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했던 그 날 - 여고 동창회 뒤풀이 - 단편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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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5:17 조회 1,185회 댓글 0건본문
황당했던 그 날 - 여고 동창회 뒤풀이
1
“엄마 꼭 일찍 와야 해!”
여덟 살 먹은 아들 준호가 현관까지 따라 나오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하였습니다. 뒤따라 시어머니가 나와서 아들 준호의 손목을 잡아끌며 며느리인 나의 옷차림을 한번 훑어보며 말했습니다.
“너무 늦지 말거라! 애는 걱정 말고… 모처럼 만의 동창모임이라니…, 어서 가서 재미있게 놀고… 준호야! 이 할미하고 들어가자 응?”
짧은 나의 치맛단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며 시어머니는 약간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준호의 손목을 잡아끌고 방으로 향하였습니다.
“어머니! 저녁만 먹고 일찍 들어올게요. 죄송해요.”
나는 시어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아파트를 나와 길에서 택시를 기다렸습니다. 저 멀리서 빈 택시가 오는 게 보였습니다.
약속 장소인 일산의 한 음식점에 들어서자 이미 와 있던 내 여고 동창생들이 반색을 하였습니다.
“아이구~, 박사님 사모님 오셨네….”
평소에도 넉살이 좋고 입심이 좋은 미옥이가 나를 제일 반겼습니다.
“어머! 작년 보다 너 더 이뻐졌다~얘, 아~ 박사님 사랑이 더 지극한가 보지?”
여옥이가 역시 반가운 눈웃음을 지으며 다가와서 내 옆에 앉았습니다. 나도 대충 인사를 하고는 넓은 방안을 둘러보았습니다. 올 사람은 대충 모두 모인 것 같았습니다. 한동안 여기저기서 조잘대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더니 동창회 회장으로 선출된 은정이가 일어서서 장내를 진정시키며 예정된 수순대로 모임을 이끌어 나갔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이맘때쯤이면 날짜를 잡아 모여서 수다를 떨다가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 흩어지곤 했던 모임이지만 특별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귀찮지도 않은 그런 모임이었습니다. 동창회 특유의 수순이 진행되며 음식점의 모임은 어느덧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날라져 온 음식과 약간의 술도 시들해지고 그동안의 회포도 시들해지자 그것을 알아챈 은정이 마무리를 하며 자리는 끝이 났습니다. 삼삼오오(三三五五) 짝을 지어 흩어지는 무리 속에 나 역시도 집으로 향하는 택시를 기다리며 서 있는 데 여옥이와 은정이와 미옥이가 나를 부르며 다가왔습니다.
“얘, 영미야! 어째 오늘은 그냥 헤어지기가 좀 아쉽다. 우리 넷이 잠깐 어디 들러서 이야기 좀 하다 가자.”
“그래, 영미야. 우리들이 아무리 시간에 ?기는 가정주부지만 이렇게 오래 만에 만났는데 이대로 헤어지기 좀 그렇지 않니? 어때? 너도 함께 할 거지?”
여옥이의 말에 은정이도 동조하였습니다. 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시어머니의 인자한 허락도 있었고 마침 남편은 대전의 대덕에 있는 연구소에 내려가 이번 주 주말이나 되어야 올 거라는 생각까지 미치자 미소를 지으며 그녀들의 말에 동의(同意)를 하고야 말았습니다. 우리 넷은 잠시 갈 곳을 정하지 못하여 망설이는데 마침 빈 택시가 다가와 섰습니다.
“얘, 우리 이럴게 아니라 일단 택시에 타서 운전수 아저씨한테 안내 좀 부탁하자.”
우리 넷 중에서 제일 활달한 축에 속하는 여옥이가 제안하며 택시 문을 열더니 먼저 올라타자 은정과 미옥도 따라서 올라탔습니다. 택시 기사 옆에는 여옥이가 올라 탔고 나머지 셋은 뒤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 아저씨! 우리들 어디서 이야기하게, 조용한 곳 있으면 안내 좀 해주세요!”
여옥의 말에 늙어 보이는 듯한 택시기사는 우리 세 사람을 돌아보더니,
“술 드시며 이야기 하시려구요?”
하며 물었습니다. 우리들은 아무 말도 못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가 술은 잘 못하는 축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택시 기사는 알았다는 듯 말없이 차를 몰더니 일행을 내려준 곳은 풍동의 어느 한 카페 비슷한 곳에 세워 주었습니다. 우리들은 쭈뼛대며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실내의 구조가 특이했습니다. 좌석 모두가 칸막이로 되어있었고 그 칸막이 안으로는 통로(通路)에서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간이 문까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 익숙하지 못한…, 아니 처음 와보는 우리들은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곧 웨이터의 안내로 룸으로 인도되어 자리를 잡고 웨이터가 문을 닫고 나가자 오히려 남들의 눈을 의식 안 해도 된다는 안도감(安堵感)에 평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나더니 웨이터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우리 앞에 메뉴판을 공손하게 내려놓았습니다.
“사모님들, 주문하시겠습니까?”
일행은 잠시 머뭇거리는데 여옥이가 메뉴판을 펼쳐들었습니다. 막상 펼쳐들긴 했지만 메뉴는 모두 식사 종류 아니면 술 종류뿐이었습니다. 여옥은 순간 당황했으나 이내 진정하고는 양주로 보이는 술 한 병과 안주를 주문하였습니다. 웨이터가 공손히 인사를 하고는 나가자 은정이 물었습니다.
“얘, 여옥아! 너 지금 시킨 것 술 아니니?”
“그럼 어떻게 해? 모두 술 종류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창피하게 콜라를 시킬 수도 없고…, 나와도 안 먹으면 되지 뭐.”
여옥의 말에 나를 비롯한 나머지 세 사람은 소녀들처럼 소리죽여 웃었습니다.
잠시 후 술이 날라져왔습니다. 테이블 위에 웨이터가 술과 안주를 내려놓고 나가자 주눅이 들어있던 우리 여자들은 다시 활개를 띠우며 이야기를 계속하였습니다. 한동안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여옥이 양주병을 집어 들어 살펴보더니 우리 일행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우리~이 이거 쬐끔만 마셔 볼까?”
“….”
“기집애두… 양주는 독하다던데 그걸 어떻게 마시니?”
“그래두… 무슨 독약(毒藥)도 아닌데…, 우리 이러지 말고 쬐끔만 마셔보자. 마시다가 못 먹겠으면 안마시면 되지 뭐!”
여옥이 양주병의 뚜껑을 비틀어서는 유리잔에 술을 따르고는 자기가 제일 먼저 한 모금 조심스럽게 홀짝거려 보더니,
“약간 쓰기는 한데 독특한 향기도 있고…, 괜찮을 것 같다. 얘.”
여옥의 말에 나를 비롯한 나머지 세 사람은 호기심(好奇心)어린 눈을 마주치며 앞의 술잔을 들어 입맛을 마셔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탈이었습니다. 양주란 것이 처음 들어 갈 때는 별로 독해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잠시 후에는 열기(熱氣)가 되어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양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우리 주부들에게는 독약(毒藥)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한두 잔 호기심(好奇心)으로 홀짝거린 것이 우리들도 모르게 취해가고 있었으며 점점 술에 대한 경계심(警戒心)마저도 늦추다보니 이젠 점점 대담하여져서는 네 사람이 양주 한 병을 금방 바닥내고야 말았다. 아울러 시간의 관념도 없어지고 온 세상이 저희들 마음대로 될 것만 같은 착각에 사로잡히며 점점 목소리의 옥타브가 높아지며 이성(理性)을 잃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다른 테이블에서 우리 테이블에 부킹이 들어 왔으나 이미 상당히 취해 있던 우리는 멋진 신사들이 우리를 부르고 있다는 부킹마저도 거절하였고 웨이터는 섭섭하다는 표정으로 몇 번이나 돌아갔습니다. 어느 덧 우리는 추가시킨 양주를 두 병이나 더 마셔 버리고 필름마저 끊겨져 가는 상태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은정이가 꾸벅거리며 졸기 시작하였습니다. 뒤이어 나 역시도 술을 못 이겨 눈이 감겨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양주의 특성인 취기가 갑자기 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어떻게 그 카페를 나왔는지…, 그리고 나를 제외한 셋은 지금 어디들 가 있는지 심지어 내가 지금 누워 있는 여기가 어딘지 도무지 정신을 차리려 해도 상황 판단이 안 되었습니다. 아득히 기억나는 것은 웨이터가 들어왔다는 것과 건장해 보이는 양복을 입은 어떤 남자들이 차를 잡아준다고 우리 각자들을 부축하던 것을 뿌리친 것 외에는…,
거기까지가 한계였고 그 이후는 도무지 생각이 나지를 않았습니다. 단지 마지막 아스라이 기억이 나는 것은 내가 어느 건장한 남자에게 들려서 어느 푹신한 곳에 내동댕이쳐지는 걸 느꼈을 뿐입니다.
‘아… 우리 집 침대인가 보구나. 다행이다. 집을 제대로 찾아와서…, 그런데 내가 어떻게 우리 집에를 찾아 왔을까?’
그리고는 누군가가 내게 다가서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내가 누워 있던 곳이 내 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2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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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꼭 일찍 와야 해!”
여덟 살 먹은 아들 준호가 현관까지 따라 나오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하였습니다. 뒤따라 시어머니가 나와서 아들 준호의 손목을 잡아끌며 며느리인 나의 옷차림을 한번 훑어보며 말했습니다.
“너무 늦지 말거라! 애는 걱정 말고… 모처럼 만의 동창모임이라니…, 어서 가서 재미있게 놀고… 준호야! 이 할미하고 들어가자 응?”
짧은 나의 치맛단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며 시어머니는 약간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준호의 손목을 잡아끌고 방으로 향하였습니다.
“어머니! 저녁만 먹고 일찍 들어올게요. 죄송해요.”
나는 시어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아파트를 나와 길에서 택시를 기다렸습니다. 저 멀리서 빈 택시가 오는 게 보였습니다.
약속 장소인 일산의 한 음식점에 들어서자 이미 와 있던 내 여고 동창생들이 반색을 하였습니다.
“아이구~, 박사님 사모님 오셨네….”
평소에도 넉살이 좋고 입심이 좋은 미옥이가 나를 제일 반겼습니다.
“어머! 작년 보다 너 더 이뻐졌다~얘, 아~ 박사님 사랑이 더 지극한가 보지?”
여옥이가 역시 반가운 눈웃음을 지으며 다가와서 내 옆에 앉았습니다. 나도 대충 인사를 하고는 넓은 방안을 둘러보았습니다. 올 사람은 대충 모두 모인 것 같았습니다. 한동안 여기저기서 조잘대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더니 동창회 회장으로 선출된 은정이가 일어서서 장내를 진정시키며 예정된 수순대로 모임을 이끌어 나갔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이맘때쯤이면 날짜를 잡아 모여서 수다를 떨다가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 흩어지곤 했던 모임이지만 특별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귀찮지도 않은 그런 모임이었습니다. 동창회 특유의 수순이 진행되며 음식점의 모임은 어느덧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날라져 온 음식과 약간의 술도 시들해지고 그동안의 회포도 시들해지자 그것을 알아챈 은정이 마무리를 하며 자리는 끝이 났습니다. 삼삼오오(三三五五) 짝을 지어 흩어지는 무리 속에 나 역시도 집으로 향하는 택시를 기다리며 서 있는 데 여옥이와 은정이와 미옥이가 나를 부르며 다가왔습니다.
“얘, 영미야! 어째 오늘은 그냥 헤어지기가 좀 아쉽다. 우리 넷이 잠깐 어디 들러서 이야기 좀 하다 가자.”
“그래, 영미야. 우리들이 아무리 시간에 ?기는 가정주부지만 이렇게 오래 만에 만났는데 이대로 헤어지기 좀 그렇지 않니? 어때? 너도 함께 할 거지?”
여옥이의 말에 은정이도 동조하였습니다. 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시어머니의 인자한 허락도 있었고 마침 남편은 대전의 대덕에 있는 연구소에 내려가 이번 주 주말이나 되어야 올 거라는 생각까지 미치자 미소를 지으며 그녀들의 말에 동의(同意)를 하고야 말았습니다. 우리 넷은 잠시 갈 곳을 정하지 못하여 망설이는데 마침 빈 택시가 다가와 섰습니다.
“얘, 우리 이럴게 아니라 일단 택시에 타서 운전수 아저씨한테 안내 좀 부탁하자.”
우리 넷 중에서 제일 활달한 축에 속하는 여옥이가 제안하며 택시 문을 열더니 먼저 올라타자 은정과 미옥도 따라서 올라탔습니다. 택시 기사 옆에는 여옥이가 올라 탔고 나머지 셋은 뒤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 아저씨! 우리들 어디서 이야기하게, 조용한 곳 있으면 안내 좀 해주세요!”
여옥의 말에 늙어 보이는 듯한 택시기사는 우리 세 사람을 돌아보더니,
“술 드시며 이야기 하시려구요?”
하며 물었습니다. 우리들은 아무 말도 못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가 술은 잘 못하는 축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택시 기사는 알았다는 듯 말없이 차를 몰더니 일행을 내려준 곳은 풍동의 어느 한 카페 비슷한 곳에 세워 주었습니다. 우리들은 쭈뼛대며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실내의 구조가 특이했습니다. 좌석 모두가 칸막이로 되어있었고 그 칸막이 안으로는 통로(通路)에서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간이 문까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 익숙하지 못한…, 아니 처음 와보는 우리들은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곧 웨이터의 안내로 룸으로 인도되어 자리를 잡고 웨이터가 문을 닫고 나가자 오히려 남들의 눈을 의식 안 해도 된다는 안도감(安堵感)에 평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나더니 웨이터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우리 앞에 메뉴판을 공손하게 내려놓았습니다.
“사모님들, 주문하시겠습니까?”
일행은 잠시 머뭇거리는데 여옥이가 메뉴판을 펼쳐들었습니다. 막상 펼쳐들긴 했지만 메뉴는 모두 식사 종류 아니면 술 종류뿐이었습니다. 여옥은 순간 당황했으나 이내 진정하고는 양주로 보이는 술 한 병과 안주를 주문하였습니다. 웨이터가 공손히 인사를 하고는 나가자 은정이 물었습니다.
“얘, 여옥아! 너 지금 시킨 것 술 아니니?”
“그럼 어떻게 해? 모두 술 종류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창피하게 콜라를 시킬 수도 없고…, 나와도 안 먹으면 되지 뭐.”
여옥의 말에 나를 비롯한 나머지 세 사람은 소녀들처럼 소리죽여 웃었습니다.
잠시 후 술이 날라져왔습니다. 테이블 위에 웨이터가 술과 안주를 내려놓고 나가자 주눅이 들어있던 우리 여자들은 다시 활개를 띠우며 이야기를 계속하였습니다. 한동안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여옥이 양주병을 집어 들어 살펴보더니 우리 일행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우리~이 이거 쬐끔만 마셔 볼까?”
“….”
“기집애두… 양주는 독하다던데 그걸 어떻게 마시니?”
“그래두… 무슨 독약(毒藥)도 아닌데…, 우리 이러지 말고 쬐끔만 마셔보자. 마시다가 못 먹겠으면 안마시면 되지 뭐!”
여옥이 양주병의 뚜껑을 비틀어서는 유리잔에 술을 따르고는 자기가 제일 먼저 한 모금 조심스럽게 홀짝거려 보더니,
“약간 쓰기는 한데 독특한 향기도 있고…, 괜찮을 것 같다. 얘.”
여옥의 말에 나를 비롯한 나머지 세 사람은 호기심(好奇心)어린 눈을 마주치며 앞의 술잔을 들어 입맛을 마셔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탈이었습니다. 양주란 것이 처음 들어 갈 때는 별로 독해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잠시 후에는 열기(熱氣)가 되어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양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우리 주부들에게는 독약(毒藥)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한두 잔 호기심(好奇心)으로 홀짝거린 것이 우리들도 모르게 취해가고 있었으며 점점 술에 대한 경계심(警戒心)마저도 늦추다보니 이젠 점점 대담하여져서는 네 사람이 양주 한 병을 금방 바닥내고야 말았다. 아울러 시간의 관념도 없어지고 온 세상이 저희들 마음대로 될 것만 같은 착각에 사로잡히며 점점 목소리의 옥타브가 높아지며 이성(理性)을 잃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다른 테이블에서 우리 테이블에 부킹이 들어 왔으나 이미 상당히 취해 있던 우리는 멋진 신사들이 우리를 부르고 있다는 부킹마저도 거절하였고 웨이터는 섭섭하다는 표정으로 몇 번이나 돌아갔습니다. 어느 덧 우리는 추가시킨 양주를 두 병이나 더 마셔 버리고 필름마저 끊겨져 가는 상태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은정이가 꾸벅거리며 졸기 시작하였습니다. 뒤이어 나 역시도 술을 못 이겨 눈이 감겨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양주의 특성인 취기가 갑자기 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어떻게 그 카페를 나왔는지…, 그리고 나를 제외한 셋은 지금 어디들 가 있는지 심지어 내가 지금 누워 있는 여기가 어딘지 도무지 정신을 차리려 해도 상황 판단이 안 되었습니다. 아득히 기억나는 것은 웨이터가 들어왔다는 것과 건장해 보이는 양복을 입은 어떤 남자들이 차를 잡아준다고 우리 각자들을 부축하던 것을 뿌리친 것 외에는…,
거기까지가 한계였고 그 이후는 도무지 생각이 나지를 않았습니다. 단지 마지막 아스라이 기억이 나는 것은 내가 어느 건장한 남자에게 들려서 어느 푹신한 곳에 내동댕이쳐지는 걸 느꼈을 뿐입니다.
‘아… 우리 집 침대인가 보구나. 다행이다. 집을 제대로 찾아와서…, 그런데 내가 어떻게 우리 집에를 찾아 왔을까?’
그리고는 누군가가 내게 다가서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내가 누워 있던 곳이 내 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2편에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