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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학년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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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3:57 조회 77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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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학년 (3) - 독방

종탑 벽으로 뚤린 지하도를 부지런히 지나 베스와 제인과 저는 발걸음을 죽이고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기상시간까지 못들어가면 어디를 다녀왔는지 등등에 대해 빨리 입을 맞추어두지 않으면 안되거든요. 거짓말을 안하기 위해서는 기상시간에 맞춰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지요. 멀리 보이는 성당 내실의 촛불빛을 보면서 우리는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은 그만 신부님께 덜미가 잡히고 말았습니다 비밀 통로의 입구가 열려있는 것을 발견한 신부님이 주위를 맴도시다가 미사실로 들어오는 저희를 발견하신 것이었습니다. 앞이 까마득했습니다. 시간이 있어서 어디를 다녀왔는지 입을 맞추어 두지를 않았거든요. 기숙사 탈사를 한 것도 큰 문제가 되었지만, 그 보다 더 한 것은 우리가 누드비치에 다녀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더 큰 문제가 될 마당이었죠. 저는 그만 걱정이 되어 마음이 콩알만해져서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부모님께 연락이 될테고, 이번 것은 독방 신세로 끝날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저는 놀라고 무서워서 "Im sorry, I am so sorry, Father. Please forgive me"만 되풀이 했습니다. 제인과 베스와는 달랐죠. 그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 없이 옆에 서 있었습니다.

-- 신부님: 코트니야.
-- 민희: 네, 신부님. 잘못했어요.
-- 신부님: 너희들이 왜 거기서 나오느냐?
-- 민희: 잘못했어요, 신부님. 다시는 안그럴께요.
-- 신부님: 어디를 다녀왔느냐?
-- 민희: 잘못했어요. 다시는 월담하지 않겠어요.
-- 신부님: 전에도 월장을 한 일이 있느냐?
-- 민희: 정말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 신부님: 월장을 한 일이 있느냐니까.
-- 민희: 용서해 주세요. 잘못했어요.

정신없이 사죄하는 제가 우스웠는지 베스와 제인이 옆에서 쿡쿡 웃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친구들을 꾸중하시고 저를 돌아보시는 신부님을 보면서도 정신없이 사죄를 하고 있는 저였죠. 그런데 그게 신부님도 우습기 시작한 모양이었어요. 순식간에 눈가에 퍼지는 웃음이 그만 입가에도 퍼지시더군요. 이때다 싶었어요.

-- 신부님, 잘못했어요. 제가 호기심에 그랬어요. 제가 한 일에 대해서는 제가 벌을 받겠습니다. 퇴학처분이나 부모님께 연락은 말아주세요. 한 달 동안 부엌일과 빨래를 하겠습니다 (부엌일과 빨래는 가장 심한 벌 중 하나였습니다. 하녀들이나 하는 것이거든요.) 제 행동에는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 신부님: 너의 잘못은 네가 책임을 지겠다구?
-- 베스, 제인, 민희 합창: 네!

신부님은 책임을 지겠다고 굳은 얼굴로 다짐하는 저희들이 대견스러우셨던 걸까요. 청소년의 "이유없는 반항"을 이해 못하실 신부님이 아니셨겠지요. 자비로운 신부님이셨습니다. 한참을 저희를 보시던 신부님은 갑자기 조건을 내셨어요.

-- 부엌일과 빨래는 안해도 좋다. 그러나 성가대에 들어와라. 매일 수업 후에 1시간씩 성가 연습이 있고 미사에는 2년간 빠짐없이 참석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한 달 동안 매일 반성문을 써 오도록 해라. 반성문은 내가 직접 검사한다. 구약 성경을 하루 5절씩 외워야한다. 그리고 오늘부터 한 달 독방을 한다. 한 달 동안 저녁 식사는 없다. 또한, 아가사 큰수녀님 아래에서 6개월 생활을 한다.

혹독한 중벌이었지만 저희들은 그 처벌을 달갑게 받았습니다. 퇴학처분보다는 백배 천배 낳은 처벌이니까요. 그날 저희들은 아가사 수녀님의 지시로 저녁 식사 당번을 하고 한 달간의 독방을 하기 위하여 간단한 짐을 쌌습니다.

독방은 학교 주위에 있던 오솔길을 약 15분 정도 올라가서 백열구 전구와 비상용 초, 책상, 딱딱한 나무 의자와 나무 침대, 조그만 옷걸이밖에 없는 작은 독방들이었어요. 다섯 사람정도가 서면 꽉 차는 작고 허름하고 오래 된, 그러나 견고한 오두막이었습니다. 구석에 칸막이도 없이 변기가 있고 간단한 샤워을 할 수 있는 칸막이 샤워헤드가 있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거기서 저희들은 평소와 똑같이 동트기 전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반성문을 쓰고 있다가 학생회 간부가 문 사이로 들이미는 아침을 먹고, 학교로 가서 수업을 받은 후, 성가대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미사뿐 아니라 모든 학년 예배까지 심부름을 하는 등, 아가사 수녀님의 시중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독방에 되돌아 와 공부를 하거나 벽을 우두커니 보고 있다가 저녁시간이 되면 식사를 그리워하며 자신과 싸워야 했습니다. 무척 무료하고 힘없는 날들이었지만, 한 달 독방만으로 저희 학창 시절을 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적막과 고요 안에서 지내는 그 처벌을 묵묵히 받아내고 있었습니다.

그 날은 비가 많이 내리던 추운 밤이었습니다. 날씨가 추우니 몸이 오그라들더군요. 딱딱한 침대에 누워 최대한 체온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아가사 수녀님이 주번을 시켜 담요를 더 가져다 주셨지만,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가 견디기 몹시 힘이 들었습니다. 오는 비가 점점 심해지더니 지붕에 내리는 빗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어쩐지 서러웠어요.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다는 생각으로 떨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문을 두들겼습니다.

-- 누구?

밖에서 잠긴 고리가 린保測?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이내 머리를 들이민 사람은 베스였습니다.

-- 모해? 춥지?

뒤에 후다닥 따라 들어오는 사람은 제인이었습니다.

-- 여럿이 함께 있으면 덜 추워.

탈실(탈영?)을 한 죄는 더 무거운데, 베스와 제인은 어떻게 잠긴 독방을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작은 저의 독방에 들어와서 제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둘은 제 침대위로 뛰어 올라와 쪼그리고 저와 함께 앉았습니다.

-- 윌리엄이 자기 약혼자가 독방처벌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더라.

윌리엄이 제인을 보러 왔다가 문을 열어준 모양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추운 날씨인데 제인의 몸은 따뜻했습니다. 제 몸에 지그시 기대는 제인의 몸에서 한기가 느껴지지가 않더군요.

-- 제인은 벌써 재미 다 봤어. 저 얼굴 붉은 것 좀 봐. 땀까지 흘렸나봐?

베스는 제가 모를 농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좁은 방에서 뭘 했길래 이 추운 날 땀을 흘렸을까? 무식이 축복인지 죄인지, 저는 그저 눈만 깜빡거리며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습니다. 베스가 제인에게 무엇인가 이야기를 해 보라고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 베스: 어떻게 시작했어? 윌리엄이 가슴부터 만졌어? 아니면 아래쪽으로 먼저 갔어?
-- 제인: 말했잖아. 남자는 가슴으로 홀리는 것이 아니라구.
-- 베스: 좀 자세히 말해봐. 깔깔깔...

대화 내용에서 찐득함이 느껴졌습니다. 어쩐지 기분이 싱숭생숭 해 지더군요. 제인은 자세히 말하지 않으려고 하면서도 대화 중간 중간에 윌리엄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는데, 중간에 앉은 저는 민망하기도 하고 듣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베스와 제인은 그런 저는 안중에도 없이 진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어요.

-- 제인: 윌리엄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처음에는 아가사 수녀님인 줄 알았어. 긴 가운이 보이길래 수녀복인줄 알았거든. 그런데 윌리엄이지 뭐야. 처음에는 나더러 춥지 않냐고, 같이 그냥 누워있자고 하더라. 체온을 나누면 안 춥다고. 그래서 그랬지. 둘이 침대에 누웠어. 참 따스하고 좋더라.

베스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어요.

-- 그런데 윌리엄 것은 정말 크더라. 나 가랑이가 ?어지는 줄 알았다니까.

뭐가 크다는 거지. 팔뚝이나 종아리가 크던가. 남근의 변화를 모르는 저는 애매모호한 제인의 이야기를 도대체 이해 할 수가 없었습니다. 가랑이 사이에서 큰 것이라면 허벅지가 굵은가보다하고 생각했어요. 자지러지게 웃어 제끼는 베스를 보며 저도 따라 웃었지요. 대화하면서도 "정말?" "좋았겠다"등의 의미 없는 말로 아는 척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어요.

-- 윌리엄은 내가 리드하는 것을 원하는 것 같아.
-- 손에 닿으면 정말 뜨거워.
-- 내 아기에게 우유 먹일 때도 그렇게 간지러운 기분이 날까?
-- 그 때 아파서 혼났어. 며칠 나 아파했던 거 기억해?

간간히 생각나는 이런 제인의 여러 가지 말들을 종합해보면, 아마도 누드 비치에서 서로를 처음 발견을 했을 때 관계를 가진 것 같았습니다. 정혼자가 누드 비치에서 그러고 있으니 서로에게 화가 나서 말다툼이 났다가 그만 제인은 자신의 처녀성을 윌리엄에게 준 모양이었어요. 그 후로는 누드 비치에서 만날 때면 격정의 시간을 갖곤 했던 모양이에요. 윌리엄과 제인은 좋은 집안의 얌전한 남녀 청소년들로 보이는데, 뜻밖에 노출을 좋아하는 exhibitionist들이더 ? 봇? 누드촌에서 만나 구석으로 숨어 관계를 가지면서도 항상 사람들이 보일 만한 곳에서 했다는군요. 그러니 매번 누드비치에서 ?겨났던 것이죠.

제인과 베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서 저는 또 한 번 더워지는 제 몸을 느꼈습니다. 갑자기 물 속에서 제 둔부위로 느껴졌던 릭의 몸이 생각이 났어요. 갑자기 그렇게 몸이 더워지고 나니 아무리 애를 쓰고 평정을 찾으려 해도 쉽사리 식지가 않더군요. 그런데 그것은 저 뿐만이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제인의 안색도 더 불그스름해지고, 베스도 어느 틈엔가 쓰고 있던 이불을 벋고 있었어요. 작은 방에서 세 명의 더운 아가씨가 있어서 그랬는지, 창문에는 어느새 김이 하얗게 끼다가 물방울이 되어 내려오고 있었죠. 우리들은 서로 "아유, 덥다"를 되풀이하며 숨을 죽여 웃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전보다는 나아졌지만 빗줄기가 창틀을 때리는 소리는 여전하던 때였습니다. 갑자기 제 독방의 문이 벌컥 열려서 제인과 베스와 저는 외마디 소리를 질렀습니다. 작은 방으로 들이치는 비와 함께 문을 열고 서 있는 사람들은 다행히도 수녀님도 신부님도 아닌 윌리엄과 릭이었어요. 그 옆에는 가끔 보는 레슬링 부의 앤디도 있었습니다.

-- 윌리엄: (제인에게) 여기 있었구나! 걱정했잖아!

아마도 제인을 보러 온 윌리엄이 제인이 방에 없으니까 찾아 다녔던 모양이었어요. 저희들은 안도의 숨을 쉬었어요. 그런데 그게 오래 가지 않았죠.

작은 방에 어색한 적막함이 돌았습니다. 제인과 윌리엄이 서로 마주 보고 미소를 교환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릭에게 시선을 옮겼습니다. 릭과 앤디는 어쩐지 화가 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독방 처벌을 받는 중에 그나마 처벌 규칙도 어긴 우리들을 보고 있으니, 선배로서 화가 난 모양이다하고 생각했습니다. 겁이 났어요. 이번에는 선배들에게 벌을 받고 신부님과 아가사 수녀님께 더욱 심한 벌을 받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쥐소리도 못내고 저는 가만히 침대 위에 앉아서 그들을 번갈아 봤어요. 그들의 조치만을 기다리면서.

윌리엄이 제인의 팔을 부여잡더니 나가자고 하더군요. 할 말이 있다면서. 제인이 "또?"하고 웃더군요. 그런데 앤디가 윌리엄을 붙잡았습니다.

-- 어딜 가. 그러면 말 한 것과 다르잖아.

어리둥절하는 제인이 윌리엄과 앤디를 불안한 얼굴로 올려다보는 사이, 잠시 앤디를 보던 윌리엄은 제인을 침대위로 밀어버렸습니다.

-- 그럼 여기서 일 다 볼까.

침대에 나동그라진 제인을 다시 잡아 올린 것은 윌리엄이 아닌 앤디였습니다. 거의 동시에 저의 머리카락을 낚아채는 릭의 손이 느껴졌고, 윌리엄은 베스쪽으로 다가가고 있었어요.

순식간의 일이었을텐데 마치 10시간의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운동선수인 릭의 힘은 감당할 수가 없게 세었습니다. 저희들은 모두 사태의 긴급성을 뼈로 느낄 수가 있었어요. 베스와 제인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지만 윌리엄과 앤디가 휘두르는 손에 몇 차례 맞더니 소리지르기를 멈추는 것 같았습니다. 끙끙거리며 싸우는 소리만 들리는 것 같았어요. 뒤에서 저를 들어 올려 목욕실 쪽으로 운반하는 릭의 손에서 저도 빠져 나오려고 바둥거렸지만 4년 위의 힘센 남자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온다는 것은 불가능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공포에 질려 저는 아마도 혀나 입술을 깨물었는지, 턱밑으로 피가 주르르 내려와 제 손과 다리에 튀기고 있었어요. 방구석에 몰려 웃옷이 ?겨 나가고 있는 제인의 몸 위에 앤디가 타고 앉아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작은 방에 여섯 명이 들어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저의 머리 속에는 오직 릭의 손에서 빠져나와 신부님이나 수녀님께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만이 가득 찻어요. 릭을 차내려는 제 발은 벽을 차고 있었고, 제 몸을 누르는 릭의 상체에 주먹질을 하고 온몸을 흔들며 빠져 나오기 위해 애를 썼어요.

제가 급하니까 베스와 제인이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는 눈에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두 팔을 휘어잡는 릭이 저의 입술에 키스를 하려 할 때 저는 릭의 입술을 확 깨물어 버렸습니다. 악 소리를 낸 릭이 입술에서 피를 찍어 내더니 "이게 네 피야, 내 피야?"하며 쓱 웃더군요. 빨간 눈을 하고 있던 릭은 악마와도 같았습니다. 어찌나 무섭던지요. 얼굴위로 쏟아지는 매질에 정신이 없었지만, 릭의 몸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생각은 사라지지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의 야설을 보면 강간당하는 여자들이 처음에는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여도 금방 애액을 흘리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그 상황과 몸 안에 들어오는 남근의 펌프질을 즐기다가 오르가즘마저도 느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요.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강간당한 인구의 미국, 불란서, 일본, 그리고 한국의 여성복지 단체 리서치 조사에 의하면 83%의 피해여성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심각한" (그 심각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8%의 가정이 파탄되고, 더군다나 몸에 생긴 변화에 의해 불감증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불임증까지 생기는 일이 61%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중 13%는 질 자체에 신체적인 부상이 생겨 정상적인 성생활을 할 수가 없는 것으로 나와있더군요. 이러한 여성의 고충을 알고 있는 여성의 입장에서는, 남성들이 강간에 대한 글을 뻔뻔하게 내 보내는 것을 보면, 물론 환타지이겠지만, 가슴이 떨리도록 화가 나는 것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반항을 하던 저도 몇 번 얻어맞고 나니 진이 빠지는 것 같았고, 힘이 빠지기 시작하더군요. 한 손만으로 잡힌 두 손목을 빼어 낼 힘조차도 없었습니다. 손에 피가 안 통하는지 팔의 느낌이 없어지고, 릭의 다른 한 손은 제 잠옷을 우왁스럽게 잡아 올리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허리띠와 제 속옷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옷을 벗기느라고 애를 쓰고 있더군요. 남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인 듯하고 저 멀리 꿈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 듯했습니다. 무슨 재미없는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저는 반항을 멈추었습니다. 아무리 몸을 비틀고 발악을 해도 릭은 꼼짝도 하지 않는 듯 했습니다.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이 느껴졌어요. 이렇게 해서 나는 내 처녀성을 잃고 마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며 너무도 서러웠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 못했던가, 왜 릭이 나를 함부로 범할 수 있는 여자로 보았던가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이제 나는 죽는거구나하는 포기하는 마음이 제 심장 안으로 파고 들고 있었습니다.

제인과 베스를 돌아 보니 그들의 몰골도 참담했습니다. 둘 다 얻어맞아서 입안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듯했어요. 침대 위 방구석에 몰려 있는 제인의 몸 위로 앤디가 하체를 흔들며 무엇인가 하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 옆에 책상 위에는 베스가 엎어져 있고, 뒤에서 윌리엄이 열심히 하체를 움직이고 있었어요. 상체를 구부리고 한 손이 베스의 가슴에 가 있어서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저는 그 때서야 희미하게나마 남자의 소변보는 부분이 여자의 다리 사이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와 눈이 마주친 베스도 역시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저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돌렸어요. 저도 그런 베스와 제인을 볼 수가 없어 고개를 돌렸습니다.

릭이 제 위로 몸을 구부리면서 제 귀를 살짝 씹더니 그러더군요.

-- 그저께 너는 그 비치에 오지 말았어야 했어.

후회가 막심했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이니 무슨 일을 할까 싶어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의 일이 나중 일의 동기가 되었던 것이었어요. 귓가와 목 위로 릭의 숨소리가 들렸습니다. 내가 잘못했구나하는 후회밖에 일지 않았습니다. 성이란 자연스러운 것이라 배웠는데, 자연스러운 것이 이렇게 거친 것도 포함하는 것이었구나하는 생각을 했었지요. 귓가에서 뭐라고 지껄이는 릭의 소리는 안들리고, 저는 제 자신의 어리석음에 흐느끼는 소리와 베스와 제인이 그만하라고 울먹이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릭이 윗몸을 일으키는 것이 보였습니다. 순간 저는 갑자기 힘을 되찾았어요. 어떻게든지 죽더라도 도망을 가다가 죽어야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도망가다가 발목이 부러지는 것이 이렇게 가만히 당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릭이 제 두 손을 다시 고쳐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바지를 벗으려고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순간, 그는 제게 헛점을 보였습니다. 제 팔목을 잡고 있던 손이 느슨해지고 제 다리가 움직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음을 아는 순간, 저는 손목을 비틀어 빼 내어 힘껏 그의 아랫도리를 향해 팔을 내려박았습니다. 주먹 끝에 무엇이 닿는다는 것을 느끼면서 릭이 억 소리를 내며 옆으로 쓰러졌습니다. 저는 그런 릭의 옆구리를 한 번 더 차고, 제인과 베스 위에 앉은 체 엉겹결에 뒤돌아보는 윌리엄과 앤디의 뒷통수를 옆에 놓여 있던 나무 의자를 휘둘러 한 번씩 후려쳤습니다. 둘 다 악소리를 내는 것을 뒤로 한 체 저는 비오는 오솔길을 내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신부님과 수녀님께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저는 응급실에 있었어요. 입술이 터지고 얼굴이 심하게 부어 울 수도 없을 정도로 아팠습니다. 벽을 걷어차는 바람에 발목에 금이 가 있었고, 릭에게 잡힌 손목도 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습니다. 땅바닥에 몸이 굴렀던 탓인지 어깨며 등이며 허리, 다리에도 멍 투성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 스스로가 몇 개월 동안 쉽게 놀라고 잠을 못 자고, 가끔 드는 잠도 악몽에 시달려 내가 이러다가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소식을 듣고 당장 달려오신 부모님은 학부모/교직원/학생회 위원회에 사태의 신고와 처리를 위해 바쁘게 뛰셨구요. 엄마는 하시던 일을 다 미루시고 저와 너무도 많은 시간을 보내주셨습니다. 아빠도 일을 끝내시면 곧장 병원으로 달려 오셨구요. 저와 함께 계시지 않는 시간에는 두 분다 학교 위원회들과 이야기를 나누시는 등, 일의 처리를 위해 분노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그런 부모님을 보면서 너무 죄송하고 창피해서, 이렇게 미쳐서는 안되겠다, 빨리 건강하게 회복해서 공부 열심히 하고 좋은 딸이 되어야하겠다고 결심했었어요. 이런 나쁜 기억에 매달려서는 누구에게도 좋은 일이 없으니까요.

베스와 제인은 당시 이미 강간을 당한 상태였습니다. 둘 다 몇 달 동안 걷지를 못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모두 질입구와 질에 심한 부상을 입고 같은 병원에서 요양을 하다가, 어느 날 베스는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곧 발견이 되긴 했지만, 베스는 퇴원 후 거리의 여자가 되어 버렸고, 코케인, 마리화나등의 약을 복용하다가 일찍 저 세상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제인 역시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사람 만나기를 꺼려했구요. 앤디는 아무런 "줄"이 없어서 그랬는지 퇴학을 당했고, 릭과 윌리엄은 조용히 영국으로 추방을 당했습니다. 그 후 학교의 독방체벌은 페지가 되었습니다. 그 오두막은 허물어졌다고 하더군요.

저는 8학년을 마치고 부모님께 부탁을 드려 한국에서 중학교를 마치기로 했습니다.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이탤리였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다시는 이탤리에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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