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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욕과 욕망사이 -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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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8:11 조회 63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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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부부관계를 해왔던 과거에도 느낄 수 없었던 황홀함이었다. 여자의 성욕은 곡선을 긋고 올라가다간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희열에 젖은 내 표정을 내려다보는 정민이 둔부를 당기며 다시 페니스를 보지 깊숙이 밀어 넣었다. 뼈마디가 아스러지는 엑스터시를 느끼고 바들바들 떨었다.

“하 윽! 어떡해........! 너무 해........”
“헉.......! 성욕을 느끼는 당신 모습이....... 더 아름다워.”

정말 오래간만에 완벽한 오르가즘에 도달한 몸속에서 울컥거리는 진액이 쏟아져 나왔다. 기절할 것 같은 희열에 젖어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나 정민은 오랜 시간 나를 소유하고 싶은 모양이다. 지칠 줄 모르고 보지 속을 헤집고 젖가슴을 주무른다. 입속으로 빨아 당긴 젖꼭지의 돌기를 입술로 자근가리며 깨물었다. 허벅지를 조이며 다시 엑스터시를 느끼려는데 정민이 내 몸을 으스러지도록 부둥켜안으며 경직되었다.

“허 억! 그게 옥죄이는 것 같아. 헉!”
“미, 미치겠어.......하 으!”

절정에 도달한 정민의 페니스에서 뜨거운 용액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보지 깊숙이 흘러 들어갔다. 보지 질 벽을 마찰하는 뜨거움에 또 다른 오르가즘을 느꼈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숨을 고르는데 유리창가로 이름 모를 들새 한 마리가 날아와 날갯짓을 한다. 이제 정민과 나 사이에는 아무런 장벽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단지 서로의 욕망을 사랑하는 원초적인 인간 일 뿐이다.

자궁 입구까지 틀어박힌 페니스가 다시 불끈 거리고 발기하는 것 같았다. 별안간 흐느적거리던 페니스가 밀려나갔다가 보지 깊숙이 돌진 하였다. 뼈끝까지 잇닿는 충격에 입을 벌렸다가 다물면서 올려다보았다. 정말 나를 사랑한다는 느낌을 주는 정민의 눈빛에는 장난스러움도 가득하다. 쌍꺼풀이 짙어진 눈을 흘기며 습기어린 목소리를 흘렸다.

“너무 해! 정말....... 못 됐어.”
“좋아서 미치겠어!”
“피 잇!”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고개를 돌려 외면하였다. 정민이 어린신부를 다루듯이 내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며 내려다보고는 입술을 포갰다. 그리고 다시 발기한 페니스로 보지 속을 헤집기 시작했다. 나는 적극적으로 정민에게 매달리며 욕정의 불길에 휩싸였다. 정민은 다시 들판을 달리는 기사처럼 몰아치고 나는 발정을 일으킨 암사슴처럼 반사적으로 튀어 올랐다.

연달아 정민의 손길에 엑스터시의 희열의 정상을 오르내렸다. 다시 오르가즘의 정액을 자궁 속으로 뿜어낸 후에 정민은 내 몸을 풀어 주었다. 정민과의 정사는 생전 처음으로 느껴본 희열이었다. 하지만 왠지 고속버스에서 만났던 한지우가 뇌리에 떠올랐다. 짧은 순간이지만 고속버스 화장실에서의 정사는 강하면서도 거칠고 격렬한 경험이었다.

긴 시간동안 정사를 끝내고 나서도 정민은 옆에 누워 있었다. 마치 내 모습을 각인시키기라도 할 것처럼 뚫어지게 바라보며 젖가슴을 보듬어 안고 있었다. 창가에 앉았던 들새가 푸드덕 날갯짓을 하며 어디론가 날아가는 소리에 이어서 정적이 흘렀다. 그의 손길에 젖꼭지의 돌기가 일어설 때마다 흠칫하였다. 우리 사이에 무슨 말도 필요 없으련만 정적을 깨고 정민이 입을 열었다.

“서울 가면 만나고 싶어요.”
“........!?”
“같이 살면 안 돼나? 행복하게 해 줄 자신 있는데.......”
“........”

대답은 하지 않았으나 존칭을 생략한 정민의 말이 싫지는 않았다. 다만 돌발적인 욕망으로 이루어진 상황이라서 미래를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이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하면서도 과연 나이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떠올린다. 대답 없이 천장만 올려다보고 있는 나를 유심히 바라보던 정민이 부스스 일어났다. 주섬주섬 벗어 던진 옷을 걸쳐 입더니 발가벗은 내 몸을 침대시트로 덮어주었다. 그리고 어깨를 토닥인다.

“좀 자고 나와요.”
“........!?”

정민이 방에서 사라지고 넋을 잃고 누워 있었다. 마치 폭풍의 회오리가 지나간 정막 속과 같았다. 문득 영희가 찾을 것 같은 예감에 후다닥 일어났다. 현기증이 일어나고 오래간만의 긴 시간동안 정사 탓에 다리가 휘청거리는 것 같았다. 샤워를 하고 급히 프런트로 내려갔다. 영희는 보이지 않고 여직원이 집계한 영수증 철을 건네주었다.

점심 교대시간이 지났고 미안한 마음에 여직원에게 먼저 식사를 하라고 하였다. 혼자 카운터에 앉아 집계된 영수증 목록을 컴퓨터에 입력시키고 있었다. 펜션 밖으로 나갔던 정민이 카운터 안으로 들어왔다. 시선이 마주치자 정민이 한결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슬그머니 다가와 허리를 껴안았다. 프론트에 드나드는 사람들 눈치도 보여서 깜짝 놀라며 눈을 흘겼다.

“하지 마! 미워 죽겠어.”
“하하.......! 사랑하는 것이 어때서?! 죄 짓는 것도 아닌데.......”

정민은 마치 공식적인 연인처럼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정사를 치른 후 나는 도리어 불안해졌다. 예전 같으면 정민이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펴 스킨십을 하기에 걱정하지 않았고 은근히 즐겼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 사이를 눈치 챌 것이 두려웠다. 어쩌면 나에 대한 정민의 관심을 놓치고 싶지 않은지도 모른다.

정민은 짓궂은 표정으로 윙크를 하고는 메모지와 볼펜을 찾아 들고 카운터에서 나갔다. 프런트 정문을 나서면서 정민은 장난스럽게 손가락을 들어 경례를 해보였다. 카운터 여직원이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고 나도 식사를 할 생각으로 식당으로 가려다가 멈추어 섰다. 요즘 이상하게 느끼는 것이 있었다.

경리과 민과장이 이따금 내용이 불명확한 영수증을 주면서 다른 영수증과 함께 집계해서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깊이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영희에게 일단 알리는 것이 옮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아직도 모습이 보이지 않는 영희가 궁금하여 여직원에게 물었다.

“혹시 사모님 어디 간지 알아?”
“아까 한옥 VIP 7호실 손님 만나러 가시는 것 같은데요.”
“7호실.......!?”

영희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돌아오지 않았기에 펜션을 나섰다. 몇 번인가 영희에게 물어 보려던 것이라 직접 찾아 나섰다. 펜션의 본 건물 좌측으로 향하는 작은 자갈길을 걸어갔다. 객실이 이어진 한옥 건물로 들어섰다. 본 건물과는 다르게 목조로 이어진 건물 내부는 모서리마다 작은 복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낮이라 그런지 복도 양쪽의 객실은 조용하기만 했다. 7호실 앞으로 다가서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흠칫하여 귀를 기울였다. 분명히 여직원은 영희가 7호실 손님을 만나러 갔다고 했다. 그런데 7호실에서는 남녀 간의 정사를 하는 거친 숨소리였다. 불현 듯 영희가 손님과 성관계를 하고 있다고 떠오르는 생각을 떨쳐 버리려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지만 호기심을 떨쳐 버릴 수 없어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틀림없이 남녀의 절정에 달아오른 신음소리였다.

“아 항! 자, 자기야.......”
“헉! 미치겠어.”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오금이 저렸다. 기웃거리다가 빠끔히 벌어진 장지문을 밀어 보았다. 의외로 문사이가 쉽게 벌어지고 방안이 들여다보였다. 벌거벗은 두 남녀가 등을 지고 엉켜 있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볼륨감 넘치는 여자의 둔부사이로 발기된 페니스의 자취가 감추어졌다가 나타나곤 하였다. 그때마다 누워있는 남자위에 올라앉은 여자의 나신이 치솟았다가 추락하면서 허리를 비틀었다.

문득 맞은편 거울로 여자의 상기된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누워서 여자의 젖가슴을 움켜쥔 남자는 경리과 민과장이라는 것에 더욱 놀랐다. 쾌감에 젖은 여자의 시선과 마주쳤다. 쾌감과 놀람에 이지러져 바라보는 눈빛은 영희가 분명하였다. 나도 모르게 숨을 들이키는데 누군가 등 뒤에서 나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헉......!”
“놀라지 말아요! 남녀 간의 문제인데.......”

눈동자를 크게 뜨고 돌아보니 언제 다가왔는지 정민이 고개를 저으며 서 있었다. 정민이 가만히 내 손을 잡고 걸음을 옮겼다. 한옥 입구 쪽에 휴게실에 와서 정민이 음료수 캔을 건네주었다. 뜻밖의 장면에 놀란 나는 갈증을 느껴 음료수를 단번에 들이키고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렇다고 정민에게 어떻게 된 사실인가를 물어 볼 수도 없었다. 다만 의아스러워하는 심정을 알아챘는지 정민이 입을 열었다.

“진실이던 욕망이던.......그냥 그 여자의 심정을 이해해주고 싶습니다. 인간의 마음을 잣대로 잰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잖아요!?”
“.........!?”

정민은 아버지의 아내이자, 어머니인 영희의 불륜을 의외로 관대하게 이해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정민이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영희의 불륜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 해도 정민이 영희의 불륜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묵인 한다는 것이 의아스러웠다. 그렇다면 혹시 영희와 정민 간에도 묘한 관계가 아닐지 의심스러웠다. 정민이 불쑥 일어나 나의 어깨를 잡아 일으켰다. 그리고 한마디 흘렸다.

“그러나 진희씨에 대한 내 마음은 달라.”
“........!?”

정민의 자잘한 눈빛을 바라보며 믿음직한 남자라고 느꼈다. 그를 바라보는 속눈썹이 떨리고 안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한 것처럼 정민이 나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입술을 포개왔다. 나는 어느새 그의 모든 것을 받아 드리는 여자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정민을 깊이 알수록 그를 잊어버릴 것 같은 불안감을 느낀다. 어깨를 토닥거린 정민이 장난스럽게 번쩍 안았다가 놓으며 문밖으로 사라졌다.

영희에게 물어보려던 민과장에 대한 의문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민과장과 비밀스러운 관계가 된 영희는 민과장이 사적으로 사용하는 공금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저녁에 야근 근무 조와 교대하고 별채에서 영희와 과일을 먹으면서 마주 앉았다. 쑥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영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진희야! 미안해.......!”
“.......언제부터니?”

영희가 대답하려다가 이층에서 정민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멈칫하였다. 층계를 내려오던 정민이 영희와 나 사이를 번갈아 보더니 주방으로 들어가 냉수 병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영희의 등 뒤에서 장난스런 표정으로 나를 향해 윙크를 하였다. 영희의 눈치를 살피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혹시나 정민의 짓궂은 표정으로 나와의 관계를 영희가 알아챌 것이 두려웠다. 어찌 보면 영희의 불륜을 거론할 입장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배우자가 있고 없고의 차이이지만, 인간의 감정과 욕망은 각자의 마음에 달렸다.

정민과 첫 번 정사를 갖은 후 내 시선은 은근히 정민의 그림자를 뒤쫓았고 정민도 틈만 나면 일을 돕는다는 핑계로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정민은 이틀이 멀다하고 나를 소유하려고 했다. 정민과의 정사는 주로 체크 아웃되어 비어있는 객실을 이용했다. 나이가 어린 정민은 나를 도리어 어린 여인처럼 다루었다. 나도 정민의 관심을 더 끌고 싶어 어린 여자로 보이고 싶었다. 과감하게 짧은 미니스커트와 핫팬티를 입고 그의 눈치를 살피기도 했다.

오랜 시간을 남자를 멀리 했던 내 몸은 점점 정민의 손길에 익숙해져 갔다. 정민의 나에 대한 집념도 점차 사람들의 눈길에 들어나기 시작했다. 정민과의 사이를 눈치 챈 영희가 마음 아프도록 깊은 관계로 가지는 말라는 귓속말을 했다. 영희의 말을 듣고 보니 거칠고 격렬하게 내 몸을 유린했던 한지우의 강렬하고도 우수에 깃든 눈빛이 또 다시 떠올랐다.

그런데 정말 우연의 일치일는지 예기치 않게 한지우가 내 앞에 나타났다. 영희의 불륜을 알게 되고 이틀이 지난 오후였다. 씨름선수처럼 건장한 체구의 젊은 남자가 카운터로 다가왔다. 미리 예약된 손님으로 명단 체크를 해보니 최광식이라는 이름이었다.

최광식 손님 일행이 뒤로 다가섰다. 무심코 바라보다가 최광식의 일행과 시선이 마주치고 긴장이 되었다. 최광식 손님의 일행이 바로 한지우였다. 예전에 느꼈던 한지우의 우수가 어린 강한 눈빛을 느끼고 얼어붙은 것처럼 서서 바라보았다. 한지우가 깊은 미소를 띠우며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

“여기서 근무하시나 봐요! 반갑습니다.”
“예.......!?”

얼떨결에 대답을 하고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마법에 걸린 듯이 그의 거친 손길에 유린당하면서도 매달린 기억이 떠올랐다. 숨겨진 세포들이 거칠고 강한 페니스의 돌진을 받고 광란했던 순간이 되살아났다. 넋을 잃고 바라보는 동안 여직원이 최광식에게 304호실 객실 열쇠를 건네주었다.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이 강렬한 한지우의 눈빛에 마비되는 것 같았다. 돌아서 가는 한지우를 향해 말하는 최광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 아는 사이야?”
“음.......!”
“안고 싶을 만큼 예쁜데....... 혹시 나한테 소개시켜줄 수 없어?”
“그런 여자 아냐!”

고개를 돌린 최광식이 느끼한 눈빛으로 내 몸을 훑어보았다. 잠시 멍한 상태로 서 있다가 카운터 안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갑자기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머릿속에는 한지우의 모습으로 가득했다. 우연의 만남이었지만 마치 오랜 시간을 기다렸던 것처럼 가슴이 울렁거렸다.

공연히 카운터를 나와 프런트를 서성이다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리고 한지우의 객실이 있는 3층 복도에 내려서고 있는 나 자신을 느끼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아 카운터 안을 맴돌았다. 전화 벨 소리만 들어도 흠칫 놀랬다. 한 시간가량 지났을 때 여직원이 나에게 전화를 건네주며 말했다.

“마스터님 성함을 묻기에 대답해줬어요.”
“누군데.......!?”
“304호실 손님인데요. 마스터님, 바꿔 달라는데요.”
“304호........!?”

한지우의 객실 번호였다. 죄지은 사람처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전화기를 받아 들었으나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떨렸다. 상대편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생각대로 한지우였다. 내 이름을 확인하는 한지우의 목소리가 연거푸 들렸으나 도저히 답변을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슬며시 전화기를 내려놓고 돌아섰다. 몇 분이 지나서 전화벨이 다시 울리고 여직원이 받더니 양미간을 찌푸린다. 그리고 눈치를 살피며 다시 내게 전화기를 건네주었다. 목소리를 가다듬었으나 떨리고 있었다.

“네.......! 전화....... 바꿨습니다.”
“강 진희씨........?”
“네, 그렇습니다만.......”
“저........ 한지우입니다. 지금 만나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바빠서요.......! 전화로 말씀 주실래요?”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화로 말하기는 그렇고 ........지금 커피숍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

선 듯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어 망설였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나오는 손님들 중에 한지우의 친구 최광식의 모습이 보였다. 바쁜 일이 있는지 최광식은 카운터를 힐끔 쳐다보고는 부리나케 프런트 정문을 향해 걸어 나가서 사라졌다.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한지우가 기다리겠다며 재차 강조하고 전화를 끊었다. 우수가 깃든 눈동자와 강렬한 한지우의 눈빛이 떠올랐다.

다시는 한지우에게 이끌리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하지만 거울 앞에 서서 블라우스와 짧은 스커트를 걸친 몸매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다부지게 마음을 가다듬지만, 발걸음은 커피숍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쩌면 다시는 가벼운 여자가 아니라는 자존심을 보이고 싶은지도 모른다. 커피숍으로 들어서면서 흔들리는 마음과 자존심 사이를 저울질한다.

커피숍으로 들어서는 발걸음이 휘청거리는 것만 같았다. 한지우의 모습을 찾아 커피숍 안을 훑어보았다. 창가에 앉았던 한지우가 손을 들어 보이며 반가운 표정을 한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한지우와 마주 앉으며 고개를 까닥여 보였다. 여종업원이 음료수 잔을 들고 와서 탁자위에 놓으며 나에게 깍듯이 인사를 했다. 여종업원이 사라지고 예전과 달리 한지우는 소년처럼 수줍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알아보지도 않고 음료수를 미리 시켰습니다. 괜찮으신지요?”
“예........!”

돌발적으로 한지우의 가슴에 안겨 격렬한 정사를 벌였지만, 맞선을 보는 것처럼 쑥스러웠다. 시선이 마주치면 서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시선을 피했다. 공연히 음료수 잔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빙빙 덜렸다. 한지우의 시선이 내 몸을 훑어보는 것 같아 앞가슴을 여미었다. 그의 강렬한 시선을 피해 유리창 밖을 내다보는데 그가 마른 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

“안 오시면 어쩌나 고민스러웠습니다. 이렇게 못 만났으면.......! 어떻게든 찾고 싶었습니다.”
“........!?”
“저를 이상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정말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는 어떻게........?”

“서울에 갔다가 휴가기간이 남아서 운동하는 친구를 따라 왔습니다. 원래 여기서 일하고 계셨습니까?”
“아뇨! 저는 디자이너를 하고 있고, 여긴 친구의 펜션 일을 도와주러.......”
“그럼, 서울이 집이신가요?”
“예.......!”
“저는 오래 있지 못 할 겁니다. 연락처를 주셨으면.......”
“........!?”

한진우의 명함을 갖고 있었다. 선 듯 연락처를 줄 용기가 나지 않아 머뭇거리다가 내가 연락을 한다고 하였다. 그는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연한 만남이었고 서로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광란의 정사를 벌였지만, 나를 향한 그의 진정성이 들어나 보였다. 대화를 통해 그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레지던트 수업을 받으면서 대학원 과정을 연수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지우의 나이는 나보다 다섯 살이 어린 나이였다.

한지우와 대화를 할수록 깊은 매력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대화를 할수록 친근감이 느껴지고 스스럼이 없어졌다. 한지우는 조심스럽게 자신이 고아로 자라서 자수성가를 했다는 사실을 말하였다. 그때서야 그의 눈동자가 우수에 젖어 있다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나보다 어린 나이지만 어쩌면 한지우와 같은 남자라면 불확실한 미래를 의지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대화중에 카운터에서 영희가 찾는다는 연락이 왔다.

아직도 할 말이 많다는 표정을 짓는 한지우와 헤어져 카운터로 돌아 왔다. 별다른 일도 아니고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는 영희의 말에 한지우와 깊은 대화를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다른 날 같으면 저녁식사 후에 야간근무 직원에게 맡기고 별채로 향했을 텐데 프런트를 배회하였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한지우와 친구 모습이 나타났다. 나를 발견한 한지우가 머뭇거리다가 친구의 눈치를 살피면서 의미 있는 웃음을 흘렸다. 술이라도 마시려는지 그들은 펜션 정문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들이 사라지고 나서야 별채를 향해 갔다.

밤이 깊도록 잠을 청하려 했으나 도리어 정신이 맑아지고 한지우의 모습이 떠올랐다.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간신히 잠들었는데 한지우의 가슴에 안겨 절벽에서 추락하는 악몽에 시달렸다. 다음날 오전에 은근히 한지우가 연락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어떻게 되었는지 식사시간이 지나도 한지우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펜션을 찾아온 손님들이 카운터에 몰려와 여직원과 상담을 하고 있었다. 평상시 같으면 여직원을 도와주련만 한지우에 대한 생각에 몰두해 있었다. 손님들 중에 체격이 건장한 두 남자 손님의 시선이 번갈아 나를 주시하였다. 그 중에 스포츠머리를 한 남자가 내게로 다가와 웃음을 흘리며 말을 건네다.

“아름다우십니다!”
“예, 고맙습니다.”

습관적으로 눈웃음을 지어 보이며 친절한 대답을 했다. 객실 예약을 끝내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두 남자 손님의 시선이 나의 몸매 아래위를 훑어보는 것 같았다. 언제나 남자들의 여자들에게 관심을 갖는 시선이라고 여기고 무관심 하였다. 몇 번인가 한지우의 객실로 전화를 해보려고 전화기를 들었다가 놓았다. 어제저녁에 술을 마시러 나간 것은 확실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였다.

이제는 프런트도 조용해지고 그의 모습을 기다린 지 한 시간 이상 흐르고 있었다. 그렇다고 여직원에게 물어 볼 수도 없는 일이었다. 직접 객실로 가보려고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뒤에서 기다리는 손님에게 떠밀리듯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항상 남자들에게 지성 있고 도도한 여자로 보였었다.

혹시 한지우가 나를 쉽게 마음을 여는 여자로 보지는 않으려는지 걱정이 되었다. 혼란 상태에 빠지다보니 엘리베이터는 최상층에 도착하여 손님들이 모두 내리고 나 혼자 남아 있었다.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가 다시 밑으로 내려갔다. 기어코 나는 3층 복도에 내려서 있었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긴장이 되었다.

발자국 소리를 죽여 복도 모서리를 돌아 걸어갔다. 한지우의 객실 앞에 멈춰 서서 심호흡을 하며 망설였다. 304호실 문을 조심스럽게 노크를 했다. 반응이 없어서 다시 노크를 하고 기다리는데 객실 문이 비끗 열렸다. 그런데 객실 문이 열리고 나타난 것은 한지우가 아니었다. 카운터에서 나를 유심히 살피던 스포츠머리의 젊은 남자였다. 그것도 팬티만 걸친 남자의 우람한 체격에 놀랐다. 당황하여 말을 더듬었다.

“죄, 죄송합니다만....... 여기 한지우씨 안 계신가요?”
“한 지우......!? 아닌데요.”
“한지우씨가 체크 인한 객실인데, 어째서........!?”

다시 호실 번호를 확인해보니 분명히 304호실이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었다. 한지우는 어떻게 되었으며 어떻게 다른 손님이 한지우의 객실에 있으며 그는 어떻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람한 상체를 들어낸 남자의 시선이 나의 몸매를 훑어보았다. 돌연히 남자의 시선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변했다. 그리고 갑자기 남자의 손길이 내 어깨를 잡아 객실로 끌어 들였다.

“일단 들어와서 얘기하세요. 예쁜 마스터님이시네.”
“그게 아니고 여기 있던 한지우님은.......”

두려움을 느낄 사이도 없이 객실 안으로 끌려 들어오고 객실 문이 닫혔다. 객실 안에는 또 한명의 장발머리 남자가 타월을 목에 두르고 있었다. 장발머리 남자도 상체를 벗고 팬티 차림이었다. 두 남자가 서로 묘한 눈빛을 교환하였다. 가끔 손님 요청으로 객실을 바꿀 경우도 있는데 여직원에게 아무런 보고도 받지 않았다. 무엇인가 잘못 된 것이라 생각하고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때 스포츠머리가 나를 다시 잡아끌었다.

“일부러 찾아 왔으면서, 뭘 그래요!”
“아, 아닙니다. 전 여기 마스터입니다.”
“하하........! 다 그런 거지 뭘. 필요한 돈은 지불할게.”
“저........저, 그런 여자 아닙니다.”
“왜 그래!? 먼저 꼬리치고........”

남자는 막무가내로 나를 껴안았다. 가끔 여직원이나 손님을 가장한 여자들이 손님들을 상대로 매춘을 한다는 소리는 들었었다. 남자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소리를 지르려고 하니 남자의 우악스런 손아귀에 입이 틀어 막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남자에게 번쩍 안겨 침대위에 눕혀지고 거칠게 블라우스가 벗겨졌다. 장발머리 남자는 침대 옆에서 구경하듯이 쳐다보고만 있었다. 있는 힘을 다해 반항하다가 입을 틀어막은 남자의 손을 물어뜯었다.

“헉.......! 제 발로 찾아와서 지랄이야!”
“음........!”

남자의 거센 손길이 나의 뺨을 후려쳤다. 충격에 정신이 아득하고 어지러움을 느꼈다. 동시에 바라보고 있던 남자마저 나에게 달려들었다. 장발머리는 내입을 타월로 틀어막고 두 손을 꼼짝 못하게 움켜쥐었다. 스포츠머리 남자의 손길에 블라우스와 스커트가 거칠게 벗겨졌다. 두 남자의 손길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느라 기진맥진하였다. 정신은 혼미하고 버틸 힘도 없어질 뿐만 아니라 온 몸에 땀방울이 솟았다.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타월로 틀어 막힌 입을 벌릴 수도 없었다. 브래지어와 팬티마저 벗겨낸 스포츠머리 남자가 나의 허벅지를 벌리고 무릎을 꿇었다. 벌거벗겨진 나의 알몸을 내려다보는 두남자의 눈빛은 먹잇감을 바라보는 짐승처럼 변해 있었다. 마지막 안간힘을 다해 버둥거리며 간절하게 애원하였다.

“제발, 저를 놓아 주세요!”
“돈은 원하는 데로 줄게. 너도 즐기고.......세상 다 그런 거 아냐!?”

나의 목소리는 목구멍 속에 잠기고 남자의 음흉한 목소리만 들렸다. 두 손을 움켜쥔 남자가 들어난 젖가슴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젖꼭지를 거칠게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스포츠 머리남자마저 다른 젖꼭지를 강하게 빨아 당겼다. 현기증을 느끼며 의지와는 다르게 말초 신경이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온 몸이 구름위로 떠오르는 환각이었다.

본능적인 성감에 몸속에서는 맑은 샘물이 솟아 나와 보지입구를 촉촉이 적셨다. 젖꼭지를 유린하는 스포츠머리 남자가 음모를 쓰다듬으면서 클리토리스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 돌돌 말았다. 나도 모르게 둔부를 들어 올렸다. 흘러나오려는 신음을 삼키는데 보지 입구의 여린 살갗이 뜨거워지는 촉감에 자지러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보지 속으로 치밀고 들어오는 뜨거움에 놀라 내려다보았다. 강제로 허벅지를 벌리고 있던 스포츠머리가 하복부를 파고들어 있었다. 보지 속으로 밀고 들어온 남자의 혀끝이 숨겨진 살갗을 마찰하며 들락날락하였다. 한지우의 거친 애무보다도 더한 충격적인 희열에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하 으! 아, 안 돼......”
“흠........이 여자 섹스도 강하네.”

스포츠머리의 음흉스런 목소리에 이어 하복부를 파고드는 충격에 입을 벌리고 바르르 떨었다. 우악스런 페니스가 보지 속에 틀어 박혀 있었다. 정말 처절하게 내 몸은 두 남자에게 유린당하고 있었다. 두 젖꼭지가 따로 두 남자의 입속에 빨아 당겨져 돌기를 일으키고 보지 속에 틀어박힌 페니스는 치골까지 잇닿아 돌진을 계속했다.

강제로 유린당하는 것만 아니었다면 모든 걸 버리고 매달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의 알몸은 페니스가 치받을 때마다 힘없이 흔들렸다. 적어도 자존심은 지키고 싶어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젖가슴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유린하던 장발머리가 입술을 덮쳤다. 부르르 떨면서 나도 모르게 남자의 입술을 받아 드리며 갈증을 해소했다.

“하 윽! 난 몰라.”
“........!?”

격렬한 쾌감에 말소리는 목구멍에서 잠기고 신음만 터져 나왔다. 희열에 젖은 나의 표정을 읽은 장발머리가 ‘이제 괜찮아’ 라고 중얼거리며 내 손을 풀어 주었다. 자유스러워진 내 팔이 장발머리의 목덜미를 붙잡고 매달려 허겁지겁 입술을 빨았다. 두 남자의 먹잇감이 되어 잇는 나의 몸속에서는 용광로 같은 욕정의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격렬한 쾌감에 젖어 오르가즘을 느낀 진액이 흘러나와 자궁 속을 적셨다. 헐떡거리는 숨을 토해내는 스포츠머리가 중얼거렸다.

“헉! 이 여, 여자 대단하네. 그것이 옥죄이는 것 같아........”
“하 앙! 흐 아.......!”

불같이 달아오르는 페니스를 느끼며 허벅지를 조였다. 순간 보지 속을 치밀고 들어온 페니스에서 용액이 분수처럼 뿜어냈다. 젖가슴을 쥐고 경직되었던 스포츠머리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것으로 그친 것이 아니었다. 나의 알몸을 가볍게 뒤집어 놓고 둔부 사이로 페니스를 돌진 시켰다. 순식간에 엎드린 자세가 되어 뼈끝까지 닿는 촉감을 참지 못해 침대 쿠션을 붙들고 머리를 묻었다. 그리고 잇달아 이어오는 충격에 바들바들 떨었다.

“하 윽! 주, 죽겠어........”
“정말 보지가 일품이네.”

쌍꺼풀이 짙어진 눈동자로 뒤를 돌아보았다. 스포츠머리는 등위에서 젖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리고 둔부 사이로 들어와 보지 속에 틀어박힌 것은 장발 머리의 페니스였다. 스포츠머리보다 더 굵고 강한 페니스를 보지 속에 박아 넣은 장발머리가 충혈 된 눈빛으로 헐떡거리고 있었다. 외마디를 지르며 허우적거렸다.

“제, 제발 그만. 안 돼........!”
“허 억! 이 여자 정말 대단하네. 미안하기도 하고.......”

장발머리의 페니스가 다시 보지 속을 헤집기 시작하였다. 정말 기절 할 것만 같았다. 인간으로서는 잔인하고도 최상의 극렬한 쾌감의 회오리에 젖었다. 몸속에 숨겨진 세포들의 돌기들을 모두 일으켜 세우며 마찰시켰다. 강렬한 희열을 견디나 못해 침대 머리 쪽으로 설설 기어갔다. 그러다가 힘이 풀려 침대에 푹 고꾸라졌다.

나의 알몸은 두남자의 성적 희생물이 되어 흔들거렸다. 그래도 그칠 줄 모르는 엑스터시를 느낀 몸속에서는 한없이 진액을 쏟아냈다. 기어코 오르가즘을 느낀 정액을 보지 속에 쏟아 넣은 후에 장발머리가 나를 풀어 주었다. 그리고 장발머리가 내 옆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나의 알몸에 침대시트를 덮어주며 중얼거렸다.

“정말 죄송합니다. 어떤 대가도 달게 받겠습니다.”
“........!?”
“뭘 그래! 제 발로 찾아 온 건데.......”

너무나 치욕적인 상황이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입을 닫고 있었다. 그들의 말을 듣고 저주스러워 몸을 일으켜 앉았다. 시트로 몸을 가리고 웅크리고 앉아 그들을 노려보았다. 그래도 장발 머리는 순박해 보이고 순간적인 욕정을 참지 못하고 저지른 잘못을 사과하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만든 스포츠머리는 능글거리는 표정으로 당연하다는 말을 뱉어냈다. 스포츠머리의 남자가 저주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칼이라도 옆에 있으면 죽여 버리고 싶었다. 표독스럽게 스포츠머리를 바라보다가 벌떡 일어나 뺨을 후려쳤다.

“더러운 자식!”
“.......!?”
“어떤 처벌도 받겠습니다. 그러나 용서 해 주십시오.”

흥분한 나는 스포츠머리 남자의 뺨을 연거푸 후려쳤다. 얼떨결에 뺨을 얻어맞은 스포츠머리는 눈살을 찌푸렸으나 장발머리 남자는 잔뜩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어떻게 그들을 응징 할지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들에게 유린당하면서도 성욕의 불길에 휩싸인 나 자신도 원망스러웠다. 다만 치욕적인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바닥에 던져진 팬티와 브래지어를 걸치고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추슬러 입었다.

그들의 시선을 느끼며 무작정 객실 문을 박차고 나왔다. 잔인하게 짓이겨지며 희열을 느낀 탓인지 다리가 휘청거리고 하복부에 통증을 느꼈다. 우선 한지우의 행방과 객실문제를 알고 싶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카운터로 들어갔다. 어떻게 대음 할지 좀처럼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계획적으로 나를 함정에 빠트린 것만 같았다. 손님과 대화를 끝낸 여직원을 불렀다.

“미스 리! 304호실 어떻게 된 거지?”
“네.......!?”
“304호실 손님 말이야?”
“아! 먼저 손님이 일찍 체크아웃 하셨어요. 그리고 메모지를 마스터님에게 전해주라고 했는데 깜빡 잊었어요.”
“뭐라고.......!?”

악을 쓰듯이 묻는 말에 당황한 여직원이 메모지를 나에게 전달해줬다. 메모지 내용은 급한 일이 생겨서 연락도 못하고 올라가니 꼭 연락을 달라는 것이었다. 메모지를 읽고 나니 맥이 풀리고 허무해졌다. 여직원이 일찍만 메모지를 전달해 줬어도 치욕스런 일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원망스럽게 여직원을 바라보지만 그렇다고 당장 어떤 조치도 할 수 없었다. 다만 어떤 방법이던 여직원을 퇴사시키리라고 다짐한다. 그러나 304호실의 남자들을 조치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강제로 끌려간 것도 아니니 한지우 때문이라고 변명을 해야 하고 경찰에 알린다는 것도 후환이 두려웠다.

이런 사실을 영희나 정민이 알게 되면 결국 상처를 받는 것은 나 자신뿐이었다. 어찌 보면 어차피 처녀의 몸도 아니고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본 것이라고 넘겨버리고 싶다. 더 이상 카운터에 있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펜션을 나와 별채로 향해 갔다. 마침 마주친 정민이 나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염려하는 표정을 지며 물었다.

“어디 아파요!?”
“조금....... 몸살 기운이 있는 것 같아서........”

정민의 시선을 피하면서 별채로 들어갔다. 욕실로 들어가 벌거벗고 샤워기 밑에 섰다. 그리고 두 남자가 흘려낸 욕정의 배설물을 씻어버리고 싶어 비누칠을 하고 빡빡 문질렀다. 집안에 있으려니 저주와 원망 그리고 치욕감을 견딜 수가 없었다. 별채를 나와 숲이 우거진 뒤편 야산 골짜기로 올라갔다. 어둠이 내려와 밤이 이슥할 때까지 스스로에 대한 삶을 되짚어 보는 생각에 잠겼다.

더운 계절인데도 다음날부터 몸이 으스스하고 정말 몸살이 온 것 같았다. 304호실의 두 남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객실이 비어 있었다. 하루 종일 번민과 욕망사이를 오가며 혼란 속에 헤맸다. 무엇인가 정립을 하려고 해도 안정을 찾을 수 없는 가운데 이틀이 지났다. 몸이 불편한 가운데 생리가 시작되었다.

정민이 나를 소유하고 싶어 하지만 씁쓸한 미소를 지며 생리기간임을 알렸다. 이제 휴강이 끝나가는 정민도 서울로 돌아 갈 것이다. 새로운 활력소를 찾으려고 영희를 찾았지만 나도 새로운 생활을 위해 서울로 떠나야 한다. 내 몸을 원하는 정민을 바라보면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한지우의 모습을 떠올린다.

나의 미래와 그들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고민스럽다. 비록 내일 또 다른 어려움의 상처가 있더라도 선택해야하는 현실이다. 정민이던 한지우를 선택하든 운명과 욕망의 갈림길을 선택해야한다. 그렇지만, 아픈 추억을 남길 미래라면 또 다른 길을 선택 할 것이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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