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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청춘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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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5:59 조회 1,08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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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진희......





비몽사몽간에 당하는 내가 들어도 정말 타격음이 시원하게 예술이었다라고 느낄 만한 상큼(?)한 소리와 그로인한 통증이 신경을 타고 전파될 무렵 질끈 감았던 눈이 떠지며 시야가 흐릿함을 알게 되었다.

저질 몸뚱아리에 붙어 있는 머리가 핀볼처럼 두번 튀기면서 침에 절어 척척한 양말 위로 안경이 떨어진 것이었다.

떨어진 안경을 확인하자 마자 왼손으로 그 안경을 잡고 가방안에서 휴지와의 숨박꼭질을 하던 오른손을 거둬들여 모서리에 찍힌 이마를 감싸쥐었다.



처음에는 이 감촉이 무엇인지 몰랐다. 따뜻한 물이 내 손가락을 타고 흐르는 줄로만 알았다. 고개를 조금 들자 그 물이 오른쪽 눈썹을 지나 눈 옆으로 흘러 내리더니 뺨에서 멈추었다.

짧은 시간이 흐른 뒤... 이 물의 정체가 바로 피라는 것을 알려준 것은 비릿한 내음이었다.



둥그렇게 마감 처리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양은으로 만들어진 밥상이 세월의 흔적과 술만 먹으면 개도 물어 뜯을 주당들이 항상 득시글거리는 이 방에서 온전하게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이 불쌍한 밥상도 소우회라는 지옥문을 넘어선 순간 자신의 고운 맵시를 포기했었으리라...

이리 찍히고 저리 굴러서 원래의 둥그런 마감처리 곳곳에 날카로운 이빨을 삐쭉삐쭉 세우고 있었다.



"으~~~"



졸음으로 인해 목이 잠긴 상태에서 갑작스런 발성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동작이 멈춰진 상태에서 기껏 외마디로 내 상태를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모든 결과를 제공한 약간은 허스키한 하이톤 쌍욕의 주인이 다시 입을 열어 다시 걸쭉한 단어를 나열했다. 이미 충격으로 귀에 꽃혀있던 이어폰은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고개들어 새끼야!"



머리가 띵한 상태에서 그 명령을 수행해 이마에서 나오는 피를 막으며 고개를 들었다. 검은색과 은회색의 조합이 흐릿하게 보였고 얇아졌다가 점점 굵어지는, 가운데 라인은 비쳐보이는 살색과 사이드라인의 검은색 탄력적인 질감의 다리를 지나 체크미니스커트, 이윽고 걸쭉한 쌍욕의 주인공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



안경이 없는 해태눈깔에 비친 얼굴은 겨우 모양과 색깔만 판별해 낼수 있는 수준이었다. 달걀 형태의 얼굴형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갈색계열의 웨이브진 파마머리, 검붉은 입술에 하얀 피부, 그리고 눈 주위의 검은색 계열의 아이쉐도우와 귀에 걸려 진자운동을 하고 있는 금색의 귀걸이가 다였다.



"너 머야 새끼야!"



분명 오른손을 타고흘러 뺨까지 흐르는 피를 경쾌한 타격을 가한 손매서운 주인공도 봤으리라 생각했다. 최소한 많이는 아니더라도 피가 흐르는 사람을 보면 근심어린 얼굴로 걱정의 단어를 입에서 발사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배웠으며 당연한 행위와 언행이라 생각했었지만 손매서운 주인공은 전혀 그런것에 구애받지 않는 나와는 별개의 우주에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내뱉어진 걸쭉한 쌍욕을 통해서 판단이 되었다.



안경이 코와 귀에 걸쳐있지 않은 관계로 미간과 그 옆으로 달린 해태눈깔의 껍데기를 찡그려 조금이라도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애쓰며 말했다.



"전... 전... 유현수인데요..."



"유현수??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씨발 너 전에 나랑 술마신적 있냐? 아닌거 같은데... 야이 개새끼야 정체가 머야 씨발놈아"



순간...... 너무 오래전에 벌어졌던 내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의 끝자락이 뒷골을 타고 번개치듯 머리를 때리며 이 살벌하고 걸쭉하고 손매서운 주인공이 누구인지 생각이 났다.



"진희누나 아니세요?"



"머야 씨발놈아... 너 나 알아?"









3월



아직은 개나리와 진달래가 어여쁘게 그 꽃망울을 맺기에는 조금 싸늘한 바람이 몰아치는 캠퍼스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삼삼오오 모여 끊임없이 재잘거림을 동반한 꺄르르 웃는 여학생들과 그 주위를 벌처럼 맴돌며 찝쩍찝쩍하는 남학생들, 그리고 "역도부에도 여자는 있다~!","지옥은 존재한다.주예수를 믿으세~","아미타불 진짜 종교를 원하십니까?","팍팍 뉘어보세! 볼링부~!"등등 각종 울긋불긋한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현수막을 내걸고 신입생 사냥에 정신이 없는 나름 미인계를 동원한 노땅들로 일대 혼잡을 빚고 있었다.



채 10미터를 걸어가지 전에 신입생티가 팍팍 난다면 이리끌려 정신교육을 동반한 세뇌공작을 당하고 저리끌려 반협박적인 가입원서에 지장을 찍을뻔 하고 정말이지 강의실 도착전에 모든 진이 빠져버리는 혼돈의 시기였다.

이러한 혼돈의 시기를 겪다보니 오히려 학과 외의 일들에 선뜻 발을 들여놓기가 여간 어렵고 귀찮고 성가시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학과또한 그리 맘편한 것은 아니였는데, 생전 보지도 못한 하얀표지에 뻘건 글씨로 맘에 와닿지 않는 제목의 좌익서적 읽기 강요와 발표 강요등 채 한달이 지나지 않아 정신의 불꽃들이 사그러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바글바글하겠지만 형, 누나들, 동기들이 있는 동문회가 차라리 낫겠다..."



채 한달이 지나기 전에 모든것에 지쳐버리고, 새롭지만 그래도 동문이 낫다는 판단하에 단 한번 얼굴 내민적이 없는 소우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흙바닥의 농구장을 가로질러 도착하니 가건물로 지어진 동아리방 중간에 멋들어진 현판과 그나마 다른 방들에 비해 온전해 보이는 문이 왠지모를 설레임을 주었다.

아마 저 문을 열면 학교다닐 때 알게 모르게 지나면서 마주쳤던 형들과 동기들이 바퀴벌래 둥지마냥 바글바글 할 것이리라...



씩씩하면서 단정하게 인사하고 시작해야지...

문을 소심하게 열고 고개를 들이밀었더니 캐비닛에 막혀 안이 보이지 않았다. 문 앞에는 코가 뾰죽한 그리고 굽이 상당히 높아보이는 하이힐이 놓여있었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시스템임을 확인하고 신발을 벗고 캐비닛을 지나 빼꼼히 안을 보면서 고개를 숙이며 최대한 사근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며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유현수 입니다..."



고개를 드니 바글바글할 줄로만 알았던 동문방은 썰렁했으며 왠 고양이상의 진한 눈화장에 시뻘건 입술의 도도해 보이는 여인이 쇼파 중간에 앉아 있었다. 오른손에는 자판기 종이컵이 들려있었고 왼손에는 필터부분이 빨갛게 된 중간정도 태운 담배가 들려있었다.

여간해서는 입고 소화하기가 힘든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으며 왼 다리를 오른쪽 다리위에 포개어 꼬고 있었다. 육안상 정확한 길이를 판단하기가 어려웠지만 어느정도 길이가 있는 미니스커트라 판단이 되었으나 다리를 꼬고 있는 관계로 눈앞에 보이는 왼쪽 다리의 허벅지가 절반 이상 드러나 있는 상태였고 검은색 스타킹으로 감싸인 그 허벅지는 왠지 봐서는 안될 숭고하면서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표출하고 있었다.



얼굴보다는 다리쪽으로 시선이 모아지며 입이 살짝 벌어져 버린 찰라 하이톤의 허스키 목소리가 시뻘건 입술을 뚫고 방안을 가로질러 내 귓속으로 쏙 들어왔다.



"머야 새끼야!"



방금 귓속으로 들어온 단어가 주는 충격은 상당했다.

이렇게 걸쭉한 욕은 많이 들어봤으나 어디까지나 아담스 애플이 톡 튀어나온 목구멍에서 나오는 중저음의 묵직한 울림이었었다. 하지만 아담스 애플이 쏙 들어간 목구멍에서 나오는 하이톤의 걸쭉한 쌍욕은 이 세상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인생 전반에 걸쳐 처음 들어보는 경험이었다.



카운터 펀치로 헤롱헤롱하고 있는 정신을 채 수습하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입을 놀렸다.



"저기... 저기... 여기가 현인.매화... 동문회죠?



"아냐 십새끼야"



"네.....?"



"소우회야 십새끼야"



카운터 펀치로 그로기 상태에 빠져있는 정신을 채 수습하기도 전에 원투 스트레이트가 날라왔고 다리로 버티고 서있다 뿐이었지 이미 정신은 몸을 빠져 나와서 허공에 맴돌고 있었다.

손에 들려있던 담배가 시뻘건 입술에 도착하였고 약간의 재가 남아있던 담배 끝이 빨갛게 타올랐다. 담배가 다시 어두워지며 내려갔고 그 시뻘건입술에서 회색빛이 도는 연기가 한동안 나오더니 예의 걸쭉한 단어가 다시 허공을 넘어 귓속을 강타하였다.



"야이 새끼야, 너 몇기야?"



"저... 저... 저..."



"이 씨발놈이... 빨랑 대답 안해?"



오른쪽 다리위에 얹혀진 허벅지가 절반이상 드러난 왼쪽다리의 발목을 까딱까딱 거리며 매섭고 차가울 정도의 표정으로 정확히 아이컨택을 하며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형광등에 반사된 유리알처럼 반짝이면서도 그 내부의 흰 피부를 매혹적 질감으로 표현해 주는 검은색 스타킹에 감싸인 왼 다리의 리드미컬한 까딱거림은 혼이 나간 상태에서도 눈을 고정시켜 버릴 만큼의 절대적인 자극이었다.



"전... 전... 37기... 유.. 현수 입니다... "



"그래? 씨발놈이.. 환영회때 못본거 같은데.. 야이 개새끼야, 너 그때 안왔지? 입학했으면 빨랑빨랑 기어와서 인사해야 할거 아냐, 씨발놈아"



눈을 거둬 들여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의지와는 달리 걸쭉한 욕에 혼이 나간 상태에서도 일말의 의식이 있어 매혹적으로 까딱거리는 검은색 스타킹에 감싸인 발목과 발 뒤꿈치, 발가락에게서 시선이 거두어 지지가 않았다.

다행히 고양이 상에 눈검고 입술 뻘겋고 입이 참 거시기한 눈앞의 늘씬한 여성은 내 시선이 정확히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판단이 되었다. 이럴땐 평소 귀찮음의 결정판인 안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내 시야와 정신을 그로테스크하게 몰아붙인 검은색 스타킹 특유의 질감을 여지없이 보여주던 군살하나 없이 매끈한 왼다리가 오른다리 위에서 미끄러지듯이 내려와 방바닥을 짚었다. 길고 긴 다리로 인해 최대한 늘어나서 그 밑으로 뽀얀 속살을 매혹적으로 드러나게 해주는 왼쪽 다리의 스타킹과 오른쪽 다리의 스타킹이 내는 마찰음이 어찌 그리 크게 들리던지 그 소리 하나만으로도 뛰기 시작한 가슴에 악셀레이터를 누른 격이었다.



쇼파를 짚고 일어선 고양이상의 여인이 내 앞으로 다가왔다. 키가 컸다. 내 눈높이와 검은색의 그 눈은 정확히 수평을 이루었다.



"반갑다, 씨발놈아. 난 35기 일어일본 박진희다. 앞으로 보면 아는체 해, 개새끼야"



"네?... 예... 예..."



"수업있어 먼저간다. 아 씨발 들어가기 싫어..."



나를 지나쳐 하이힐을 고쳐신고 문을 열고 나간 누나의 향이 진하게 남았다. 담배냄새와 다른 풋풋한 과일향의 향수인지 아니면 비누내음인지 혹은 샴푸내음인지 알 수 없는 남자맘을 뒤흔드는 내음이었다.









"기억안나세요? 작년 4월달 쯤에 누나 혼자 계셨을 때 현인.매화 동문회 찾아온..."



"아 씨발... 그때 그놈이네... 몰라 이름은 됐고... 니 상판때기는 기억난다, 개새끼야"



뒤돌아 서서 책상은 술먹고 광분의 말타기를 하다 뽀개져서 의자만 구석탱이에 남은 곳으로 향하는 누나...

그 의자에 앉아 방바닥에 굴러 다니는 재떨이를 집어들고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기 시작할 무렵 왼손으로 안경을 펴서 얼굴에 끼워 넣고 몸을 돌려 왼손으로 가방을 뒤져 휴지를 꺼내 들었다.



"피나던데... 많이 까졌냐, 새꺄?"



"아뇨... 그냥 조금 긁힌 정도 같아요..."



휴지를 빼 들고 흘러내린 피를 정리하면서 정면 의자에 앉아있는 진희누나에게로 시선을 옮긴 순간 다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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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바쁘네요...

읽어주시는 분 별로 없으나 그래도 하루에 한편 올리려고 노력중이었지만 정말이지 쉽지가 않네요.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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