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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미혼 여팀장 회식 때 울던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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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23:36 조회 42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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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회사일 그만두고
공시 준비하지만


옛날에 회사 다닐 때 부서 회식하면
30대 초반 미혼인 여팀장한테


늘 타 팀장(죄다 남자들) 혹은 짬밥 좀 찬 남자 직원들이
건배사에서 30대 초반 미혼인 여팀장 꼭 장난스럽게 자리에서 일으켜세우며


자 이번 년도 꼭 우리 OO팀장님 결혼을 위하여!! 위하여!!
하면서 이게 사람 위해주는 건지, 아니면 놀리는 건지


참 당사자 입장에서는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분위기는 다들 고기 구우면서 소주 한 잔 들어가고 신나고 업됐는데


이게 참 미혼인 여자 입장에서는 그래도 결혼 갖고 농담 치면
되게 자존심 상하거든..


결국 그날 부서 회식 끝나고
따로 우리 팀끼리만 2차로 작은 회식 가졌는데


주막집에서 간단한 안주와 막걸리 마시다가
팀장이 화장실 들어갔는데


하필 5분이 지나도 안 나오고
이제 사람들 슬슬 파하려고 할 때 팀장이 안 보이니까


일단 부팀장이 먼저 계산하고 밖에서는 나 비롯해서
일반 짬 안 되는 사원들 속으로 팀장 어디 갔나
가게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팀장이 가게 안에서 나오더라.. 속으로 '똥 싸고 나왔구나ㅎㅎ' 생각이 들었는데
눈을 보니까 좀 핏줄이 서고 울은 것 같더라..


딱 보니까, 회식 자리에서 자꾸 결혼 문제 갖고 농담 치고 그런 게
마음에 데미지를 준 것 같음..


솔직히 나도 모쏠인데 누가 나한테 넌 연애 언제 하냐? 이런 질문 진짜 짜증나거든.
자기가 여자 소개 시켜줄 것도 아니면서,


괜히 사람 놀리려고 "20대 때 연애를 해 봐야 돼.. 30대 때 연애하면 그때의 풋풋한 감정을 못 느껴~" 하면서
오지랖 부리는 짜증나는 지인들 있거든..


그래서 나는 그런 감정을 잘 알기에 그 미혼인 팀장한테 시집 이야기 일절 안 꺼냈음.. 서로 연애 이야기 같은 것도 잘 안 하고
그냥 으레차 회사 동료들이 나한테 OO씨는 연애 최근 언제 했냐 이렇게 물어보면


걍 모쏠이라 그러면 좀 그렇고 걍 나는 대학 때 2번 했었다.. 한 번은 군대 들어갈 때 헤어지고
복학해서 알바하면서 사귄 여자는 1년 정도 사귀다 헤어졌다 걍 대충 들러대거든..


근데 솔직히 나는 남자라서 또 멘탈이 좀 강한 편이어서 누가 나한테 스크래치 내는 말을 해도 스트레스도 일절 안 받고 그러는데
아무리 여 팀장이 일도 똑 부러지게 잘하고 똑순이 스타일이어도 여자라서 진짜 그날 기분 겁나 상했나 봄..


참고로 그 여자 팀장이 인물도 괜찮고, 성격도 상냥하고, 그게 위선적이지도 않거든.. 솔직히 심성 본바탕이 지저분한 사람이 겉으로 예의바른 척해야
얼굴에 '사납다' '표독스럽다' 이런 인상이 나오는데 그 여자 팀장은 얼굴도 순하게 생겼고 목소리도 사슴처럼 순하고 괜찮았는데


왜 그런지 나이 서른 셋이 되도록 시집을 못 갔음.. 지금은 한 살 더 먹었으니 서른 넷임..


아무튼 나는 참 회사 나가고 나서 이 여자 팀장이란 따로 연락한 적은 없는데
카톡 프사 바뀌는 건 가끔 확인하거든.. 뭐 일종의 카톡 프사가 그 팀장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해주는 셈이지..


나한테는 내가 회사 들어와서 얼타고 신입일 때 나름 잘 챙겨줘서 고마웠는데
참 옛날에는 카톡 프사가 맨날 자기 셀카 아니면 어디 여행사진 올라오고, 카페에서 찍은 사진 올라오고, 명품빽 자랑하는 사진도 올라오고
되게 카톡 프사 주기적으로 잘 바뀌었는데


요즘에는 카톡 프사가 아예 사라졌더라..


회사 아직 잘 다니는 다른 남자 동료한테 얘기 들으니 회사는 원만하게 잘 다니는 것 같더만..


내가 보기에 자기 또래 친구들은 결혼해서 남편이랑 단란하게 찍은 사진 프사로 올라오고
애기 사진 프사로 올라오고 하는데


자기는 비참한 생각이 들었을 듯..


결국 결혼이라는 것도 술자리 게임 눈치 게임과 같아서
남들이 1! 2! 3! 할 때 될 수 있을 때 빨리 기회가 오면 딱 상대방 물어서 시집/장가를 가야지


계속 미루다 보면 어느새 결국 자기만 남게 되고 자기가 벌칙에 걸리듯
결혼도 계속 미루다 보면 어느새 번식탈락하고 홀로 나게 됨..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는 거임..


그나마 남자들은 돈 많으면, 아빠한테 사랑 못 받고 자란 기지배들은 또 40대 냄새나는 아재들 좋아해서
나이 40대 쳐먹고 20대 중반 90년대생 여자랑 결혼하는 게 그런 경우인데


여자는 이게 나이가 삼십대 중반 정도 되어버리면 마치 봄을 잃은 꽃처럼
그 '아름다운 시기'는 딱 지나가버리고 더 이상 벌들은 날아오지 않음..


아무튼 난 참 회식 때 남의 연애사, 결혼사 이딴 걸로 사람 곤란한 질문이나 해대는
헬조센식 오지랖문화 좀 없어졌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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