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경찰관이여,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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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3 01:50 조회 1,017회 댓글 0건본문
"젊은 경찰관이여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
경찰대학교 졸업식날, 총장님이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했던말이다.
그리고 4년이 지난지금..
나는 동대문구 이문1동 지구대의 순찰팀장을 맡고있다.
말이 팀장이지. 잎파리 출신들하고 하는일이 별반다르지않다.
동기들은 15점짜리 강간, 20점짜리 살인사건및 광역사건에 매달려있는동안
난 0.5점짜리 방범순찰을 풋내나는 순경녀석과 돌고있다.
그많은 28기 졸업생들중 지구대에서 근무하는놈은 나밖에 없다.
개같지만 버텨야된다. 나이 서른에 경찰때려치면 뭘 하겠는가.
씁쓸한 마음에 창문을 열고 담배에 불을 붙이려는데 무전이 들어온다.
"동대문 18호. 여기는 상황실 "
"예 동대문 18. 지령대기중"
"300상황 발생. 출동후 상황보고바람"
" i2 " (알겠음의 무전용어)
곧 순찰차용 컴퓨터에 주소지와 간략한 사건개요가 뜬다.
"박순경 언넝가서 처리하고 야식먹으러가자 "
"저기 김팀장님. 300이면 단체폭력사건 아님미까? 지는 마 벌써 떨림미더"
"박순경아.. 니 경찰학교들가서 유치장 체험만 하다왔나?"
"그게 제일 재밌긴 했심더 ^--------^ "
"얌마! 자랑이다 임마 단체폭력은 311 !!! 300은 주취폭력이다 ! 쫌 외우자!!! "
후.. 내인생도 깝깝한데 이 깝깝한 신제품(?)순경까지 교육하려니
없던 탈모가 생기려고한다.
-웨옹 삑삑!
차가 다니는 4차선 도로 한복판에서 왠 여자둘이 머리채를 잡고 뒹굴고있다.
차들이 아슬아슬하게 이들을 피해가고 인도에선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며 모여있다.
군기가 바짝든 박순경이 언넝 튀어나가 여자둘을 때놓으려고한다.
"아..아가씨들 여기서 이러시면.."
짝!!
"이샛캬 넌 뭔데 꺼져 !! "
보기좋게 귓방맹이 얻어맞고 욕까지 얻어먹은 박순경. 어찌할바를 모른다.
난 박순경이 한대 맞자마자 때린 여자 팔목을 비틀어 수갑을 채운다.
"꺄아아악 이거안놔? 너 이거 성추행이야!!"
수갑을 채움과 동시에
"아줌마. 아줌마는 주취폭력및 도로교통법위반, 그리고 공무집행방해죄로 현행범 체포됐습니다.
변호사 있으면 부르실순있는데 별 도움은 안될꺼같고 더 날뛰면 아줌마 손목만 아픕니다. "
그리고 순찰차 뒷자리에 넣어버린다.
순식간에 제압당해 순찰차에 유치된 상대방을 보니 남은 한여자 기가 팍 죽은듯했다.
"아줌마. 아줌마도 팔찌차고 탈래요? 그냥 편히 타고갈래요? "
아무말없는 남은 한여자도 박순경이 순찰차 뒷자리에 태운다.
차안 가득한 술냄세에 나까지 취할꺼같다.
지구대로가는길 이 두여자들 싸우느라 힘들었는지 곤히 잠이들었다.
대강 수습된거같으니 상황실에 무전을 한다.
"상황실. 여기는 동대문 18. 출동경과보고"
"여기는 상황실. 진행하세요"
"300상황 피의자 둘 현행범 체포후 지구대 이송중. 상황종료"
" i2 "
작년같았으면 이런 대처는 어림도 없는일이었다.
취한사람 잘못건드려서 민원이라도 넣으면 청문감사관실 불려가서 말도안되는 꼬투리잡히고
경위서쓰고 재수없으면 국가인권위까지 불려가서 청문회당하듯 개털리고 와야했다.
올해부터 청장이 주폭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일선 지구대 경찰관의 일처리가 훨씬 수월해졌다.
지구대 도착해서 이여자 둘이 차에서 내려야되는데,
완전 떡실신이다. 남자라면 팔다리 하나씩 잡아서 옮기겠지만,
여자에다가 둘 다 미니스커트를 입고있다. 수갑을 찬여자는 치마가 허리까지 말려올라가서
땡땡이무늬 팬티가 다 보인다.
우리 박순경은 그걸보고 넋이 나갔다.
"야 박순경! 침떨어진다.. 가서 최주임 불러와"
아무리 주폭에 강력하게 대응해도 여자는 조심히 다루어야한다.
고로 여자는 그냥 여경에게 맡기는게 속편하다.
"김팀장님 뭔일이래요? "
"어 최주임 ! 이 언냐들 꼬라지가 우리는 손댈수있는 상태가 아니네 좀 가져가줘 "
"아이고 .. 같은 여자라는게 부끄럽네 쯧쯧.. 잠깐만 "
다시 지구대로 들어간 최주임은 익숙한듯 할매들이 입는 몸빼바지 두개를 가져오더니
두 여자들한테 입힌다. 그리곤 하나씩 업어서 지구대로 데려간다.
163의 크지않은키에 갸날픈몸으로 낑낑거리며 고생하는 모습에 저사람인생도 참 피곤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경찰이 아닌 일반 행정공무원을 했으면 지금쯤 좋은 남자만나 잘살텐데..
쓸데없는 남의 인생 고민에 빠져 지구대 앞마당 벤치에서 담배를 뻐끔뻐끔 피워본다.
"어이 김팀장님! "
"깜짝이야 최주임 왜!!"
"노총각 아저씨야 두 아가씨들 보고 안꼴렸어? ㅋㅋㅋ 올록뽈록하니 이쁘더만"
"최희정 경장님. 남자도 성폭행신고는 못해도 성희롱은 된다는거 잘아시는분이? "
"우쭈쭈 ~ 이 누나야가 놀려서 삐졌쪄여 ~"
"야 한살차이 가지고 누나는 무슨. 그리고 근무중엔 서로 예의지키자니까 ! "
" ㅋㅋ 알았어요 김진섭 경위님 충성! "
경례를 하고 지구대로 쫄래쫄래 걸어가는 최주임을 보며, 마지막 담배연기를 내뱉는다.
담배를 끄기가 무섭게 어깨에 무전기로 지령이 들어온다.
"동대문 18. 여기는 상황실 "
박순경도 무전을 들었는지 지구대 문을 열고 나온다.
"예 동대문 18. 지령대기중"
"201상황 발생. 긴급출동바람 "
" i2 "
재빨리 나와 박순경은 순찰차에 탄다.
순찰차용 PC에 사건관련내용이 전송됐다.
-201상황(빈집털이). 현재 용의자가 가택내부에 있는것으로 추정.
도주우려가 있으므로 접근시 주의요망. -
"박순경 경광등끄고 빨리가자! "
신고지는 경희대 후문쪽 산비탈 다세대 주택3층 이다.
신고지 1블럭정도 전에 순찰차를 주차하고 뛰어간 우리는
옆건물 1층에서 덜덜 떨고있는 세입자를 만날수있었다.
근처 대학을 다니는 여대생같았다.
"동대문서 이문1동 지구대 경찰관입니다. 어떻게 된겁니까?"
"주말동안 지방에 있는 집에 갔다왔다가 지..지금 왔는데, 현관자물쇠가 부서져있고
안에서 바스락바스락..소..소리가 나서요..못들어가고 신고했어요"
"그게 얼마전입니까? "
"한 5..분전이요"
집안에 아직 있을 확률이 높았다.
놈은 아직 우리가 온줄 모를것이고 그렇다면 그냥 계단으로 내려올 확률 역시 컸다.
"신고하신분은 여기있으면 위험하니 근처 편의점에 가도록하세요. 가는동안 뛰거나
소리지르시면 눈치를 챌수있고 위험하니 약간 빠른걸음으로 조용히 이동하세요"
신고자가 나간후 무전으로 추가 순찰차 지원을 부르고
무전기를 음소거하고 확인을 위해1층 입구에서 윗층으로 올라가려는데,
검은 후드에 어두운 카고바지, 군대에서 쓰는 더블백을 맨 남자가 계단으로 내려온다.
이 남자 우리를 발견하더니 냅다 더블백을 우리쪽으로 던져버리고, 주머니에서 식칼을 꺼낸다.
나는 반사적으로 테이져건을 빼들었다.
(테이져건: 전기핀이 날아가 목표물에 박혀서 전기충격을 주는방식. 최대4m까지 핀이 날아가며
비살상용 제압무기/실존하는 무기이며 실제 세계경찰들이 사용중인 무기)
박순경도 총을 빼려는데 낑낑거리다가 겨우 뺐는데 성공한다.
용의자와 우리와의 거리가 3m정도로 꽤나 가까운상황
박순경 이시키.. 혼자 1:1 대치상황이었다면 100% 칼맞았을것이다.
"칼 버려! 임마 칼이 빠르냐 총이 빠르냐. 허벅지에 총맞고 병원가지말고
그냥 조용히 들어가자 임마. "
"좆까 새꺄 "
칼버릴 생각이 없다고 판단한 나는 바로 테이져건을 발사했다.
팟~! 하며 얇은 낚시줄로 총과 연결된 두개의 침이 발사되어 놈의 허벅지에 꼿혔고
이내 녀석은 꼬꾸라졌다.
박순경이 다가가 기절한 용의자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119를 불렀다.
비살상용 무기지만 강력한 전류가 일시에 흐르기에 심혈관 질환자나 만성질환자에겐
치명적일수있고 갈고리모양의 침은 자칫 잘못빼면 살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을수있어서
테이져사용후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규정상 119를 불러 응급조치를 받아야한다.
조선시대같았으면 바로 관아에 끌려가 자지하고 불알이 터지도록 곤장을 맞았을텐데..
소극적 진실주의인지 인권인지 뭔지 참 누굴위해 있는지 모르겠다.
곧이어 지원순찰차와 119가 도착하고 용의자 응급조치및 공범수색과 피해파악에 나선다.
다행히 추가침입흔적은 없었고 용의자는 본서인 동대문서로 이송 및 정리를 하려는데,
뭔가 허전하다.. ?
아차!! 신고한 여대생!!
근처 편의점엘 가본다. 눈물범벅에 손까지 덜덜덜 떨고있다.
작은 초코렛을 사서 건내주며 말을 건다.
"범인 체포됐습니다. 경찰서로 인계조치했구요. 집안 집기는 파손이 되었지만
큰 피해는 없는것같습니다. 그래도 일단 정해진 절차는 있으니 지구대로 가서
서류몇가지는 작성해주셔야 될꺼같습니다. "
"가면..버..범인이랑 마..마주치는거 아..아니에요? ㅠㅠ"
"범인은 청량리역에 있는 동대문경찰서아시죠?거기로 갔구요.
가셔야하는곳은 요앞 이문1동 지구대입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진정이된 여대생은 박순경에게 인계해서 지구대로 보내고
난 다시 사건현장에 가서 뒷정리를 한다.
뭐.. 범죄지에서 현행범 체포에 범인이 소지했던 더블백에서 각종물증들이 우수수 나왔으므로
딱히 사후절차가 복잡하진않았다.
모든것을 동대문서 형사과에 인계하고 지구대로 돌아갈때쯤 동이 트고있었고, 그건 내 퇴근시간 역시 얼마남지않았다는 자연이 보내주는 신호였다.
지구대로 복귀해서, 총기인계와 사건보고서,테이져사용 보고서 작성을 마치고 평소보다 보다
조금 늦은시각 퇴근을 위해 숙직실로 올라가서 문을 여는데
"아 씨 !! 놀래라 ;"
아까 새벽 빈집털이당한 여대생이 자고있다.
살금살금 락커에서 옷만 꺼내서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다시 조용히 숙직실로 들어가서 근무복은 넣고 나가려는데,
자고있는줄 알았던 여대생이 말을 건다.
"저기요.. 저 집 자물쇠 고칠동안만 같이 계셔주면 안되요? "
손엔 아까 내가 사준 초코렛을 꼭 쥐고있다.
몇시간만에 다시온 범행현장.
밤손님이 흐트려놓은 몇몇곳을 제외하곤 잘 정리된 깔끔한 방이었다.
우선 아는 열쇠집에 번호키 주문과 출장요청을 해놓았다.
제품준비와 먼저 예약된곳 방문을 해야되서 약 2시간정도 걸린다고 한다.
뻘쭘하게 방 한가운데 서있는데 그녀는 주스를 건네며 감사의 인사를 한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잘마실께요"
주스를 반쯤마시고 여전히 뻘쭘히 서있는데
좌식테이블과 좌식의자2개가 있는곳을 가르키며 앉으라고 한다.
그리고 여대생은 청소를 하는데, 자연스래 그쪽으로 눈이 자꾸 간다.
크고 똘망똘망한 눈에 순해보이는 얼굴.
150정도 작은키가 흡사 중고생처럼 보이기도한다.
모처럼 느껴보는 설레임이다. 지켜줘야될꺼같고 옆에 있어줘야할꺼같은..
넋놓고 보다가 눈이 마추쳤다. 흠칫 놀라 딴데를 본다.
사춘기 소년처럼 심장이 미친듯이 뛴다..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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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경험담은 아니고..
이전 일때문에 모 지방경찰청 본청에 몇일 파견 나가있었는데,
그때 친해진 형사분들에게 들은 경찰관분들의 생활과 애환 그리고 소설적 요소를 가미해서
만든 "소설" 입니다.
본 글에 등장하는 장소,인물,사건,경찰무전용어는 모두 "허구" 입니다.
언제나 그럿듯 여러분의 댓글하나가 작가분들에겐 많은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