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자리(남매 이야기)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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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4:05 조회 940회 댓글 0건본문
“ 야 밥먹어 ”
“ 응 ”
“ 어휴 똑같이 태어나서 왜 넌 차려주는 밥 얻어만 먹니 ? ”
“ 후후..난 남자잖아 ”
“ 잘났어 정말 ”
누나와 함께 저녁 식탁에 앉았다.
엄마 아빠는 가계 문을 닫고 밤늦게 함께 오신다.
“ 수진아 열 받지 마 설거지 내가 할게 ”
“ 어유..무슨 인심쓰는척하긴.. 매롱이다 ”
“ 싫음 말구..”
“ 이게.. ”
마주보며 피식 웃었다.
함께 설거지를 하고 TV 앞에 앉아 뉴스를 봤다.
“ 수민아 ”
“ 응 ? ”
“ 넌 여자친구 안사겨 ? ”
“ 글쎄 언젠가 생기겠지 모.. 그러는 넌 ? ”
“ 후훗.. 몰라 ”
나란히 꼭 붙어 앉은 우리 둘의 어께가 자연스레 스친다.
가끔씩 신기하기도 하다.
..엄마 뱃속에서, 우리가 함께였던 시간
그리고 둘로, 남자와 여자로 따로 태어난 우연..
나보다 먼저 태어난 그녀는 누나가 되었다.
“ 아함.. 얘 나 졸리다. ”
“ 그럼 자 ”
“ 아빠오면 잘래 ”
“ 음.. 우리집 효녀.. ”
“ 후훗.. 어께좀 빌려줘 ”
곧 이어 부드런 누나의 머릿결이 내 어께를 간질이며
기대왔다.
TV 엔 내일 비가 많이 올꺼란 예보가 있고
곧 스포츠 뉴스가 시작되었다.
늘 그런 얘기들..
“ 수진아 자 ? ”
“ .............. ”
옆을 보니 어께에 푹 기대어 잠들어 있다.
부모님은 오늘도 늦으시려나..
우리가 나란히 대학에 입학한 올해부터
엄마 아빠도 더 늦게 오신다.
문득 잠들어있는 누나의 어께가 추워 보여
한 팔을 돌려 살짝 감싸 안아줬다.
시간은 10시가 너머 가고..
부모님은 아직 오시지 않는다.
....................................................
잠깐 잠이 들었나보다
흠칫 깨어나 보니 누나는 여전히 내게 깊게 기대어 잠들어 있고
부모님은 오시지 않았다.
‘ 많이 늦으시내.. ’
시계를 보니 12시가 다 되어간다.
‘ 연락도 없으시고... ’
TV 소리만 울리던 거실에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엄만가보다.
“ 여보세요 ”
“ 거기 김명국 씨 댁입니까 ? ”
“ 내..저희 아버지신데요.. 아직 안오셨어요 누구시죠 ? ”
“ 아들 되십니까 ? ”
“ 내 그런데요 ”
“ 부모님께서 사고가 나셨습니다. 성동병원으로 와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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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스한 체온 >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는
밤이 되자 더욱 거세졌다.
일년 전 부모님이 돌아가시던 그 밤에도 이렇게 비가 왔는데..
그 후 우리 둘은 나란히 휴학계를 내고
직장에 다닌다.
나는 마트 점원으로
누나는 서점 직원으로..
누나는 저녁을 먹고 일찍 방으로 간 걸보니 오늘도 많이 피곤했나보다.
그 사고 이후 누나를 볼 때마다 안쓰런 맘이 든다.
그녀도 날 보면 그렇다고 했다.
서로 말 수도 많이 줄었다.
하지만 마주보는 눈빛엔 더 깊은 사랑이 생겨났다.
내가 보호해주고 위로받아야 할 존재..
하나뿐인 가족..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우니 거센 빗줄기가 창문을 때린다.
상념...
21살의 외로움..
순간 거대한 빛줄기가 온 방을 밝히고 지나갔다.
곧 이어 들리는 천둥소리..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렸다.
음악이라도 틀까..
끝없이 이어지는 빗소리에 가슴이 터질 것 만 같다.
얼마나 지났는지..
설핏 잠이 들었을까.
무언가 따스한 느낌에 눈을떳다.
“ 수민아 .. ”
언제 왔는지 곁에 누워 내게 바싹 기대온 누나
“ 나.. 오늘 여기서 잘래 ”
말없이 꼭 안아줬다.
기다린 듯 내 품으로 깊게 파고들며 얼굴을 묻는다.
거센 빗소리
간간히 울리는 천둥..
우리에겐 힘든 시간이다.
함께 이불을 덮고 누나를 꼭 끌어안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있다.
어느 순간 맨살인 내 가슴 위로 따뜻한 액체가 방울져 흘러내린다.
“ 울지마 ”
“ .... 응 ”
하지만 끝없이 흐르는 눈물은 내 가슴을 다 적시고 이불 위로 흘러내려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있다.
“ 수진아.. 그만 울어 응? 그만.. ”
누나의 눈물은 내 영혼을 뚫고 들어와 거센 애태움으로 다시 피어나선
얇은 슬립만 입은 가녀린 몸을 꼭 끌어안게 했다.
나의 가슴에 꼭 붙어 젖은 숨결을 흘리는 입술,
스치는 속눈썹이 눈물에 젖어 내 젖꼭지에 감겨온다.
다시 온 방 가득 커다란 천둥이 몰려들어오자
우리 둘은 서로를 더 힘주어 끌어안으며
작게 웅크렸다.
21년 전 아니 그보다 조금 더 ? 엄마 뱃속에서 우린 이렇게 서로 꼭
끌어안고 있었을까..
조금씩 흔들리는 보드란 맨 어께를 쓰다듬다가 문득..
고개를 숙여 누나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코끝에 전해오는 살냄새.. 혀끝에 스며드는 목덜미 감촉..
여전히 가늘게 흐느끼며 매끄런 팔을 뻗어 내 목을 감아온다.
또다시 온방을 환하게 비추곤 스러지는 번개..
곧이어 울릴 천둥을 예감하곤
누나의 몸을 힘주어 끌어안으며 입술을 찾았다.
우르릉.....
내 입술이 누나의 젖은 입술을 덮어가고 누나의 서늘한 머릿결이
내 두 팔위에 어지러이 흩어지고..
그날 우린 다시 하나가 됐다.
태어나기 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먼저 열기에 휩쌓인 건 나였다.
떠밀리듯 입술을 찾았고 구원이라도 바라듯이 슬립 안으로 손을 넣어
소담한 젖가슴을 움켜쥐었으며
뜻밖의 행동에 온 몸에 파르르 떨림이 일던 누나도
곧 나의 모든 행동을 받아줬다.
아니 오히려 더욱 애타게 날 끌어당겼다.
누나의 슬립을 위로 걷어 올려 어둠 속 희미하게 드러난 융기를
입으로 하나 가득 머금었으며
혀끝에 부딪히는 작은 유두를 힘껏 빨았다.
그런 내 머리를 두 팔로 힘주어 꼭 끌어당기는 누나의 육신이
끝없이 떨렸으며
창 밖의 거센 소음들이 자꾸만 우리를 짖눌러 오고 그 무게에서 벗어나려
우린 더욱 서로의 몸을 끌어안았다.
슬립을 완전히 벗겨내고 팬티만 입은 매끄런 몸을 힘주어 안았다.
한없이 팽창해 터질 듯 흔들리는 성기를 팬티를 벗어내어 풀어주고
누나의 팬티도 벗겨버렸으며
허둥대며 움직이는 내 손길에 오히려 몸을 들어 날 도와주는 몸짓..
누나의 위로 올라갔다.
가슴과 배 ,온 몸 전체로 퍼져오는 미치도록 매끈한 감촉에 의식이 혼미해 지고
내 온 몸을 힘주어 끌어안고 등을 쓸어오는 손길을 느끼며
두 다리사이로 .. 맞붙었던 무릎 사이로 스며들어갔다.
처음 성기 끝으로 전해온건 까칠한 음모였고
너무도 힘주어 날 끌어안은 누나의 팔에 서글픔을 느낄 무렵
한없이 촉촉하고 매끄러운 어딘가를 찾아냈다.
그리고..
침몰..
“ 흐윽.. ”
귓가에 울린 짧고도 절박한 외침..
누나의 그곳은 너무도 매끄러워 미처 멈추지 못했으며
힘주어 내 등을 움켜쥔 손길의 힘이 느껴질 쯤
우리 둘의 음모가 맞닿아버렸다.
“ 하아.. 수.. 민.. 아 ”
한동안 그렇게 있었다.
뜨겁게 몰아쉬는 누나의 숨결이 어지럽게 떠다니고
가쁜 내 호흡도 사그러들지 않았다.
가만히 얼굴을 들어 어둠 속 희미한 얼굴을 내려다 봤다.
한없이 커진 눈동자..
우린 앞으로 어떻게 될까...
“ 수 .. 민 .. 아.. ”
그녀의 얼굴을 보며 허리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내렸다.
“ 흐 윽 .. ”
좁은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포근한 느낌이 성기 전체로, 몸 전체로
퍼져갔다.
누나의 그곳은 작은 경련이 끝없이 일어나 나의 성기를 감싸오고..
몇 번의 움직임이 지나가자 꼭 쥐고있던 끈을 ‘ 툭 ’ 놓아버리듯
깊게 나의 목을 휘감아오며 안겨왔다.
불안한 마음만큼 행위도 절박해졌다.
누나의 몸 안에서 꿈틀대는 나의 몸을 느끼며 점점 빠르게. 거칠게, 매달리듯..
움직여나갔다.
깊은 밤 나의 방안에 가득 넘실대던
비와 천둥 그리고 나와 그녀의 거친 호흡..
끝없이 흘러나오던 괴로운 듯한 그녀의 신음과
끝없이 미끌 거리던 누나의 감촉과
끝없이 움직이던 나..
어느 순간 맹렬히 움직이고 있는 나를 느꼈다.
짖눌린 누나의 몸이 어지러이 흔들리고 있었고
허공에 벌려져 흔들리던 누나의 두 다리가 매달리듯 내 몸을 감아왔다.
“ 으윽... 윽.. 수민.. 수민아.. 흐으윽... ”
... 더 ....더 꼭 안아줘 누나
이 미칠 것 같은 불안에서 날 지켜줘
“ 하아...하아... 흐윽 ..”
내 귓가에 뿜어지는 누나의 신음이 울음소리같이 들려왔다.
그녀가 울고 있는 걸까..
맹렬히 부딪히고 있는 우리 둘의 깊은 곳으로부터 끈적 한 울림이
스며 나오고 서로의 몸이 땀으로 젖어 미칠 듯이 미끄러져가기만 하고..
어느 순간 그녀의 몸이 크게 뒤로 휘기 시작했다.
얼굴을 뒤로 젖혀가고 가슴과 배를 위로 치켜 올리며
손톱끝이 내 어께를 파고들어왔다.
“ 하아악..... ”
나 역시 온몸으로 처음 느껴보는 맹렬한 느낌이 퍼져나가고
깊게 눌린 신음을 외치며
누나의 몸 안 깊은 곳 에 사정하고 말았다.
.............................
비는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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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묘한 시간들 >
우리가 처음 몸을 섞은지 7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 시간동안 우린 예전과 다름없는 오누이로써,
그리고 쌍둥이로써 함께 살을 맞대며 살아왔다.
방을 같이 쓰진 않았으나 깊은 밤 혹은 아침에 눈을 떠
그녀를 찾아 끌어안으면 우린 하나가 되곤 했다.
7년 동안 누나는 피임을 해왔다.
우리의 관계가 시작 된 후 얼마 지나서
임신에 대한 걱정이 생겼으나
이미 그녀는 피임약을 먹어왔던 것이다.
그렇게 지낸 7년의 세월은
너무도 충만했고 외롭지 않았으며 행복했다.
함께 서로의 몸을 갈구한 후 깨어난 어느 아침에
환한 햇살 속에서 그녀에게 묻기도 했다.
“ 수진아 행복해 ? ”
그러면 누나는 잠이 가시지 않은 눈으로 날 바라보다간 작은 미소와 함께
내게 안겨오며 대답하곤 했다.
“ 응.. ”
하지만...
우리가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갈 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도 함께 자라났으며
우리 둘만의 행복이 언젠가 끝나야 한다는 걸 서로 말하진 않아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영원히 이렇게 함께 있을 수 는 없다는 사실..
우리에겐 고통 이였지만
언젠가는 받아들여야 한단 것도,
깊고 은밀한 우리의 시간도
정리해야 한다는 걸..
..............................................
내가 좀 더 안정된 직장으로 옮겨 다니기 시작하고,
가끔씩 내게 전화를 걸어오는 여자가 생겼다.
누나와 내가 밥을 먹을때나 막 함께 잠들 무렵 핸드폰이 울리기도 했고
그냥 걸려오는 전화였지만
받지 않고 끊거나 전원을 끄기도 했다.
어느 날 인가 함께 TV를 보고 있는데 역시 전화가 울렸다.
‘ 따르릉.. ’
“ .... ”
“ .... ”
‘ 따르릉.. ’
“ 전화 안받니 ? ”
“ ..응 ”
“ 왜 ? 받아 ”
“ 싫어 ”
핸드폰 밧데리를 빼버렸다.
물끄러미 날 보는 누나의 두 눈..
마주 바라보다가 어께를 끌어안으며 입을 맞추려했다.
“ 잠깐.. 수민아.. ”
“ ..... ? ”
지난 7년동안 한번도 없던 거부의 몸짓이다.
“ 아까 전화.. 선경씨 전화..맞지 ? ”
“ ..... ”
“ 선경씨가 너 좋아하는 것 같아 ”
“ 난 싫어 ”
다시 누나를 끌어안아 입을 맞췄다.
가만히 입술을 맡기고 있는 얼굴..
하지만 날 마주 끌어안는 손길이 없다.
우리의 입술이 잠시 떨어졌다.
“ 수민아.. 선경씨랑 사겨봐 ”
“ ...... ”
“ 지난번 언뜻 보니까 예쁘고 착한 것 같던데... ”
“ 갑자기 왜 그런.... ”
뭔가 울컥하는 맘에 내뱉던 말이 누나의 단호한 말에 막혀버렸다.
“ 선경씨랑 만나..그리고 왠만하면 결혼해 ”
“ ........... ”
“ 이제 우리..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자.. 응 ? ”
“ .............. ”
“ 너도 알고 있잖아 언젠가는 지난 우리 시간을 정리해야 한단 걸 ”
“ ............. ”
“ 지난 시간동안 수민이 너 없었음 나 못 견뎠을지 몰라 ”
... 수진아 그건 나도 그래
뭔가 어긋난 우리시간을 바로 해야 한단 것도 알아
하지만....
맑고 커다란 누나의 두 눈에 우리 처음 하나되던 날처럼 눈물이 고여 가더니
‘ 툭 ’ 소리를 내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 우리가...수민아..우리가 뭔가 정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힘들어질지 몰라.. ”
가슴이 한없이 먹먹해지며 내 눈에도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서로 마주보며 서로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
어쩌면 오랜 옛날 하나였을지 모를 눈물방울을 바라보며
역시 하나였을지 모르는 먹먹한 맘을 나누며..
“ 선경씨랑 만나 ”
그날 내 맘 깊은 곳에서
행복했던 새 한 마리가 푸드득..날게치며 떠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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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긋난 꿈 >
“ 수민 오빠 도배 다시 할까봐.. ”
“ 그럴까 ? ”
“ 응 좀 눅눅한 것 같아 ”
선경이 와 함께 신혼살림 차릴 집을 둘러보는 중이다.
내 인생에 들어 오려하는 새 여인..
아직 맘 속 깊이 자리 잡은 한 여인이 살아 있건만..
이 낯선 관계 속으로.....
낯선 시간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 오빠 같이 밥먹고 들어갈꺼지 ? ”
“ 아니 .. 할 일이 조금 있어 미안.. 먼저 가 ”
“ 휴우.. 우리 낭군님은 맨날 바쁘셔.. ”
“ ............. ”
선경이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화난 척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어느새 다가와 오른뺨에 ‘ 쪽 ’ 입맞춤을 해주곤 손을 흔들며
지하철역으로 갔다.
착하고..밝은 여자다.
날 사랑하고 있고..
그래 어쩌면 제자리로 잘 찾아갈 수 있을지 몰라..
힘들겠지만...
....................................
집에오니 누나도 퇴근해서 저녁을 차리고 있었다.
보글보글 찌게끓는 소리, 부엌에서 움직이는 그녀..수진이의 소리..
“ 선경이는 ? ”
“응 먼저 보냈어 ”
“ 왜 같이 오지 ”
“ ............... ”
샤워를 하고 식탁에 앉아 밥을 먹었다.
하얀 밥과 좋은 냄새가 퍼지는 찌게, 그리고 함께 숟가락을 넣어
떠먹는 수진이와 나..
“ 집 보니까 어때 ? ”
“ 도배 다시 해야겠어 눅눅해 ”
“ 그래 ? ”
“ 주말에 할까봐 ”
“ 그럼 일요일에 같이 가서 하지 뭐 ”
“ 응 ”
함께 나란히 서서 설거지를 하고 나란히 TV앞에 앉아 뉴스를 봤다.
어께에 스치는 수진이의 어께..
한 팔을 올려 감싸 안았다.
순간.. 몸을 틀어 내 팔을 뿌리친다..
“ ......... ”
“ 하지마.. ”
아무 말 없이 일어나 방으로 가 누웠다.
수진이가 맞다. 이젠 그만해야한다.
미칠 듯이 괴롭지만..
그만해야 한다...
.........................................
“ 야아 튀잖아 살살 칠해.. ”
“ 후후.. 그것도 못 피해 ? ”
“ 뭐 ? 얘가 정말 ”
“ 어 어 떨어진다 잘 잡기나 해 ~ ”
“ 어맛 .. ”
일요일 오전 누나와 함께 나의 신혼 집에와 도배를 하고있다.
유난히 맑은 오전이다.
“ 새신랑 되기 일주일 전 소감이 어때 ? ”
“ 뭘 그냥 그렇지.. ”
“ 어머 얘 좀 봐 선경이 들음 삐지겠다. ”
“ 몰라.. 실없는 소리하지말구 거기 잘 잡기나 해 ”
“ 어머.. 저 능청.. 좋으면서.. ”
“ 부러우면 너두 시집가라 ”
“ 후훗.. 생기면 갈꺼다 ”
“ 그래 얼른 가서 주렁주렁 조카나 좀 낳아주라 ”
“ 니가 먼저 만들꺼면서 뭘.. 아..정말 머지 않아 조카 생기겠내.. ”
누나와 나 환한 오전 햇살에
깊이 묻어둔 아픔을 잠시 잊고 정말 즐거워하며
일을 했다.
이 즐거움.. 같이 있어 피어나는 즐거움인걸...
우린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행복함이 사라질까 불안해하며 더 유난스레 웃고 떠들어댔다.
점심을 배달시켜 먹고 마저 일을 끝마치니
오후3시쯤 됐다.
환한 햇살이 창문 가득 들어와 새로 도배한 산뜻한 방안을 비추고
거실에 덩그라니 가져다 놓은 소파위에 나란히 앉아
앞으로 내가 선경이와 새롭게 살아가야할 이 공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 수진아 ”
“ 응 ”
“ 무슨 생각 해 ? ”
“ ..... 그냥 ”
이 산뜻한 신혼집에,
무대에서 탈락한 조연배우처럼
자신의 무대를 빼앗긴 배우처럼
누나는 그저 앉아있다.
문득 가슴 가득 격렬한 안타까움이 치밀어 올랐다.
함께 있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우리..
지난 몇 달동안 참아왔던 감정이 이곳에서,
나와 누나가 아닌 나와 선경이가 살아갈 이 공간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누나를 보며
터져 나오고 말았다.
“ 수진아 ”
이름을 부르며 날 돌아보는 누나를 꼭 껴안았다.
“ 이러지마... 이거 놔.. 수민아.. 하지마.. ”
“ ..... ”
“ ..... ”
그냥 꼭 끌어안고 있자 누나의 몸에도 힘이 풀려가며
내게 깊게 기대오며 안겨왔다.
환한 햇살들이 우리 주변으로 부서져 흘러내렸다
수진이의 머릿결부터 어께.. 그리고 무릎까지
어느덧 내 목덜미가 누나의 눈물로 축축해져왔다.
“ 사랑해 수진아 ”
“ ..... ”
“ 그동안 곁에 있어줘서.. 날 사랑해줘서 고마워 ”
“ ....... ”
좀 더 많은 눈물이 내 목덜미 로 번져 나왔다.
내 눈에도 또 눈물이 솟는다.
우리의 눈물은 하나였을까..
그녀의 다정스런 손길이 내 등을 쓸어온다.
내 입술을 스치는 익숙한 머릿결..
문득 그녀의 손에 힘이 주어지며
내게 조용조용 속삭였다.
“ 수민아..그거 아니..? 네 아기가 갖고 싶었단걸.. ”
............................................
정말 마지막이다.
수진이도 거세게 타올랐고.
마지막이란 느낌이 휘감아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던 소파위에서
우린 맹렬히 엉키기 시작했다.
너무도 급작스레 옷을 벗기느라 그녀의 난방 단추 두개가 튿어졌으며
수진이는 내 입술을 잘근거리며 씹기도했다.
누나의 청바지 혁대와 후크, 자크를 내리고 순백의 팬티까지
성급하게 한번에 끌어내렸으며 거친 내 손톱에 그녀의 허벅지가 긁혀
피가 베어 나오기도 했다.
내가 티셔츠를 벗는동안 수진이의 손이 내 바지를 성급하게 벗겨내렸고
둘 다 완전한 나신이 되어서 잠시 각인시키듯 마주보다가
그 오후의 환한 햇살아래 수진이의 무릎을 잡고 양 옆으로 활짝 벌렸다.
아직 한번 한적 없는 행동이다.
까아만 음모 아래 반짝 빛나는 액체가 고인 그곳이 벌려졌고
수진이는 그저 눈을 꼭 감고 모든 걸 내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입술을 가져가 혀를 내밀어 모든 걸 다 가져오려는 듯 맹렬하게
빨아들였으며 끈끈하게 베어 나왔던 수진이의 애액이 새콤한 향을 풍기며
입안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런 내 머릿결을 움켜쥐며 그녀의 육신이 뒤틀렸고
한없이 서성이는 내 혀 전체로 보드랍고 깊은 그녀의 살결들이
부딪혀왔다.
입 안 가득 나의 침과 수진이의 분비물들이 고여 일렁였고
나는 마시기 시작했다.
.. 타는 듯한 갈증이였다.
마셔도 마셔도 채워질 수 없는 끝없는 갈증
나기 전부터 하나였던 우리 둘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 갈증일까
그 끝없음에, 그 막연함에
미친 듯이 수진이의 몸을 빨았다.
심하게 불규칙한 숨결을 뱉아내던 그녀의 손길이 내 몸을 잡아끌었고
그녀의 손길을 따라 올라가 연한 두 입술을 힘껏 빨며
벌려진 누나의 깊은 곳에 나의 몸을 가져가선 급하게 밀어 넣었다.
“ 아아... 수민아...”
“ 수진아.. 수진아... ”
서로의 몸이 부서져라 맹렬히 움직였다.
가슴에 와 부딪히는 누나의 젖무덤도,
배와 부딪혀 물결치는 땀에 젖은 매끈한 배도,
나의 음모와 맞부딪혀 엉켜오던 까만 음모도..
버둥거리며 내 허리에 감겨오는 매끈한 다리도...
이젠 놓아줘야 한다.
거친 숨결 속에 숨어있는 서로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점점 거대한 파도가 우리를 삼켜갈 시점이 되자
그 울음도 더욱 커져갔다.
“ 하아...하아....수민... 수민..... 흑... 흑..... 윽...으윽...흑 ”
“ 수진아...아아..수진...수진아.... 흑....흑... 수진아... ”
우리가 내는 소리로 거실이 점점 팽창해 갈 무렵 그녀가 먼저
파도에 휩쓸려 가며 격렬하게 날 끌어안았다..
“ 하악...하악... 하아악.... 으.. 흑...윽...”
누나의 온몸이 심하게 떨리고있다.
곧 이어 내 몸도 격렬히 떨리기 시작했다.
..끝이다...
“ 아아아... 수진아.... ”
“................... ”
“ ................. ”
우리의 거친 숨결이 가라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녀는 여전히 내 허리를 두 다리로 꼭 감고 매달린 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고
여전히 수진이의 몸 안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내 성기는
한없이 따스히 감싸오는 그 느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있다.
그렇게 꼼짝없이 끌어안고 누워 차츰 안정되는 숨결을 느끼며..
그리고 햇살이 환한걸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하며
그렇게 조금씩 정신이 돌아왔다.
힘겹게 고개를 들어 파르르 떨리는 수진이의 눈을 마주보고..
여전히 누나의 깊은 곳 안에서 간닥거리는 성기의 울림을 느끼고..
... 정말 마지막이였어..
사랑해 .. 이제 또 안을 수는 없겠지..
날 올려보는 맑고 선한 눈을 내려보며
가만가만 숨쉴 때 마다 함께 오르락 내리락 하는 배의 움직임을 느끼며..
우린 다시 떨어짐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
그때였다..
무언가 ‘ 툭 ’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건.
흠칫하며 돌아본 곳엔 언제 왔는지
선경이가 백짓장처럼 새하얘진 얼굴로 바들거리며 서 있었고
바닥엔 작은 화분을 사왔는지
비닐 안에 엎질러진 화분과 흙..
그리고 선경이가 좋아하던 선인장이 뿌리를 드러내고
쏟아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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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만의 세계 >
“ 수민아 선경이 연락 안되니 ? ”
창가에 기대 담배를 피우는 내게 누나가 묻는다.
3일전..
선경이가 뛰쳐나가고..
황급히 옷을 입고 나간 거리엔 투명한 햇살만 넘실거렸다.
지난 3일간 누나와 나 사이엔 팽팽한 침묵만 이어졌고
둘 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며 일하러 나가지도 않았다.
그 긴장의 끝에 누나가 처음 말을 건냈다.
“ .......... 응 ”
“ ............. ”
누나의 눈빛이 불안스레 흔들리고 있다.
우리만의 세계도 흔들리고 있다.
거실로 가 물을 마시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 여보세요.. ”
“ 아 자낸가 ? ”
“ 아...아버님 ”
“ 혹시 우리 선경이 자네와 함께있나 ? ”
“ ............. 내 ? ”
“ 같이 있는거 아닌가 ? ”
“ 아닙니다. ”
“ ................ ”
“ ... 선경이.. 집에 없었습니까 ? ”
“ 3일째 소식이 없내 ”
“ .......... ”
선경이는 집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어디있을까 ?
그녀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
무작정 집을 나와 차를몰고 거리로 나왔다.
함께 자주가던 카페와 서점, 그리고 함께 거닐던 길을따라
무작정 그녀를 찾아다녔지만
어느 곳에도 선경이는 없었다.
해가 저물어 어두워 진 후에도 계속 같은 곳을 맴돌았지만
선경이는 보이지 않았다.
입안이 타들어갔다.
점점 세계가 나를 .. 누나를 옭죄어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를 찾아야했다.
선경이와 이미 끝났다는 걸 알지만
어떤 식으로든지 만나야했다.
우리의 관계를 알아버린 타인..
그녀의 용서가 필요한 누나와 나..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혹시 하는 맘에 신혼집으로 향했다.
나와의 미래를 꿈꾸며 그녀가 행복해 하던 곳..
따뜻한 창가에 작은 화분들을 놓고 나와 함께 가꾸며 살고 싶어 하던 곳
열쇠를 꺼내어 현관에 넣고 돌리자
문은 소리없이 열렸다.
......... ?
어둔 거실..
잠겨있지않은 현관문..
“ 선경아 ”
무겁게 눌린 어둠속에 나의 음성이 공허히 울리다 스러졌다.
“ 선경아 ”
불을켜자 3일전 그녀가 떨어트린 선인장이 보였고
안방과 거실에도 선경이는 없었다.
작은 화분..
다시 돌아서 나오는데 현관에 선경이의 신발이 보였다.
......?
굽 낮은 까만 구두..
“ 선경아 ”
....무섭도록 조용한 침묵..
“ 선경아 ”
또다시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욕실문을 열었을 때..
아..
눈이 아프도록 선명한 욕조에 고인 피
그리고 그 안에 잠겨있는 선경이..
피로 변한 욕조에 고인 물 위로
그녀의 까만 머릿결이 풀어지듯 떠있고..
욕실 바닥에 섬뜩하도록 빛나던
면도칼..
무언가 둔탁한 둔기로 머리를 세게 맞은 것 같다.
귀에서 울리기 시작한 위잉..거리는 소음이
머리 전체를 깨트릴 듯 울려대고..
명치로부터 시작된 통증이 가슴 전체로 영혼 전체로 퍼져갔다.
도망치듯 거리로 뛰쳐나와
차를몰고 집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끝이다....
모든게...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미친 듯이 집으로 와 넋을놓고 앉아있던 누나를 일으켜 차에 태우곤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도망가야한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 수민아 왜이래 ? 어디가는거니 ? ”
핸들을 잡은손이 미친 듯이 떨리고 있다.
“ 수민아 .. 왜그래 ..수민아.. ”
맹렬하게 밤을 달려 도착한 곳은
이름모를 동해바닷가 작은 어촌마을이였다.
바퀴가 굴러갈 수 있는..그 끝까지 가 멈춰선곳..
어둑한 밤바다가 바라보이는 방파제의 끝까지 가서야
나의 질주는 끝났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공기마저 두려워져
황급히 끝까지 올려버리고
시동을 끄고 핸들에 기대어 엎드렸다.
너무도 숨이찼다.
격렬한 울음이 터져나왔다.
핸들에 얼굴을 묻고 심하게 들먹이며 우는 내 등 위로
따스한 수진이의 손길이 느껴졌다.
“ 수민아.. 울지마.. ”
.... 욕조의 붉은 피
그 위로 일렁이던 선경이의 머릿결....
통곡하듯 밤의 어둠 속에 울고 있는 내 위로 수진이의 몸이 기대온다.
“ 그만...수민아..응 ? 울지마..”
....누나도 울고있잖아
“ 우리.. 어디 멀리가서 살자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응 ?
울지마 수민아 “
.... 어디로 가는데 ?
.... 그곳이 어딘데 ?
“ 나중에 선경이한테만 우리 과거 얘기하고 용서 구하자. 그리고 떠나자
응 ? 수민아.. “
“ 선경이 죽었어... ”
“ ......... ! ”
“ 우리 함께 살 집에서.. 욕조에서... 동맥을 끊었나봐.. ”
“ ............ ”
“ 누나..나 무서워.. 어디로 가야하지 ? 응 ?
우리 둘이 있을 곳이 어딘데 .. 우리가 있을 곳이 있어 ? 정말 그런 곳이 ? “
수진이의 호흡도 거칠어지며 날 부둥켜안은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 수진아.. 거기가 어디야... 어딘데... 응 ? 수진아... ”
유일한 구원을 누나에게 구하듯 끝없는 말만 되풀이 했다.
“ 말해줘 응 ? 어서 가자.. 나 미칠 것 같아.. 수진아 ”
그런 곳은 없다는 걸 우린 알고있다.
그리고 우리가 따로 떨어져 세상에 적응하며 살지 못할꺼란 것도..
함께 살을 맞대고 살 수도 없단것도..
꼭 끌어안고 있는 우리 귓가에 고요한 파도소리가 울려왔다.
무척 먼 곳에서 울리듯 간간히 감싸오는 파도소리..
손을 뻗어 눈물로 얼룩진 수진이의 얼굴을 들어 입을 맞췄다.
촉촉하고 달콤한.. 미치도록 따스한 숨결이 배어있는 입술..
그녀의 혀를 쓰다듬었다.
혀 위로..입안에.. 고여있는 수진이의 눈물..
“ 수민아..우리 바다로 갈까 ? ”
“ .......... ”
“ 우리 거기서 살까 ? ”
누나의 음성이 촉촉하다.
날 사랑하는.... 나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
누나의 입에서 스며나오는 달콤한 숨결이 내 영혼을 감싸왔다.
“ 우리.. 떠나자 ”
...................................................
곧 동이 터오려는 듯 극심한 어둠이 힘을 잃고
푸른 기운이 수평선 너머 퍼질 무렵
적막을 뚫고 한줄기 엔진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연이어 물보라 튀는 소리가 짧게, 바다 위로 맴돌다가는
이내 잠잠해졌다.
그리고
차츰 밝아오는 방파제 위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응 ”
“ 어휴 똑같이 태어나서 왜 넌 차려주는 밥 얻어만 먹니 ? ”
“ 후후..난 남자잖아 ”
“ 잘났어 정말 ”
누나와 함께 저녁 식탁에 앉았다.
엄마 아빠는 가계 문을 닫고 밤늦게 함께 오신다.
“ 수진아 열 받지 마 설거지 내가 할게 ”
“ 어유..무슨 인심쓰는척하긴.. 매롱이다 ”
“ 싫음 말구..”
“ 이게.. ”
마주보며 피식 웃었다.
함께 설거지를 하고 TV 앞에 앉아 뉴스를 봤다.
“ 수민아 ”
“ 응 ? ”
“ 넌 여자친구 안사겨 ? ”
“ 글쎄 언젠가 생기겠지 모.. 그러는 넌 ? ”
“ 후훗.. 몰라 ”
나란히 꼭 붙어 앉은 우리 둘의 어께가 자연스레 스친다.
가끔씩 신기하기도 하다.
..엄마 뱃속에서, 우리가 함께였던 시간
그리고 둘로, 남자와 여자로 따로 태어난 우연..
나보다 먼저 태어난 그녀는 누나가 되었다.
“ 아함.. 얘 나 졸리다. ”
“ 그럼 자 ”
“ 아빠오면 잘래 ”
“ 음.. 우리집 효녀.. ”
“ 후훗.. 어께좀 빌려줘 ”
곧 이어 부드런 누나의 머릿결이 내 어께를 간질이며
기대왔다.
TV 엔 내일 비가 많이 올꺼란 예보가 있고
곧 스포츠 뉴스가 시작되었다.
늘 그런 얘기들..
“ 수진아 자 ? ”
“ .............. ”
옆을 보니 어께에 푹 기대어 잠들어 있다.
부모님은 오늘도 늦으시려나..
우리가 나란히 대학에 입학한 올해부터
엄마 아빠도 더 늦게 오신다.
문득 잠들어있는 누나의 어께가 추워 보여
한 팔을 돌려 살짝 감싸 안아줬다.
시간은 10시가 너머 가고..
부모님은 아직 오시지 않는다.
....................................................
잠깐 잠이 들었나보다
흠칫 깨어나 보니 누나는 여전히 내게 깊게 기대어 잠들어 있고
부모님은 오시지 않았다.
‘ 많이 늦으시내.. ’
시계를 보니 12시가 다 되어간다.
‘ 연락도 없으시고... ’
TV 소리만 울리던 거실에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엄만가보다.
“ 여보세요 ”
“ 거기 김명국 씨 댁입니까 ? ”
“ 내..저희 아버지신데요.. 아직 안오셨어요 누구시죠 ? ”
“ 아들 되십니까 ? ”
“ 내 그런데요 ”
“ 부모님께서 사고가 나셨습니다. 성동병원으로 와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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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스한 체온 >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는
밤이 되자 더욱 거세졌다.
일년 전 부모님이 돌아가시던 그 밤에도 이렇게 비가 왔는데..
그 후 우리 둘은 나란히 휴학계를 내고
직장에 다닌다.
나는 마트 점원으로
누나는 서점 직원으로..
누나는 저녁을 먹고 일찍 방으로 간 걸보니 오늘도 많이 피곤했나보다.
그 사고 이후 누나를 볼 때마다 안쓰런 맘이 든다.
그녀도 날 보면 그렇다고 했다.
서로 말 수도 많이 줄었다.
하지만 마주보는 눈빛엔 더 깊은 사랑이 생겨났다.
내가 보호해주고 위로받아야 할 존재..
하나뿐인 가족..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우니 거센 빗줄기가 창문을 때린다.
상념...
21살의 외로움..
순간 거대한 빛줄기가 온 방을 밝히고 지나갔다.
곧 이어 들리는 천둥소리..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렸다.
음악이라도 틀까..
끝없이 이어지는 빗소리에 가슴이 터질 것 만 같다.
얼마나 지났는지..
설핏 잠이 들었을까.
무언가 따스한 느낌에 눈을떳다.
“ 수민아 .. ”
언제 왔는지 곁에 누워 내게 바싹 기대온 누나
“ 나.. 오늘 여기서 잘래 ”
말없이 꼭 안아줬다.
기다린 듯 내 품으로 깊게 파고들며 얼굴을 묻는다.
거센 빗소리
간간히 울리는 천둥..
우리에겐 힘든 시간이다.
함께 이불을 덮고 누나를 꼭 끌어안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있다.
어느 순간 맨살인 내 가슴 위로 따뜻한 액체가 방울져 흘러내린다.
“ 울지마 ”
“ .... 응 ”
하지만 끝없이 흐르는 눈물은 내 가슴을 다 적시고 이불 위로 흘러내려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있다.
“ 수진아.. 그만 울어 응? 그만.. ”
누나의 눈물은 내 영혼을 뚫고 들어와 거센 애태움으로 다시 피어나선
얇은 슬립만 입은 가녀린 몸을 꼭 끌어안게 했다.
나의 가슴에 꼭 붙어 젖은 숨결을 흘리는 입술,
스치는 속눈썹이 눈물에 젖어 내 젖꼭지에 감겨온다.
다시 온 방 가득 커다란 천둥이 몰려들어오자
우리 둘은 서로를 더 힘주어 끌어안으며
작게 웅크렸다.
21년 전 아니 그보다 조금 더 ? 엄마 뱃속에서 우린 이렇게 서로 꼭
끌어안고 있었을까..
조금씩 흔들리는 보드란 맨 어께를 쓰다듬다가 문득..
고개를 숙여 누나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코끝에 전해오는 살냄새.. 혀끝에 스며드는 목덜미 감촉..
여전히 가늘게 흐느끼며 매끄런 팔을 뻗어 내 목을 감아온다.
또다시 온방을 환하게 비추곤 스러지는 번개..
곧이어 울릴 천둥을 예감하곤
누나의 몸을 힘주어 끌어안으며 입술을 찾았다.
우르릉.....
내 입술이 누나의 젖은 입술을 덮어가고 누나의 서늘한 머릿결이
내 두 팔위에 어지러이 흩어지고..
그날 우린 다시 하나가 됐다.
태어나기 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먼저 열기에 휩쌓인 건 나였다.
떠밀리듯 입술을 찾았고 구원이라도 바라듯이 슬립 안으로 손을 넣어
소담한 젖가슴을 움켜쥐었으며
뜻밖의 행동에 온 몸에 파르르 떨림이 일던 누나도
곧 나의 모든 행동을 받아줬다.
아니 오히려 더욱 애타게 날 끌어당겼다.
누나의 슬립을 위로 걷어 올려 어둠 속 희미하게 드러난 융기를
입으로 하나 가득 머금었으며
혀끝에 부딪히는 작은 유두를 힘껏 빨았다.
그런 내 머리를 두 팔로 힘주어 꼭 끌어당기는 누나의 육신이
끝없이 떨렸으며
창 밖의 거센 소음들이 자꾸만 우리를 짖눌러 오고 그 무게에서 벗어나려
우린 더욱 서로의 몸을 끌어안았다.
슬립을 완전히 벗겨내고 팬티만 입은 매끄런 몸을 힘주어 안았다.
한없이 팽창해 터질 듯 흔들리는 성기를 팬티를 벗어내어 풀어주고
누나의 팬티도 벗겨버렸으며
허둥대며 움직이는 내 손길에 오히려 몸을 들어 날 도와주는 몸짓..
누나의 위로 올라갔다.
가슴과 배 ,온 몸 전체로 퍼져오는 미치도록 매끈한 감촉에 의식이 혼미해 지고
내 온 몸을 힘주어 끌어안고 등을 쓸어오는 손길을 느끼며
두 다리사이로 .. 맞붙었던 무릎 사이로 스며들어갔다.
처음 성기 끝으로 전해온건 까칠한 음모였고
너무도 힘주어 날 끌어안은 누나의 팔에 서글픔을 느낄 무렵
한없이 촉촉하고 매끄러운 어딘가를 찾아냈다.
그리고..
침몰..
“ 흐윽.. ”
귓가에 울린 짧고도 절박한 외침..
누나의 그곳은 너무도 매끄러워 미처 멈추지 못했으며
힘주어 내 등을 움켜쥔 손길의 힘이 느껴질 쯤
우리 둘의 음모가 맞닿아버렸다.
“ 하아.. 수.. 민.. 아 ”
한동안 그렇게 있었다.
뜨겁게 몰아쉬는 누나의 숨결이 어지럽게 떠다니고
가쁜 내 호흡도 사그러들지 않았다.
가만히 얼굴을 들어 어둠 속 희미한 얼굴을 내려다 봤다.
한없이 커진 눈동자..
우린 앞으로 어떻게 될까...
“ 수 .. 민 .. 아.. ”
그녀의 얼굴을 보며 허리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내렸다.
“ 흐 윽 .. ”
좁은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포근한 느낌이 성기 전체로, 몸 전체로
퍼져갔다.
누나의 그곳은 작은 경련이 끝없이 일어나 나의 성기를 감싸오고..
몇 번의 움직임이 지나가자 꼭 쥐고있던 끈을 ‘ 툭 ’ 놓아버리듯
깊게 나의 목을 휘감아오며 안겨왔다.
불안한 마음만큼 행위도 절박해졌다.
누나의 몸 안에서 꿈틀대는 나의 몸을 느끼며 점점 빠르게. 거칠게, 매달리듯..
움직여나갔다.
깊은 밤 나의 방안에 가득 넘실대던
비와 천둥 그리고 나와 그녀의 거친 호흡..
끝없이 흘러나오던 괴로운 듯한 그녀의 신음과
끝없이 미끌 거리던 누나의 감촉과
끝없이 움직이던 나..
어느 순간 맹렬히 움직이고 있는 나를 느꼈다.
짖눌린 누나의 몸이 어지러이 흔들리고 있었고
허공에 벌려져 흔들리던 누나의 두 다리가 매달리듯 내 몸을 감아왔다.
“ 으윽... 윽.. 수민.. 수민아.. 흐으윽... ”
... 더 ....더 꼭 안아줘 누나
이 미칠 것 같은 불안에서 날 지켜줘
“ 하아...하아... 흐윽 ..”
내 귓가에 뿜어지는 누나의 신음이 울음소리같이 들려왔다.
그녀가 울고 있는 걸까..
맹렬히 부딪히고 있는 우리 둘의 깊은 곳으로부터 끈적 한 울림이
스며 나오고 서로의 몸이 땀으로 젖어 미칠 듯이 미끄러져가기만 하고..
어느 순간 그녀의 몸이 크게 뒤로 휘기 시작했다.
얼굴을 뒤로 젖혀가고 가슴과 배를 위로 치켜 올리며
손톱끝이 내 어께를 파고들어왔다.
“ 하아악..... ”
나 역시 온몸으로 처음 느껴보는 맹렬한 느낌이 퍼져나가고
깊게 눌린 신음을 외치며
누나의 몸 안 깊은 곳 에 사정하고 말았다.
.............................
비는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
< 기묘한 시간들 >
우리가 처음 몸을 섞은지 7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 시간동안 우린 예전과 다름없는 오누이로써,
그리고 쌍둥이로써 함께 살을 맞대며 살아왔다.
방을 같이 쓰진 않았으나 깊은 밤 혹은 아침에 눈을 떠
그녀를 찾아 끌어안으면 우린 하나가 되곤 했다.
7년 동안 누나는 피임을 해왔다.
우리의 관계가 시작 된 후 얼마 지나서
임신에 대한 걱정이 생겼으나
이미 그녀는 피임약을 먹어왔던 것이다.
그렇게 지낸 7년의 세월은
너무도 충만했고 외롭지 않았으며 행복했다.
함께 서로의 몸을 갈구한 후 깨어난 어느 아침에
환한 햇살 속에서 그녀에게 묻기도 했다.
“ 수진아 행복해 ? ”
그러면 누나는 잠이 가시지 않은 눈으로 날 바라보다간 작은 미소와 함께
내게 안겨오며 대답하곤 했다.
“ 응.. ”
하지만...
우리가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갈 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도 함께 자라났으며
우리 둘만의 행복이 언젠가 끝나야 한다는 걸 서로 말하진 않아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영원히 이렇게 함께 있을 수 는 없다는 사실..
우리에겐 고통 이였지만
언젠가는 받아들여야 한단 것도,
깊고 은밀한 우리의 시간도
정리해야 한다는 걸..
..............................................
내가 좀 더 안정된 직장으로 옮겨 다니기 시작하고,
가끔씩 내게 전화를 걸어오는 여자가 생겼다.
누나와 내가 밥을 먹을때나 막 함께 잠들 무렵 핸드폰이 울리기도 했고
그냥 걸려오는 전화였지만
받지 않고 끊거나 전원을 끄기도 했다.
어느 날 인가 함께 TV를 보고 있는데 역시 전화가 울렸다.
‘ 따르릉.. ’
“ .... ”
“ .... ”
‘ 따르릉.. ’
“ 전화 안받니 ? ”
“ ..응 ”
“ 왜 ? 받아 ”
“ 싫어 ”
핸드폰 밧데리를 빼버렸다.
물끄러미 날 보는 누나의 두 눈..
마주 바라보다가 어께를 끌어안으며 입을 맞추려했다.
“ 잠깐.. 수민아.. ”
“ ..... ? ”
지난 7년동안 한번도 없던 거부의 몸짓이다.
“ 아까 전화.. 선경씨 전화..맞지 ? ”
“ ..... ”
“ 선경씨가 너 좋아하는 것 같아 ”
“ 난 싫어 ”
다시 누나를 끌어안아 입을 맞췄다.
가만히 입술을 맡기고 있는 얼굴..
하지만 날 마주 끌어안는 손길이 없다.
우리의 입술이 잠시 떨어졌다.
“ 수민아.. 선경씨랑 사겨봐 ”
“ ...... ”
“ 지난번 언뜻 보니까 예쁘고 착한 것 같던데... ”
“ 갑자기 왜 그런.... ”
뭔가 울컥하는 맘에 내뱉던 말이 누나의 단호한 말에 막혀버렸다.
“ 선경씨랑 만나..그리고 왠만하면 결혼해 ”
“ ........... ”
“ 이제 우리..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자.. 응 ? ”
“ .............. ”
“ 너도 알고 있잖아 언젠가는 지난 우리 시간을 정리해야 한단 걸 ”
“ ............. ”
“ 지난 시간동안 수민이 너 없었음 나 못 견뎠을지 몰라 ”
... 수진아 그건 나도 그래
뭔가 어긋난 우리시간을 바로 해야 한단 것도 알아
하지만....
맑고 커다란 누나의 두 눈에 우리 처음 하나되던 날처럼 눈물이 고여 가더니
‘ 툭 ’ 소리를 내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 우리가...수민아..우리가 뭔가 정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힘들어질지 몰라.. ”
가슴이 한없이 먹먹해지며 내 눈에도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서로 마주보며 서로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
어쩌면 오랜 옛날 하나였을지 모를 눈물방울을 바라보며
역시 하나였을지 모르는 먹먹한 맘을 나누며..
“ 선경씨랑 만나 ”
그날 내 맘 깊은 곳에서
행복했던 새 한 마리가 푸드득..날게치며 떠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
< 어긋난 꿈 >
“ 수민 오빠 도배 다시 할까봐.. ”
“ 그럴까 ? ”
“ 응 좀 눅눅한 것 같아 ”
선경이 와 함께 신혼살림 차릴 집을 둘러보는 중이다.
내 인생에 들어 오려하는 새 여인..
아직 맘 속 깊이 자리 잡은 한 여인이 살아 있건만..
이 낯선 관계 속으로.....
낯선 시간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 오빠 같이 밥먹고 들어갈꺼지 ? ”
“ 아니 .. 할 일이 조금 있어 미안.. 먼저 가 ”
“ 휴우.. 우리 낭군님은 맨날 바쁘셔.. ”
“ ............. ”
선경이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화난 척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어느새 다가와 오른뺨에 ‘ 쪽 ’ 입맞춤을 해주곤 손을 흔들며
지하철역으로 갔다.
착하고..밝은 여자다.
날 사랑하고 있고..
그래 어쩌면 제자리로 잘 찾아갈 수 있을지 몰라..
힘들겠지만...
....................................
집에오니 누나도 퇴근해서 저녁을 차리고 있었다.
보글보글 찌게끓는 소리, 부엌에서 움직이는 그녀..수진이의 소리..
“ 선경이는 ? ”
“응 먼저 보냈어 ”
“ 왜 같이 오지 ”
“ ............... ”
샤워를 하고 식탁에 앉아 밥을 먹었다.
하얀 밥과 좋은 냄새가 퍼지는 찌게, 그리고 함께 숟가락을 넣어
떠먹는 수진이와 나..
“ 집 보니까 어때 ? ”
“ 도배 다시 해야겠어 눅눅해 ”
“ 그래 ? ”
“ 주말에 할까봐 ”
“ 그럼 일요일에 같이 가서 하지 뭐 ”
“ 응 ”
함께 나란히 서서 설거지를 하고 나란히 TV앞에 앉아 뉴스를 봤다.
어께에 스치는 수진이의 어께..
한 팔을 올려 감싸 안았다.
순간.. 몸을 틀어 내 팔을 뿌리친다..
“ ......... ”
“ 하지마.. ”
아무 말 없이 일어나 방으로 가 누웠다.
수진이가 맞다. 이젠 그만해야한다.
미칠 듯이 괴롭지만..
그만해야 한다...
.........................................
“ 야아 튀잖아 살살 칠해.. ”
“ 후후.. 그것도 못 피해 ? ”
“ 뭐 ? 얘가 정말 ”
“ 어 어 떨어진다 잘 잡기나 해 ~ ”
“ 어맛 .. ”
일요일 오전 누나와 함께 나의 신혼 집에와 도배를 하고있다.
유난히 맑은 오전이다.
“ 새신랑 되기 일주일 전 소감이 어때 ? ”
“ 뭘 그냥 그렇지.. ”
“ 어머 얘 좀 봐 선경이 들음 삐지겠다. ”
“ 몰라.. 실없는 소리하지말구 거기 잘 잡기나 해 ”
“ 어머.. 저 능청.. 좋으면서.. ”
“ 부러우면 너두 시집가라 ”
“ 후훗.. 생기면 갈꺼다 ”
“ 그래 얼른 가서 주렁주렁 조카나 좀 낳아주라 ”
“ 니가 먼저 만들꺼면서 뭘.. 아..정말 머지 않아 조카 생기겠내.. ”
누나와 나 환한 오전 햇살에
깊이 묻어둔 아픔을 잠시 잊고 정말 즐거워하며
일을 했다.
이 즐거움.. 같이 있어 피어나는 즐거움인걸...
우린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행복함이 사라질까 불안해하며 더 유난스레 웃고 떠들어댔다.
점심을 배달시켜 먹고 마저 일을 끝마치니
오후3시쯤 됐다.
환한 햇살이 창문 가득 들어와 새로 도배한 산뜻한 방안을 비추고
거실에 덩그라니 가져다 놓은 소파위에 나란히 앉아
앞으로 내가 선경이와 새롭게 살아가야할 이 공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 수진아 ”
“ 응 ”
“ 무슨 생각 해 ? ”
“ ..... 그냥 ”
이 산뜻한 신혼집에,
무대에서 탈락한 조연배우처럼
자신의 무대를 빼앗긴 배우처럼
누나는 그저 앉아있다.
문득 가슴 가득 격렬한 안타까움이 치밀어 올랐다.
함께 있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우리..
지난 몇 달동안 참아왔던 감정이 이곳에서,
나와 누나가 아닌 나와 선경이가 살아갈 이 공간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누나를 보며
터져 나오고 말았다.
“ 수진아 ”
이름을 부르며 날 돌아보는 누나를 꼭 껴안았다.
“ 이러지마... 이거 놔.. 수민아.. 하지마.. ”
“ ..... ”
“ ..... ”
그냥 꼭 끌어안고 있자 누나의 몸에도 힘이 풀려가며
내게 깊게 기대오며 안겨왔다.
환한 햇살들이 우리 주변으로 부서져 흘러내렸다
수진이의 머릿결부터 어께.. 그리고 무릎까지
어느덧 내 목덜미가 누나의 눈물로 축축해져왔다.
“ 사랑해 수진아 ”
“ ..... ”
“ 그동안 곁에 있어줘서.. 날 사랑해줘서 고마워 ”
“ ....... ”
좀 더 많은 눈물이 내 목덜미 로 번져 나왔다.
내 눈에도 또 눈물이 솟는다.
우리의 눈물은 하나였을까..
그녀의 다정스런 손길이 내 등을 쓸어온다.
내 입술을 스치는 익숙한 머릿결..
문득 그녀의 손에 힘이 주어지며
내게 조용조용 속삭였다.
“ 수민아..그거 아니..? 네 아기가 갖고 싶었단걸.. ”
............................................
정말 마지막이다.
수진이도 거세게 타올랐고.
마지막이란 느낌이 휘감아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던 소파위에서
우린 맹렬히 엉키기 시작했다.
너무도 급작스레 옷을 벗기느라 그녀의 난방 단추 두개가 튿어졌으며
수진이는 내 입술을 잘근거리며 씹기도했다.
누나의 청바지 혁대와 후크, 자크를 내리고 순백의 팬티까지
성급하게 한번에 끌어내렸으며 거친 내 손톱에 그녀의 허벅지가 긁혀
피가 베어 나오기도 했다.
내가 티셔츠를 벗는동안 수진이의 손이 내 바지를 성급하게 벗겨내렸고
둘 다 완전한 나신이 되어서 잠시 각인시키듯 마주보다가
그 오후의 환한 햇살아래 수진이의 무릎을 잡고 양 옆으로 활짝 벌렸다.
아직 한번 한적 없는 행동이다.
까아만 음모 아래 반짝 빛나는 액체가 고인 그곳이 벌려졌고
수진이는 그저 눈을 꼭 감고 모든 걸 내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입술을 가져가 혀를 내밀어 모든 걸 다 가져오려는 듯 맹렬하게
빨아들였으며 끈끈하게 베어 나왔던 수진이의 애액이 새콤한 향을 풍기며
입안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런 내 머릿결을 움켜쥐며 그녀의 육신이 뒤틀렸고
한없이 서성이는 내 혀 전체로 보드랍고 깊은 그녀의 살결들이
부딪혀왔다.
입 안 가득 나의 침과 수진이의 분비물들이 고여 일렁였고
나는 마시기 시작했다.
.. 타는 듯한 갈증이였다.
마셔도 마셔도 채워질 수 없는 끝없는 갈증
나기 전부터 하나였던 우리 둘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 갈증일까
그 끝없음에, 그 막연함에
미친 듯이 수진이의 몸을 빨았다.
심하게 불규칙한 숨결을 뱉아내던 그녀의 손길이 내 몸을 잡아끌었고
그녀의 손길을 따라 올라가 연한 두 입술을 힘껏 빨며
벌려진 누나의 깊은 곳에 나의 몸을 가져가선 급하게 밀어 넣었다.
“ 아아... 수민아...”
“ 수진아.. 수진아... ”
서로의 몸이 부서져라 맹렬히 움직였다.
가슴에 와 부딪히는 누나의 젖무덤도,
배와 부딪혀 물결치는 땀에 젖은 매끈한 배도,
나의 음모와 맞부딪혀 엉켜오던 까만 음모도..
버둥거리며 내 허리에 감겨오는 매끈한 다리도...
이젠 놓아줘야 한다.
거친 숨결 속에 숨어있는 서로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점점 거대한 파도가 우리를 삼켜갈 시점이 되자
그 울음도 더욱 커져갔다.
“ 하아...하아....수민... 수민..... 흑... 흑..... 윽...으윽...흑 ”
“ 수진아...아아..수진...수진아.... 흑....흑... 수진아... ”
우리가 내는 소리로 거실이 점점 팽창해 갈 무렵 그녀가 먼저
파도에 휩쓸려 가며 격렬하게 날 끌어안았다..
“ 하악...하악... 하아악.... 으.. 흑...윽...”
누나의 온몸이 심하게 떨리고있다.
곧 이어 내 몸도 격렬히 떨리기 시작했다.
..끝이다...
“ 아아아... 수진아.... ”
“................... ”
“ ................. ”
우리의 거친 숨결이 가라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녀는 여전히 내 허리를 두 다리로 꼭 감고 매달린 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고
여전히 수진이의 몸 안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내 성기는
한없이 따스히 감싸오는 그 느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있다.
그렇게 꼼짝없이 끌어안고 누워 차츰 안정되는 숨결을 느끼며..
그리고 햇살이 환한걸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하며
그렇게 조금씩 정신이 돌아왔다.
힘겹게 고개를 들어 파르르 떨리는 수진이의 눈을 마주보고..
여전히 누나의 깊은 곳 안에서 간닥거리는 성기의 울림을 느끼고..
... 정말 마지막이였어..
사랑해 .. 이제 또 안을 수는 없겠지..
날 올려보는 맑고 선한 눈을 내려보며
가만가만 숨쉴 때 마다 함께 오르락 내리락 하는 배의 움직임을 느끼며..
우린 다시 떨어짐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
그때였다..
무언가 ‘ 툭 ’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건.
흠칫하며 돌아본 곳엔 언제 왔는지
선경이가 백짓장처럼 새하얘진 얼굴로 바들거리며 서 있었고
바닥엔 작은 화분을 사왔는지
비닐 안에 엎질러진 화분과 흙..
그리고 선경이가 좋아하던 선인장이 뿌리를 드러내고
쏟아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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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만의 세계 >
“ 수민아 선경이 연락 안되니 ? ”
창가에 기대 담배를 피우는 내게 누나가 묻는다.
3일전..
선경이가 뛰쳐나가고..
황급히 옷을 입고 나간 거리엔 투명한 햇살만 넘실거렸다.
지난 3일간 누나와 나 사이엔 팽팽한 침묵만 이어졌고
둘 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며 일하러 나가지도 않았다.
그 긴장의 끝에 누나가 처음 말을 건냈다.
“ .......... 응 ”
“ ............. ”
누나의 눈빛이 불안스레 흔들리고 있다.
우리만의 세계도 흔들리고 있다.
거실로 가 물을 마시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 여보세요.. ”
“ 아 자낸가 ? ”
“ 아...아버님 ”
“ 혹시 우리 선경이 자네와 함께있나 ? ”
“ ............. 내 ? ”
“ 같이 있는거 아닌가 ? ”
“ 아닙니다. ”
“ ................ ”
“ ... 선경이.. 집에 없었습니까 ? ”
“ 3일째 소식이 없내 ”
“ .......... ”
선경이는 집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어디있을까 ?
그녀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
무작정 집을 나와 차를몰고 거리로 나왔다.
함께 자주가던 카페와 서점, 그리고 함께 거닐던 길을따라
무작정 그녀를 찾아다녔지만
어느 곳에도 선경이는 없었다.
해가 저물어 어두워 진 후에도 계속 같은 곳을 맴돌았지만
선경이는 보이지 않았다.
입안이 타들어갔다.
점점 세계가 나를 .. 누나를 옭죄어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를 찾아야했다.
선경이와 이미 끝났다는 걸 알지만
어떤 식으로든지 만나야했다.
우리의 관계를 알아버린 타인..
그녀의 용서가 필요한 누나와 나..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혹시 하는 맘에 신혼집으로 향했다.
나와의 미래를 꿈꾸며 그녀가 행복해 하던 곳..
따뜻한 창가에 작은 화분들을 놓고 나와 함께 가꾸며 살고 싶어 하던 곳
열쇠를 꺼내어 현관에 넣고 돌리자
문은 소리없이 열렸다.
......... ?
어둔 거실..
잠겨있지않은 현관문..
“ 선경아 ”
무겁게 눌린 어둠속에 나의 음성이 공허히 울리다 스러졌다.
“ 선경아 ”
불을켜자 3일전 그녀가 떨어트린 선인장이 보였고
안방과 거실에도 선경이는 없었다.
작은 화분..
다시 돌아서 나오는데 현관에 선경이의 신발이 보였다.
......?
굽 낮은 까만 구두..
“ 선경아 ”
....무섭도록 조용한 침묵..
“ 선경아 ”
또다시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욕실문을 열었을 때..
아..
눈이 아프도록 선명한 욕조에 고인 피
그리고 그 안에 잠겨있는 선경이..
피로 변한 욕조에 고인 물 위로
그녀의 까만 머릿결이 풀어지듯 떠있고..
욕실 바닥에 섬뜩하도록 빛나던
면도칼..
무언가 둔탁한 둔기로 머리를 세게 맞은 것 같다.
귀에서 울리기 시작한 위잉..거리는 소음이
머리 전체를 깨트릴 듯 울려대고..
명치로부터 시작된 통증이 가슴 전체로 영혼 전체로 퍼져갔다.
도망치듯 거리로 뛰쳐나와
차를몰고 집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끝이다....
모든게...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미친 듯이 집으로 와 넋을놓고 앉아있던 누나를 일으켜 차에 태우곤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도망가야한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 수민아 왜이래 ? 어디가는거니 ? ”
핸들을 잡은손이 미친 듯이 떨리고 있다.
“ 수민아 .. 왜그래 ..수민아.. ”
맹렬하게 밤을 달려 도착한 곳은
이름모를 동해바닷가 작은 어촌마을이였다.
바퀴가 굴러갈 수 있는..그 끝까지 가 멈춰선곳..
어둑한 밤바다가 바라보이는 방파제의 끝까지 가서야
나의 질주는 끝났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공기마저 두려워져
황급히 끝까지 올려버리고
시동을 끄고 핸들에 기대어 엎드렸다.
너무도 숨이찼다.
격렬한 울음이 터져나왔다.
핸들에 얼굴을 묻고 심하게 들먹이며 우는 내 등 위로
따스한 수진이의 손길이 느껴졌다.
“ 수민아.. 울지마.. ”
.... 욕조의 붉은 피
그 위로 일렁이던 선경이의 머릿결....
통곡하듯 밤의 어둠 속에 울고 있는 내 위로 수진이의 몸이 기대온다.
“ 그만...수민아..응 ? 울지마..”
....누나도 울고있잖아
“ 우리.. 어디 멀리가서 살자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응 ?
울지마 수민아 “
.... 어디로 가는데 ?
.... 그곳이 어딘데 ?
“ 나중에 선경이한테만 우리 과거 얘기하고 용서 구하자. 그리고 떠나자
응 ? 수민아.. “
“ 선경이 죽었어... ”
“ ......... ! ”
“ 우리 함께 살 집에서.. 욕조에서... 동맥을 끊었나봐.. ”
“ ............ ”
“ 누나..나 무서워.. 어디로 가야하지 ? 응 ?
우리 둘이 있을 곳이 어딘데 .. 우리가 있을 곳이 있어 ? 정말 그런 곳이 ? “
수진이의 호흡도 거칠어지며 날 부둥켜안은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 수진아.. 거기가 어디야... 어딘데... 응 ? 수진아... ”
유일한 구원을 누나에게 구하듯 끝없는 말만 되풀이 했다.
“ 말해줘 응 ? 어서 가자.. 나 미칠 것 같아.. 수진아 ”
그런 곳은 없다는 걸 우린 알고있다.
그리고 우리가 따로 떨어져 세상에 적응하며 살지 못할꺼란 것도..
함께 살을 맞대고 살 수도 없단것도..
꼭 끌어안고 있는 우리 귓가에 고요한 파도소리가 울려왔다.
무척 먼 곳에서 울리듯 간간히 감싸오는 파도소리..
손을 뻗어 눈물로 얼룩진 수진이의 얼굴을 들어 입을 맞췄다.
촉촉하고 달콤한.. 미치도록 따스한 숨결이 배어있는 입술..
그녀의 혀를 쓰다듬었다.
혀 위로..입안에.. 고여있는 수진이의 눈물..
“ 수민아..우리 바다로 갈까 ? ”
“ .......... ”
“ 우리 거기서 살까 ? ”
누나의 음성이 촉촉하다.
날 사랑하는.... 나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
누나의 입에서 스며나오는 달콤한 숨결이 내 영혼을 감싸왔다.
“ 우리.. 떠나자 ”
...................................................
곧 동이 터오려는 듯 극심한 어둠이 힘을 잃고
푸른 기운이 수평선 너머 퍼질 무렵
적막을 뚫고 한줄기 엔진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연이어 물보라 튀는 소리가 짧게, 바다 위로 맴돌다가는
이내 잠잠해졌다.
그리고
차츰 밝아오는 방파제 위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