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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위하여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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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6:46 조회 1,39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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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날.. 나와 수진이 두 사람밖에 없었지만, 그녀를 진심으로 내 아내로

맞기로 하고, 그녀를 취했다.

모두들 내게서 떠나가버린 지금, 오직 그녀만이 나를 위하고 내 곁에 있었으니까..

우리의 사랑행위가 끝나고, 수진이가 그러더구나.

[사장님의 불행이 내게 이런 행복을 가져다 주는군요.

힘을 내세요. 아직 사장님은 나이가 있고, 얼마든지 재기할 수가 있잖아요.

힘은 없지만,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최선을 다해서 사장님을 도울게요.]

[수진아. 지금 너는 나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아?

그래..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지.

나를 배신하고 떠나간 그 사람들에게 보라는 듯이 재기할 테니까..

그리고, 앞으로 나를 사장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그냥 내 이름을 부르도록 해.

한번 내 이름을 불러봐.]

[저….]

[어서..]

[정.. 정수씨..]

[그래, 수진아. 앞으로 너를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게.]



다음날, 수진이는 어제와 오늘 이틀동안 휴가를 받았다며 회사에 가지 않는다고

하면서 나랑 같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러지 말라는 나를 억지로 설득을 해서 같이 은행에 가서 그 동안 수진이가

결혼 자금으로 저축해놓은 돈의 일부를 찾아서 내 양복과 옷가지들을 사고,

앞으로 같이 살려면 필요한 살림살이와 나를 위해 책상도 샀다.

그녀의 말이 지금 우리의 처지가 이렇다고 해서 당신이 바깥일을 하시면서 기죽지 말라고

하더구나.

그래, 수진아. 지금 너의 도움을 받아들이마. 넌 이미 내 아내니까..

앞으로 백배, 천배 너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마.



그 날은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다음날, 수진이는 회사로 출근을 하고,

나도 수진이가 사준 양복을 입고 집을 나섰다.

양복 안 호주머니에 뭔가 불룩한 게 들어 있어서 꺼내보니까 지갑이었다.

그리고, 지갑 안에는 그 당시만 해도 큰 돈인 십만원이 들어있었고, 쪽지가 지갑 사이에

끼워져 있었다.

[당신 볼일 보러 다니시면서 돈이 필요할 것 같아 제가 넣었읍니다.

돈에 구애 받지 마시고, 당신이 필요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당신이 대접을 하세요.

그래야 당신이 떳떳하고 그 사람들도 성의껏 당신을 도우리라 생각합니다.]

거기까지 마음을 쓰다니 참..



나는 예전에 나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을 수소문해서 그 동안 내가 감옥에 있을 때 상황을 알아 보았다.

역시 내 예상대로 최 대성 그놈이 회사의 지분을 내 다음으로 가지고 있던 내 마누라의

재산이 탐이 나서 그랬던지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마누라를 자기 것으로 취한 뒤,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고의로 부도를 낸 게 확실한 것 같더구나.

그리고, ‘대성건설’이란 회사를 차렸다고 하는데, 업계에서 알아주는 중견건설업체로

인정을 받고 있다더군.

내 회사의 자산으로 그렇게 자신의 회사를 만든 거였지.



그리고, 그 회사를 찾아갔었다.

그 놈의 회사 ‘대성건설’에 말이야.

예상외로 나를 따돌리지 않고 만나주더군..

그 놈에게 물었지.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정말 뻔뻔했었다.

내 잘못 때문에 회사가 망했다면서, 그건 그걸로 끝난 일이니까 앞으로 다시는 자기를

찾아오지 말라고 하더군..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한때 둘도 없는 내 친구로.. 내 사업의 동반자로 생각을 했던 친구였는데..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신의를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친구의 아내마저 취한 그 친구는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이었다.

더 이상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법적소송을 밟아서 내 권리를 찾던지

아니면, 깨끗이 잊어버리고 새 출발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은 거기서 물러나왔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해보아야 하니까..

그리고, 그 회사를 나오기 전에 그 친구에게 물었지.

[자네 부인은 잘 지내고 있나?]

그때까지 얼굴에 아무런 표정의 변화가 없던 그 친구가 잠시 낯빛이 변하는 듯 하더니,

[잘 지내고 있네..]

[내가 축하하더라고 전해주게나.. 조만 간에 나와 정리할 일이 있으니까 자네 부인을

한번 만나야 할 것 같네.]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포장마차에서 혼자서 소주 한 병을 마시면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어떻게 해야 되나? 법적소송을 밟으려고 하면 변호사 비용이나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을 테고, 이미 지나간 일이라 증거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내 뜻처럼 나의 것을

돌려 받기는 아주 어려우리라..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자니,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았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수진이가 이미 퇴근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더구나.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남편을 기다리듯 말이야..

암담하고 비참한 지금의 내 처지에서도 그녀가 내게는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다.

그녀라도 내 곁에 있으니 내가 미치지 않고 이렇게 버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밥상을 마주 대하고 앉아 저녁식사를 하면서 수진이가 내게 묻더구나.

[오늘 나가신 일 어떻게 됐어요?]

[역시 예상한 대로야. 그 놈이.. 최 대성 말이야.

그 놈이 아예 작정을 하고 회사 자금을 빼돌린 뒤 고의로 부도를 냈어.

그리고, 빼돌린 회사 돈으로 자기 회사를 차린 거지..

예전에 나와 같이 일했던 동료로부터 그간의 사정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 놈의 회사로 찾아갔었지.

그 놈은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했어. 나 때문에 회사가 망했고, 이젠 끝난 일이니까

앞으로 자기를 찾아오지 말라고 하더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법적소송을 밟아 내 권리를 찾아야 할지.. 어떨지..]

[여보, 주제넘게 제가 한마디해도 괜찮겠어요?]

[해봐..]

[당신 마음은 누구보다 이해를 하고 잘 알아요. 어느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선

그냥 넘어가지 않겠지요.

하지만, 당신을 위해서 그냥 잊어버리고 새 출발을 하세요.

소송을 해서 당신의 억울함을 알리고 당신의 마음이 조금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당신 걸 되찾는다는 보장도 없고, 지금 당신이 새로 시작해서 일어서야 하는데

거기에 허비되는 시간이나 정열이 너무 아까워요.

당신의 마음을 모른다고 너무 고까워 하지는 마세요.]

[당신이 내 생각을 해주는 마음을 너무 잘 알아. 한번 생각해보지.]



밤새 한숨을 못자고 생각을 해보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그래, 당장의 흥분한 마음을 버리고 냉정하게 대처를 하자.

확실한 승산도 없이 그 놈과 싸운다면 나만 웃음거리가 될 것이고, 또 한번 그 놈에게

당할 것이다.

일단 나 자신부터 추스리자.

그리고 난 이후에 그 놈에게 어떻게 복수할 것인지 생각을 해보자.



다시 날이 밝고 아침식사를 하고 난 다음에 커피를 마시면서 수진이게 말했다.

[당신 말처럼 당장 어떻게 하겠다는 마음은 접었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그게 우선이 아니니까..

대신 다시 사업을 시작하려고 해. 예전의 동료들도 다시 끌어 모으고..

하지만, 당장 가진 것도 없고 빈 손이라 막막하지만, 방법이 생기겠지..]

[생각 잘했어요. 참, 내일이 일요일인데 당신 특별한 일 없으면 저랑 같이

어디 안 가실래요?]

[어딜?]

[시골집에 한번 다녀오려고 하는데 당신이랑 같이 갔으면 해서요.

마음에 거리끼시면 같이 안 가셔도 돼요.]

[부모님께선 다 살아 계시고?]

[어머님만 살아계셔요. 아버님께선 오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형제들은?]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대학 다니다가 군대에 갔다 온 뒤, 지금 집에서

복학준비하고 있어요.]

[전공이 뭔데?]

[기계과에요.]

[같이 가도록 하지. 나도 언젠가는 당신 부모님께 인사 드리려 가려고 했으니까..]

[고마워요.]

[고맙긴? 내게도 부모님인데..]

[참, 당신은 부모님이 안 계세요?]

[두분 다 돌아가셨어.]

[그랬어요? 살아계시다면 좋은 며느리 역할을 하고 싶은데..]



수진이는 출근을 하고 나는 예전 동료들 중에 특별히 고른 사람들을 수소문해서

찾으러 다닌다.

만난 사람들은 내가 다시 사업을 시작한다면 얼마든지 같이 참여를 하겠다고 동의를

해줘서 다행이었다. 개중에는 사업할 때 필요한 자금도 보태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차츰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고 의욕도 생겼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에 수진이랑 같이 그녀의 시골집으로 같이 가게 되었다.

기왓집으로 된 시골집치고는 꽤 큰 집이었는데 옛날에 아마 부농으로 살았지 않나 싶었다.

[집이 꽤 큰데?]

[전에 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때 꽤 잘살았었어요. 제법 논마지기나 땅도 있었고..

마을에서 제일 잘 살았지요.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가지고 있던 땅과 논밭중의

일부를 팔아서 남동생 공부도 시키고 필요한 돈들을 썼지요.

워낙 아버지께서 남기신 게 많아서 아직까진 괜찮아요.]

마당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안채에서 수진이가 엄마를 부르니까, 연세가 좀 드신

인자하게 생기신 노모께서 안방 문을 열고 밖을 내다 보더니

[수진이 왔니? 옆에 계신 분은 누구신데?]

[들어가서 말씀 드릴게요.]

수진이와 같이 안방으로 들어가서 노모께 같이 절을 하는데, 노모께서 사양하시다가

엉거주춤 내 절을 받고는 수진이에게 묻더구나.

[너하고는 어떻게 되는 사이냐?]

[장래를 약속한 사이입니다.]

[그래? 결혼 하라고 해도 한사코 반대하던 아이가 어쩐 일이야?]

그리고는, 나를 찬찬히 바라보셨다.

마치 사윗감으로 적당한지 아닌지 그런 눈빛으로 말이야.

[그래. 네가 좋다면 그렇게 해야지.]

내 신상에 대해 이것저것을 물어보시려는데 수진이가 나서더군.

[엄마. 그건 나중에 천천히 말씀 드릴게요. 이 분은 저와는 오랫동안 한 회사에서 같이

일하던 분이에요.

정수씨, 제가 어머니께 따로 드릴 말씀이 있는데, 잠시 밖에 나가서 마을 구경이나 좀

하실래요?]

[그래? 그럼 그렇게 하지.]



그리고, 나는 밖으로 나왔다. 모녀간에 할말이 있는가 보다 하고..

마침 마당에는 수진이의 남동생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애가 있다가 날보고 인사를 하더군.

[저의 누나하고 사귀는 분입니까?]

[사귄다기 보다 장래를 같이 하기로 약속을 한 사이야.]

[그 동안 누나가 아무런 이야기가 없더니.. 아무튼 축하합니다.

저희 누나 사랑 많이 해주세요.]

[그러지..]

잠시 마당에 있는 평상에 앉아서 수진이 남동생과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수진이가 엄마랑 이야기가 끝났는지 안방 문이 열리더니 나를 보고

[어머니께서 하실 말씀이 있다는데, 잠시 들어 오실래요?]

내가 다시 안방으로 들어오니, 수진이 어머니께서 날보고 말씀을 하시더군.



[수진이에게 대충 이야기를 들었네. 사업을 하다가 망했다고?

수진이가 내게 말하기를 제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수진이 몫으로 땅을 좀 남겼는데

그걸 지금 달라고 했어. 자네 사업밑천으로 보태겠다고..

물론 오늘 처음 내가 자네를 보는데, 누가 제 딸의 그런 말을 들어줄 수 있겠나?

그런데, 수진이 말이 지금 두 사람이 부부처럼 같이 살고 있다는데, 그것도 내 맘에

들지 않아.

뭐가 부족해서 내 딸이 결혼식도 올리지 않고 남자랑 같이 살아야 되는가?

하지만, 무슨 사연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나는 내 딸을 믿네.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수진이는 한번도 내 뜻과 어긋나게 살아 오지 않았고,

오늘 처음 내가 자네를 보지만, 자네의 인상 또한 막돼먹은 사람 같지는 않네.

그리고, 자네 역시 수진이가 오늘 그런 생각으로 여기 왔으면 자네는 따라올 사람 같지도

않을 것 같네.

먼저 내 딸인 수진이를 믿고, 자네의 첫 인상을 믿고 수진이 말대로 하기로 했네.

그리고, 조만간에 날짜를 잡아서 정식으로 혼례를 치루도록 하게.]

[고맙습니다. 어머님..]

더 이상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한 수진이가 나무 고마웠고, 그 딸에 그 어머님이라고, 그런 딸의 말을 믿고

선뜻 딸의 말대로 하겠다는 수진이 어머님도 너무 고마웠다.

물론 수진이 어머님 말씀처럼 수진이가 그럴 것이라는 걸 미리 알았다면 내가 절대로

승락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수진이 집까지 따라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집을 나와 서울로 돌아오면서 내가 수진이에게 말했다.

[내게 그렇게 하겠다는 말을 비추지도 않더니.. 그 빚을 어떻게 다 갚으라고..]

[당신은 제 남편이에요. 부부는 한 사람이잖아요?

당신이 잘되는 것이 내가 잘되는 길이고, 당신으로 인해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이런 여자도 있구나.. 내 마누라처럼 나를 버리고 떠나는 여자가 있는 반면에..

그 이후, 숨가쁘게 일이 진행되었다.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사업자 등록을 하고, 일거리를 받기 위해 발이 부르트게 쫓아다녔다.

수진이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내 회사에서 경리쪽을 책임지게 되었지.



그리고, 하루는 날 버리고 떠난 전처에게 연락을 해서 다방에서 만나게 되었다.

정리할 일이 있었으니까..

약속한 시간에 다방으로 나가니까 그 여자 혼자 오지 않았고, 옆에는 덩치가 좋은 젊은

남자가 옆에 있더군. 아마, 내가 해코지를 할까 싶어 보디가드를 데리고 왔겠지.

나와 몇 년을 같이 살았다면서 나를 그렇게 모르는 여자였다.

나는 화를 밖으로 나타내는 사람이 아니다. 원래 그런 사람이 무서운 법이다.

영민이 너도 앞으로 세상을 살면서 화를 잘 내지 않는 사람을 더 조심하거라.

그 여자의 얼굴을 보니까, 그 동안 애써 잊어 버리고 있던 일들이 생각나면서

온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억지로 눌러 참았지.

그리고는 서리가 내릴 정도로 차갑게 말을 했다.

그녀는 차마 내 눈을 바로 쳐다보지 못했었지..



[내가 감옥에 있을 때 왜 내게 알리지도 않고 그것도 집까지 팔아 챙겨서 나를 버리고

떠났는지 묻지 않겠어. 들어본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늘 보자고 한 것은 아이문제 때문이야. 물론 지금 데리고 있겠지? 어디 고아원에 갖다

맡긴 것은 아닐 테고.. 그럼, 인간이 아니지.

아이를 내게 돌려 보내. 그 곳에서 자라 보았자 구박만 받을 거야. 그 놈한테..

만일 내게 돌려 보내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도 몰라.

지금 나는 억지로 참고 있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서..

내일 오전 열 한시까지 내 명함에 있는 이 곳으로 데리고 와. 꼭 당신이 안 와도

관계는 없어.

그리고, 아직 호적정리가 안되었을 텐데.. 그것만은 내 동의 없인 안 되는 일일 테니..

이혼서류를 만들어 가지고 와. 바로 도장을 찍어 줄 테니..]

그녀는 내게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섰고, 약속대로 다음날 사람을 시켜서

너를 내 회사로 데리고 왔었다.

그때 네 나이가 여섯 살이었지..



회사는 지난번에 사업을 하던 경험과 내가 알던 인맥이 있으니, 어느 수준까지는 금방

올라설 수가 있었다.

그래도, 최 대성이 그 놈이 하는 회사와 비교하면 십분의 일정도의 규모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차린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자 그 놈이 방해를 하기 시작했어.

내가 참여하는 공사마다 같이 참여를 해서 내가 응찰이 될 것 같으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해서 내가 수주를 받지 못하도록 했다.

물론 그 이하로 공사금액이 내려가면 공사자체가 적자가 될 수밖에 없는 공사라도

그렇게 금액을 내려 방해를 해서는 자기들이 공사를 받아가더구나..

한번, 두번도 아니고 계속 그렇게 우리를 방해하자 점점 일거리가 줄어들고 회사가

어려워져 갔다.

그래도, 아버지를 믿어주는 업체들 덕분에 간신히 회사를 유지할 수가 있었지.



예전에 잡혀가서 조사를 받을 때 받았던 고문의 후유증이 점점 나타나고,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쓰러졌는데, 지금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병석에 누워 있구나.

네 어머니도 회사의 경리 업무에서 손을 떼고, 회사를 관리상무에게 넘기면서

내 지분을 정리해서 내 병 수발을 했다.

한번 쓰러지다 보니, 다시 자리에서 일어날 자신이 없구나.

의사의 말이 화가 심장에 까지 미쳐 다시 일어나기가 어렵다고 하고, 내가 느끼기에도

더 이상 지탱하기기 어려울 것 같구나.

오늘 내가 이렇게 너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내 유언이라고 생각하거라.”



그렇게 오후 여섯 시부터 시작하신 말씀이 밤 열 한시에 이르러 끝이 난다.

내가 그 이야기 속의 아버지가 되어 분노를 하고 치를 떨었다.

그리고, 나를 낳아준 어머니가 그런 여자였다니…

다른 것은 몰라도 나의 생모는 절대 용서할 수가 없다.

남편을 버리고 그 남편을 죽게 만든 원수의 아내가 되어 호의호식하면서 살고 있다니..

그리고, 일주일 후에 아버님께서 돌아가신다.

아버님의 무덤 앞에서 기필코 아버님의 한을 풀어드릴 것이라고 맹세를 했다.

아버님이 몇 년간 자리에 누워계시다 보니 집안의 살림살이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공업고등학교로 진학을 해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돈을 벌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인문계고등학교로 진학을 했다.



그리고, 어머니께 말씀을 드렸다.

‘어머니, 힘드시더라도 조금만 참으세요. 고등학교는 제가 벌어서 다닐게요.

그리고, 대학도요.. 내가 대학을 졸업하면, 성공을 해서 어머님을 편히 모시겠습니다.’

‘영민아, 그런 생각은 버리고 오직 공부에만 충실하거라.

아무리 내가 여자지만, 너 하나 공부를 못 시키겠니? 무얼 해서라도 널 공부 시킬 테니

공부 외에 다른 것에는 신경을 쓰지 말도록 해라.’

나를 낳아준 어머니는 아니지만, 나를 낳아준 어머니보다 몇 배 더 나를 위하고 나의

아버님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분이다.



그렇게 고등학교에 진학을 해서 오직 공부에만 매달렸다.

어머닌 온갖 허드렛일을 해서 내 학비와 우리 모자의 생활비를 버셨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을 하고 이공 계통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손을 꼽는

H대학 토목과에 수석으로 입학을 했다.

대학 다닐 동안 한번도 수석자리를 놓쳐 본적이 없었고 덕분에 장학금을 사년 동안

받다 보니 학비 걱정은 하지 않고 졸업을 할 수 있었다.

대학 졸업하기 전에 군대에 다녀 왔었고, 얼마 전에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을 했다.



그리고, 내 아버님의 원수가 사장으로 있는 ‘대성건설’의 사원모집에 응시를 했는데

1, 2차 입사시험을 통과하고, 마지막으로 면접을 볼 때 그 회사의 사장.. 내가 목표로

삼고 있던 ‘최 대성’ 을 처음 보았는데, 잠시 내가 이성을 잃을 뻔 했었다.

내가 상상하던 대로 몸은 살이 쪄서 비대하고 얼굴엔 개기름이 흐르는데다가 탐욕스러운

성정이 얼굴에 나타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면접장에서 내게 물어보는 말이

‘H대학 토목과를 수석으로 졸업했다고? 그 정도의 실력이면 우리나라에서 내놓으라 하는

일류 건설회사에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을 텐데, 우리 회사에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가?’

‘저는 일류 대기업체보다 여기와 같은 중견회사가 더 좋습니다.

저의 능력과 열과 성을 다하여 이 회사를 일류회사로 키워보겠다는 꿈을 가질 수 있기에

이 회사를 지원했습니다.’

‘자네의 패기가 마음에 드네. 자네를 우리 회사의 인재로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군.’



그렇게 해서 나의 입사가 결정이 되고 드디어 오늘 첫 출근을 하는 것이다.

‘최 대성’ 두고 보아라. 내가 어떻게 당신을 함몰해나가는지..

그리고, 당신 뒤에 있는 그 여자.. 내 생모라는 그 여자도 당신과 같이 함몰 시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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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진 야설이라고 하기가 그렇군요.

지난 번 1부에서 야한 부분에 신경을 쓰지말고 스토리 위주로 글을

이끌어 나가면 좋겠다는 부탁도 계시고 해서,

자신을 갖고 글을 써 나가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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