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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들의 교향곡 - 3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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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5:21 조회 4,93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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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들의 교향곡 31부





키스를 하던 태수는 조금전에 엄마가 그의 성기를 잡고 흔들던 생각을 하자 야릇함이 올라와 그녀의 상의를 잡고 위로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혜영은 급히 그의 손을 붙잡았다.

"또 할려고?"

"오늘은 하기 싫으세요?"

"그..그런게 아니라 3일연속으로 하는거잖아. 그렇게 자주 하면 건강에 안좋아"

"저는 괜찮아요. 하지만 엄마가 걱정이 되신다면 하지 않을게요"

혜영은 내키지가 않았지만 태수의 얼굴에서 실밍감이 보이고 또 콘돔때문에 호기심도 나서 그냥 스스로 옷을 벗어버렸다. 그리고는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아들을 바라보았다.

"네가 정 원한다면 오늘은 그냥 하고 며칠동안은 쉬도록 하자. 배달나가느라 힘들텐데 너무 자주 하면 힘빠져서 안돼"

홍조를 띄고있는 엄마를 바라보던 태수는 얼굴색이 환해지며 얼른 옷을 벗고 그녀를 안았다.

"엄마말씀대로 할게요. 그냥 엄마를 보면 안고싶어서 그러는거에요"

그의 말을 듣고 혜영은 웃으면서 말했다.

"이러다간 내가 아들을 잡겠다"

그리고는 다시 키스를 하자 태수의 손길이 그녀의 몸곳곳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혜영은 점처적으로 흥분을 느끼기 시작하여 태수의 입안으로 더욱 깊숙히 혀를 집어넣어 진한 키스를 했다. 그러고있는데 별안간 태수가 그녀를 들어 그의 다리위에 앉혔다. 그래서 두다리를 벌리고 아들위에 앉게되자 그녀의 음부로 미끈미끈한 콘돔이 느껴지게 되었다. 촉촉한 콘돔의 감촉을 받게되자 혜영은 은연중에 콘돔을 씌운 성기를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하는 호기심이 들게 되었다. 그래서 아들의 목을 감고있는 팔을 내려 성기를 잡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성기밑으로 내려가는데 갑자기 아까 보았던 태수의 성기크기가 떠올라서 저도모르게 망설여졌다. 그전에는 어둠속에서 하거나 그의 성기를 제대로 보지를 않아서 속으로 그저 크다고만 생각했을뿐 별다른 생각은 없었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두려움이 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태수가 그녀를 밑으로 내리자 거대한 성기가 조개살을 뚫으며 들어오기 시작했다. 또다시 고통을 느끼는 혜영은 태수의 입속에서 신음을 내며 긴장으로 인하여 온몸이 굳어졌다.

"읍!......."

성기를 삽입하던 태수는 그소리를 듣고 감고있던 눈을 떠보니 엄마의 얼굴은 약간 일그러져 있었다. 놀란 그는 얼른 하던 행위를 멈추며 걱정스럽게 물어보았다.

"아프세요?"

혜영은 두손으로 그의 어깨를 잡으면서 머리를 내저었다.

"아니야. 괜찮으니까 계속해"

"아프시면 말씀하세요. 엄마가 아퍼하시는건 저도 원하지 않아요"

"괜찮다니까. 걱정하지말고 계속해"

옛날에 시장이나 음식점에서 일하면서 남자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서 혜영은 그녀때문에 콘돔을 착용한 태수가 별로 기분이 안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매우 미안함이 들어 아픔을 참더라도 태수가 원하는것을 해주고 싶었다. 스스로 몸을 밑으로 내리던 혜영은 계속되는 고통을 느끼며 또다시 신음을 냈다. 자꾸만 머리속에서 성기크기가 떠올라서 보통때보다 아픔이 더 심한것 같았다.

"아!......"

콘돔에 묻어있는 미끈한 액체때문인지 평소보다는 성기가 더 쉽게 빨려 들어갔다. 태수는 엄마가 계속해서 아파하자 걱정이 되어 하던 행위를 중지하고 싶었으나 그녀가 꽉 잡고 몸을 내려 삽입시키자 아무짓도 못하고 그저 방관만 하고 있을뿐이었다. 성기가 완전히 삽입하게 되자 혜영은 속으로 커다란 안도를 하며 가만히 그녀안에 있는 성기를 음미했다. 이렇게나 큰 성기가 그녀안에 다 들어간다는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어떻게 이런 큰애가 내배속애서 태어났지? 나중에 태수의 아내가 될 애는 굉장히 고생하겠네]

그렇게 생각하자 마치 지금 자신이 태수의 아내가 된것 같기도 해서 기분이 묘했다. 태수는 성기가 전부 삽입하고 엄마가 가만히 있자 이제는 괜찮은가보다싶어 그도 안도를 하며 살며시 엄마의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서서히 엄마를 위아래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자 태수도 성기에서 느껴오는 자극을 감지하며 저도모르게 그녀의 허리를 잡고 움직이는것을 도와주고 있었다. 엄마말을 듣고 감각이 많이 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콘돔을 끼고 있어서 임신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오히려 마음이 가볍고 편안했다. 혜영도 극심하던 고통이 사그라들며 약간의 아픔만을 느끼면서 몸을 본능적으로 움직이며 하고있는 행위에 점차적으로 익숙해져 갔다. 그동안 정상체위로만 하다가 이렇게 다른 자세로 하니까 기분도 더욱 야릇해져만 갔다.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서서히 속도를 높이자 콘돔에 씌여있는 성기는 그녀의 질안을 매끄럽게 관통하며 이동했다. 그러면서 눈을 감고 아들의 성기감촉을 음미하는데 별안간 태수가 그녀의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그러자 감각이 예민해지고 흥분이 더욱 올라와 혜영은 그의 머리를 부둥켜안고 조그만 신음소리를 연달아 냈다.

"아...... 아흑.........."

얼굴이 젖무덤에 파묻힌 태수도 엄마가 더이상 아파하지않고 흥분하고 있다는것을 깨닫자 그녀를 힘주어 끌어안고 부드러운 유두를 탐닉했다. 아무생각없이 엄마를 안고 이런자세로 성행위를 시작했던 그도 색다른 흥분을 느끼면서 달아오르는 분위기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엉덩이를 움직여가며 젖꼭지를 빨던 태수는 이윽고 입술로 땀에 젖고있는 엄마의 육체를 음미하면서 그녀의 매끄러운 가슴을 타고 올라와 가느다란 목덜미에 뜨거워진 숨결을 내뱉으면서 입맞춤을 했다. 그러자 혜영은 평소보다 더한 흥분때문에 어쩔줄을 몰라하며 아들의 머리카락들을 움켜잡고 흐느꼈다.

"아흥..... 허엉....... 아........"

그녀의 머리속에서는 태수가 아들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로 인식되어 갔다. 아들과 성행위를 해서 느껴지는 죄의식은 아무데도 없었고 그저 태수를 원하는 마음이 점점 커져갔다. 태수와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은연중에 이번에는 제대로 된 오르가즘을 느껴보고 싶은 갈망도 들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있는 힘을 다해 움직이던 태수는 고개를 뒤로 재치고 헐떡거리는 엄마안에서 마침내 정액을 분출했다.

"아!......"

태수의 탄성을 들으며 혜영도 그가 사정하고 있다는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안에 있는 성기가 크게 꿈틀거리며 질의 맨안쪽이 뜨겁다는것만 느낄뿐 그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예전처럼 뜨거운 정액이 질안을 범람하며 곳곳으로 스며드는 느낌도 없었어 왠지모를 허전함이 들었다. 그리고 태수가 사정하는 바람에 그녀모르게 오르가즘이 찾아왔으나 기대했던거보다는 크기자 않아서 아쉬움도 있었다. 그러나 태수를 만족시켜 주었다는 행복감이 들어 그녀도 마음속으로 대단히 만족했다. 가느다란 신음을 내면서 몸에 힘이 빠져 아들의 가슴에 안기며 한차례의 정사가 끝난뒤에 찾아오는 여운을 즐겼다.

"아......."

태수는 그에게 쓰러지는 엄마를 안고 그녀의 머리결을 쓰다듬으며 숨을 몰아쉬었다.



한참을 그러다가 그녀안에 있는 성기가 조금씩 수그러 들어가는것을 느끼자 혜영은 탈진한 몸에 가까스로 힘을 주어 태수에게서 내려왔다. 태수는 그러한 엄마를 바라보며 근심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많이 아프셨죠?"

"아니야. 계속하다 보니까 괜찮아지더라.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아무렇지않게 될거야"

수줍게 말하면서 혜영은 그의 성기에 씌여져있는 콘돔을 조심스럽게 뺐다. 그리고는 콘돔을 꺼꾸로 들고 살펴보니 많은양의 정액때문에 밑으로 축 늘어져서 마치 물주머니처럼 보였다. 그동안은 제대로 보지를 못했었는데 이렇게 아들의 정액을 자세히 보니 태수가 어른이 된거 같아서 왠지모르게 뿌듯했다.

"이걸하고 하니까 별로 안좋았지?"

"아니요. 별로 큰 차이는 없던데요. 그리고 마음이 편헤서 오히려 더 좋았어요"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네"

태수도 자신의 정액이 들어있는 콘돔을 보다가 엄마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리 주세요. 제가 버릴게요"

"내가 버릴게"

그러자 태수는 당황해졌다.

"자꾸 만지지 마시고 그냥 저에게 주세요. 더럽잖아요?"

그말에 혜영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내아들에게서 나온건데 뭐가 더럽니? 사랑스럽기만 한데"

그리고는 한동안 더 바라보다가 휴지에 싸서 휴지통에 넣었다. 태수는 그의 정액을 보며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엄마를 보자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의 모든것을 받아들이고 좋아해주는 그녀가 너무나 고마워서 엄마의 사랑을 가슴속깊이 느낄수가 있었다. 그러자 콘돔을 버리고 다른 휴지로 정성스럽게 성기를 닦아주는 엄마를 끌어당겨 가슴품안에 안았다. 혜영은 아들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속삭였다.

"이젠 자야지"

"엄마와 조금만 더 이러고 싶어요"

그말에 미소를 지으며 혜영도 태수를 끌어안고 아들의 따듯한 품안을 만끽했다.



며칠후에 개학이 되어서 태수와 선규는 학교로 향해 나란히 걷고 있었다. 선규가 얼굴을 찌푸리며 먼저 말을 걸었다.

"방학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개학이냐?"

"그러게 말이야. 시간이 참 빨리도 지나간다"

"방학동안에 하고싶었게 많았었는데 허무하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러면서 그들은 각자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달반 가량이 안되는 방학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잊을수없는 시간들이었다. 방학전에는 상상도 못해볼 일들을 둘다 겪어본 것이었다. 엄마와의 일들을 생각하니 마치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태수는 옆에 있는 선규를 인식하며 얼른 생각을 떨쳐버리고 물었다.

"선규야, 너 배달은 계속 할거니? 이젠 방학도 끝났잖아"

태수의 말에 방학동안에 일어났던 추억속에 빠져있던 선규도 흠짓 놀라면서 대답했다.

"글쎄. 돈이 들어와서 계속하고 싶기는 해. 그런데 아직까지는 모르겠어. 상황을 봐서 결정할려고. 그나저나 네가 큰일이 아니냐?"

"뭐가?"

"수업끝나고 보충수업을 하는 학교에 걸리면 저녁때 신문배달을 할수가 없잖아"

그말에 태수는 표정이 어두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말이 맞어. 사실은 나도 그거를 걱정하고 있었거든"

선규는 태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밝게 말했다.

"그렇게 걱정하지마. 나쁜일을 하는것도 아니고 집안일을 돕는건데 학교에서도 네사정을 봐줄거야"

선규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태수는 연신 한숨만 내쉬었다.

"글쎄. 과연 네말대로 해줄까?"

"아직 학교가 정해진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그러면 어떡하냐? 기운내"

버스에서 내려 걸으면서 선규는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구정때는 시골로 내려가는거야?"

"응"

"얼마만에 가보는거야?"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이었으니까 정확히 3년만이네"

"가면 어른들께서는 잘해주시니?"

"응. 서로 가까운곳에서 살면 재미나고 좋았을거야"

"아줌마는 불편해 하시지는 않니?"

"안그러셨던거 같던데. 어렸을때라 나도 잘 기억이 안난다. 너는 정밀로 집에만 있을거니?"

"갈데도 없는데 그래야지"

"그러지말고 너라도 친척어른들을 찾아뵙는게 어떠냐?"

그러자 선규는 얼굴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별로 생각없어. 결혼실패했다고 엄마한테 잘해주지도 않는데 내가 거기에 왜 가냐?"

"그래도 친척들인데 언제까지 그러고 살수는 없잖아"

"상관없어. 난 엄마만 있으면 돼. 내걱정 하지말고 너나 잘 갖다와. 그동안 일하느라고 바빠서 어디 놀러가지도 못했었잖아. 이번기회에 바람도 씌고 쉬었다오면 되겠네"

"고맙다. 너와 같이 가면 좋을텐데"

"됐어. 나는 집에 있는게 더 편해"

그러다가 선규는 문득 생각나는게 있어서 물었다.

"그럼 이번에 책방문을 닫는거야?"

"응. 원래 신정과 구정때는 쉬잖아"

"그래도 이번에는 하루이상을 문닫을거 아니야"

"그렇지"

"그러는거는 정말 오래간만이거 같다. 아줌마에게도 잘 됐네. 쉬실수도 있고"

"엄마한테는 시댁어른을 만나는건데 편하실수가 있겠냐?"

그러자 선규는 웃음을 터트렸다.

"하긴 그렇네. 너의 엄마 오래간만에 시집살이를 하시게 되셨구나"

태수는 선규의 말이 재미있어서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엄마가 고생을 할까봐 내심 걱정도 되었다. 계속해서 둘은 얘기를 나누면서 걸어가자 이윽고 그들의 눈앞에 오래간만에 보는 교문이 나타났다.



일요일날 태수는 책방에 나와있었다. 엄마는 집에서 구정때 시골에 가지고 갈 음식들을 장만하는라 눈코뜰새없이 바빴다. 혼자 책방에서 공부를 하는 태수는 지난번에 배정받은 학교가 1학년때는 보총수업이 없는 학교라서 마음이 가벼워졌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또다시 선규와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그도 선규와 같은 학교가 되기를 내심 바랬었으나 막상 그렇게 되고보니 희한했다.

[어떻게 국민학교때부터 계속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되냐? 그러는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나와 선규사이에 무슨 특별한 인연이라도 있나보지? 말그대로 완전히 죽마고우네]

그러고있는데 문이 열리면서 유진이가 웃으면서 들어왔다. 매주보다가 오래간만에 봐서 그런지 그녀를 보니까 무척이나 반가웠다.

"오래간만이다"

"그러네요. 저번 일요일에 오셨다면서요?"

"아주머니가 그러셔?"

"네"

"문이 닫겨져 있어서 무슨일이 있었나하고 걱정했었어"

그녀의 말을 듣자 태수는 가족처럼 그와 엄마를 걱정해주는 유진이 매우 고마웠다. 유진은 의자에 앉으면서 연신 미소를 띄었다.

"아주머니와 놀러갔었다면서?"

"네"

"좋았었겠네"

"그랬어요. 누나는 가족과 자주 놀러다니세요?"

유진은 착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아빠가 새엄마와 동생들을 데리고 가끔 그러시지만 내가 같이 가면 새엄마가 불편해 하실까봐서 그냥 적당히 핑계를 대고 빠져"

태수는 어두워지는 유진의 얼굴을 보자 괜한 말을 꺼냈다싶어 얼른 화제를 바꿨다.

"고등학교를 배정받았어요"

"그래? 맞다. 지금이 개학하는 시기구나"

"누나는 아직 개강을 안했어요?"

"응. 대학은 늦어"

"대학이 좋긴 좋네요. 일년에 거의 6개월이 방학이잖아요"

그말에 유진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렇다고 다 좋은거는 아니야. 중학교나 고등학교는 끝날때 그냥 다음단계의 학교로 가는거지만 대학이 끝나면 곧바로 사회에 뛰어들어야 하잖아. 취직공부를 하는 4학년 선배들을 보면 벌써부터 불안감을 느낄 정도야"

"정말 그렇겠네요"

유진의 말을 듣고 태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엄마도 대학을 다니다가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던것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대학에 들어가면 4학년이 되기전에 네가 하고싶은걸 많이 해놔. 일단 사회에 뛰어들면 그때는 바빠서 하고싶은게 있어도 못하거든"

"명심할게요"

유진에게서 듣는 대학얘기는 신기하고 배울것도 많아서 태수는 깊이 새겨들었다.

"누나는 졸업하면 뭘 할거에요? 무대위에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가 될거에요?"

그러자 유진은 수줍은듯이 웃었다.

"아니. 그렇게 될려면 피나는 노력뿐만 아니라 선천적인 재능도 있어야해. 하지만 나한테는 그런 재능이 없어. 피아니스트가 될 생각은 없고 나중에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피아노선생님이 되고싶어. 내가 어린아이들을 좋아하거든"

태수는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유진을 상상하자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었다.

"누나는 잘할거에요. 성격도 친철해서 아마 아이들이 잘 따르겠네요"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마워. 피아노 칠줄은 아니?"

"아니요. 음악시간에 악보와 건반보는법은 배웠지만 한번도 쳐본적은 없어요"

"시간이 나면 내가 가르쳐줄까?"

"네?"

"싫어?"

"그..그런게 아니라 저한테는 피아노도 없는데 어떻게 쳐요?"

"다음학기때도 지금 다니고 있는 학원에서 계속 아르바이트를 할거니까 거기로 찾아오면 돼"

악기를 배우는것에는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던 태수에게는 그녀의 제안이 뜻밖이었다.

"그래도 저는 피아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요"

"악보를 볼줄만 알면 배우는거는 어려운게 아니야. 악기하나를 배워놓으면 나중에 여유도 생기고 도움이 될때도 있어. 너도 음악듣는것을 좋아하잖아. 악기를 알고 음악을 들으면 훨씬 더 마음에 와닿고 재미있다"

그동안 유진의 소개로 음악감상에 취미를 붙힌 태수는 그녀의 말을 듣자 귀가 솔깃해졌다.

"그래도 될까요? 괜히 누나를 귀찮게 하는거는 아닌가 싶네요"

"괜찮으니까 부담갖지말고 나중에 생각이 있으면 말해"



그러면서 한동안 얘기를 나누다가 유진이 물어왔다.

"대학에 가서 뭘 공부할거니? 고등학교 1학년때 문과와 이과를 정해야 하는데"

"아직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이과를 정해야 할것 같아요. 엄마는 아버지가 고생하신것 때문에 제가 세상일에 말려들지 말고 의학이나 공학을 공부하기를 원하시거든요"

"그럴만도 하시겠다. 자식이 당신들처럼 되지않고 더 좋게 되기를 바라는것이 부모의 마음이지"

"맞아요. 그래서 엄마를 걱정시키게 해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넌 참 효자구나. 나중에 효자상을 받아도 되겠다"

"뭘요"

태수는 겸연쩍어져서 머리를 긁으며 쑥스럽게 웃었다.

"네가 하고싶은것은 없니? 생각한것은 있을거 아니야"

"그냥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는데 좀 더 시간을 가져봐야 할거 같아요"

유진은 태수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혹시 네어머니가 원하시지 않는것을 생각하고 있었던거는 아니니?"

그러자 태수는 흠짓 놀라서 유진을 쳐다보았다.

"그걸 어떻게 아세요?"

"그냥 그런 짐작이 들어서 물어본거야. 애초부터 네가 이과계통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어머니얘기를 일부러 꺼내지는 않았을거잖아"

그말에 태수는 대단히 놀랐다. 평소 얘기할때도 유진이 그의 심중을 알아맞춰 놀라기는 했었으나 이렇게 세심히게 관찰하며 그의 말을 듣는줄은 몰랐다.

"사실은 생각했던게 있었는데 엄마를 걱정시켜 드리면서까지 하고싶지는 않아요. 아버지때문에 고생하셨는데 자식까지 마음고생을 시키면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유진은 한동안 어두워진 태수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물론 부모를 걱정안시키는거는 중요하지. 하지만 네인생은 부모것이 아니라 네거야. 나중에 살면서 후회하지 않도록 잘 선택해"

"제생각만 하라는 말이세요?"

"그런게 아니라 네가 하는일에 만족을 느끼고 좋아하는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겠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다는것은 커다란 행운이야. 거의 모두가 자신의 적성과는 다른 일들을 하지. 결혼을 하고 가족때문에 어쩔수없이 하게되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신이 뭐했나하는 회의감에 빠지게 돼"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것은 어려운것이 아닌가요? 누나말대로 주위상황이 안따라주는게 일반적이잖아요"

"맞아. 그러나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인생을 산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니? 전에 책에서 읽은적이 있는데 미국에서 50년가까이 농구아나운서를 한 사람이 있었대. 그런데 이사람이 나이가 맣이 들어 건강이 나빠져서 70이 넘은 나이에 은퇴를 하게 된거야. 그때 이런말을 했대. "나는 내가 했던일에 즐거움과 보람을 느껴서 이세상에서 가장 운좋은 사람이라고." 그걸 읽으니까 굉장히 놀랍더라. 하던일을 그만두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이세상에서 과연 얼마나 되겠니?"

그말을 듣고 태수는 너무나 공감이 되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진의 말은 계속 되었다.

"꼭 네어머니의 바램을 어겨서까지 그렇게 하라는 소리는 아니야. 다만 이건 네인생인데 할수만 있디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게 행복하지 않겠니? 네가 행복하게 사는것이야말로 네어머니가 진정으로 원하시는걸거야"

"......."

"나중에 정 하고싶은 일이 있다면 네어머니를 잘 설득시켜 드려봐. 부모가 자식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게 아닌데 그거는 네가 결정해야지. 대신 그렇게 한다면 정말로 열심히 해서 어머니를 안심시켜 드리면 되잖니?"

유진의 말을 듣고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러자 뭔가 답답해 있었던 그의 가슴속이 시원해지는것을 느꼈다.

"고마워요, 누나. 솔직히 말해서 하고싶었던 것이 있었는데 엄마가 걱정할까봐 생각을 접었거든요. 그래서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들곤 했었는데 누나말을 듣고보니 앞이 보이네요"

그말을 들은 유진을 미소를 지으면서 시계를 보다가 벌떡 일어났다.

"가봐야 하겠다. 오늘 집에 빨리 들어가봐야 하거든"

그리고는 책을 골라 태수에게 내밀었다. 태수는 봉다리에 책을 넣으면서 말했다.

"참. 다음주에도 문을 닫을거에요. 구정이라서 엄마와 시골에 내려가거든요"

"좋겠다. 우리집은 큰집이라서 친척들이 오기때문에 아무데도 안가는데. 사실은 새엄마가 제사상준비를 하시는데 빨리가서 도와드려야 해"

유진이 눈쌀을 찌푸리자 태수는 웃음이 나왔다.

"힘들겠네요"

"조상님께 제사드리는건데 할수없지, 뭐"

봉다리를 받아든 유진은 인사를 하고 돌아설려다 문득 생각이 난듯 얼른 들고있는 가방을 열어 카셋트테이프를 꺼냈다.

"이거 저번주에 너줄려고 했었거든. 들어봐. 노래들이 좋아"

태수는 테이프를 받으면서 매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고마워요, 누나. 자꾸 받기만 해서 어떡하죠?"

"부담갖지마. 대신 너와 얘기를 나눠서 나도 즐겁잖아"

그리고는 웃으면서 책방을 나갔다. 태수는 유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그녀가 준 테이프를 카셋트기에 넣고 틀었다. 그러자 스피커에서는 오르간 연주와 함께 조용한 음악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들어본 음이어서 테이프케이스를 보니 첫곡에는 Procol Harum의 "A Whiter Shade of Pale"이라고 적혀있었다. 계속 듣고있으니 마음이 평온해지는것을 느끼며 태수는 아까 유진이 했던 말을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며칠이 지난뒤에 구정연휴를 맞이해서 태수와 혜영은 기차를 타고 시골의 할아버지댁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기차안은 귀성객들로 발디딜틈없이 북적거렸다. 그러나 태수와 혜영은 오래간만에 갖는 여행이어서 즐겁고 들떠있었다. 더군다나 서로 사랑하는 연인과 기차여행을 하는것 같아서 가슴이 무척 설레이기도 했다. 태수는 창문으로 스쳐가는 전원풍경을 바라보다가 엄마를 보며 말했다.

"엄마, 힘드시지는 않으세요?"

"아니. 오래간만에 이렇게 나와보니 좋다.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고 이런 느낌을 잊고 있었는데"

태수는 상기되어 있는 엄마의 손을 잡았다.

"바쁘더라도 한번씩 시간을 내서 이렇게 나와보도록 해요. 그동안 정신없이 사시느라 많이 지쳐있으실거 아니에요"

"그렇게 하도록 하자"

웃는 엄마의 얼굴을 행복하게 바라보던 태수는 다시 입을 열었다.

"시골집에 가면 엄마가 고생하시겠죠?"

"무슨소리야?"

"며느리는 엄마뿐이라서 할일이 많으실거 아니에요"

그러자 혜영은 너털웃음을 내지었다.

"당연한거 아니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자주 찾아뵙는것도 아닌데 이럴때 해야지"

"그래도 무리하시지는 마세요"

"알았어"

혜영은 웃으면서 태수가 잡고있는 손에 힘을 주어 마주 잡았다.



기차에서 내린 혜영과 태수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려셔 조금 걸으니까 이윽고 작은 집이 나타났다. 대문이 열려있어서 들어가보니 할머니가 마당에서 음식물을 나르고 있었다.

"어머님, 저희들 왔어요"

혜영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린 할머니는 깜짝 놀라며 들고있던 음식물을 내려놓고 반가운 표정으로 달려왔다.

"왔구나"

"안녕하셨어요? 할머니"

"오냐. 태수가 많이 컸구나"

오래간만에 보는 며느리와 손자의 손을 잡고있는 할머니의 눈에서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큰소리로 외쳤다.

"영감, 태수네가 왔어요"

할머니가 집안으로 안내하자 혜영과 태수는 가지고왔던 짐을 내려놓았다.

"이게 뭐냐?"

"변변치는 않은거지만 제사상에 올릴 약간의 음식물을 만들어 왔어요"

"아이구, 힘들게 왜 그랬냐? 여기에 다 있는데. 어쨋든 고맙다, 얘야"

방으로 들어간 혜영과 태수는 큰절을 올렸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70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정하게 보였다. 혜영은 다소곳이 앉아서 시부모에게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다.

"자주 찾아뵙고 문안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해서 죄송합니다"

"괜찮다. 네가 바쁜것을 우리가 다 아는데 마음쓰지마라. 태수가 많이 컸구나. 이제 고등학생이 된다고?"

"네, 할아버지"

연신 싱글벙글거리는 할아버지는 계속 손자를 쳐다보며 흐뭇해했다. 반면에 할머니는 측은한 표정으로 며느리와 손자를 보고 있었다.

"태수가 점점 저애비를 닮아가네요"

"그렇지?"

그말에 혜영은 태수를 쳐다보았다.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그말을 듣고 유심히 살펴보니 과연 태수는 키가 큰것만 제외하고는 남편과 대단히 흡사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왜 나한테는 그렇게 안보였지? 하기야 부자가 닮은거는 당연한건데. 그래서 태수와 있를때 알수없는 친숙함이 드는건가?]

혜영은 이곳에 오기전부터 마음이 무거웠었다. 태수와 연인같은 사이가 되어서 시부모를 만나고 남편의 무덤에 가기가 두려웠다. 그들을 속이고 죄를 짓는 기분이어서 마음이 편치를 않았었고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을것 같았었다. 지금 자신과 태수를 반갑게 맞아주는 시부모를 보니 죄스러운 심정은 더해만 갔다.

"오느라고 피곤할텐데 얘네들이 먹을것 좀 가지고 와봐"

시아버지의 말에 시어머니가 일어나자 혜영도 따라 일어났다. 태수도 엉겹결에 일어나자 혜영은 얼른 그의 옷자락을 붙잡고 다시 앉힌다음 상냥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여기서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있어"

할머니도 그광경을 보며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라. 할미가 얼른 맛있는거 가지고 올게"

그리고는 어리둥절해 하는 태수를 놔두고 며느리와 부엌으로 갔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엄마가 나간 방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네에미가 고생을 많이 하지?"

"네"

"네에미는 불쌍한 사람이니 네가 잘 해드려라"

"네"

그러더니 할아버지는 한숨을 쉬면서 천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못난놈 같으니라고. 쓸데없는 짓을 해서 안사람과 자식을 고생만 시키는구나"

그리고는 두눈을 감고 잠시 상념에 잠겼다. 아들하나와 딸하나를 뒀던 할아버지는 옛날부터 태수아빠에게 거는 기대가 남달랐었다. 판사나 높은 사람이 되기를 희망했었는데 법대에 들어갔던 아들이 고시준비는 안하고 허구한날 데모로 잡혀가서 하던 농사를 때려치우고 서울로 올라가 아들을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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