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러 - 아들의 이야기 - 2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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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15:21 조회 460회 댓글 0건본문
다음 편에는 오랜만에 H씬 좀 넣은 뒤 ㅡㅡ;;
그 다음 편...이 아니라 파트인;; 그러니 츠카사 편이 아닌 다음 편 부터는;;
발랄 상쾌 쾌활 유쾌;;
를 모토로 가겠습니다;; 친구가 충고하더군요;;
ㅡㅡ;;
죄송합니다...
이오리스 님께 특히 사과를;; 이런;; 다음 "편" 이라는 말을 무의식 중에 그렇게 썼군요;;
이 이야기 회수하려면 좀 더 걸립니다;;
죄송;;
\\\\\
“...우선 이거부터 읽어봐.”
료헤이는 토무라가 던지는 오래된 종이를 신경질적으로 받아채 그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옛날 옛적의 고문서가 아닌 수첩에 적힌, 한 30년 정도 되어 보이는 바랜 종이에 적힌 볼펜 글씨...그것의 내용을 점점 읽어나가는 료헤이의 눈은 의문으로 가득 차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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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접 -
검은 나비.
중국에서는 흑호접이라 불리었고, 간도와 한반도에서는 검은 나비, 일본 열도에서는 고쿠노쵸라 불리운 존재. 사서, 그러니까 역사의 뒤에 가려진 책들을 들춰보면 그것에 관한 기록이 나오고 있다.
‘괴이수록’ 의 기록이다.
‘사람인지 나비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으나 분명한 어조로 말을 했고 그 말은 조리가 맞고 듣는 이에게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려 누구보다도 신뢰가 간다...그러나 그렇게 되었을 경우, 그 자는 이미 그녀에게 희생당한 것이다. 2년이 지나지 않아 마치 꽃에서 꿀이 빠져나가듯이 모든 기력이 그녀에게로 넘어가고, 그녀는 또 다른 희생자를 찾아나선다.’
‘요환란록’의 기록.
‘언제나 사냥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놓고 의지할 수 있는 먹이 제공자를 만나면 그녀 또한 많은 것을 제공한다. 그녀의 식탐을 만족시킬 만큼 기력이 넘쳐흐르는 인간은 거의 찾아볼 수 없기는 하나, 일부 그런 존재에게 그녀는 자신의 먹을 것을 주는 대신 그에게도 힘을 보태준다.’
역사에 드러난 것은 이 정도다. 그리고 수천년에 달하는 그녀의 인생을 나보고 설명하라는 것은 무리이지만, 나는 최선을 다 하여 서술하겠다, 가려진 그녀의 인생을, 매우 짧게.
역사에서 숨겨진 어둠의 존재, 흑접. 어디서 태어났는지는 모르나 중국 대륙 한 가운데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낸 그것은, 춘추 전국 시대 진왕을 도와 중국을 통일하나, 곧 진왕을 버리고 떠난다. ‘불로장생’, 을 약속한 그녀의 거짓말이 들통 나 진왕이 쫒아낸 것이라 보는 게 정설이다. 그 후 한참을 나타나지 않던 그녀는 한반도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데, 때는 후삼국, 그녀는 태봉의 궁예에게 접근하는데, 이렇듯 그녀는 기력이 강한 인간에게 접근하는 경향을 보인다. 결국 궁예는 광기에 휩싸였고, 이에 따라 그의 부하 왕건이 그를 몰아낸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역사에 가려진 것은, 왕씨의 성이 전국을 통일하자 태조는 숨어있는 흑접을 찾아내 당장 없애버리도록 하였다. 물론 그녀는 일본으로 도망쳤고...
그녀는 일본의 역사에 뒤편에서, 하지만 크게 개입한다.
요리미츠가 일본을 통일한 후 7년 후, 그는 세상을 떠난다. 세상에서는 그가 나이가 들어 병으로 죽었다고 하지만, 그것을 있을 수 없는 일...왜 그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인지는 후에 밝히겠다. 한번에 아는 것 보다는, 차차 알아가는 것이 더 좋다.
이야기를 다시 돌려보면, 그의 사망 후 제 2대 쇼군은 요리이에, 요리미츠의 장남이다. 아직 막부는 건립 초기 단계. 지켜내야 할 것도 많고, 아직 많은 싸움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 어떤 면으로 보아도 요리이에는 도저히 그런 일을 해낼 재목이 되지 못했다.
여기에서, 우리가 금묘로 부르는 미츠루 미오와 요리미츠의 아내, 그리고 요리이에의 어머니인 호조 마사코의 충돌이 시작된다. 그 시대에 보기 드문 여걸이었던 마사코는, 막부를 무능력한 요리이에의 손에 둘 수 없다고 여겨 자신이 뒤에서 요리이에를 조종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고집 센 요리이에는 한번 잡은 권력을 놓지 않으려 했고, 결국 모자사이는 크게 갈라지고 만다.
미츠루 미오는 느낄 수 있었다. 요리미츠를, 그의 뛰어난 능력과 두뇌를 사랑했던 마사코는 아무리 아들이라 할지라도 그가 일궈낸 이 ‘막부’라는 작품을 망치게 놔두지 않을 거라는 걸. 마사코에게 막부는 남편 그 자체였다. 미오 역시 막부가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자신의 주인의 후손이 다치는 것 또한 원치 않았기에 마사코에게 잠시 유예를 달라고 하는 한편 요리이에를 설득하려고 하였다. 조용히 쇼군 자리를 넘기시던가, 아니면 어머니에게 실권을 양보하던가...
요리이에는 젊었다. 혈기가 왕성한 나이. 하지만 문제는, 세상을 읽는 눈을 타고 나지 못했다. 그에게 있어 미츠루 미오라는 아군이 있는 한, 쇼군의 권위는 얼마든지 유지될 수 있는 것이고 어머니가 거는 싸움도 두렵지 않았다. 미오의 감각을 뚫고 운반될 수 있는 독은 없었고 그녀를 이길 수 있는 암살자도, 그녀를 붙잡을 수 있는 군대도 없었다.
허나, 세상에 예외는 있기 마련이다.
호조 마사코의 본가, 호조가는 결국 쇼군과의 협상을 포기하고, 그를 죽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이 결정은 막부의 건립에 결정적 공헌을 한 13명의 원로 회의, 고케닌에서도 내려진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미츠루 미오와 묘족 군대. 선대 쇼군인 요리미츠는 무력으로 그녀를 제압했으니 잘 찾아보면 그녀를 막을 인간 또한 있지 않을까, 하고 사람들은 생각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을 고케닌의 원로들은 잘 알고 있었다. 요리미츠, 그러니까 라이코우는 이미 인간이 아니었다. 그에게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그들은 직감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과거처럼 음양사를 써서 묘족 전체를 제압하면 되지 않을까, 했지만 과거와 달리 군대화한 그들에게는 이미 음양사도 통하지 않는다. 평범한 인간은 결코 미츠루 미오와 묘족을 이길 수 없다. 천재? 그도 결국 인간이다. 인간이라는 종을 초월하는 무언가가 아니라면...
그리고, 그것이 나타났다.
흑접. 그것은 미츠루 미오의 남동생이었던 미츠루 카게이를 유혹한다. 호조에 붙어버리자고. 언제나 누나의 그늘 밑에서 부장 노릇이나 하면서 살 거냐고. 물론 대놓고 이런 식으로 말한 것은 아니었다. 고서의 기록에서도 나오듯이, 흑접의 화술은 매우 뛰어났고 카게이는 그것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리고, 흑접의 힘을 빌어 자신의 누나를 봉인한다.
흑접의 힘에 의해서 금묘가 봉인당하자, 나머지는 매우 쉬운 일이었다. 독살당하는 요리이에, 새로 세워진 쇼군. 하지만 실권은 호조 마사코의 호조 가문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아들을 죽일 만큼 무정한 어머니가 세상에 어디 있을 까마는, 여기 한 명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뒤늦게, 미오는 흑접의 봉인을 풀었다고 한다. 흑접으로써도 미오는 진왕과 고려 태조 이래 처음 만나는 막강한 적이었다. 몇 달이 지나, 결국 흑접을 완전히 제압하고 나온 미오였지만 이미 때는 늦어 묘족은 카게이가 수장을 자처해 호조의 밑으로 들어갔고, 요리미츠의 아들이었던 요리이에는 죽었으며 막부는 실상 호조가 차지하게 된 것이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는 일신의 힘. 과거 묘족의 수장으로써 강대하던 힘은 이미 손아귀에서 나갔다.
승부라는 것은, 정치나 스포츠나 전쟁이나 리듬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라면 모르지만 전쟁 등 사람의 생명이 오가는 것에 리듬이 걸려 있다 하면 조금 끔찍하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사실이 그러한 것을 어쩌겠는가.
미츠루 미오는 수많은 사선을 넘어온 전사로써 알 수 있었다. 이미 승부의 리듬은, 호조가 탔다. 그리고 그 리듬이 상당히 길게 갈 것이라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패배한 승부에 집착해서 더 큰 괴멸을 불러올 생각은 없다...졌다 싶으면, 언제나 퇴각 명령을 내리고 후퇴하는 아군의 보호에 신경을 썼던 그녀다. 결국 그녀는 요리이에의 아들, 구교를 지키기로 한다. 유일한 미나모토의 후손.
미나모토의 후손...냉정히 말하여, 호조 가문에게는 눈엣가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마사코의 애정관은 상당히 특별했던 것 같다. 자신이 사랑한 것은 미나모토 가문이 아니라, 라이코우...이렇게 생각했던 그녀는 자신의 첫 아들을 독살할 뿐 아니라, 그 뒤를 이어 쇼군이 된, 그러나 꼭두각시나 다름었던 둘째 아들 사네토모와 손자인 구교마저도 마음에 들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나, 구교의 곁에는 미츠루 미오가 버티고 있다. 묘족이 천 명이나 되건만 그녀에게 덤비기를 두려워하고, 그녀와 라이코우의 대전을 지켜본 천 명의 음양사 역시 덤비기를 꺼려하는 존재. 숫자를 믿고 덤볐다가는 낭패를 볼 뿐이다.
하지만 미오 역시 호조의 총공격이 두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마음먹고 덤빈다면 상대가 안 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래서 선택한 책략은, 미나모토의 이름을 버리고 깊숙이 숨는 것이었다. 여기서 미오는, 한 가지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한다.
묘족에게 처음으로 전해진 인술, 식신술이다.
식지로 만들어 낸 분신, 식신. 하지만 미오는 특수한 방법으로 그 방안을 개조하여, 식신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도 그 시체가 60일간 유지되는 방법을 찾아내었다. 식신의 시체가 유지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우선 아군의 ‘누군가’ 로 식신을 이용할 경우, 식신의 사해가 남는다면 적은 그것이 식신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없다. 바로 이것을 이용한 것이다.
이미 독에 중독되어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을 끌고 다니던 사네토모 쇼군을 위해서, 그리고 그것보다는 살 날이 더 창창한 구교를 위해, 미오는 구교의 식신을 만들어 사네토모 쇼군을 행사에서 암살해 버린다. 수많은 감시와 보호를 뚫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사네토모를 죽인 것이 구교 본인이 아니라 구교의 식신이라는 것을 알리 없는 호조가문은 옳다구나 싶어 당장 구교의 식신을 잡아 처형하였지만 뭔가 께름칙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왜 구교는 호조 가문을 상대로 칼을 돌리지 않고 같은 미나모토 씨인 자신의 작은 아버지를 죽인 것일까.
흑접만 아니었다면, 이 께름칙함은 그저 그렇게 이어져 갔을 뿐, 아무런 사실도 깨닫지 못하고 미오와 구교, 그리고 그의 아내를 내버려 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흑접은 미오의 속임수를 간파해 낸다.
이미 그때 흑접은 제 정신이 아니었다. 언제나 포식자와 승리자의 입장이었던 흑접이다. 진시황과 왕건에 의해서 쫓겨났다고는 하지만 흑접이 여유 있게 웃으며 도망가는 도둑의 입장이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도둑에게 집 주인은 너무나 강한 존재다. 그렇기에 도둑질만 하고 도망가도 그것은 도둑의 승리다. 하지만 같은 도둑이 자신을 때렸다면 문제가 다르다. ‘저렇게 강한 놈은 상대도 안 되니까 도망친다 쳐도, 너 같은 놈이 감히!’ 라는 것이다. 왕건과 진시황은 지도자의 운명을 타고난 강자들이었다. 하지만 미오는 단순한 암살자, 전사인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패했다는 것이 흑접으로써는 크나큰 자존심 훼손이었던 것이다.
흑접은 금묘, 미오를 추적한다. 미오 역시 그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 게임이 자신에게 불리한 것이라는 것도 깨닫는다. 자신은 흑접을 죽이거나 제압해야만 승리하나, 흑접은 구교와 그의 가족을 제거해도 이기는 게임이다. 너무 불리하다.
언제나 안쪽으로 파고들던 그녀다. 여기서 구교에게 붙어 다닌다면 계속 도망다녀야 하고, 결국 구교는 대외적이 아니라 진짜로 죽게 될 것이다. 그렇게 판단한 그녀는 구교를 숨겨둔다 - 적의 코 앞, 교토의 한 집에. 진정으로 숨기 위해서는 숲으로 피해야 한다, 나무의 숲이 아니라 사람의 숲으로.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며, 등잔 밑의 쌀 가마에서 쌀 한 알을 찾을 수 있으면 찾아보라.
구교를 교토에 숨긴 뒤 미오는 흑접을 전국 방방곡곡으로 유도한다. 흑접이 수천년간 익힌 모든 기술을 쓰며 그녀를 추적하고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오는 엄청나게 강했다. 비록 묘족이 음양술을 익힐 수 없는 체질이라 하나 라이코우는 단순한 음양사가 아니었다. 그의 곁에 오래 머물다 보니, 죽음의 냄새가 짙게 배어들었고 본래의 강함에 추가된 ‘살생’의 냄새는 그녀를 더욱 강하게 해 주었다. 슈텐 동자, 미치자네, 오로치마루, 가라스텐구 등 수 많은 강적을 눕혀버린 라이코우였지만, 금묘를 상대할 때에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고 말한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흑접의 돌연변이적 강함은 그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미츠루 미오에게만 있는 것 역시 아니었다.
라이코우에게만 있는 것 역시 아니었다.
‘누군가’ 에게도 있었다.
흑접은 결국, 미오와의 싸움에 끝을 보지 못하고 어딘가에서 실종된다. 그녀가 갑자기 사라진 연유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녀가 죽지 않고 다만 번데기 상태로 되돌아갔다는 것만 추정가능할 뿐이다. 그녀가 번데기 상태에 있을 때에는, 그녀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고 땅에 기분나쁜 얼룩덜룩한 무늬가 남아있을 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녀의 무늬가 발견된 곳은 없다.
그녀가 왜 금묘와의 싸움을 포기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이런 기록이 남아있기는 하다. ‘청발귀’ 가 등장하여 흑접을 먹어치우려다가 다 먹지는 못하고 날개만을 뜯어먹고 놓쳤다는 기록이다.
이 ‘청발귀’ 에 대한 기록은 자세히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그가 금묘, 혹은 정부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은 확실하다. 이 기록을 남긴 자는 어느 산을 지나가던 화전민의 말을 그대로 옮겼는데, 그 자는 매우 두려워하며 신경쇠약의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두려웠다. 밤에 산길을 내려가고 있는데, 어디에선가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밤길에 사고가 났구나 싶어서 달려갔는데, 검은 기모노를 입은, 마치 히나 인형 (일본에서 장식품으로 쓰이는 20 - 30 센티미터의 인형. 잘 만든 히나 인형은 예술품으로 취급받음) 같은 미인이 두려움에 떨면서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아, 그녀의 눈길이 닿고 있는 곳에는, 검은 액체를 입에 잔뜩 머금은 채 그녀 쪽을 광소를 터뜨리며 바라보고 있는, 청발의 괴물이 있었다...’
그 후 그 화전민은 혼절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기록은 없다...
아마 독자들은 의문이 생길 것이다. 내가 ‘청발귀는 흑접을 놓쳤다’, 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아아, 이 글을 읽게 되는 사람이여, 날 도와다오...나는...나는...그녀에게 당했다...내 모든 정념과 내 모든 힘은 나비가 꽃의 꿀을 빨아먹듯 흑접이 먹어버렸다...나는 그녀가 무엇인지 몰랐다...나는 그녀가 아름다운 존재라고 생각했을 뿐이다...불과 2년, 2년 사이 나는 육체적으로 40년이 늙었고 이제 노화로 인한 죽음을 나이 41에 앞두고 있다...
조심하라, 누구든지...검은 기모노 입은 여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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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치의 형, 아마키의 메모다...그리고, 거기서 말하는 흑접...그것이 아마치의 힘의 근원이야."
“...하지만 네 말이 맞다면...이 존재와의 공존은 불가능해! 묘족의 기력 조차도 2년 만에 빨아먹는...”
“동면 후 일어난 북극곰은 폭식을 해. 또 아마키는 불행한 경우고...아마치는...”
토무라는 말을 멈추었다. 굳이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서이다. 아마치가 부적술을 잘 할 수 있는 이유는 원천적으로 다른 묘족들과 차원이 다를 정도로 높은 법력 때문이었다. 법력은 곧 생명력. 자신의 먹을 것을 무제한 적으로 타고난 아마치는 흑접에게 있어서는 진시황, 궁예 이후로 오랜만에 만나는 정식 공존자일 터다...
“...어쨌든...창고로 가자...그래...나를 향해 떨어지는 심판의 도끼를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다는 것 잘 알지만...남이 떨구는 것 보다는 내 스스로 떨구는 것이 낫겠지...”
그 다음 편...이 아니라 파트인;; 그러니 츠카사 편이 아닌 다음 편 부터는;;
발랄 상쾌 쾌활 유쾌;;
를 모토로 가겠습니다;; 친구가 충고하더군요;;
ㅡㅡ;;
죄송합니다...
이오리스 님께 특히 사과를;; 이런;; 다음 "편" 이라는 말을 무의식 중에 그렇게 썼군요;;
이 이야기 회수하려면 좀 더 걸립니다;;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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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거부터 읽어봐.”
료헤이는 토무라가 던지는 오래된 종이를 신경질적으로 받아채 그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옛날 옛적의 고문서가 아닌 수첩에 적힌, 한 30년 정도 되어 보이는 바랜 종이에 적힌 볼펜 글씨...그것의 내용을 점점 읽어나가는 료헤이의 눈은 의문으로 가득 차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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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접 -
검은 나비.
중국에서는 흑호접이라 불리었고, 간도와 한반도에서는 검은 나비, 일본 열도에서는 고쿠노쵸라 불리운 존재. 사서, 그러니까 역사의 뒤에 가려진 책들을 들춰보면 그것에 관한 기록이 나오고 있다.
‘괴이수록’ 의 기록이다.
‘사람인지 나비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으나 분명한 어조로 말을 했고 그 말은 조리가 맞고 듣는 이에게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려 누구보다도 신뢰가 간다...그러나 그렇게 되었을 경우, 그 자는 이미 그녀에게 희생당한 것이다. 2년이 지나지 않아 마치 꽃에서 꿀이 빠져나가듯이 모든 기력이 그녀에게로 넘어가고, 그녀는 또 다른 희생자를 찾아나선다.’
‘요환란록’의 기록.
‘언제나 사냥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놓고 의지할 수 있는 먹이 제공자를 만나면 그녀 또한 많은 것을 제공한다. 그녀의 식탐을 만족시킬 만큼 기력이 넘쳐흐르는 인간은 거의 찾아볼 수 없기는 하나, 일부 그런 존재에게 그녀는 자신의 먹을 것을 주는 대신 그에게도 힘을 보태준다.’
역사에 드러난 것은 이 정도다. 그리고 수천년에 달하는 그녀의 인생을 나보고 설명하라는 것은 무리이지만, 나는 최선을 다 하여 서술하겠다, 가려진 그녀의 인생을, 매우 짧게.
역사에서 숨겨진 어둠의 존재, 흑접. 어디서 태어났는지는 모르나 중국 대륙 한 가운데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낸 그것은, 춘추 전국 시대 진왕을 도와 중국을 통일하나, 곧 진왕을 버리고 떠난다. ‘불로장생’, 을 약속한 그녀의 거짓말이 들통 나 진왕이 쫒아낸 것이라 보는 게 정설이다. 그 후 한참을 나타나지 않던 그녀는 한반도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데, 때는 후삼국, 그녀는 태봉의 궁예에게 접근하는데, 이렇듯 그녀는 기력이 강한 인간에게 접근하는 경향을 보인다. 결국 궁예는 광기에 휩싸였고, 이에 따라 그의 부하 왕건이 그를 몰아낸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역사에 가려진 것은, 왕씨의 성이 전국을 통일하자 태조는 숨어있는 흑접을 찾아내 당장 없애버리도록 하였다. 물론 그녀는 일본으로 도망쳤고...
그녀는 일본의 역사에 뒤편에서, 하지만 크게 개입한다.
요리미츠가 일본을 통일한 후 7년 후, 그는 세상을 떠난다. 세상에서는 그가 나이가 들어 병으로 죽었다고 하지만, 그것을 있을 수 없는 일...왜 그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인지는 후에 밝히겠다. 한번에 아는 것 보다는, 차차 알아가는 것이 더 좋다.
이야기를 다시 돌려보면, 그의 사망 후 제 2대 쇼군은 요리이에, 요리미츠의 장남이다. 아직 막부는 건립 초기 단계. 지켜내야 할 것도 많고, 아직 많은 싸움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 어떤 면으로 보아도 요리이에는 도저히 그런 일을 해낼 재목이 되지 못했다.
여기에서, 우리가 금묘로 부르는 미츠루 미오와 요리미츠의 아내, 그리고 요리이에의 어머니인 호조 마사코의 충돌이 시작된다. 그 시대에 보기 드문 여걸이었던 마사코는, 막부를 무능력한 요리이에의 손에 둘 수 없다고 여겨 자신이 뒤에서 요리이에를 조종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고집 센 요리이에는 한번 잡은 권력을 놓지 않으려 했고, 결국 모자사이는 크게 갈라지고 만다.
미츠루 미오는 느낄 수 있었다. 요리미츠를, 그의 뛰어난 능력과 두뇌를 사랑했던 마사코는 아무리 아들이라 할지라도 그가 일궈낸 이 ‘막부’라는 작품을 망치게 놔두지 않을 거라는 걸. 마사코에게 막부는 남편 그 자체였다. 미오 역시 막부가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자신의 주인의 후손이 다치는 것 또한 원치 않았기에 마사코에게 잠시 유예를 달라고 하는 한편 요리이에를 설득하려고 하였다. 조용히 쇼군 자리를 넘기시던가, 아니면 어머니에게 실권을 양보하던가...
요리이에는 젊었다. 혈기가 왕성한 나이. 하지만 문제는, 세상을 읽는 눈을 타고 나지 못했다. 그에게 있어 미츠루 미오라는 아군이 있는 한, 쇼군의 권위는 얼마든지 유지될 수 있는 것이고 어머니가 거는 싸움도 두렵지 않았다. 미오의 감각을 뚫고 운반될 수 있는 독은 없었고 그녀를 이길 수 있는 암살자도, 그녀를 붙잡을 수 있는 군대도 없었다.
허나, 세상에 예외는 있기 마련이다.
호조 마사코의 본가, 호조가는 결국 쇼군과의 협상을 포기하고, 그를 죽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이 결정은 막부의 건립에 결정적 공헌을 한 13명의 원로 회의, 고케닌에서도 내려진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미츠루 미오와 묘족 군대. 선대 쇼군인 요리미츠는 무력으로 그녀를 제압했으니 잘 찾아보면 그녀를 막을 인간 또한 있지 않을까, 하고 사람들은 생각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을 고케닌의 원로들은 잘 알고 있었다. 요리미츠, 그러니까 라이코우는 이미 인간이 아니었다. 그에게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그들은 직감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과거처럼 음양사를 써서 묘족 전체를 제압하면 되지 않을까, 했지만 과거와 달리 군대화한 그들에게는 이미 음양사도 통하지 않는다. 평범한 인간은 결코 미츠루 미오와 묘족을 이길 수 없다. 천재? 그도 결국 인간이다. 인간이라는 종을 초월하는 무언가가 아니라면...
그리고, 그것이 나타났다.
흑접. 그것은 미츠루 미오의 남동생이었던 미츠루 카게이를 유혹한다. 호조에 붙어버리자고. 언제나 누나의 그늘 밑에서 부장 노릇이나 하면서 살 거냐고. 물론 대놓고 이런 식으로 말한 것은 아니었다. 고서의 기록에서도 나오듯이, 흑접의 화술은 매우 뛰어났고 카게이는 그것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리고, 흑접의 힘을 빌어 자신의 누나를 봉인한다.
흑접의 힘에 의해서 금묘가 봉인당하자, 나머지는 매우 쉬운 일이었다. 독살당하는 요리이에, 새로 세워진 쇼군. 하지만 실권은 호조 마사코의 호조 가문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아들을 죽일 만큼 무정한 어머니가 세상에 어디 있을 까마는, 여기 한 명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뒤늦게, 미오는 흑접의 봉인을 풀었다고 한다. 흑접으로써도 미오는 진왕과 고려 태조 이래 처음 만나는 막강한 적이었다. 몇 달이 지나, 결국 흑접을 완전히 제압하고 나온 미오였지만 이미 때는 늦어 묘족은 카게이가 수장을 자처해 호조의 밑으로 들어갔고, 요리미츠의 아들이었던 요리이에는 죽었으며 막부는 실상 호조가 차지하게 된 것이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는 일신의 힘. 과거 묘족의 수장으로써 강대하던 힘은 이미 손아귀에서 나갔다.
승부라는 것은, 정치나 스포츠나 전쟁이나 리듬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라면 모르지만 전쟁 등 사람의 생명이 오가는 것에 리듬이 걸려 있다 하면 조금 끔찍하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사실이 그러한 것을 어쩌겠는가.
미츠루 미오는 수많은 사선을 넘어온 전사로써 알 수 있었다. 이미 승부의 리듬은, 호조가 탔다. 그리고 그 리듬이 상당히 길게 갈 것이라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패배한 승부에 집착해서 더 큰 괴멸을 불러올 생각은 없다...졌다 싶으면, 언제나 퇴각 명령을 내리고 후퇴하는 아군의 보호에 신경을 썼던 그녀다. 결국 그녀는 요리이에의 아들, 구교를 지키기로 한다. 유일한 미나모토의 후손.
미나모토의 후손...냉정히 말하여, 호조 가문에게는 눈엣가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마사코의 애정관은 상당히 특별했던 것 같다. 자신이 사랑한 것은 미나모토 가문이 아니라, 라이코우...이렇게 생각했던 그녀는 자신의 첫 아들을 독살할 뿐 아니라, 그 뒤를 이어 쇼군이 된, 그러나 꼭두각시나 다름었던 둘째 아들 사네토모와 손자인 구교마저도 마음에 들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나, 구교의 곁에는 미츠루 미오가 버티고 있다. 묘족이 천 명이나 되건만 그녀에게 덤비기를 두려워하고, 그녀와 라이코우의 대전을 지켜본 천 명의 음양사 역시 덤비기를 꺼려하는 존재. 숫자를 믿고 덤볐다가는 낭패를 볼 뿐이다.
하지만 미오 역시 호조의 총공격이 두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마음먹고 덤빈다면 상대가 안 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래서 선택한 책략은, 미나모토의 이름을 버리고 깊숙이 숨는 것이었다. 여기서 미오는, 한 가지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한다.
묘족에게 처음으로 전해진 인술, 식신술이다.
식지로 만들어 낸 분신, 식신. 하지만 미오는 특수한 방법으로 그 방안을 개조하여, 식신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도 그 시체가 60일간 유지되는 방법을 찾아내었다. 식신의 시체가 유지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우선 아군의 ‘누군가’ 로 식신을 이용할 경우, 식신의 사해가 남는다면 적은 그것이 식신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없다. 바로 이것을 이용한 것이다.
이미 독에 중독되어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을 끌고 다니던 사네토모 쇼군을 위해서, 그리고 그것보다는 살 날이 더 창창한 구교를 위해, 미오는 구교의 식신을 만들어 사네토모 쇼군을 행사에서 암살해 버린다. 수많은 감시와 보호를 뚫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사네토모를 죽인 것이 구교 본인이 아니라 구교의 식신이라는 것을 알리 없는 호조가문은 옳다구나 싶어 당장 구교의 식신을 잡아 처형하였지만 뭔가 께름칙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왜 구교는 호조 가문을 상대로 칼을 돌리지 않고 같은 미나모토 씨인 자신의 작은 아버지를 죽인 것일까.
흑접만 아니었다면, 이 께름칙함은 그저 그렇게 이어져 갔을 뿐, 아무런 사실도 깨닫지 못하고 미오와 구교, 그리고 그의 아내를 내버려 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흑접은 미오의 속임수를 간파해 낸다.
이미 그때 흑접은 제 정신이 아니었다. 언제나 포식자와 승리자의 입장이었던 흑접이다. 진시황과 왕건에 의해서 쫓겨났다고는 하지만 흑접이 여유 있게 웃으며 도망가는 도둑의 입장이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도둑에게 집 주인은 너무나 강한 존재다. 그렇기에 도둑질만 하고 도망가도 그것은 도둑의 승리다. 하지만 같은 도둑이 자신을 때렸다면 문제가 다르다. ‘저렇게 강한 놈은 상대도 안 되니까 도망친다 쳐도, 너 같은 놈이 감히!’ 라는 것이다. 왕건과 진시황은 지도자의 운명을 타고난 강자들이었다. 하지만 미오는 단순한 암살자, 전사인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패했다는 것이 흑접으로써는 크나큰 자존심 훼손이었던 것이다.
흑접은 금묘, 미오를 추적한다. 미오 역시 그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 게임이 자신에게 불리한 것이라는 것도 깨닫는다. 자신은 흑접을 죽이거나 제압해야만 승리하나, 흑접은 구교와 그의 가족을 제거해도 이기는 게임이다. 너무 불리하다.
언제나 안쪽으로 파고들던 그녀다. 여기서 구교에게 붙어 다닌다면 계속 도망다녀야 하고, 결국 구교는 대외적이 아니라 진짜로 죽게 될 것이다. 그렇게 판단한 그녀는 구교를 숨겨둔다 - 적의 코 앞, 교토의 한 집에. 진정으로 숨기 위해서는 숲으로 피해야 한다, 나무의 숲이 아니라 사람의 숲으로.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며, 등잔 밑의 쌀 가마에서 쌀 한 알을 찾을 수 있으면 찾아보라.
구교를 교토에 숨긴 뒤 미오는 흑접을 전국 방방곡곡으로 유도한다. 흑접이 수천년간 익힌 모든 기술을 쓰며 그녀를 추적하고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오는 엄청나게 강했다. 비록 묘족이 음양술을 익힐 수 없는 체질이라 하나 라이코우는 단순한 음양사가 아니었다. 그의 곁에 오래 머물다 보니, 죽음의 냄새가 짙게 배어들었고 본래의 강함에 추가된 ‘살생’의 냄새는 그녀를 더욱 강하게 해 주었다. 슈텐 동자, 미치자네, 오로치마루, 가라스텐구 등 수 많은 강적을 눕혀버린 라이코우였지만, 금묘를 상대할 때에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고 말한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흑접의 돌연변이적 강함은 그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미츠루 미오에게만 있는 것 역시 아니었다.
라이코우에게만 있는 것 역시 아니었다.
‘누군가’ 에게도 있었다.
흑접은 결국, 미오와의 싸움에 끝을 보지 못하고 어딘가에서 실종된다. 그녀가 갑자기 사라진 연유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녀가 죽지 않고 다만 번데기 상태로 되돌아갔다는 것만 추정가능할 뿐이다. 그녀가 번데기 상태에 있을 때에는, 그녀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고 땅에 기분나쁜 얼룩덜룩한 무늬가 남아있을 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녀의 무늬가 발견된 곳은 없다.
그녀가 왜 금묘와의 싸움을 포기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이런 기록이 남아있기는 하다. ‘청발귀’ 가 등장하여 흑접을 먹어치우려다가 다 먹지는 못하고 날개만을 뜯어먹고 놓쳤다는 기록이다.
이 ‘청발귀’ 에 대한 기록은 자세히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그가 금묘, 혹은 정부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은 확실하다. 이 기록을 남긴 자는 어느 산을 지나가던 화전민의 말을 그대로 옮겼는데, 그 자는 매우 두려워하며 신경쇠약의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두려웠다. 밤에 산길을 내려가고 있는데, 어디에선가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밤길에 사고가 났구나 싶어서 달려갔는데, 검은 기모노를 입은, 마치 히나 인형 (일본에서 장식품으로 쓰이는 20 - 30 센티미터의 인형. 잘 만든 히나 인형은 예술품으로 취급받음) 같은 미인이 두려움에 떨면서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아, 그녀의 눈길이 닿고 있는 곳에는, 검은 액체를 입에 잔뜩 머금은 채 그녀 쪽을 광소를 터뜨리며 바라보고 있는, 청발의 괴물이 있었다...’
그 후 그 화전민은 혼절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기록은 없다...
아마 독자들은 의문이 생길 것이다. 내가 ‘청발귀는 흑접을 놓쳤다’, 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아아, 이 글을 읽게 되는 사람이여, 날 도와다오...나는...나는...그녀에게 당했다...내 모든 정념과 내 모든 힘은 나비가 꽃의 꿀을 빨아먹듯 흑접이 먹어버렸다...나는 그녀가 무엇인지 몰랐다...나는 그녀가 아름다운 존재라고 생각했을 뿐이다...불과 2년, 2년 사이 나는 육체적으로 40년이 늙었고 이제 노화로 인한 죽음을 나이 41에 앞두고 있다...
조심하라, 누구든지...검은 기모노 입은 여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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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치의 형, 아마키의 메모다...그리고, 거기서 말하는 흑접...그것이 아마치의 힘의 근원이야."
“...하지만 네 말이 맞다면...이 존재와의 공존은 불가능해! 묘족의 기력 조차도 2년 만에 빨아먹는...”
“동면 후 일어난 북극곰은 폭식을 해. 또 아마키는 불행한 경우고...아마치는...”
토무라는 말을 멈추었다. 굳이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서이다. 아마치가 부적술을 잘 할 수 있는 이유는 원천적으로 다른 묘족들과 차원이 다를 정도로 높은 법력 때문이었다. 법력은 곧 생명력. 자신의 먹을 것을 무제한 적으로 타고난 아마치는 흑접에게 있어서는 진시황, 궁예 이후로 오랜만에 만나는 정식 공존자일 터다...
“...어쨌든...창고로 가자...그래...나를 향해 떨어지는 심판의 도끼를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다는 것 잘 알지만...남이 떨구는 것 보다는 내 스스로 떨구는 것이 낫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