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체험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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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4 02:35 조회 489회 댓글 0건본문
결론 : 중소기업 사무직은 가지마라
부제 : 구체적인 나의 업무와 상황
회사마다 분위기, 업무의 분배가 다르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썰은 어느곳이든지 통용되지 않을 수 있다.
'달리라고해 사방이 벽인데, 벽돌을 얹으면서 등을 떠미네'
에픽하이의 밀물 가사 중
내가 입사 한곳은 수원의 한 전기 설비 회사.
사무실에 첫 출근 50이 갓 넘은 남자 부장과
30에 가까운 나이의 여자 3명이서 나를 쳐다봤다.
"잘 부탁 드립니다!"
나는 인사를 하며 미소를 머금었다.
사회성과 친화력에 자신 있던 나는 조만간 다같이 웃으며 지낼 수 있다는 확신에 가득찼다.
부장은 그날 나에게 사무실 여직원들과, 전기 설비를 위한 자재들을 직접 제작 하고 있는 기술노동자들에게 나를 인사시켜 주었다.
배정 받은 자리로 돌아와서 앉았고
서서히 업무를 나에게 주기 시작했다.
성심 성의껏 해냈다.
종종 실수도 했고, 잘 모르는 것은 물어보면서 일을 해 나갔지만 첫 월급을 받을 때 쯤 나는 알게되었다.
내가 할 일은 이것 뿐만이 아니라는 걸
첫 썰에서 나에게 부과되는 일이 80%가 아니라 240%라고 언급했었디.
하지만 여기에 또다른 60%가 채워져 300%를 만들어 버린다.
그것은
- 외근
- 남자구실
- 사내 분위기 맞추기
외근은 서류 전달, 계약서 도장 찍어오기 등 업무에 정말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 외의 업무들이 추가된다.
- 사장의 개인적인 용무 (보통 짐 나르기)
- 현장업무(전기 설비)에 일 손 돕기(노동력 제공)
- 남녀 불평등으로 인해 나에 주어지는 생활업무(청소, 짐 나르기)
나에게 기존 주어졌던 서류처리 말고도 일이 늘었다. 언제 위의 업무들을 나에게 줄지 모른다.
하지만 그 횟수는 잦아졌다.
이것들은 기존의 업무들을 수행하는데 서서히 지장을 주기 시작했고 그러다 역시나 문제가 발생했다.
정리해 놓으라던 계약서 1부를, 상사가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던 것.
밖에서 짐을 나르던 나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서 위치를 물어봤지만 나는 알 수가 없다.
회사 내에 있었다면 나의 행동을 되 짚어가며 바로 찾아봤겠지만 정신없이 끼워 넣기만 한 수많은 서류들 중 하나를 기억해 내는 것은 어려웠다.
벼락치기 공부를 했던 과목의 주관식 답안을 쥐어 짜내는 것과 같았다.
결국 상사가 내 책상을 뒤져보았고, 알고 보니 그 계약서는 4일 째 외근을 하고 있던 내가 정리를 안하고 나갔던 것이었다.
나중에 회사로 돌아온 후 나는 혼났다.
정말 중요한 서류를 제대로 정리 못한다,
실수가 잦던데 언제까지 기다려 줘야하냐,
다음에 또 그러면 더 이상 봐 줄 수 없다 등등
군대로 다시 온 느낌이랄까.
이 들은 내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의 일을 나눠 가져갈 생각은 없다.
그렇게 나는 불꺼진 사무실로 내 짐을 가지러 갔다.
//여기에 이렇게 글을 쓰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네요
형님들 누님들 좋은 피드백 감사합니다.
저와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해서 배척하지 않는 편입니다.
건강한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