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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도 - 1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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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8:13 조회 64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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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도 북쪽 10여리 떨어진 하가만 지점

마치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이 겨울을 재촉하는 세찬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넓디넓은 갈대밭은 세찬 비바람에 마치 깃발이 흔들리듯 좌우로 흔들리는 것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으스스함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당문의 광혼전주인 당력은 예감이 좋지 않았다. 분명히 맏겨진 임무를 기대 이상으로 해내었다.

기분이 좋아야하는데 웬지 무언가 불안하기만 했다.

당력은 자신의 직감을 믿었다. 사람의 육감이란 것은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실제 당력은 그 직감으로 여러 번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다.

앞서 달리던 당력이 손을 들어 신호를 하자 바로 뒤따라오던 수하 10명이 속도를 높여 앞으로 튀어 나갔다.

좌우 측방을 경계하고 후위도 병력이 배치되어 중간에 이동하는 주력부대를 엄호했다.

당력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주시했다. 초생달이 가늘게 남아있었다.


당력은 피부가 따끔따끔 하였다. 주위에서 조여드는 살기로 인함이었다.

당력은 자신들이 완전히 포위되어 있는 것을 알고 더욱 속도를 높이었다.

뒤쪽 당력을 쫒아오고 있는 대원들은 마치 목구멍이 갈라 터질 것 같은 고통을 느끼었다.

어차피 뒤로 처지는 대원들은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일, 모두들 죽기살기로 앞선 당력을 쫒아 천근처럼 무거운 몸을 날리고 있었다.

쉬익-

전면에 갑자기 솟구치는 물체를 보고 당력은 무의식적으로 소매를 떨쳐내었다.

깡-

컴컴한 밤을 가르고 짧은 불꽃이 튀었으나 그 불빛은 컴컴한 밤에 호롱등이 길을 밝히듯 주위의 시선들이 향했다.

이어서,

사사삭....

갈대밭이 바람에 흔들리는 방향과는 달리 인위적으로 갈라지며 들리는 소리가 마치 귀곡성 같이만 들리었다.

"대원, 돌파대형으로...."

당력은 중단 앞에 암기를 마구 날리며 진두에 나서 길을 뚫었다.

대원들은 돌파 대형을 유지하며 좌우 후면을 방어하며 앞으로 뛰었다.

"끼야악...."

갑자기 대형 중간부위 갈대가 좌우로 쓰러지며 그 사이에서 한 인영이 솟구쳐 오르며 2조장 당율의 머리위로 떨어져 내렸다.

컴컴한 밤에도 저승사자의 칼처럼 떨어지는 칼날이 번들번들 빛나는 것이 등골에 절로 떨리게 만들었다.

"이야아...."

당율은 손에 쥔 검을 머리위로 쳐 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벽력같은 고함을 질러대었다.

퍼어억!

허공으로 갑자기 나타난 거한은 자신의 키만한 거치도로 당율의 몸을 검과 함께 베어버리며 나타났다.

챙! 챙! 쉭- 쉭-

그와 동시에 검은색 복면을 한 일단의 무리들이 검을 뻗으며 당문도들을 공경했다.

검들이 부딫치며 번쩍이는 불빛, 허공을 가르는 암기의 귀곡성이 보는 사람의 간담을 졸이게 만들고, 기세 사납게 날던 암기가 우수수 떨어졌다.

길다란 갈대숲 하단에서 허연 검기가 치솟아 올라 솟구쳐 올라 떨어지는 두 대원의 하반신을 향해 벽력처럼 휩쓸어간다.

"크아악..."

두 마디 비명성이 동시에 울리며 공중에 피무지개가 만들어졌다.

당력은 선혈로 물들은 붉은 손을 쳐들며 대선회 동작으로 전면을 치고 나가며 소리쳤다.
"대응하지 말고 전면을 향해 쾌속 돌파하라."

쉬익-

당력은 난마처럼 손끝을 뻗었다. 파괴력 높은 철령전이 뿜어져 나가고 당력은 몸을 핑그르 돌려 뒤쪽에서 다가드는 인영의 가슴에 한 손을 뻗었다. 피가 얼굴에 튀어 눈앞에 흐렸다. 무의식중에 다른 한 손을 뻗어 다가서는 인영의 머리를 감아쥐고는 돌렸다.

혈로!

당력은 힘겹게나마 앞으로 전진을 하고 있으나 얼마가지 못할 것을 알고있었다. 그가 뒤로 밀리면 그 시점이 종말의 시간일 것이다.

"으아아아....."

당력은 괴성을 지르며 손에 힘을 주었다. 깊이 박힌 팔을 빼어내는데 등이 화끈했다. 온몸의 피부가 조여지면서 손에 힘이 들어갔다. 왼발을 축으로 몸을 회전하며 피풍속에서 암기들이 쏟아져 나갔다.

"케에엑...."

뜨거운 피가 얼굴에 튀어 시야가 벌겋기만 했다. 숨을 쉬기 위해 쳐들은 당력의 시야에 위에서 밑으로 도끼날처럼 떨어지는 검이 비쳐졌다.

당력의 얼굴에 인간 본연의 공포의 빛이 감돌며 다리가 절로 후둘거렸다.

"으아악..."

비명소리가 들리고 당력은 고개를 쳐들어 올렸다.

발치 앞으로 툭하고 몸뚱이가 떨어져 나뒹굴었다. 앞이마 부위가 갈라져 허연 뇌수를 흘리고 있었다. 몸뚱아리가 퍼득이며 진저리를 쳤다. 마지막 까지 자신을 호위하던 호위무사장 이었다. 자신의 죽음을 대신한 시신 앞에서도 당력은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당문.
취의청.

장내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세가의 주요요인들은 모두 모여서 암사각 각주가 보고하는 내용을 경청하고 있었다.

"현재... 당력 전주님을 비롯한 종남파로 떠났던 대부분의 인원들은 모두 살해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암사각의 조사 결과 이번 기습에 참가한 문파로서는 종남파를 비롯하여 강호의 살수들이 동원된 것으로 보이며 현재 그 정체를 암중 추격하고 있습니다."
암사각주의 보고는 길게 이어졌다.

"분명 광혼전주가 전서구로 협상이 잘 되었다고 하지 않았나?"

"후... 하지만 전주님과 나머지 대부분의 인원들의 사체에서는 종남파의 독문무공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암사각의 분석결과도 그들이 협상단을 안심시킨뒤 무공을 숨긴 후 습격을 했고 세가 사람들의 저항이 강하자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무공을 펼쳐서 전멸시킨것으로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음 그렇다면 더이상 참을 수 없군. 세가의 모든 무사들을 모으고 전면전을 준비해야 겠소"



천기문이 열리고 천기각 내에 있던 무기와 장비가 지급되었다. 정보를 취급하는 암사각에는 수많은 비둘기가 날아올랐고 요원들이 밤의 어둠을 틈타 사방으로 흝어졌다.

세가의 경계가 강화되었고 정문으로 통하는 관도를 제외한 전 지역은 기관과 절진이 발동되었다.

수뇌들은 연일 모여서 대책회의가 벌어지고 있었고 종남파로 파견된 밀정으로부터 속속 들어온 정보를 분석하고 있었다.

당문과 종남파의 충돌이 확실시 되자 무림맹에서는 중재를 하려고 최선을 다했으나 실패하였고 당문과 종남파는 부족한 무사들을 보충하기 위해서 사천에 위치한 여러 문파들과 여기 저기서 낭인용병들을 끌어들였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사이에는 거치도를 어깨에 맨 조구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신주평!
종남파로 들어서는 길목에 한 무리의 장한들이 어울려서 드잡이질을 하고 있었다.

챙!

비도는 땅을 찌르며 허공으로 튀어 오르며 소리를 질렀다.

다시 튀어 오르는 비도의 손잡이를 잡은 당정의 신형이 뒤로 신속히 물러남과 동시에 뒤이어 두 명이 앞으로 치달으며 암기를 뿌리었다.

그 때, 뒤쪽에서 뒤짐을 지고 있던 금빛장포를 입은 중년장한이 앞으로 나서며 커다란 손을 흔들자 암기들이 장력에 휘말리며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명유장력!"

당가의 인원들의 입이 벌어지며 무거운 침음이 흘렀다.

"명유신군 갈무생!"

당가쪽에서 당무외가 나서며 일갈을 터트리자 갈무생은 일소를 흘리며 시선을 돌리었다.
"네, 네가 어찌 종남파 편을 거드느냐?"

당무외가 난처한 목소리로 물었으나 갈무생은 냉소를 치며 말했다.

"이미 시작된 싸움! 구차하게 떠들지 말고 각자 맡은 일이나 하세."

갈무생이 일보를 내딛었다.

저벅!

겨우 한 걸음이었으나 그 일보에 주위의 공기는 얼어붙었고 다시 일보를 내딛자, 살기가 퍼져 나가며 마주한 당가인원의 몸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다시 갈무생이 한발을 내딛자 당가의 인원들과 낭인들은 절로 한발을 물러섰다. 생사를 건 싸움터에서 기세에 밀리면 이미 가망이 없는 것.

"이, 이이..."

당무외는 입술을 깨물고는 앞으로 짓쳐가며 소매를 뿌리었다.

쉬이익-

갈무생이 코웃음을 치며 마주오는 당무외와 어울렸다.

난타전은 짧았다. 짧은 신음과 함께 당무외가 땅에 털썩 떨어졌다. 코와 귀에서 가느다란 피줄기를 흘리는 것이 심한 내상을 입은 듯 했다.

당종은 당무외마저 일패도지당하자 입술을 깨물며 후퇴의 신호를 하기 위해 손을 들었다.

".......!"

문득, 당가문도를 향해 일보를 내딛던 갈무생이 고개를 쳐들고 오른쪽을 쳐다보았다.

낭인들 사이에 있던 거한이 허공으로 날아오르며 톱을 확대해 놓은 것 같은 거치도를 위에서 아래로 내리그었다.

갈무생의 시선을 따라 혹시나 하고 시선을 돌리었던 당가의 무사들은 내심 한숨을 쉬었다.

종남파의 문인들도 일개 외공을 수련한 낭인 무사임을 알아본 듯 냉소를 쳤다.

허나 집적 맞서고 있던 갈무생만은 예외였다. 날아오는 거한을 향해 몸을 돌리고는 황급히 몸을 날려 거한의 간격에서 벗어났다.

쿵...

앞에 있는 당문문인들과 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신중한 태도였다.

일견에도 갈무생이 긴장을 하는 것이 느끼어졌고 당문문인들과 종남문도들은 어리둥절해서 거한을 주시했다.

"놀랍군 낭인 무사 같은데 절정의 경지에 달하다니... 너는 누구냐?"

갈무생의 입에서 침중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후후후... 나는 학청문의 조구라 한다."

"이놈! 어디 별호도 없는 천한 삼류 무사주제에.."

자신들의 기세를 일순간이나마 삼류무사가 꺽었다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긴 종남파의 한 문인이 노갈을 터트리며 칼을 빼들고는 조구를 향해 쏘아갔다.

"흥" "쿵"

조구의 발이 대지를 힘차게 울리며 조구의 손에 들린 거치도가 좌에서 우로 힘차게 돌아갔다.

"퍼억!"

종남문인은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상체와 하체가 짖이겨지며 떨어져서 튕겨져 나갔다.

털썩!

바닥에 널브러진 문인을 향해 종남문인이 다가갔다. 종이처럼 구겨진 두개로 나뉘어진 신체는 누가 보아도 이미 숨이 끊겨 있었다.

"음..."

갈무생의 입에서 다시 신음이 흐르고 당문의 문도들도 입을 벌리었다.

"크크크 명문이라고 떠들던 구파일방중 하나인 종남파가 겨우 이정도였나?"


탁탁탁-

가공할 속도로 뛰어 내려오던 조구와 갈무생이 난마로 어울렸다.

귀신의 곡소리와 함께 그는 급격히 앞으로 달려나가는데 양 소맷자락에서 바람과 파도 소리가 밀려드는 것 같았다. 그와 함께 갈무생의 금빛 장포자락도 웅웅 소리를 냈다.

탕! 탕! 탕! 챙!챙!

귀를 찌르는 듯한 전율스러운 곡소리와 강경한 기운에 의해 발산되어 나오는 바람. 파도 소리가 한데 어울리고 있었다.

신형이 엇갈리고 주위의 공기가 퍼지는 살기로 인해 얼어붙었다. 조구와 갈무생의 신형이 쾌속하게 흔들리고 군중들은 누가 누구인지 구별을 하지 못할 정도로 어울려 돌아갔다.

펑!

굉음과 함께 갈무생이 비틀거리면서 물러섰다.

"우욱!"

갈무생의 허리가 구부러지면서 검은 피를 토해냈다. 상체 곳곳에 흩날리는 도기에 찢어진듯 그 부위의 옷이 헤어져 살이 보였고 그 살은 이미 갈라져 피가 흘러내렸다. 조구와 부딪힌 손과 발은 말을 들지 않을 정도로 타격을 입어 통제 불능이었다.

"좋아, 좋아... 오랜만에 몸을 푸니 상쾌하기만 하군. 하하..이제 끝을 봐야지?"

조구의 신형이 마치 쭈욱 늘어나는 것같이 보이더니 뒤로 물러서고 있는 갈무생의 머리를 향해 도를 휘둘렀다.

그리고 그 뒤쪽에 있던 종남문인들은 날아가는 갈무생의 목과 몸에서 나오는 피를 고스란히 뒤집어썼다.

머리통없이 비틀거리던 갈무생의 몸이 이윽고 쓰러지더니 퍼득퍼득 경련을 일으켰다.

"으으으..."

"이, 잔인한 이미 대항할 수 없는 사람을...."

비명조차 없는 죽음. 강북에 무명을 떨치던 명유신군 갈무생의 최후는 너무나 허망했다
.
조구의 뒤쪽에 있던 당문문도들 조차도 눈살을 살짝 찌프렸다.


"돌.. 돌격..."

일순간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빠르게 정신을 차린 당정은 당문문도들과 남아있던 낭인 무사들에게 명령했다.


이미 자신들의 최고 카드중 하나였던 명유신군의 죽음앞에서 종남 문인들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두려움을 느끼었다.

당문문도들과 낭인무사들의 돌격을 뒤로하며 조구가 종남문인들의 머리위로 떠올랐다. 죽음의 사신처럼...

피의 서막!

[혈마거도 조구] 3일 후 붙은 그의 중원에서의 공식 첫 별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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