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양 -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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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9:41 조회 588회 댓글 0건본문
희생양
9. 근신
정혜는 정신을 차렸다. 좁은 공간이었다. 공간이 약간씩 움직이는 걸로 보아 차 트렁크 속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혜는 우선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혜의 팔은 뒤로 꺽인 채 수갑으로 채워져 있었다. 게다가 다리도 수갑으로 구금된 상황. 입과 눈도 가려져 있어 소리도 낼 수 없다. 그녀는 차를 움직여 밖의 사람들에게 구조를 요청하고자 몸을 움직였다.
3시간 째. 몸을 움직여보았지만 허사였다. 몸을 움직일수록 팔과 다리에 채워진 수갑이 그녀의 몸에 상처를 깊게 할 뿐이었다.
“덜컥”
트렁크 열리는 소리. 정혜는 숨을 죽였다. 깨어난 걸 들키고 싶진 않았다.
그는 잠든 척하고 있는 정혜를 보았다. ‘훗. 잠든척하긴...’ 그는 그녀의 코에 손수건을 갖다 댔다.
정혜는 다시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었다.
강력계 책임자 및 포인트4,5를 담당한 신형사와 기욱을 포함한 6명이 이번 연쇄살인사건 수사 일선에서 제외되었다. 수사본부장 지시 없이 펼친 함정수사와 그에 따른 실패의 문책이었다. 그러나 수사방향이 틀리지 않았고, 납치된 정혜의 지시 하에 함정수사를 했다고 판단한 고위층은 그 일단 책임이 작다 보고 일단 수사에서 제외되는 선에서 마무리 된 것이다. 하지만, 징계가 따를 것이 분명했다.
“선배님은 지금부터 뭐 하실 겁니까?”
신형사가 사무실을 나오며 말했다.
“흠. 일단은 밀린 잠이나 자러 집에 가야겠다. 잠깐씩밖에 가질 못했으니까.”
“에이. 혼자 사시면서... 기분도 꿀꿀한데 한잔 하시고 가죠?”
“만사가 다 귀찮다. 일단 눈 좀 붙이고 개인적으로 범인을 추적해봐야지...”
“선배님도 그럴 생각이십니까?”
“당연하지. 그래도 상관이고 내 책임도 있으니까. 그리고 2~3일 사이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계장님 목숨이 위험해. 박주임님, 조형사님과 얘기는 해뒀다. 내일 7시 후문 실비집에서 보자. 술 많이 마시지 말고. 그러다가 제수씨한테 쫓겨난다.”
기욱은 그 말을 하고서는 자기 차로 마포서를 나섰다.
10. 모멸감(侮蔑感)
다시 정신을 차려 보니 지독히도 악취미인 방이었다. 창이 없는 붉은 페인트로 칠해 방. 정혜는 묶여 매달려 있었다. 묘한 비린내. 정혜는 이곳이 범인의 살인 장소라 직감했다. 그러나 정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소리를 질러 봤지만 자기의 목소리가 몇 시간째 울려 퍼질 뿐이었다.
문이 열리고 가면을 쓴 그가 들어왔다. 그의 목소리는 듣기 거북했다. 지독히 낮은 허스키한 목소리. 변조된 목소리 같았다.
“이제 경감은 영원히 내거야. 후후후.”
지나치게 낮은 중저음 탓인지 잘 안 들렸다. 하지만, 경감이라는 단어는 들렸다.
‘놈이 나를 알고 있다?’ 정혜는 미끼역을 하면서 일부러 신분증을 책상 서랍에 넣고 왔다.
그리고 자신은 이번 사건에 관해서 방송에 나간 적도 없었다. ‘면식범일까? 아님 그간 쭉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뜻?’ 정혜는 혼란스러웠다.
그는 정혜의 젖가슴을 움켜잡았다. 정혜는 순간 얼굴을 찡그리며 신음을 내뱉었다.
“으윽.”
“흐흐흐. 어때 좀 느끼나? 박정혜 경감?"
“나를 알고 있나?” 정혜의 질문에 돌아 온 것은 비웃음뿐 이었다.
“흐흐흐. 글쎄. 두고 보면 알겠지.”
젖가슴을 잡았던 손을 풀어 정혜의 몸을 만지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정혜는 참기 힘들어 고개를 돌렸다.
“크크크. 강단 좋으신 경감님께서 이정도도 참지 못하시다니. 역시 여자는 속 다르고 겉 다른 것 같군. 이러면 재미가 떨어지지.”
그는 정혜의 수풀을 움켜잡았다. 급격한 아픔이 밀려왔다.
“아악!”
“이런. 미안. 너무 힘을 줬나보군. 꼴에 여자라고 약한 모습이라니 오늘을 위해 희생된 희생양들에게 미안하군. 이렇게 연약한 여자인 걸 알았다면 희생은 피할 수 있었을 걸. 크크크.”
이젠 분명해졌다. 정혜가 구원자였던 것이다. 범인은 정혜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치밀하게 예행연습을 한 것 이었다.
아랫배 부분의 고통은 점점 더 심해져 갔다. 순간, 그는 수풀을 힘껏 당겼다. “두두둑” 그의 손에는 정혜의 수풀이 한 움큼 잡혀 있었다. 정혜의 비명이 방 한 가득 울려 퍼졌다. 그는 쾌감을 느끼며 계속 수풀을 뽑았다. 더 이상 잡히는 것이 없자 그는 그녀의 둔덕을 살폈다. 불그스름하게 물든 둔덕. 그 오묘한 불그스름함에 그의 아랫도리가 반응을 했다.
그는 정혜 뒤로 돌아가 사슬을 풀었다. 정혜를 바닥으로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발목의 상처를 계속 핥았다. 상처에 혀가 닿을 때마다 정혜는 쓰라림을 느꼈지만 지금은 발목의 쓰라림 보다 둔덕의 고통이 더 심했다.
혀는 발목을 지나쳐 허벅지를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한 번도 타인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비부 앞에 혀가 도달하자 정혜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앞선 12명의 여자들보다 더욱 더 집요하게 공격했다. 마침내 그녀의 꽃잎에 혀를 갖다 댔다. 약간 시큼한 맛.
“크크크. 역시 맛은 다른 여자들과 다를 바 없군. 이렇게 벗겨놓으면 말이야. 난 또 여기가 막혀있는 줄 알았어. 크크크”
그의 한마디 한마디와 혀놀림은 집요한 뱀처럼 그녀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꽃잎을 건드렸다. 그러다가 그녀의 양다리를 지지하고 있던 손으로 꽃잎을 열었다. 선홍색의 소음순이 아름다웠다. 그는 혀를 갖다 댔다.
“이제 그만해요.”
정혜는 그에게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크크크. 이제 시작인데 그만둘 수 없지. 여기 이렇게 놓여 있는 맛있는 먹이감을 포기하다니 난 그렇게 순수하지 않다구. 후후후.”
그의 비열한 웃음에 정혜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돌렸다.
“아아. 이렇게 맛있을 수가. 크크크. 구멍도 좁은 걸 보니 남자의 맛을 아직도 보지 못한 모양이네.”
정혜의 얼굴은 화끈거렸다. 하지만 울며불며 추하게 매달리고 싶지 않았다. 정혜는 온 몸의 힘을 풀어 가만히 있었다.
“크크크. 이젠 좀 느끼나보지? 힘을 빼서 받을 준비를 하는 것 보니....크크크”
그는 물건을 잡고 정혜의 꽃잎에 맞췄다. 조금씩 그의 물건을 정혜의 몸속으로 집어넣었다. 움찔거리는 정혜. 하지만 그는 무자비하게도 조금씩 들어간다 싶으니 한 번에 깊게 찔러 넣었다. 격렬한 고통이 아랫배로부터 밀려왔다. 정혜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참지 말라구. 남녀가 즐길 땐 참는 게 아니라구. 크크크.”
그는 거칠게 펌프질을 해댔다. 펌프질을 할 때마다 고통이 밀려왔다. 정혜의 순결은 비 맞은 꽃잎처럼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펌프질의 강도가 세질 때마다 정혜의 고통도 크리라는 것은 그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더욱 쾌감을 불러 온다는 것을 이미 12명의 여자를 통해 알고 있었다. 12명의 여자를 떠올리니 더욱 흥분이 되었다. 펌프질의 강도는 더욱더 강해지고 사정의 순간이 왔다. 그는 재빨리 그의 물건을 꺼내 정혜의 얼굴에 갖다 댔다.
“으으으윽”
정혜의 얼굴에 사정한 그는 만족스러운 듯이 그의 물건을 바라보았다. 붉게 물든 물건. 역시 정혜는 처녀였다.
“크크크. 마지막이 처녀라 그런지 역시 별미구만. 그 나이되도록 나를 위해 처녀성을 간직해주다니 고맙구만. 크크크.”
수치심에 정혜는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치욕적인 첫 경험. 항상 꿈꿔오던 달콤함은 없고 쓰라리고 아픔만이 존재했다.
“크크크. 잘 자라고 그래야 피부가 예뻐진다구. 크크. 뭐 단백질 팩을 했으니 피부가 고와질려나? 부분적으로만 고와지면 안 되는데. 크크”
그는 그 말을 남기고 시멘트 방을 떴다. 남겨진 정혜는 불이 꺼진 방에서 소리를 죽여 울고 있었다.
11. 추적자들
다음날 아침 실비집으로 모인 6명은 깊은 침묵 속에 쌓여 있었다.
“조만간, 아니 삼일 안에 다른 곳으로 재배치될 거야. 그 전에 계장님을 구해내야 한다.”
마포서 강력계 최고참 베테랑인 조형사가 말을 했다. 이어서 박주임이 말을 했다.
“시간이 없다. 몇몇 소문에 따르면 나는 다른 서 교통과로 재배치 될 꺼라는군.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안 돼. 우선 놈의 목적을 생각해보고 진행하자구.”
“시간이 없다면서 다시 목적을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요?”
강력계 신참간부-이 사건으로 곧 파출소로 쫓겨나겠지만-인 이형욱경위(주임)가 물었다. 그의 물음에 한 쪽에서 지켜보던 김형사가 대신 대답을 했다.
“그놈이 계장님을 납치한 의도를 알아야 할 거 아닙니까?”
“의도라구요?” 의자에 앉아 있던 신형사가 놀란 듯이 물었다.
“그래. 놈은 우리가 함정수사를 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수사본부 쪽 동기에게 물어보니 그에 관련한 증거가 나왔다더군. 우리가 계장님이 납치된 것 때문에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수사본부 수사관들이 범인이 몸을 숨겼다고 볼 수 있는 차량을 찾아냈다.”
김형사의 대답에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김형사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때 사각의 봉고차 뒤에 주차된 에쿠스가 도난차량으로 밝혀졌어. 그 안에서 무전기를 발견했다. 우리 주파수에 맞춰진 채로 말이야. 게다가 끄지도 않았다더군”
“제길! 왜 그 때 꼼꼼하게 체크를 못했지!”
기욱은 분한 듯이 발했다.
“그건 어쩔 수 없었어. 그놈은 우리를 알고 있었어. 우리가 어리석은 행동을 한 거지.”
조형사가 기욱을 달래며 말을 이어갔다.
“놈이 예고장대로라면 이삼일 후면 계장님 목숨은 건지기 어려워. 지금껏 패턴으로 봤을 땐 납치 2~3일 전후로 살해 해왔다.”
첫마디 이후 조용히 계원들의 대화를 듣던 박주임이 말을 했다.
“허나 문제는 예고장의 단어들이다. 그전까지는 희생양이라는 표현을 썼어. 계장님에겐 구원자라고 붙였지. 과연 예고장대로 순순히 살해할 목적으로 납치한 걸까?”
“잠깐, 이상하지 않나요? 그놈은 어떻게 우리의 함정수사를 안걸까요? 수사본부에서도 모르게 진행한 수사라고요. 수사의 진행결정도 그날 아침이고 비밀스럽게 진행되었는데...”
김형사가 신형사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그걸 생각 안한 것도 아니야. 어제 조형사님이랑 의문점을 느끼고 계원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랬더니 정보가 샜더군. 떠벌이 정주임이 윗선에 알린 모양이야. 물론, 수사본부내에서도 소문이 쫙 퍼졌더라구.”
신형사는 화를 내며 말했다.
“아니 왜 알면서 가만히 있었던 겁니까?”
박주임이 말했다.
“아마도 성공하면 자기들 공이 될 테고, 실패하면 박계장만 독박 씌우면 그만이란 거지. 그 노인네들이 어떤지는 자네들도 잘 알지 않나? 그리고 놈이 기자에게 정보를 흘린 것 같아. 증거는 없지만 말이야. 윗선에서 그 정보는 막은 거 같더군.”
“정주임이 책임자인 한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수사본부에 남아있는 이유가 있었군요.”
기욱의 말에는 알 수 없는 오묘함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일단, 시간이 없으니 뛰면서 생각하자고요. 어차피 재배치 될 때까지 그리고 계장님을 살리든 죽이든 작지만 시간이 있습니다.” 기욱이 말했다.
박주임이 크게 한 숨 쉬며 말을 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밀어붙여보자. 어차피 윗선들도 우리가 움직일 걸 알고 있겠지. 나와 신형사는 수사본부에 남은 계원을 상대로 정보를 모은다. 이주임과 조형사는 납치장소 재탐문하라고. 두 김형사는 정주임이 흘린 정보가 누구에게까지 흘러갔는지 알아보면서 정주임 주변도 탐문해봐. 뭔가 구려. 저녁 9시에 여기로 다시모이기로 하지.”
6명은 급하게 몸을 일으켜 실비집 밖으로 나갔다.
김형사와 기욱은 같이 다니는 것 보다 나눠서 다니기로 했다. 김형사는 정주임의 뒷조사를, 기욱은 정보의 정확한 내용과 어느 선까지 퍼졌는지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이따가 실비집에서 보자구.” 김형사는 그렇게 말하곤 어디론가로 급히 움직였다.
기욱은 우선 정주임이랑 친한 마포서 담당기자 몇몇을 만났다. 그러나 그들에게 나온 정보는 문제가 심각했다. 정주임이 흘린 정보는 마포서 강력계에서 함정수사를 편다는 것 뿐 이였다. 그것도 흘린 대상자는 조신일보 뿐 이였다. 흘러간 선은 담당 캡(경찰 출입 최고참 기자를 일컬음.)선에서 입막음된 것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담당 기자들이 용돈벌이 차원에서 증권계 찌라시 업자들에게 수사본부 관련 정보를 판 것으로 드러났다.
실비집에 모인 6인은 머리가 아팠다. 캐면 캘수록 범인은 특정되지 않았다. 수사본부나 그들이나 가진 정보의 양은 비슷하거나 이쪽이 더 많았다. 그리고 주변탐문도 일단 실패, 정주임 뒷조사 결과 소소한 비리가 있지만 납치관련 정보유출은 함정수사관련 유출을 제외 한다면 깨끗했다. 증권계 찌라시 업자에게 넘어간 정보는 함정수사 전에 퍼트렸다는 게 드러났다. 즉, 범인이 찌라시를 구독하는 독자라면 알 수 있다는 이야기. 모두들 침묵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12. 마지막 살인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공구함이 들려 있었다. 정혜는 자신의 마지막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치욕적인 성폭력에 그녀의 처녀를 잃었고 정신을 놓기도 했지만 일반여성들보다 정신적 회복은 빨랐다. ‘벌써 3일 째인가? 아직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차 안에 감금된 시간이 길었었나?’ 머릿속이 복잡한 정혜였다.
그는 공구함에서 무색의 용액이 담긴 주사기를 꺼냈다. 정혜의 팔을 우악스럽게 잡아 주사를 놨다. 정혜는 그 알 수 없는 용액이 그녀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다.
“크크크. 이제 곧 있으면 뿅 갈 거라고. 기대해도 좋아.”
그가 놓은 건 성적 흥분을 높여주는 주사였던 것 이였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정혜는 몸이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약간의 미열이 느껴졌다. 그는 정혜의 젖무덤에 손을 갖다 댔다.
“헉!...으으음.”
순간 정혜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는 손을 떼고 혀를 갖다 댔다. 젖꼭지 주변을 맴돌며 정혜를 자극했다. 정혜는 그의 혀가 움직일 때마다 참을 수가 없었다. 몸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그의 혀가 천천히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혜의 배꼽을 지나 그녀의 둔덕에 도달했다. 둔덕을 살펴보던 그는 정혜의 입구를 보며 웃었다. 정혜는 수치심이 느껴지기 시작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몸은 그가 계속 만져주길 원하였다.
“크크크. 홍수가 났네. 대홍수가 났어. 이거 다 마셔도 끝이 없겠는데 이러다가 물배 터지겠다. 크크크.”
그의 저열한 말에도 정혜는 수치심을 느끼며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입사이로 나오는 신음은 막기가 힘들었다. 그는 그의 물건을 잡아 그녀의 질 속으로 집어넣었다. 처음과 다르게 부드럽게 들어갔다. 피스톤 운동을 거칠게 하였지만 부드럽게 움직였다.
정혜는 정신적으로는 참으며 견디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물건이 왕복할 때마다 느껴지는 쾌감에 그녀의 머릿속은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쾌감의 파도가 밀려 올 때마다 신음소리가 악다문 입사이로 퍼져나갔다.
“역시 이렇게 요부(妖婦)처럼 신음소리 내며 다리를 벌려주니까 색다른데...크크크.”
그의 목소리. 더 이상 변조된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아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가 분명했다. 하지만 정혜의 머리는 더 이상 이성적인 분석을 할 수 없었다.
절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젠 정혜가 느끼던 안 느끼던 상관이 없었다. 그는 정점을 향해 다가가는 순간 가면을 벗어 재끼고 공구박스에서 망치를 집어 들었다.
13. 남겨진 자와 그 후
정혜의 사체는 그녀 납치 후 이틀 뒤 양평 강상면 국도변에 버려진 차 뒤 트렁크에서 발견되었다. 양평에서 동서울터미널까지 택시를 탄 손님을 수상히 여긴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했고 수상한 인물이 탄 곳을 수색한 결과였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침대 시트에 싸여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두개골은 망치 같은 것으로 함몰되어 있었다. 사인도 그녀의 상처가 말해주듯이 뇌좌상으로 인한 내출혈이었다. 정혜의 몸엔 “그녀로 인해 구원을 받았다.”라는 짧은 글귀가 남겨져 있었다.
정혜의 사체가 발견된 후 1년간 경찰은 범인을 잡기위해서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경찰이 알고 있는 건 범인의 대략적인 키와 그의 유전자 뿐 이었다. 경찰은 1년을 시점으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자 수사본부를 대폭 축소하였다.
기욱이 재배치 받은 곳은 은평결찰서 교통과. 교통과 업무는 처음이라 낯설었지만 집 근처이고 그보다 며칠 먼저 재배치 받은 박주임 때문에 그럭저럭 적응해 나갔다. 남겨진 6인은 박정혜 경감의 사체가 발견된 후 1계급 강등 후 뿔뿔이 흩어진 것이다.
그들은 박정혜 경감이 죽은 지 1년 후 다시모여 그간 각자가 틈틈이 조사해왔던 범인의 프로파일을 교환하며 술 한잔했다. 그러나 여전히 범인은 오리무중이었다. 찝찝한 마음과 죽은 정혜의 넋을 달래려는 듯 술자리는 길어졌다.
신형사는 술에 취한 기욱을 부축하며 기욱의 집으로 향했다. 기욱은 신형사와 둘이 남겨진 후에도 무엇을 잊고 싶은지 평소보다 과하게 마셔댔다. 신형사는 기욱을 침대에 눕히고 거실로 나왔다. 거실을 한 번 둘러보고 집문 밖을 나서면서 신형사는 혼자 말했다.
“언제 와 봐도 참 썰렁한 집이네...거실에 벽걸이 티비와 일인용 소파 달랑 한 개뿐 이라니 선배도 참 이상한 사람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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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근신
정혜는 정신을 차렸다. 좁은 공간이었다. 공간이 약간씩 움직이는 걸로 보아 차 트렁크 속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혜는 우선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혜의 팔은 뒤로 꺽인 채 수갑으로 채워져 있었다. 게다가 다리도 수갑으로 구금된 상황. 입과 눈도 가려져 있어 소리도 낼 수 없다. 그녀는 차를 움직여 밖의 사람들에게 구조를 요청하고자 몸을 움직였다.
3시간 째. 몸을 움직여보았지만 허사였다. 몸을 움직일수록 팔과 다리에 채워진 수갑이 그녀의 몸에 상처를 깊게 할 뿐이었다.
“덜컥”
트렁크 열리는 소리. 정혜는 숨을 죽였다. 깨어난 걸 들키고 싶진 않았다.
그는 잠든 척하고 있는 정혜를 보았다. ‘훗. 잠든척하긴...’ 그는 그녀의 코에 손수건을 갖다 댔다.
정혜는 다시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었다.
강력계 책임자 및 포인트4,5를 담당한 신형사와 기욱을 포함한 6명이 이번 연쇄살인사건 수사 일선에서 제외되었다. 수사본부장 지시 없이 펼친 함정수사와 그에 따른 실패의 문책이었다. 그러나 수사방향이 틀리지 않았고, 납치된 정혜의 지시 하에 함정수사를 했다고 판단한 고위층은 그 일단 책임이 작다 보고 일단 수사에서 제외되는 선에서 마무리 된 것이다. 하지만, 징계가 따를 것이 분명했다.
“선배님은 지금부터 뭐 하실 겁니까?”
신형사가 사무실을 나오며 말했다.
“흠. 일단은 밀린 잠이나 자러 집에 가야겠다. 잠깐씩밖에 가질 못했으니까.”
“에이. 혼자 사시면서... 기분도 꿀꿀한데 한잔 하시고 가죠?”
“만사가 다 귀찮다. 일단 눈 좀 붙이고 개인적으로 범인을 추적해봐야지...”
“선배님도 그럴 생각이십니까?”
“당연하지. 그래도 상관이고 내 책임도 있으니까. 그리고 2~3일 사이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계장님 목숨이 위험해. 박주임님, 조형사님과 얘기는 해뒀다. 내일 7시 후문 실비집에서 보자. 술 많이 마시지 말고. 그러다가 제수씨한테 쫓겨난다.”
기욱은 그 말을 하고서는 자기 차로 마포서를 나섰다.
10. 모멸감(侮蔑感)
다시 정신을 차려 보니 지독히도 악취미인 방이었다. 창이 없는 붉은 페인트로 칠해 방. 정혜는 묶여 매달려 있었다. 묘한 비린내. 정혜는 이곳이 범인의 살인 장소라 직감했다. 그러나 정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소리를 질러 봤지만 자기의 목소리가 몇 시간째 울려 퍼질 뿐이었다.
문이 열리고 가면을 쓴 그가 들어왔다. 그의 목소리는 듣기 거북했다. 지독히 낮은 허스키한 목소리. 변조된 목소리 같았다.
“이제 경감은 영원히 내거야. 후후후.”
지나치게 낮은 중저음 탓인지 잘 안 들렸다. 하지만, 경감이라는 단어는 들렸다.
‘놈이 나를 알고 있다?’ 정혜는 미끼역을 하면서 일부러 신분증을 책상 서랍에 넣고 왔다.
그리고 자신은 이번 사건에 관해서 방송에 나간 적도 없었다. ‘면식범일까? 아님 그간 쭉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뜻?’ 정혜는 혼란스러웠다.
그는 정혜의 젖가슴을 움켜잡았다. 정혜는 순간 얼굴을 찡그리며 신음을 내뱉었다.
“으윽.”
“흐흐흐. 어때 좀 느끼나? 박정혜 경감?"
“나를 알고 있나?” 정혜의 질문에 돌아 온 것은 비웃음뿐 이었다.
“흐흐흐. 글쎄. 두고 보면 알겠지.”
젖가슴을 잡았던 손을 풀어 정혜의 몸을 만지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정혜는 참기 힘들어 고개를 돌렸다.
“크크크. 강단 좋으신 경감님께서 이정도도 참지 못하시다니. 역시 여자는 속 다르고 겉 다른 것 같군. 이러면 재미가 떨어지지.”
그는 정혜의 수풀을 움켜잡았다. 급격한 아픔이 밀려왔다.
“아악!”
“이런. 미안. 너무 힘을 줬나보군. 꼴에 여자라고 약한 모습이라니 오늘을 위해 희생된 희생양들에게 미안하군. 이렇게 연약한 여자인 걸 알았다면 희생은 피할 수 있었을 걸. 크크크.”
이젠 분명해졌다. 정혜가 구원자였던 것이다. 범인은 정혜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치밀하게 예행연습을 한 것 이었다.
아랫배 부분의 고통은 점점 더 심해져 갔다. 순간, 그는 수풀을 힘껏 당겼다. “두두둑” 그의 손에는 정혜의 수풀이 한 움큼 잡혀 있었다. 정혜의 비명이 방 한 가득 울려 퍼졌다. 그는 쾌감을 느끼며 계속 수풀을 뽑았다. 더 이상 잡히는 것이 없자 그는 그녀의 둔덕을 살폈다. 불그스름하게 물든 둔덕. 그 오묘한 불그스름함에 그의 아랫도리가 반응을 했다.
그는 정혜 뒤로 돌아가 사슬을 풀었다. 정혜를 바닥으로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발목의 상처를 계속 핥았다. 상처에 혀가 닿을 때마다 정혜는 쓰라림을 느꼈지만 지금은 발목의 쓰라림 보다 둔덕의 고통이 더 심했다.
혀는 발목을 지나쳐 허벅지를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한 번도 타인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비부 앞에 혀가 도달하자 정혜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앞선 12명의 여자들보다 더욱 더 집요하게 공격했다. 마침내 그녀의 꽃잎에 혀를 갖다 댔다. 약간 시큼한 맛.
“크크크. 역시 맛은 다른 여자들과 다를 바 없군. 이렇게 벗겨놓으면 말이야. 난 또 여기가 막혀있는 줄 알았어. 크크크”
그의 한마디 한마디와 혀놀림은 집요한 뱀처럼 그녀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꽃잎을 건드렸다. 그러다가 그녀의 양다리를 지지하고 있던 손으로 꽃잎을 열었다. 선홍색의 소음순이 아름다웠다. 그는 혀를 갖다 댔다.
“이제 그만해요.”
정혜는 그에게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크크크. 이제 시작인데 그만둘 수 없지. 여기 이렇게 놓여 있는 맛있는 먹이감을 포기하다니 난 그렇게 순수하지 않다구. 후후후.”
그의 비열한 웃음에 정혜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돌렸다.
“아아. 이렇게 맛있을 수가. 크크크. 구멍도 좁은 걸 보니 남자의 맛을 아직도 보지 못한 모양이네.”
정혜의 얼굴은 화끈거렸다. 하지만 울며불며 추하게 매달리고 싶지 않았다. 정혜는 온 몸의 힘을 풀어 가만히 있었다.
“크크크. 이젠 좀 느끼나보지? 힘을 빼서 받을 준비를 하는 것 보니....크크크”
그는 물건을 잡고 정혜의 꽃잎에 맞췄다. 조금씩 그의 물건을 정혜의 몸속으로 집어넣었다. 움찔거리는 정혜. 하지만 그는 무자비하게도 조금씩 들어간다 싶으니 한 번에 깊게 찔러 넣었다. 격렬한 고통이 아랫배로부터 밀려왔다. 정혜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참지 말라구. 남녀가 즐길 땐 참는 게 아니라구. 크크크.”
그는 거칠게 펌프질을 해댔다. 펌프질을 할 때마다 고통이 밀려왔다. 정혜의 순결은 비 맞은 꽃잎처럼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펌프질의 강도가 세질 때마다 정혜의 고통도 크리라는 것은 그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더욱 쾌감을 불러 온다는 것을 이미 12명의 여자를 통해 알고 있었다. 12명의 여자를 떠올리니 더욱 흥분이 되었다. 펌프질의 강도는 더욱더 강해지고 사정의 순간이 왔다. 그는 재빨리 그의 물건을 꺼내 정혜의 얼굴에 갖다 댔다.
“으으으윽”
정혜의 얼굴에 사정한 그는 만족스러운 듯이 그의 물건을 바라보았다. 붉게 물든 물건. 역시 정혜는 처녀였다.
“크크크. 마지막이 처녀라 그런지 역시 별미구만. 그 나이되도록 나를 위해 처녀성을 간직해주다니 고맙구만. 크크크.”
수치심에 정혜는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치욕적인 첫 경험. 항상 꿈꿔오던 달콤함은 없고 쓰라리고 아픔만이 존재했다.
“크크크. 잘 자라고 그래야 피부가 예뻐진다구. 크크. 뭐 단백질 팩을 했으니 피부가 고와질려나? 부분적으로만 고와지면 안 되는데. 크크”
그는 그 말을 남기고 시멘트 방을 떴다. 남겨진 정혜는 불이 꺼진 방에서 소리를 죽여 울고 있었다.
11. 추적자들
다음날 아침 실비집으로 모인 6명은 깊은 침묵 속에 쌓여 있었다.
“조만간, 아니 삼일 안에 다른 곳으로 재배치될 거야. 그 전에 계장님을 구해내야 한다.”
마포서 강력계 최고참 베테랑인 조형사가 말을 했다. 이어서 박주임이 말을 했다.
“시간이 없다. 몇몇 소문에 따르면 나는 다른 서 교통과로 재배치 될 꺼라는군.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안 돼. 우선 놈의 목적을 생각해보고 진행하자구.”
“시간이 없다면서 다시 목적을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요?”
강력계 신참간부-이 사건으로 곧 파출소로 쫓겨나겠지만-인 이형욱경위(주임)가 물었다. 그의 물음에 한 쪽에서 지켜보던 김형사가 대신 대답을 했다.
“그놈이 계장님을 납치한 의도를 알아야 할 거 아닙니까?”
“의도라구요?” 의자에 앉아 있던 신형사가 놀란 듯이 물었다.
“그래. 놈은 우리가 함정수사를 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수사본부 쪽 동기에게 물어보니 그에 관련한 증거가 나왔다더군. 우리가 계장님이 납치된 것 때문에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수사본부 수사관들이 범인이 몸을 숨겼다고 볼 수 있는 차량을 찾아냈다.”
김형사의 대답에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김형사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때 사각의 봉고차 뒤에 주차된 에쿠스가 도난차량으로 밝혀졌어. 그 안에서 무전기를 발견했다. 우리 주파수에 맞춰진 채로 말이야. 게다가 끄지도 않았다더군”
“제길! 왜 그 때 꼼꼼하게 체크를 못했지!”
기욱은 분한 듯이 발했다.
“그건 어쩔 수 없었어. 그놈은 우리를 알고 있었어. 우리가 어리석은 행동을 한 거지.”
조형사가 기욱을 달래며 말을 이어갔다.
“놈이 예고장대로라면 이삼일 후면 계장님 목숨은 건지기 어려워. 지금껏 패턴으로 봤을 땐 납치 2~3일 전후로 살해 해왔다.”
첫마디 이후 조용히 계원들의 대화를 듣던 박주임이 말을 했다.
“허나 문제는 예고장의 단어들이다. 그전까지는 희생양이라는 표현을 썼어. 계장님에겐 구원자라고 붙였지. 과연 예고장대로 순순히 살해할 목적으로 납치한 걸까?”
“잠깐, 이상하지 않나요? 그놈은 어떻게 우리의 함정수사를 안걸까요? 수사본부에서도 모르게 진행한 수사라고요. 수사의 진행결정도 그날 아침이고 비밀스럽게 진행되었는데...”
김형사가 신형사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그걸 생각 안한 것도 아니야. 어제 조형사님이랑 의문점을 느끼고 계원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랬더니 정보가 샜더군. 떠벌이 정주임이 윗선에 알린 모양이야. 물론, 수사본부내에서도 소문이 쫙 퍼졌더라구.”
신형사는 화를 내며 말했다.
“아니 왜 알면서 가만히 있었던 겁니까?”
박주임이 말했다.
“아마도 성공하면 자기들 공이 될 테고, 실패하면 박계장만 독박 씌우면 그만이란 거지. 그 노인네들이 어떤지는 자네들도 잘 알지 않나? 그리고 놈이 기자에게 정보를 흘린 것 같아. 증거는 없지만 말이야. 윗선에서 그 정보는 막은 거 같더군.”
“정주임이 책임자인 한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수사본부에 남아있는 이유가 있었군요.”
기욱의 말에는 알 수 없는 오묘함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일단, 시간이 없으니 뛰면서 생각하자고요. 어차피 재배치 될 때까지 그리고 계장님을 살리든 죽이든 작지만 시간이 있습니다.” 기욱이 말했다.
박주임이 크게 한 숨 쉬며 말을 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밀어붙여보자. 어차피 윗선들도 우리가 움직일 걸 알고 있겠지. 나와 신형사는 수사본부에 남은 계원을 상대로 정보를 모은다. 이주임과 조형사는 납치장소 재탐문하라고. 두 김형사는 정주임이 흘린 정보가 누구에게까지 흘러갔는지 알아보면서 정주임 주변도 탐문해봐. 뭔가 구려. 저녁 9시에 여기로 다시모이기로 하지.”
6명은 급하게 몸을 일으켜 실비집 밖으로 나갔다.
김형사와 기욱은 같이 다니는 것 보다 나눠서 다니기로 했다. 김형사는 정주임의 뒷조사를, 기욱은 정보의 정확한 내용과 어느 선까지 퍼졌는지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이따가 실비집에서 보자구.” 김형사는 그렇게 말하곤 어디론가로 급히 움직였다.
기욱은 우선 정주임이랑 친한 마포서 담당기자 몇몇을 만났다. 그러나 그들에게 나온 정보는 문제가 심각했다. 정주임이 흘린 정보는 마포서 강력계에서 함정수사를 편다는 것 뿐 이였다. 그것도 흘린 대상자는 조신일보 뿐 이였다. 흘러간 선은 담당 캡(경찰 출입 최고참 기자를 일컬음.)선에서 입막음된 것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담당 기자들이 용돈벌이 차원에서 증권계 찌라시 업자들에게 수사본부 관련 정보를 판 것으로 드러났다.
실비집에 모인 6인은 머리가 아팠다. 캐면 캘수록 범인은 특정되지 않았다. 수사본부나 그들이나 가진 정보의 양은 비슷하거나 이쪽이 더 많았다. 그리고 주변탐문도 일단 실패, 정주임 뒷조사 결과 소소한 비리가 있지만 납치관련 정보유출은 함정수사관련 유출을 제외 한다면 깨끗했다. 증권계 찌라시 업자에게 넘어간 정보는 함정수사 전에 퍼트렸다는 게 드러났다. 즉, 범인이 찌라시를 구독하는 독자라면 알 수 있다는 이야기. 모두들 침묵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12. 마지막 살인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공구함이 들려 있었다. 정혜는 자신의 마지막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치욕적인 성폭력에 그녀의 처녀를 잃었고 정신을 놓기도 했지만 일반여성들보다 정신적 회복은 빨랐다. ‘벌써 3일 째인가? 아직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차 안에 감금된 시간이 길었었나?’ 머릿속이 복잡한 정혜였다.
그는 공구함에서 무색의 용액이 담긴 주사기를 꺼냈다. 정혜의 팔을 우악스럽게 잡아 주사를 놨다. 정혜는 그 알 수 없는 용액이 그녀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다.
“크크크. 이제 곧 있으면 뿅 갈 거라고. 기대해도 좋아.”
그가 놓은 건 성적 흥분을 높여주는 주사였던 것 이였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정혜는 몸이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약간의 미열이 느껴졌다. 그는 정혜의 젖무덤에 손을 갖다 댔다.
“헉!...으으음.”
순간 정혜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는 손을 떼고 혀를 갖다 댔다. 젖꼭지 주변을 맴돌며 정혜를 자극했다. 정혜는 그의 혀가 움직일 때마다 참을 수가 없었다. 몸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그의 혀가 천천히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혜의 배꼽을 지나 그녀의 둔덕에 도달했다. 둔덕을 살펴보던 그는 정혜의 입구를 보며 웃었다. 정혜는 수치심이 느껴지기 시작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몸은 그가 계속 만져주길 원하였다.
“크크크. 홍수가 났네. 대홍수가 났어. 이거 다 마셔도 끝이 없겠는데 이러다가 물배 터지겠다. 크크크.”
그의 저열한 말에도 정혜는 수치심을 느끼며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입사이로 나오는 신음은 막기가 힘들었다. 그는 그의 물건을 잡아 그녀의 질 속으로 집어넣었다. 처음과 다르게 부드럽게 들어갔다. 피스톤 운동을 거칠게 하였지만 부드럽게 움직였다.
정혜는 정신적으로는 참으며 견디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물건이 왕복할 때마다 느껴지는 쾌감에 그녀의 머릿속은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쾌감의 파도가 밀려 올 때마다 신음소리가 악다문 입사이로 퍼져나갔다.
“역시 이렇게 요부(妖婦)처럼 신음소리 내며 다리를 벌려주니까 색다른데...크크크.”
그의 목소리. 더 이상 변조된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아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가 분명했다. 하지만 정혜의 머리는 더 이상 이성적인 분석을 할 수 없었다.
절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젠 정혜가 느끼던 안 느끼던 상관이 없었다. 그는 정점을 향해 다가가는 순간 가면을 벗어 재끼고 공구박스에서 망치를 집어 들었다.
13. 남겨진 자와 그 후
정혜의 사체는 그녀 납치 후 이틀 뒤 양평 강상면 국도변에 버려진 차 뒤 트렁크에서 발견되었다. 양평에서 동서울터미널까지 택시를 탄 손님을 수상히 여긴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했고 수상한 인물이 탄 곳을 수색한 결과였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침대 시트에 싸여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두개골은 망치 같은 것으로 함몰되어 있었다. 사인도 그녀의 상처가 말해주듯이 뇌좌상으로 인한 내출혈이었다. 정혜의 몸엔 “그녀로 인해 구원을 받았다.”라는 짧은 글귀가 남겨져 있었다.
정혜의 사체가 발견된 후 1년간 경찰은 범인을 잡기위해서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경찰이 알고 있는 건 범인의 대략적인 키와 그의 유전자 뿐 이었다. 경찰은 1년을 시점으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자 수사본부를 대폭 축소하였다.
기욱이 재배치 받은 곳은 은평결찰서 교통과. 교통과 업무는 처음이라 낯설었지만 집 근처이고 그보다 며칠 먼저 재배치 받은 박주임 때문에 그럭저럭 적응해 나갔다. 남겨진 6인은 박정혜 경감의 사체가 발견된 후 1계급 강등 후 뿔뿔이 흩어진 것이다.
그들은 박정혜 경감이 죽은 지 1년 후 다시모여 그간 각자가 틈틈이 조사해왔던 범인의 프로파일을 교환하며 술 한잔했다. 그러나 여전히 범인은 오리무중이었다. 찝찝한 마음과 죽은 정혜의 넋을 달래려는 듯 술자리는 길어졌다.
신형사는 술에 취한 기욱을 부축하며 기욱의 집으로 향했다. 기욱은 신형사와 둘이 남겨진 후에도 무엇을 잊고 싶은지 평소보다 과하게 마셔댔다. 신형사는 기욱을 침대에 눕히고 거실로 나왔다. 거실을 한 번 둘러보고 집문 밖을 나서면서 신형사는 혼자 말했다.
“언제 와 봐도 참 썰렁한 집이네...거실에 벽걸이 티비와 일인용 소파 달랑 한 개뿐 이라니 선배도 참 이상한 사람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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