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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소원있어요.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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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13:41 조회 70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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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를 했다.



부끄러웠다.

주책이였다.

내가 내 제자와의 섹스를 상상하면서 자위를 하다니.



하늘이 알까 두렵고, 돌아가신 조상님이 알까 두려웠다.



두려움도 잠시

이내 밀려오는 공허함.



다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침내에 누웠을땐

열심히 한 자위로 인해 곧 피곤함을 느껴 잠들수 있었다.



내일은 내가 먼저 승호한테 연락해야지...



-



다음날 수업이 모두 끝나고, 끝나자마자,

승호에게 연락했다.



어디야. 얘기좀하자.



문자를 보냈다.

무슨 얘기를 할지는 이미 다 머릿속에 있었다.

사실 종이에 몇번 썼다 지웠다 하면서 어떤 뉘앙스로 어떤 톤으로 얘기할지 연습까지 다 해놨었다.



저 지금 한강 근처에요. 동네까지 갈려면 시간 좀 걸려요.

늦었는데 거기서 뭐해.

오늘 시험 끝나서 친구들이랑 놀아도 된다고 엄마한테 허락 받았어요.

그래 그럼 내일 연락할께.



아니에요. 지금 출발하면 열두시 안에는 도착할 수 있어요.

그래.



밖에서 만나고 싶었지만 행여 누가 우리 얘기를 들을까,

어쩔수 없이 집으로 불렀다.



띵동.



문을 열어 줄땐 승호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앉아."



식탁에 앉히고 분주하게 음료를 준비하는척 왔다갔다 거렸다.



"자."



승호는 그날과 다르게 고개를 푹 숙히고 탁자 위의 컵만 내려다 보았다.



"승호야..."

"선생님 무슨 말씀 하실줄 알아요.

그날은 제가 죄송했어요.

선생님은 그냥 문제 학생에게 친절히 잘 대해주셨던것 뿐인데 저는,

저는 그냥 맨날 둘만 같이 수업하고 하니까, 너무 친해져서 혼자

혼자 선생님이랑 제가 다른 애들보다 더 특별하다고 착각했던것 같아요.

선생님은 그냥 똑같은 선생님인데.

저도 많이 헷갈려서 혹시나 싶은 마음에 실수 했어요. 죄송해요.

앞으로는 그런일 없을꺼고, 이것 때문에 학원을 그만두거나 하지도 않을꺼에요.

그런데 죄송해서 더 이상 따로 보충은 못할것 같아요."



순간 멍해졌다.

승호는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너무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분명 승호도 고민하고 연습한 말이였을 것이다.

중간에 한번도 쉬지 않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 알수 있다.



마음이 아팠다.



승호를 도발하고 자극시킨건 분명 나인데,

먼저 용기를 낸 사람도 승호고, 책임을 지려고 하는 사람도 승호이다.



내가 시작한 아슬아슬한 관계에 승호가 총대를 매고 정리하려는 것 같았다.



나는 어른으로 선생님으로써

철없고 부끄럽고 뻔뻔하고 한심하고 자격이 없음을 느낀다.



그 순간에도 나는 승호에게

미안하다 괜찮다 따뜻한 말 한마디나 진심한번 내비치지 못하고

태연하게 아무렇지 않은듯 자존심을 챙긴다.



"그래. 너도 생각 많이 했네.

충분히 그럴수 있어. 선생님이 좀 예뻐야지.

너무 신경쓰지말구 선생님은 괜찮으니까 필요하면 언제든지 보충 해달라고 해."



내 스스로에겐 부끄러울지 몰라도,

모두에겐 저게 최선이였으리라.



(잠시 여담이지만, 글을 읽으시는 분들 이라면 이상황에서 어떻게 하셨을것 같으세요?)



승호가 돌아가고.



이렇게 끝인가.

이렇게 끝인가보다.



준비한 상황과 결과 인데도 불구하고,



이제 진짜 승호와 끝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지고 코끝이 찡해졌다.



다시 한번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래 잘된거야.

이렇게라도 거리를 두지 않으면, 더 깊어지면, 진짜 안돼.



-



그 후 학원에서 승호를 볼때마다 심장이 콕콕 아파왔다.



승호는 그런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어느때보다 더 친구들이랑 웃고 장난치며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어색하고 불편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



그러던 어느날, 내가 쉬는 어느 평일 이였다.

보통 동네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는데,

학부모님과 학생과 마주치는것을 고의적으로 피하기 위하여.

그날은 대청소를 하고 저녁 늦게 마트를 나가고 있었다.



차를 몰고 나와 커브를 돌아 시내로 진입 하는데,

난 똑똑히 보았다.



까만 긴 생머리에 입술이 빨갛고 호리호리한 예쁜 여고생이,

승호 옆에 팔짱을 끼고 딱 달라붙어 지나가는 모습을.



순간적으로 미친듯이 심장이 뛰고 손이 벌벌 떨리고 알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











왜냐하면 승호가 환하게 웃고 있기 때문이였다.



나는 왜 속상할까.

승호와의 관계를 끝내야만 하는것도 잘 알고 있었고, 끝을 유도한것도 나인데.

아니 관계라고 할것도 없을 만큼 아무 사이 아니였는데.

마치 오랜 연인에게 대단한 상처라도 받은 마냥.



내가 이렇게 속상하고 화나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내가 지금 고작 어린애가 그 여자친구랑 팔짱 끼며 웃으며 지나갔다고 이렇게 까지 질투가 나는 건가.

아니면 엊그저께 까지만 해도 내가 좋아 기습뽀뽀를 하던 아이의 배신감 때문인건가.



뭐가 됐든 난 지금 제정신이 아닌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



그렇게 쓰린 봄이 지나 여름이 왔다.



기말고사 이후, 여름방학 직전,

개별 상담을 진행해야 했다.



그날 이후 승호와 처음으로 가지는 둘만의 시간이였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른친구들은 정리하고 가자. 오늘 승호 남아서 상담 있는거 알지?"

"네~"





딸각 딸각 딸각 딸각 딸각



승호는 상담을 대기 하면서 테이블에 앉아 있는 동안 애꿎은 볼펜만 딸각 거리며 있었다.

나는 늘 그렇듯 음료를 내어갔다.



다른 학생들과는 편하게 천천히 잡담 부터 시작하는 상담이지만,

나는 애써 태연하게 바로 성적이야기 부터 시작했다.



"...음 이 전형 써서 수시로 준비하는게 더 좋을것 같은데,

니 생각은 어때?"

"네 전 좋아요."

"응 우리끼리만 이야기 해서 되는건 아니고 담임선생님께 꼭

이런식으로 방향 잡았으니까 구체적인 대학 리스트랑 조건 뽑아달라고 하고."

"네 알겠습니다."



승호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걸까.

아니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거다.

여자친구까지 생겼던데 뭐.



승호는 가방을 싸고 나는 책과 프린트물을 정리하는데,



"승호 여자친구 생겼더라?"



헉.

이게 아니다.

이 말을 내뱉다니.

저 꼬맹이도 어른처럼 차분하게 있는데,

너는 의식하고 신경쓰는거 다 티나잖아 이 바보멍청아. 휴.



"네???여자친구라니요?"



침착해라 침착해.

별일 아닌듯. 대수롭지 않게. 장난처럼 넘겨.



"뭐야 새삼스럽게 모르는척해? 쌤 다봣어^^

여자친구랑 다정하게 팔짱 끼고 베스킨라빈스 앞에 지나가는거."



여태 착한 학생인듯 잘 있던 승호가 여자친구 얘기에

흥분하며 말한다.



"여자친구? 아니 언제요? 저 그런적 없는데요?"

"봤는데. 그때 언제냐. 기말고사 치기 직전 이였을껄?"

"네??? 진짜 아닌데? 그 여자애 어떻게 생겼는데요?"

"머리 길고 키 크고 날씬하고 입술 빨갛고.

아 교복이 동네 학교 교복이 아니던데"

"아 효민이. 걔 저랑 친한 동생이에요.

우리 엄마랑 걔네 엄마랑도 친하고. 아.

놀랬잖아요 쌤."



여자친구 얘기에 반응하던 승호의 표정이 약간 굳은듯 느겨지는건,

기분 탓일까.



"에이~ 친한 동생이랑 막 팔짱을 끼고 다녀?"



아 멀리갔다 너무. 저 말 만은 진짜 하는게 아니였는데.

분명 기분 풀어보려다 던진 농담 이였긴 하지만,

승호가 빤히 쳐다보다 웃으면서 말한다.



"선생님. 질투하죠?"



얼굴이 빨개진다.

붉은기가 화장을 뚫고 올라온걸 느낀다.

큰일이다.

내 마음 다 들키겠다.



"뭐래. 질투는 무슨. 놀리는건데?

"에이 질투하는데 뭐 다 티나요~"

"왜이래? 아니라니까?"

"맞잖아요~ 요즘 저 없으니까 심심하죠?"

"아니라니까 아니라고."



미쳤다. 정색하고 얘기했다.

강한부정은 강한긍정인데.

왜이렇게 내 마음대로 안되는건지. 미치겠다.



"아님 말구요. 왜 화를 내세요.

강한 긍정은 강한 부정..."

"아니라고! 집에가!!!"

"크크크크큭 네. 쉬세요 쌤."



휴.

쟨 또 왜 킥킥대며 웃는건가.

정말 하마터면 내 마음 다 들킬뻔했다.

이미 벌써 반은 들킨걸수도.



-



여름방학이 시작 되었다.

다른 학년은 학원 자체 방학이 주어지지만, 내 고2, 고3은 의무적으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

즉 나는 휴가가 없다.



8월 첫째주, 학원 방학이다. 고2,3 빼고.

그나마 다행인건, 오후 일찍 수업이 끝나기 때문에 자유롭게 저녁시간을 쓸수 있었다.



방학중 어느날 밤이였다.



모처럼 여유롭게 저녁을 해먹고 티비로 영화를 보는데,

문자가 왔다.



쌤 주무세요?



두근두근. 내 심장은 눈치없이 또 뛰고 난리다.



아니 승호야. 왜?



지체 하지 않고 바로 답장을 보냈다.



그냥요ㅋㅋㅋ 안자고 뭐하세요?

뭐야 싱겁게. 티비봐.



그러자 곧 전화가 온다.

따르르르르릉.



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이 터질것 같다.



"왜에."

"선생님. 저 지금 친구들 만나고 선생님 아파트 지나가는 중인데요."

"응."

"선생님 진짜 죄송한데 저 쌤 집에서 잠깐 화장실만 쓰면 안될까요.

저 너무 급해서 그래요ㅜㅜ"

"큭. 그래 그렇게 해."



진짜 화장실 쓰러 오는걸까, 혹시 잠깐이라도 내 얼굴 보러 오는건 아닐까.

급하게 비비크림을 펴 바르고 누워 있느라 부스스해진 머리를 다시 묶었다.



띵동.



"쌤 안녕하세요 화장실좀 쓸께요!"



문을 열어주자 마자 승호는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거실에서 뻘쭘하게 서성이다, 승호가 나오자



"쌤 에어콘 트셨죠?"

"응."

"아 짱 시원하다. 저 조금만 있다 나가면 안돼요? 밖에 진짜 엄청 더워요."

"그래 그럼. 물 좀 줄까?"

"네!"

"앉아있어."



승호는 애써 밝은 척 하는 걸까, 진짜 별 생각 없는 걸까.

지금 나만 신경쓰여서 비비 처바르고 머리 묶고 한걸까.

아 모르겠다 모르겠어.



"여기 마셔."



물을 건네주는 내 손끝과 승호의 손끝이 살짝 닿았다.

승호는 느꼈을까.



나는 지금 승호 한테 연락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내내 줄곧,

온통 승호는 어떨까, 승호의 속마음에 대한 생각 밖에 없었음을 느꼈다.



오랜만에 단둘이 웃으며 얼굴 보는 이 시간이 꿈만 같았고

영영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쌤 수업 없어요?"

"응 학원 방학이라서. 저녁엔 없어."

"그럼 뭐하고 계셨어요?"

"영화 보고 있었어."

"무슨 영화요?"

"...해리포터..."

"아 쌤 ㅋㅋㅋ 몇살인데 아직도 해리포터를 보세요."

"아 왜~ 선생님 인생영화야. 방학을 이용해서 처음부터 다시 보는중인데."

"몇편 보시는데요?"

"3편. 몇번을 다시봐도 새로 재밌어."



그렇게 한참을 식탁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깔깔 웃으며 이야기 했다.

지난 3개월 앓았던 마음고생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이 우리는,

우리는 서로 끈질기게 서로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하고 경청하고 눈을 바라보고 웃으며 함께 대화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였다. 지금은 잘 기억도 안나니까.

그냥 일상적인 대화들이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승호와 나눈 대화 승호와 보낸 시간들 중,

가장 재미있는 시간이 아니였나 싶다.



예전처럼 웃으면서 승호를 톡톡 때리거나

승호도 편하게 흘러내린 내 옷과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거나 하면서.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가봐야지. 엄마아빠 기다리시겠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네. 이거 싱크대에 두면 돼죠?"

"아니야 쌤이 할께. 줘."



나는 우유컵과 빵을 담았던 접시를 싱크대로 가져간다.

승호가 뒤를 따라오더니,

싱크대 앞에서 그릇에 물을 뿌리는 내 등뒤로 다가와 서서

턱을 내 어깨위에 괸다.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우리의 뺨이 닿을 듯.



물을 다 뿌리고 싱크대 물을 잠그고 나는,

살짝 승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승호 속눈썹이 보인다.



물끄러미 보고 있으니

승호가 나를 뒤에서 꼭 껴안는다.



승호 입술이 보인다.



승호가 나를 뒤에서 껴안은채

순식간에 입을 맞춰 온다.



지난번에 승호는 내 손목만 꼭 쥐고 입을 맞추더니,



이번에 승호는 내가 도망가지 못하게 뒤에서 나를 꼭 껴안고

내 입술을 꾸욱 누르듯 세게 입을 맞춰 온다.



나는 눈을 감았다.



입술만 부딫힌 채 잠시 서로 숨만 쉬던 우리는

승호가 입술을 벌려 내 아랫입술을 물면서 키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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