뭐, 세세한 건 사람 마다 다 다르겠지만 네 글을 보니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라는 걸 느꼈다.
나만 해도 유부랑 사귈 때 내가 유부를 리드하기 보다 유부한테 리드당하는 쪽이었고 (나의 경우엔 나이 차이도 있어서 더 그랬던 거 같다.)
게다가 경제권이 유부에게 있다 보니 미안해서라도 유부가 요구하는 걸 거부하기 힘들었어.
당시 나는 유부한테 이것 저것 얻어 먹었는데, 유부가 자기가 좋아서 사주는 거니까 신경쓰지 마라고 해도 신경이 안 쓰일 수 있나...
당연히 항상 유부에게 뭔가라도 해줘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고 때문에 유부의 말을 거절하지 못할 뿐더러 더 잘해주려고 노력하게 되더라.
유부 입장에서는 연하의 남자인 내가 자기한테 매달리는 게 좋았다고 하던데, 남편과의 권태기로 인해 오랫동안 받지 못했던 사랑을 나한테 받는다고 생각해서 참 좋았고 자기 안의 '여자'가 아직 죽지 않은 거 같아서 참 기뻤단다.
아무튼 네가 글로는 안써 놨어도 대충 나랑 비슷한 처지 였을 거 같다.
그래서 너한테 말하고자 하는 게 있는데.
덧글에도 몇몇 사람들이 이미 너에게 낙태를 조언했고 너 역시도 이미 낙태를 마음 먹은 거 같지만 거기에 더 덧붙여 조언하자면...
낙태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면 최대한 빨리 하는 게 좋다는 거다는 거야.
나중에 내 썰을 따로 구체적으로 적을 생각이지만... 우리 경우에는 어영부영 하다 낙태하는 걸 실패한 케이스야.
일단 초반에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나도 너처럼 멘탈 붕괴 상태였다.
때문에 네 심정이 어땠을 지는 안 봐도 알 수 있고 낙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
하지만 유부가 이걸 망설여 했는데.
일단 생명을 지운다는 죄책감도 있었고 또 유부가 유산이랑 불임을 경험 했기 때문에 이번에 낙태했다가 영원히 막히지 않을 까 두려웠덴다.
당시 내가 돌봐주던 유부의 딸도 겨우 겨우 낳았던 애였고...
그래서 내 아이인지 남편의 아이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낙태를 결정하기 힘들어 했었어.
운명이 참 얗궂게도 당시 산부인과 가서 받았던 초음파 주수 검사에 따르면 내 아이일 수도 있고 남편의 아이일 수도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알 수 없었고.
임신 초기에 하는 초음파 주수는 비교적 정확해 오차범위가 3~4일 정도는 되거든?
그런데 유부가 남편과 정사를 나눈 날과 나와 정사를 나눈 날이 한 이틀 정도 밖에 차이가 안 난다고 했기 때문에 누구 애인지 주수일로는 알수가 없었던 거야.
뭐, 그런 사정에다가 나 역시도 내가 유부를 리드하는 쪽이 아닌 끌려 다니는 쪽이었기 때문에 유부에게 강하게 말하지 못했었고
게다가 난 애들이 좋아서 아동학과를 진학한 건데 어른들의 이기적인 사정으로 애를 지우자고 말하자니 가슴에 못을 밖는 것 같은 가책을 느꼈기 때문에 두 번 낙태를 권하기 어려웠었어.
그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허송세월 시간을 보내다가 유부랑 나는 일단은 뭐가 되든지 간에 누구 애인지는 알아봐야 겠다는 결론에 도달 했지.
그래서 임신 중 친자확인에 대해 알아 봤는데 이게 또 국내에선 불법이라 출산 후에 검사 하는 것보다 조건이 까다로운 거야.
그래도 혹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 알아보느라 시간을 더 낭비하던 중 유부가 전혀 예상 밖의 상황으로 가족들에게 임신사실을 들켜버렸어.
남편을 포함해 일가 친척들 다 모여 있는 곳에서 입덧을 해버린 거야.
그거 때문에 아주 공개적으로 임신 사실을 알려버리게 된거고...
이런 상황에서 몰래 낙태할 수도 없게 되 버려서 결국 남편이나 가족들에게 나와의 관계를 비밀로 한 채 출산까지 갈 수 밖에 없었어.
기다리는 10달동안 내 가슴도 참 복잡했었다.
누구 아이인지도 몰라 더 그랬었지.
10달 동안 조증걸린 사람마냥 갑자기 기분이 우울해지기도 하고 두렵기도하고 또 그냥 아주 자포자기 심장이 되 무념의 상태가 되기도 하는 등 기분이 오락가락 거렸어.
중간에 악몽을 꾸기도 했었다.
자는데 갑자기 유부의 남편이 문따고 들어와서 내 머리를 오함마로 마구 내리 찍는 꿈이었어.
그 꿈이 너무 리얼해서 꿈에서 깼을 때 몸이 가위 눌린들 말을 듣지 않았고 식은땀 때문에 등쪽이 축축하더라.
아무튼 임신 중 친자검사는 아까도 말했듯 국내에선 불법이었고 억지로 하려고 무리하다가 괜히 일이 더 복잡해 질 거 같아서 유부나 나나 일단 하지 말자고 동의한 상태였어.
그렇게 가슴 졸이며 살다가 유부가 애 낳고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 남편 몰래 친자 검사를 의뢰한 거지.
여기에도 짤막한 일화가 있는데.
나는 당시 유전자 검사가 최소 몇 주는 걸리는 작업인 줄 알았어.
딱히 알아 본 것도 아니었지만 선입관 때문에 그정도 시간이 걸릴 줄 알았고
따라서 검사 결과가 나올 때 까지 마음을 조금씩 추스리자고 생각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딱 하루만에 폰으로 결과가 오더라...
폰을 확인하기 직전까지 이게 친자검사 결과 일거라곤 상상 못했는데 보니까 그 결과더라고...
결과는 뭐... 최악의 결과였고... 내 아이였어...
이게 수 년도 더 된 일인데 그 때의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고.
이 비밀을 유부나 나나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시간이 약이라고 그때처럼 들킬까봐 긴장하거나 초조해 하지 않고 있긴 한데...
그래도 그때의 실수가 어른이 된 지금까지 짐처럼 어깨를 누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금도 가끔씩 유부를 몰래 만나는데.
안 만날 수 없는 게 아무리 비밀로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둘째가 내 아들인데...
유부는 괜찮다고 이제 신경 안써줘도 된다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인간적인 양심때문에 접촉을 끊을 수가 없었고.
가끔씩 만나서 애기 챙겨주라고 현금을 건내주곤 한다.
지금은 나도 취업을 했고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는 여자가 있지만 이런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이상 영원히 이 짐으로 부터 도망갈 수 없겠지.
언젠가 예상도 못한 경로를 통해 비밀이 폭로가 될지도 모를 일이고...
솔직히 그동안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보단 편한 마음으로 있어도 이따금 초조해지고 긴장될 때가 있다.
암튼 쓰다 보니 얘기가 길어졌는데, 아래 대학생 애야 나도 너 만할 때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에 네가 무슨 마음으로 있는지 이해가 된다.
그래서 지금은 마치 하늘이 무너진것 처럼 눈앞이 깜깜하고 인생 끝난 것처럼 으껴질 수 있는데...
그렇다고 현실에 눈 돌리고 결단을 미뤄서는 안된다.
만약 네가 낙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빨리 실행하는 게 좋을거야.
괜히 우리처럼 미적미적 대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렇게 되면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관계가 되 버린다.
흠... 아무튼 나도 잠깐 짬이 나서 글을 쓴건데 더 쓰긴 힘들고...
나중에 제대로 날 한 번 잡아서 내가 겪었던 일들을 썰로 풀어 보도록 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