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교향곡 - 5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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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5:23 조회 4,102회 댓글 0건본문
모자들의 교향곡 59부
충격을 받은 명숙은 집에 돌아와서도 저녁할 생각은 않하고 그저 멍하니만 있었다.
"저녁 안해?"
흠짓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부엌에 온 선규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해..해야지"
"정신이 나간거처럼 왜 그래? 밖에서 무슨일이 있었어?"
"아..아니. 지금 빨리 할게"
선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방안으로 들어갈려고 하자 명숙은 급히 그를 불렀다.
"선규야"
"응?"
그가 돌아보자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태수나 태수엄마에게서 이상한 점을 본적이 없니?"
"그게 무슨 말이야? 태수네에 무슨일이 있어?"
"아..아니. 그냥 너처럼 감기에 걸렸는지는 않았나해서....."
"어제 잠깐 태수를 만났었는데 아무일 없던거 같던데. 아줌마가 편찮으셔?"
"그런게 아니라 몸도 약한 사람이 잘 있나 문득 걱정이 들어서..."
"그럼 내가 지금 전화해볼까?"
"됐어. 어서 밥할테니 방에 들어가 있어"
선규가 들어가고 재료들을 꺼내는 명숙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아무래도 혜영과 태수와의 관계가 자신이 짐작한거와 맞는거 같았지만 쉽게 단정을 지을수가 없었다.
[혜영이와 태수만큼 생각이 바르고 법없이 살 사람들도 없을텐데 그럴리가 있나? 내가 잘못 생각하는걸까?]
하지만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 섹스를 안좋아하는 그녀가 아들과 잠자리를 같이 한다는게 상기되었다.
[맞아. 사람속은 아무도 모른데잖아. 내가 선규와 이렇게 될줄은 나자신도 상상을 못했었는데]
곰곰히 지난해 혜영과 태수를 만났었던걸 떠올려보니 수상한 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평소에는 예의를 갖추며 지내던 모자들이 갑자기 변한 사람들처럼 가까워져 아까처럼 길가에서 서로 껴안으며 연인같은 키스를 나눴고 또 지난 여름에 태수의 등에 업혀 애인같다는 말에 혜영의 얼굴이 새빨개졌던게 기억났다. 더군다나 아이들의 선생님을 만나고 돌아오는데 재혼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혜영이 이상하게시리 과민반응을 보였던것도 어렴풋히 떠올랐다. 태수에게서는 이상했던 점들을 찾아볼수가 없었으나 혜영의 행동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다.
[거참 이상하네. 지금 생각해보니까 태수를 마치 자기남편이나 애인보듯이 한거 같잖아. 그애도 나처럼 혼자가 된후로 남자에게 관심을 안가졌었는데.....]
그러는 명숙의 심정은 혜영도 자신처럼 아들과 그런 관계라는게 맞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다. 그동안 남들은 상상도 못할 죄받을 짓을 하고있다는거에 늘 마음이 무거웠었는데 누구라도 그녀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걸 알면 죄책감이 한결 가벼워질거 같기 때문이었다. 마음같아서는 단숨에 달려가 혜영에게 물어보고 싶었으나 그럴수도 없었다. 아직 확인도 하지 않았는데 섣불리 그랬다가는 그녀의 짐작이 틀릴 경우에 큰일이 날수 있었다. 잘못하면 친구앞에서 얼굴도 들지못해 이곳을 떠나야 할판이었다. 태수네때문에 제정신을 못차리는 명숙이 아무렇게나 저녁을 한다음 밥도 먹는둥 마는둥하자 옆에서 선규는 어디 아프냐며 근심어린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튿날, 일이 손에 잡히지를 않던 명숙은 결국 낮에 약국문을 닫고 혜영의 책방으로 갔다. 가슴속에는 그녀가 틀렸으면 어떡하나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확인을 하지않고서는 도저히 그냥 있을수가 없었다.
[선규가 호기심 많은게 나를 닮아서 그런가 보구나]
그런 생각에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버스에서 내려 얼마동안을 걷자 이윽고 책방이 눈앞에 나타났다. 제자리에 서서 한동안 망설이던 그녀는 결심을 하고 책방으로 들어갔다. 재고목록들이 적혀있는 장부를 확인하고 있던 혜영은 명숙을 보고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네가 여기는 왠일이냐?"
"으..응. 그냥 볼일이 있어 나왔다가 들렀어"
그러자 혜영은 묘한 웃음을 띄며 장부를 덮고 옆에 있는 의자를 권했다.
"왜? 무슨일이 있니?"
"엉?"
"작년 이맘때쯤 여기오고는 처음이잖아. 그때 선규얘기를 하려고 왔었던거 기억안나?"
"으..응. 맞아. 그러고보니 오래간만이네"
명숙이 생각해도 묘했다. 그때는 선규가 자위를 하며 이상한 행동들을 해서 상의할려고 찾아왔었는데 그이후로 그녀는 아들과 성관계를 맺게 되었고 지금은 친구도 그러는지 확인할려고 온 것이었다.
"선규에게 무슨일이 있어?"
"아..아니"
"그런데 왜 이렇게 말을 더듬어? 불안해하는 사람처럼"
그러면서 자신을 걱정스럽게 살펴보는 친구의 얼굴을 보자 명숙은 아무래도 그녀의 짐작이 틀린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착한 애가 그런 말도 안되는 짓을 하겠어? 더구나 그아들도 심성이 곧은데. 이상한 사람은 바로 나지]
그래도 어제밤에 보았던것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아서 명숙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저기 있잖아"
"뭔데?"
"나, 어제밤에 밖에서 너와 태수를 봤었다"
"그래?............."
무심코 대답을 하던 혜영은 뭔가 짚이는게 있어 가슴이 밑으로 덜컹 내려앉으며 온몸이 경직되었다. 예전에 태수와 서로 부모자식간의 사랑을 표현하며 살기로 했다는 말이 기억났던 명숙은 그저 단순한 해명이 나올걸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혜영이 말을 못하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짓자 그녀도 순간적으로 경악을 하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난 혜영은 여전히 새파래진 얼굴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어..어디서 봤는데?"
[맞구나]
그순간 명숙은 은연중에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걸 깨달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좁은 길가에서"
그녀도 혜영처럼 가슴이 몹시 떨려서 속삭임밖에 나오지를 않았다.
"그..그런데 왜 아..안불렀어?"
"....."
태수와 포옹하고 키스하는 장면을 제발 보지않았기를 바랬던 혜영은 명숙이 창백해진 얼굴로 아무대답을 못하자 눈앞이 캄캄해지고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제밤에 그렇게 하자고 한 태수에게는 화가 안나고 자신의 부주의가 그저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렇게나 조심했었는데 결국은 이렇게 되는구나]
그동안 태수와 행복했던 나날들이 떠올려지며 이제는 더이상 그럴수가 없게되었다는 생각과 자신보다는 함께 손가락질을 받을 아들의 장래에 대한 걱정이 들어 눈물이 나올려고 했다. 한편 명숙도 이곳에 오기전에 그녀의 짐작이 맞기를 바랬던거와는 달리 혜영의 말없는 시인을 보고 저도모르게 경악에 휩싸였다. 왠지모르게 그녀와 선규와의 관계도 남앞에서 시인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태..태수와 어..떻게 된거야? 처음에 무척 놀랐었어"
"....."
혜영은 무슨 변명이나 해명을 해볼려고 안간힘을 써봤지만 숨도 제대로 쉬지를 못해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다가 절망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무 부정도 않하고 그저 울고 있기만 하는 친구를 본 명숙은 얼른 그녀를 안았다. 혜영의 그러한 반응이 너무나도 동정이 되어 그녀의 가슴까지 저려왔다. 그녀도 언젠가는 혜영의 위치에 있을수 있기 때문이었다.
"혜..혜영아......."
"....."
"널 탓할려고 그러는게 아니야"
"......"
"나도 너와 똑같애"
울음을 그칠줄 모르는 혜영때문에 몹시나도 당황한 나머지 명숙은 그만 저도모르게 그런말이 입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순간 그녀는 흠짓 놀랐으나 말뜻을 못알아들은 혜영은 여전히 흐느끼고 있었다. 어깨가 들썩이며 구슬프게 흐느끼고 있는 친구를 바라보던 명숙은 떨리는 가슴을 애써 가다듬고 조용한 소리로 속삭였다.
"나도 선규와 너처럼 그러고 살아"
자신을 짐승처럼 보며 뭐라 꾸짖을줄 알았던 명숙에게서 따듯한 음성이 담겨있는 말이 나오자 혜영은 고개를 들었다. 선규가 어린애처럼 저엄마를 안아주며 한다는걸 알기때문에 처음에는 그런뜻으로 해석했었으나 얼굴에 홍조를 띄고있는 명숙을 보고 차차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눈물에 흠뻑 젖어있는 친구를 바라보던 명숙은 휴지를 건네주고 책방문을 잠근다음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런다음 그런 그녀의 행동을 멍하니 보고만 있는 혜영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크게 심호흡을 한뒤 입을 열었다.
"너, 요즘 태수와 어떻게 사니?"
"....."
"부모자식간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처럼 살지?"
"며..명숙아....."
"나도 선규와 그렇게 사니까 걱정하지마"
고개를 숙이며 착잡해 하는 명숙의 얼굴을 보며 혜영의 입은 커다랗게 벌어졌다.
"그..그게 무슨 소리야?"
"잘 알면서 왜 그래? 이세상에서 너를 이해할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거다"
"그..그럼 너와 선규가 같이 잔다는 말이야?"
"그래"
명숙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으나 혜영은 도무지 그녀의 말이 믿겨지지가 않아 그저 경악에 휩싸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눈물도 멈춰지고 두려움이 엄습해 왔던 심정은 놀라움으로 바뀌어 앞에 앉아있는 친구에게만 온신경이 집중되고 있었다.
"세..세상에....."
"놀랐지? 나도 어제 그랬었으니까"
명숙이 허탈한 웃음을 짓자 혜영은 급히 휴지로 눈물자국들을 닦았다.
"나같은 사람이 또 있었구나"
"나도 신기하더라.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을 하고있는 사람들이 나와 선규뿐인줄 알았었거든"
혜영에게는 모든 남자들을 혐오의 눈으로 보는 명숙이 그런다는게 너무나 뜻밖이었다. 그녀가 아들을 무척이나 애지중지한다는것은 알고있었으나 그렇다고 선규와 잠자리를 같이 할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어..언제부터 그런거야?"
"한1년 됐어. 지난 겨울이었으니까"
"그럼 애들 겨울방학때?"
"응. 너는 언제부터 그랬니?"
"나..나도 그때부터....."
우연의 일치가 신기해서 그들은 놀란 눈으로 서로를 마주보았다.
"어..어떡하다가 그렇게 된거야?"
잠시 뜸을 들이던 명숙은 모든것을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얘기를 듣던 혜영은 지난번에 선규가 무슨 영화얘기를 해주면서 타임머쉰을 타고 저엄마가 학생이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던게 기억났다.
[그래서 그랬었구나]
그때는 그시절로 가서 영화처럼 자신의 엄마와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말이 좀 이상했지만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다. 하지만 그녀를 여자처럼 사랑해주는 태수때문에 지금은 그말을 한 선규가 왜 그런말을 했는지 이해되었다. 얘기를 마친 명숙의 안색은 어두웠다.
"나, 한심하지?"
"나도 그런데 뭐라 할말이 있겠니?"
대답을 하는 혜영은 은연중에 명숙이 근친상간을 한것에 대해 자신보다 더 큰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그나저나 너는 어떻게 된거니? 사실 나보다도 네가 그런다는게 더 놀랐었어. 선규야 원래 엉뚱해서 그렇다 치지만 태수가 그럴줄은 상상도 못했었거든. 네가 먼저 하자고 한건 아닐테고..."
혜영도 모든것을 숨김없이 말해주었다. 끝까지 듣던 명숙도 충분히 공감이 갔다.
[애가 저엄마밖에 모르니 그런 혼란이 일어날수가 있었겠지]
하지만 얘기를 듣다보니 혜영과 태수와의 일이 처음 시작했었을때만 심한 갈등이 있었을뿐 마치 사랑하는 성인들의 이야기로 들려 은근히 부러움이 들기도 하고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음란물로 동기를 얻어 시작하게 되었던 선규와 그녀와는 달리 태수네는 순수하고 자연스러웠다. 얘기를 마친 혜영도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린 죽어서 벌받겠지?"
"....."
"애들이 크면 정상으로 살수있을까? 선규도 결혼을 해야 할거 아니야"
"그렇게 되도록 기도해야지"
그리고는 서로의 자식에 대한 걱정으로 긴침묵이 흘렀다. 그러던 명숙은 불현듯 지난해 혜영의 안색이 유달리 밝아보였다는게 기억났다.
"태수하고 같이 있으면 좋니?"
"그거야 당연하지. 그럼 넌 선규와 함께 있으면 안좋아?"
"내말은 그런게 아니라 잠자리를 같이 하면 어떠냐고?"
"너는 어떤데?"
"난 원래 그런거 안좋아하거든. 더군다나 상대방이 아들이다보니 마음이 더 불편하고 하고나면 후회감이 생겨. 너도 그래?"
"....."
혜영도 명숙처럼 대답할려고 했지만 왠지 그런식으로 말하기가 싫었다. 아무말도 못하고 시선을 밑으로 내리고 우물쭈물하는 그녀를 보고 명숙의 두눈은 커다랗게 떠졌다.
"너, 설마 태수를 아들이상으로 생각하는건 아니지?"
"....."
이제는 얼굴까지 빨개지는 혜영의 모습은 영락없이 사랑에 빠져있는 여자였다. 사리판단이 분명한 친구의 이런모습에 명숙은 충격을 받았다.
"얘가 큰일낼 애네"
"어차피 큰일은 이미 벌어졌잖아"
"죄의식이나 후회가 안드니?"
"그런거야 들지만....."
"태수가 혼동을 하는거야 어려서 그렇다치지만 그애의 앞날을 생각해서 어른인 네가 정신차려야지"
"크면 그만둘거야. 태수도 여자만나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어"
"하지만 그때가 되도 네마음이 계속 이러면 어떡할거야? 그리고 나중에 태수아버지를 어떻게 볼려고 그래?"
"태수가 그러는데 그애가 날 보살펴준다고 애아버지가 용서해 줄거래. 이왕 이렇게 된거 나도 그렇게 믿기로 했고"
조금도 망설임없이 태연하게 말하는 혜영을 보고 명숙은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했다. 전에는 혼자서 굳건히 견뎌내며 생활하던 친구가 아들에게 모든걸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 마치 딴사람을 보는듯 했다.
[이거 엄마가 아니라 완전히 아들의 여자가 된거 같네]
"항상 태수가 남자로 보이니?"
"물론 아들로 보이지. 하지만 지금 이세상에서 나를 지켜주고 위해주는 사람은 그애뿐이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그래도....."
"넌 선규한테 그런 마음이 안들어?"
"나한테는 항상 내아들이야"
"그러면 벌써 1년이나 됐다면서 네가 원하지도 않는데 잠자리를 같이 한다는거야?"
그말에 명숙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건 아니지만 되도록이면 빨리 이관계가 끝났으면 하지"
"선규가 너에게 집착을 나타낸다면서 쉽게 끝나지겠어?"
"쉽진 않겠지만 그애도 나중에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어서 그렇게 되기를 바래야지"
"예전에는 선규가 떠나는거에 대해서 노심초사하더니 지금은 많이 변했구나. 선규가 이걸 알면 섭섭해 하겠다"
"할수없는 노릇이지. 언제까지나 이러고 살수 없잖아"
착잡해진 명숙은 근친상간을 그녀보다 비교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혜영의 말을 듣다가 문득 그들의 성생활이 궁금해졌다. 그러지 않는 자신에 반해 혜영은 아들과의 성생활에 만족해 하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런것에 관해서 묻는다는게 실례인줄 알지만 다른 사람이 자신과 같은 생활을 한다는게 신기했고 비교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는 주저하다가 혜영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기, 넌 태수에게 만족하니?"
"뭘?"
"그거 말이야. 잠자리에서 하는거"
그말을 듣고 명숙의 얼굴처럼 혜영도 홍조를 가득 띄었다. 그리고는 수줍은 새색시처럼 고개를 숙이고 모기만한 소리로 대답했다.
"응"
"태수가 잘해?"
"나이도 어린 애가 어떻게 잘할수가 있겠니? 그리고 나도 그런거는 잘 모르고. 하지만 태수와 내가 좋으면 된거 아니겠어?"
얘기를 듣던 명숙은 태수를 떠올려 보았다. 딱딱하고 선규처럼 다정다감한 면이 없는 애가 도대체 어떤 식으로 자기엄마를 푹 빠지게 만들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태수에게 무슨 특별한 재주가 있나?]
그러는데 옆에서 혜영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아예 만족을 못하는거야?"
"응. 난 원래 선규아빠하고도 만족을 못했었어. 내체질이 그런가봐"
"그럼 억지로 누워있는거야?"
"처음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너처럼 나한테도 선규밖에 없잖아. 그래서 안고있으면 내가 그애를 보호하고 있다는게 실감나서 마음이 놓여"
"넌 아직도 선규를 어린애로 보는구나"
"응. 태수와는 달리 애가 몸도 건강한게 아니고 뭔가 불안정하게 보여서 그래. 그거는 나와 그렇게 된다음부터 더 심해진거 같아"
"선규가 혼란스러워 하니?"
"그런거는 아니고 왠지 자꾸 그런 느낌이 들어. 쓸쓸하게 보이기도 해서 나도모르게 알수없는 동정이 가"
혜영은 항상 쾌할하게 보아왔던 선규가 저엄마에게 그런 인상을 준다니 그저 놀랍기만 했다.
"태수에게서도 그런 말을 들어본적은 없었는데....."
"다른사람에게는 그렇게 안보이나보지"
수심이 가득찬 표정을 짓던 명숙은 다시 혜영을 쳐다보았다.
"그나저나 앞으로 밖에서는 그러지마. 나였기에 망정이지 아는 동네사람이 봤었다면 어쩔뻔 했어?"
"조심할게"
"밖에서 그러는걸 자주 하니?"
"아니. 처음이었어. 너도 해본적이 있어?"
그러자 명숙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말도마라. 저번에 선규생일날 그애에게 잡혀서 비디오방에 끌려갔었어"
"비디오방? 거..거기서 무슨일이 있었는데?"
"알면서 뭘 그렇게 물어보냐? 애가 하도 원하길래 마지못해 해줬지"
"그걸 했단 말이야? 누구한테 들키면 어떡하려고?"
"다행히 아무에게는 안들켰는데 조마조마해서 혼났어. 그것도 "햄릿"보면서 한거 아니?"
그소리에 혜영의 입은 크게 벌어졌고 명숙은 창피한 나머지 어이없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하필이면 왜 "햄릿"이었냐?"
"선규가 고른거야. 애가 하도 영약해서 나도모르게 끌려다녀"
"선규는 널 진심으로 사랑하니?"
"응. 그거는 확신해"
그리고는 혜영과 명숙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처음에는 겁이 나고 이런 말을 나누기가 불편했지만 이제는 가슴속에 담아있던것들을 누구에게 털어놓고보니 마음이 홀가분해지는게 느껴졌다.
"혜영아, 우리 이거는 서로의 비밀로 하고 무덤까지 가져가자"
"물론이지. 이걸 누구한테 말할수 있겠어? 애들한테도 아무 내색하지 말아줘. 알게되면 정말로 이러는걸 정상으로 받아들일지 몰라"
"당연히 그래야지. 그런데 그애들은 설마 이런얘기를 서로 안하겠지?"
"태수에게서 그런말이 없는걸 보면 그런거 같애"
그소리에 명숙은 깊은 안도를 했다. 영약한 선규와는 달리 정직하고 곧이곧대로인 태수에게서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면 믿을만 했다.
"우리 둘다 자식들의 첫여자라니 세상에 이런일이 어디있니?"
"그게 우리들의 운명인가봐"
그리고는 그들은 두손들을 맞잡고 서로를 응시하며 다시 무언의 약속을 굳게 맺었다.
명숙이 돌아가고 난후에도 혜영의 심정은 아직도 놀라움이 가시지를 않았고 근심이 가득하기도 했다. 저녁에 태수가 와서 함께 집에 돌아갈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무의식적으로 그와 나란히 걸어가는것에 대해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태수도 어두운 그녀의 얼굴을 보고 뭔가 심상치 않다는걸 눈치챘는지 아무말이 없었다. 집에 돌아온 혜영은 방에서 코트를 벗다가 태수를 불렀다. 방에 들어온 아들은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살피며 조심스러운 표정이었다.
"태수야, 나와 이렇게 된게 후회스럽니?"
"아니요. 제가 얼마나 행복해 하는줄 아시면서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오늘 무슨일이 있으셨어요?"
"아니.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엄마인 내가 네가 잘 되도록 보살펴야 하는데 나때문에 네가 커서 혼란스러워 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들었어"
"안그럴거에요. 오히려 엄마의 사랑을 받아서 기쁘기만 한데요. 엄마는 후회가 오세요?"
태수의 근심스러운 얼굴을 보던 혜영은 잔잔한 미소를 띄며 대답했다.
"아니. 나도 행복해"
"정말이죠?"
"응"
"그럼 다시는 그런 생각 하지마세요"
고개를 끄덕인 혜영은 다시 입을 열었다.
"나중에 꼭 여자만나고 결혼할거지?"
"....."
"왜 대답안해? 저번에 그러겠다고 약속했었잖아"
"할게요"
지난번과는 달리 태수의 대답이 마치 마지못해 하는것처럼 들려 혜영의 가슴속에는 일말의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러나 태수가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를 껴안고 키스를 하자 혜영은 무의식적으로 아들의 사랑을 갈망하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에 설거지를 마친 명숙은 약국에 나와 있었다. 그녀도 혜영처럼 심란하기는 매한가지여서 어제 책방을 나오면서부터 계속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들과 성관계를 맺고있는 사람이 또하나 있어서 커다란 위안이 되기도 했지만 그거때문에 근친상간을 당연시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도 들었다.
[어차피 나중에는 끝내야 할 일을 그렇게 생각하면 안되지]
그러는데 문이 열리며 태수가 들어왔다. 요즘은 방학이고 또 선규가 배달을 안해서 그들은 서로의 집을 오가며 만났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으..응. 배달 마치고 오는거니?"
"네. 선규는 집에 있죠?"
"응. 아침은 먹었어?"
"네. 먹고오는길이에요"
"들어가봐라. 뭐 먹고싶은거 있으면 꺼내 먹고"
태수가 인사를 하고 집안으로 들어가자 명숙은 말없이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항상 보아왔던 태수가 오늘따라 그렇게 틀려보일수가 없었다. 친구의 아들이자 자식의 친구이기도 한 그는 마치 그녀보다 나이가 더 많은 성숙한 어른으로 느껴져 그와 눈을 마주치는것도 어려웠고 얘기를 나누는것도 어색했다. 그러면서도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혜영을 사랑에 빠지게 한 그에게 호기심이 들기도 했다.
[그냥 보면 안그렇게 보이는데 저엄마와 단둘이 있을때는 다르게 행동하나보지? 어쨋든 혜영이와 약속을 했으니 태수앞에서도 행동을 자연스럽게 해야 할텐데. 혜영이도 선규를 보면 나처럼 어색해할까?]
피식 웃으며 고개를 내저은 명숙은 정리를 마저 하다가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손님을 맞았다.
방학동안에 선규는 선생님집을 자주 찾아갔다. 엄마에게는 그러는것이 이상하게 보일것 같아서 어떤때는 독서실에 간다는 핑계를 대며 갔다. 그가 찾아올때마다 선생님은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었다. 갈때마다 항상 섹스를 하는건 아니었고 그들은 함께 음악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혼절차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아이들을 외갓집에 계속 맡기고 있었다. 언젠가 선규가 그이유를 물어보았었지만 그녀는 몇가지 할일이 있어서 그렇다고 할뿐 구체적인 대답은 해주지 않았다. 오늘도 선생님은 웃으면서 그를 맞아주고는 과일과 마실걸 내왔다.
"네가 나를 자주 찾아주는건 기쁘지만 내가 네공부시간을 너무 뺏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제가 알아서 하니까 걱정마세요"
"태수는 잘 있니?"
"네. 오늘아침에 잠깐 만났었어요"
조용히 옆에서 함께 쥬스를 마시는 선생님을 보며 선규는 다시 입을 열었다.
"선생님, 방학이 끝나기전에 애들데리고 어디 여행갔다 오시는게 어떠시겠어요?"
"여행?"
"네. 다른곳에 가셔서 바람을 쐬시면 기분전환이 되실거 아니에요"
"글쎄..... 요새 할일이 좀 있어서 그럴 시간이 안날거 같애"
"하시는 일이 도대체 뭐에요?"
선생님은 잠시 그의 얼굴을 알수없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대답했다.
"나중에 말해줄게"
그말만 하고 입을 닫은 그녀를 보고 선규도 더이상은 묻지 않았다. 얼마간의 적막이 흐르고 선생님은 그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선규야"
"네?"
"넌 나와 이렇게 단둘이 있으면 기분이 어떠니?"
"좋고 편안해요"
"그거뿐이야?"
"....."
"내가 네선생님인데 우리가 이런다는거에 대해서 아무생각이 없니?"
그러자 선규는 그녀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선생님은 어떠신데요?"
"내자신을 모르겠어. 이래서는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네생각이 나면 나도모르게 보고싶어져. 너는?"
"저도 선생님과 마찬가지에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선규의 가슴속에서는 왠지모를 부담감이 생기고 있었다. 선생님이 좋고 이런 상황에 처한것에 대해 동정이 가 자신이 할수있는거라면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녀와의 관계를 심각하게 생각하는거는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엄마처럼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없었고 또한 손만 잡아주었지 그가 먼저 선생님을 안아준적도 없었다.
"선생님께서 힘드시다면 제가 더이상 찾아오지 말까요?"
그녀가 이런 관계를 끝내고 싶다면 미련없이 그렇게 해줄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왠지모르게 충격을 받은 인상을 짓고 있었다.
"그러고 싶어?"
"저는 선생님이 행복해 지시는걸 원하지 힘드시게 하고싶지는 않아요"
그말을 들은 그녀는 혼란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걸 보고 선규는 자신이 옆에 오래 있을수록 선생님을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게 끝나다보니 이젠 내생각으로 갈등하시는가 보구나]
처음에 그와 관계를 가졌을때 엄마도 그런 모습을 보여 선생님이 이해되었다. 그래서 이만 가야겠다고 여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이만 가볼게요"
그러자 선생님은 다급하게 그를 앉히고는 힘껏 껴안았다.
"가지말고 조금만 더 옆에 있어줘"
그녀의 이런 행동을 예상못했던 선규는 몹시 놀라며 경직된 상태로 있었다. 예전에는 선생님이 이렇게 행동을 해도 옆에 위로를 받을 사람이 없어서 그러는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혼을 한지가 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붙잡는 그녀의 태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이혼을 하신게 그렇게도 충격이 크셨나? 애들아빠와는 애정이 이미 식어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러자 엄마가 생각나서 평소 느끼던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러는데 선생님이 입맞춤을 하면서 그를 소파위에 눕혔다. 머리속에 엄마생각으로 가득해 그저 본능적으로만 키스에 응하고 있는데 그녀의 손이 그의 몸을 애무하면서 천천히 내려가더니 바지앞자락에서 멈추었다. 그리고는 바지를 열고 팬티속으로 손을 넣어 그의 성기를 부드럽게 감싸잡았다. 그순간 엄마생각으로 잠시 선생님을 잊어버렸던 선규는 그쪽으로 신경이 쏠렸다.
여전히 키스를 하는 선생님의 손이 주무르면서 애무를 시작하자 성기는 점차적으로 발기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그녀가 성기쪽을 이런식으로 만져준적이 없어서 놀란 선규는 어찌할바를 몰랐다. 입을 옮겨 그의 목덜미를 입술로 더듬는 선생님은 손끝으로 성기의 구석구석을 조심스럽게 만져주고 있었다. 이상하게시리 급속도로 흥분이 오른 선규의 입에서는 거칠은 숨소리가 나오며 그녀의 육체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한동안 그러면서 눈을 감고 성기로 오는 쾌감을 즐기는데 별안간 선생님이 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성기에서 뜨거운 입김이 느껴지자 선규는 설마하는 생각으로 눈을 떴다. 그순간 숙이고 있는 선생님의 머리가 더 밑으로 내려갔다.
"헉!"
너무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그녀를 제지할 틈도 없었다. 성기는 그녀의 부드럽고 촉촉한 입안으로 들어가 혀끝으로 핥아지고 있었다. 경악하고 있는 선규는 고개만 들고 커다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을뿐이었다. 편한 엄마는 어리광을 부리며 뭐라도 요구를 할수 있었지만 선생님한테는 그러지를 않았었다. 그녀가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마음속에 어
충격을 받은 명숙은 집에 돌아와서도 저녁할 생각은 않하고 그저 멍하니만 있었다.
"저녁 안해?"
흠짓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부엌에 온 선규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해..해야지"
"정신이 나간거처럼 왜 그래? 밖에서 무슨일이 있었어?"
"아..아니. 지금 빨리 할게"
선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방안으로 들어갈려고 하자 명숙은 급히 그를 불렀다.
"선규야"
"응?"
그가 돌아보자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태수나 태수엄마에게서 이상한 점을 본적이 없니?"
"그게 무슨 말이야? 태수네에 무슨일이 있어?"
"아..아니. 그냥 너처럼 감기에 걸렸는지는 않았나해서....."
"어제 잠깐 태수를 만났었는데 아무일 없던거 같던데. 아줌마가 편찮으셔?"
"그런게 아니라 몸도 약한 사람이 잘 있나 문득 걱정이 들어서..."
"그럼 내가 지금 전화해볼까?"
"됐어. 어서 밥할테니 방에 들어가 있어"
선규가 들어가고 재료들을 꺼내는 명숙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아무래도 혜영과 태수와의 관계가 자신이 짐작한거와 맞는거 같았지만 쉽게 단정을 지을수가 없었다.
[혜영이와 태수만큼 생각이 바르고 법없이 살 사람들도 없을텐데 그럴리가 있나? 내가 잘못 생각하는걸까?]
하지만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 섹스를 안좋아하는 그녀가 아들과 잠자리를 같이 한다는게 상기되었다.
[맞아. 사람속은 아무도 모른데잖아. 내가 선규와 이렇게 될줄은 나자신도 상상을 못했었는데]
곰곰히 지난해 혜영과 태수를 만났었던걸 떠올려보니 수상한 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평소에는 예의를 갖추며 지내던 모자들이 갑자기 변한 사람들처럼 가까워져 아까처럼 길가에서 서로 껴안으며 연인같은 키스를 나눴고 또 지난 여름에 태수의 등에 업혀 애인같다는 말에 혜영의 얼굴이 새빨개졌던게 기억났다. 더군다나 아이들의 선생님을 만나고 돌아오는데 재혼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혜영이 이상하게시리 과민반응을 보였던것도 어렴풋히 떠올랐다. 태수에게서는 이상했던 점들을 찾아볼수가 없었으나 혜영의 행동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다.
[거참 이상하네. 지금 생각해보니까 태수를 마치 자기남편이나 애인보듯이 한거 같잖아. 그애도 나처럼 혼자가 된후로 남자에게 관심을 안가졌었는데.....]
그러는 명숙의 심정은 혜영도 자신처럼 아들과 그런 관계라는게 맞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다. 그동안 남들은 상상도 못할 죄받을 짓을 하고있다는거에 늘 마음이 무거웠었는데 누구라도 그녀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걸 알면 죄책감이 한결 가벼워질거 같기 때문이었다. 마음같아서는 단숨에 달려가 혜영에게 물어보고 싶었으나 그럴수도 없었다. 아직 확인도 하지 않았는데 섣불리 그랬다가는 그녀의 짐작이 틀릴 경우에 큰일이 날수 있었다. 잘못하면 친구앞에서 얼굴도 들지못해 이곳을 떠나야 할판이었다. 태수네때문에 제정신을 못차리는 명숙이 아무렇게나 저녁을 한다음 밥도 먹는둥 마는둥하자 옆에서 선규는 어디 아프냐며 근심어린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튿날, 일이 손에 잡히지를 않던 명숙은 결국 낮에 약국문을 닫고 혜영의 책방으로 갔다. 가슴속에는 그녀가 틀렸으면 어떡하나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확인을 하지않고서는 도저히 그냥 있을수가 없었다.
[선규가 호기심 많은게 나를 닮아서 그런가 보구나]
그런 생각에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버스에서 내려 얼마동안을 걷자 이윽고 책방이 눈앞에 나타났다. 제자리에 서서 한동안 망설이던 그녀는 결심을 하고 책방으로 들어갔다. 재고목록들이 적혀있는 장부를 확인하고 있던 혜영은 명숙을 보고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네가 여기는 왠일이냐?"
"으..응. 그냥 볼일이 있어 나왔다가 들렀어"
그러자 혜영은 묘한 웃음을 띄며 장부를 덮고 옆에 있는 의자를 권했다.
"왜? 무슨일이 있니?"
"엉?"
"작년 이맘때쯤 여기오고는 처음이잖아. 그때 선규얘기를 하려고 왔었던거 기억안나?"
"으..응. 맞아. 그러고보니 오래간만이네"
명숙이 생각해도 묘했다. 그때는 선규가 자위를 하며 이상한 행동들을 해서 상의할려고 찾아왔었는데 그이후로 그녀는 아들과 성관계를 맺게 되었고 지금은 친구도 그러는지 확인할려고 온 것이었다.
"선규에게 무슨일이 있어?"
"아..아니"
"그런데 왜 이렇게 말을 더듬어? 불안해하는 사람처럼"
그러면서 자신을 걱정스럽게 살펴보는 친구의 얼굴을 보자 명숙은 아무래도 그녀의 짐작이 틀린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착한 애가 그런 말도 안되는 짓을 하겠어? 더구나 그아들도 심성이 곧은데. 이상한 사람은 바로 나지]
그래도 어제밤에 보았던것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아서 명숙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저기 있잖아"
"뭔데?"
"나, 어제밤에 밖에서 너와 태수를 봤었다"
"그래?............."
무심코 대답을 하던 혜영은 뭔가 짚이는게 있어 가슴이 밑으로 덜컹 내려앉으며 온몸이 경직되었다. 예전에 태수와 서로 부모자식간의 사랑을 표현하며 살기로 했다는 말이 기억났던 명숙은 그저 단순한 해명이 나올걸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혜영이 말을 못하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짓자 그녀도 순간적으로 경악을 하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난 혜영은 여전히 새파래진 얼굴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어..어디서 봤는데?"
[맞구나]
그순간 명숙은 은연중에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걸 깨달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좁은 길가에서"
그녀도 혜영처럼 가슴이 몹시 떨려서 속삭임밖에 나오지를 않았다.
"그..그런데 왜 아..안불렀어?"
"....."
태수와 포옹하고 키스하는 장면을 제발 보지않았기를 바랬던 혜영은 명숙이 창백해진 얼굴로 아무대답을 못하자 눈앞이 캄캄해지고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제밤에 그렇게 하자고 한 태수에게는 화가 안나고 자신의 부주의가 그저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렇게나 조심했었는데 결국은 이렇게 되는구나]
그동안 태수와 행복했던 나날들이 떠올려지며 이제는 더이상 그럴수가 없게되었다는 생각과 자신보다는 함께 손가락질을 받을 아들의 장래에 대한 걱정이 들어 눈물이 나올려고 했다. 한편 명숙도 이곳에 오기전에 그녀의 짐작이 맞기를 바랬던거와는 달리 혜영의 말없는 시인을 보고 저도모르게 경악에 휩싸였다. 왠지모르게 그녀와 선규와의 관계도 남앞에서 시인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태..태수와 어..떻게 된거야? 처음에 무척 놀랐었어"
"....."
혜영은 무슨 변명이나 해명을 해볼려고 안간힘을 써봤지만 숨도 제대로 쉬지를 못해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다가 절망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무 부정도 않하고 그저 울고 있기만 하는 친구를 본 명숙은 얼른 그녀를 안았다. 혜영의 그러한 반응이 너무나도 동정이 되어 그녀의 가슴까지 저려왔다. 그녀도 언젠가는 혜영의 위치에 있을수 있기 때문이었다.
"혜..혜영아......."
"....."
"널 탓할려고 그러는게 아니야"
"......"
"나도 너와 똑같애"
울음을 그칠줄 모르는 혜영때문에 몹시나도 당황한 나머지 명숙은 그만 저도모르게 그런말이 입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순간 그녀는 흠짓 놀랐으나 말뜻을 못알아들은 혜영은 여전히 흐느끼고 있었다. 어깨가 들썩이며 구슬프게 흐느끼고 있는 친구를 바라보던 명숙은 떨리는 가슴을 애써 가다듬고 조용한 소리로 속삭였다.
"나도 선규와 너처럼 그러고 살아"
자신을 짐승처럼 보며 뭐라 꾸짖을줄 알았던 명숙에게서 따듯한 음성이 담겨있는 말이 나오자 혜영은 고개를 들었다. 선규가 어린애처럼 저엄마를 안아주며 한다는걸 알기때문에 처음에는 그런뜻으로 해석했었으나 얼굴에 홍조를 띄고있는 명숙을 보고 차차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눈물에 흠뻑 젖어있는 친구를 바라보던 명숙은 휴지를 건네주고 책방문을 잠근다음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런다음 그런 그녀의 행동을 멍하니 보고만 있는 혜영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크게 심호흡을 한뒤 입을 열었다.
"너, 요즘 태수와 어떻게 사니?"
"....."
"부모자식간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처럼 살지?"
"며..명숙아....."
"나도 선규와 그렇게 사니까 걱정하지마"
고개를 숙이며 착잡해 하는 명숙의 얼굴을 보며 혜영의 입은 커다랗게 벌어졌다.
"그..그게 무슨 소리야?"
"잘 알면서 왜 그래? 이세상에서 너를 이해할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거다"
"그..그럼 너와 선규가 같이 잔다는 말이야?"
"그래"
명숙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으나 혜영은 도무지 그녀의 말이 믿겨지지가 않아 그저 경악에 휩싸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눈물도 멈춰지고 두려움이 엄습해 왔던 심정은 놀라움으로 바뀌어 앞에 앉아있는 친구에게만 온신경이 집중되고 있었다.
"세..세상에....."
"놀랐지? 나도 어제 그랬었으니까"
명숙이 허탈한 웃음을 짓자 혜영은 급히 휴지로 눈물자국들을 닦았다.
"나같은 사람이 또 있었구나"
"나도 신기하더라.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을 하고있는 사람들이 나와 선규뿐인줄 알았었거든"
혜영에게는 모든 남자들을 혐오의 눈으로 보는 명숙이 그런다는게 너무나 뜻밖이었다. 그녀가 아들을 무척이나 애지중지한다는것은 알고있었으나 그렇다고 선규와 잠자리를 같이 할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어..언제부터 그런거야?"
"한1년 됐어. 지난 겨울이었으니까"
"그럼 애들 겨울방학때?"
"응. 너는 언제부터 그랬니?"
"나..나도 그때부터....."
우연의 일치가 신기해서 그들은 놀란 눈으로 서로를 마주보았다.
"어..어떡하다가 그렇게 된거야?"
잠시 뜸을 들이던 명숙은 모든것을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얘기를 듣던 혜영은 지난번에 선규가 무슨 영화얘기를 해주면서 타임머쉰을 타고 저엄마가 학생이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던게 기억났다.
[그래서 그랬었구나]
그때는 그시절로 가서 영화처럼 자신의 엄마와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말이 좀 이상했지만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다. 하지만 그녀를 여자처럼 사랑해주는 태수때문에 지금은 그말을 한 선규가 왜 그런말을 했는지 이해되었다. 얘기를 마친 명숙의 안색은 어두웠다.
"나, 한심하지?"
"나도 그런데 뭐라 할말이 있겠니?"
대답을 하는 혜영은 은연중에 명숙이 근친상간을 한것에 대해 자신보다 더 큰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그나저나 너는 어떻게 된거니? 사실 나보다도 네가 그런다는게 더 놀랐었어. 선규야 원래 엉뚱해서 그렇다 치지만 태수가 그럴줄은 상상도 못했었거든. 네가 먼저 하자고 한건 아닐테고..."
혜영도 모든것을 숨김없이 말해주었다. 끝까지 듣던 명숙도 충분히 공감이 갔다.
[애가 저엄마밖에 모르니 그런 혼란이 일어날수가 있었겠지]
하지만 얘기를 듣다보니 혜영과 태수와의 일이 처음 시작했었을때만 심한 갈등이 있었을뿐 마치 사랑하는 성인들의 이야기로 들려 은근히 부러움이 들기도 하고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음란물로 동기를 얻어 시작하게 되었던 선규와 그녀와는 달리 태수네는 순수하고 자연스러웠다. 얘기를 마친 혜영도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린 죽어서 벌받겠지?"
"....."
"애들이 크면 정상으로 살수있을까? 선규도 결혼을 해야 할거 아니야"
"그렇게 되도록 기도해야지"
그리고는 서로의 자식에 대한 걱정으로 긴침묵이 흘렀다. 그러던 명숙은 불현듯 지난해 혜영의 안색이 유달리 밝아보였다는게 기억났다.
"태수하고 같이 있으면 좋니?"
"그거야 당연하지. 그럼 넌 선규와 함께 있으면 안좋아?"
"내말은 그런게 아니라 잠자리를 같이 하면 어떠냐고?"
"너는 어떤데?"
"난 원래 그런거 안좋아하거든. 더군다나 상대방이 아들이다보니 마음이 더 불편하고 하고나면 후회감이 생겨. 너도 그래?"
"....."
혜영도 명숙처럼 대답할려고 했지만 왠지 그런식으로 말하기가 싫었다. 아무말도 못하고 시선을 밑으로 내리고 우물쭈물하는 그녀를 보고 명숙의 두눈은 커다랗게 떠졌다.
"너, 설마 태수를 아들이상으로 생각하는건 아니지?"
"....."
이제는 얼굴까지 빨개지는 혜영의 모습은 영락없이 사랑에 빠져있는 여자였다. 사리판단이 분명한 친구의 이런모습에 명숙은 충격을 받았다.
"얘가 큰일낼 애네"
"어차피 큰일은 이미 벌어졌잖아"
"죄의식이나 후회가 안드니?"
"그런거야 들지만....."
"태수가 혼동을 하는거야 어려서 그렇다치지만 그애의 앞날을 생각해서 어른인 네가 정신차려야지"
"크면 그만둘거야. 태수도 여자만나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어"
"하지만 그때가 되도 네마음이 계속 이러면 어떡할거야? 그리고 나중에 태수아버지를 어떻게 볼려고 그래?"
"태수가 그러는데 그애가 날 보살펴준다고 애아버지가 용서해 줄거래. 이왕 이렇게 된거 나도 그렇게 믿기로 했고"
조금도 망설임없이 태연하게 말하는 혜영을 보고 명숙은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했다. 전에는 혼자서 굳건히 견뎌내며 생활하던 친구가 아들에게 모든걸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 마치 딴사람을 보는듯 했다.
[이거 엄마가 아니라 완전히 아들의 여자가 된거 같네]
"항상 태수가 남자로 보이니?"
"물론 아들로 보이지. 하지만 지금 이세상에서 나를 지켜주고 위해주는 사람은 그애뿐이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그래도....."
"넌 선규한테 그런 마음이 안들어?"
"나한테는 항상 내아들이야"
"그러면 벌써 1년이나 됐다면서 네가 원하지도 않는데 잠자리를 같이 한다는거야?"
그말에 명숙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건 아니지만 되도록이면 빨리 이관계가 끝났으면 하지"
"선규가 너에게 집착을 나타낸다면서 쉽게 끝나지겠어?"
"쉽진 않겠지만 그애도 나중에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어서 그렇게 되기를 바래야지"
"예전에는 선규가 떠나는거에 대해서 노심초사하더니 지금은 많이 변했구나. 선규가 이걸 알면 섭섭해 하겠다"
"할수없는 노릇이지. 언제까지나 이러고 살수 없잖아"
착잡해진 명숙은 근친상간을 그녀보다 비교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혜영의 말을 듣다가 문득 그들의 성생활이 궁금해졌다. 그러지 않는 자신에 반해 혜영은 아들과의 성생활에 만족해 하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런것에 관해서 묻는다는게 실례인줄 알지만 다른 사람이 자신과 같은 생활을 한다는게 신기했고 비교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는 주저하다가 혜영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기, 넌 태수에게 만족하니?"
"뭘?"
"그거 말이야. 잠자리에서 하는거"
그말을 듣고 명숙의 얼굴처럼 혜영도 홍조를 가득 띄었다. 그리고는 수줍은 새색시처럼 고개를 숙이고 모기만한 소리로 대답했다.
"응"
"태수가 잘해?"
"나이도 어린 애가 어떻게 잘할수가 있겠니? 그리고 나도 그런거는 잘 모르고. 하지만 태수와 내가 좋으면 된거 아니겠어?"
얘기를 듣던 명숙은 태수를 떠올려 보았다. 딱딱하고 선규처럼 다정다감한 면이 없는 애가 도대체 어떤 식으로 자기엄마를 푹 빠지게 만들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태수에게 무슨 특별한 재주가 있나?]
그러는데 옆에서 혜영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아예 만족을 못하는거야?"
"응. 난 원래 선규아빠하고도 만족을 못했었어. 내체질이 그런가봐"
"그럼 억지로 누워있는거야?"
"처음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너처럼 나한테도 선규밖에 없잖아. 그래서 안고있으면 내가 그애를 보호하고 있다는게 실감나서 마음이 놓여"
"넌 아직도 선규를 어린애로 보는구나"
"응. 태수와는 달리 애가 몸도 건강한게 아니고 뭔가 불안정하게 보여서 그래. 그거는 나와 그렇게 된다음부터 더 심해진거 같아"
"선규가 혼란스러워 하니?"
"그런거는 아니고 왠지 자꾸 그런 느낌이 들어. 쓸쓸하게 보이기도 해서 나도모르게 알수없는 동정이 가"
혜영은 항상 쾌할하게 보아왔던 선규가 저엄마에게 그런 인상을 준다니 그저 놀랍기만 했다.
"태수에게서도 그런 말을 들어본적은 없었는데....."
"다른사람에게는 그렇게 안보이나보지"
수심이 가득찬 표정을 짓던 명숙은 다시 혜영을 쳐다보았다.
"그나저나 앞으로 밖에서는 그러지마. 나였기에 망정이지 아는 동네사람이 봤었다면 어쩔뻔 했어?"
"조심할게"
"밖에서 그러는걸 자주 하니?"
"아니. 처음이었어. 너도 해본적이 있어?"
그러자 명숙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말도마라. 저번에 선규생일날 그애에게 잡혀서 비디오방에 끌려갔었어"
"비디오방? 거..거기서 무슨일이 있었는데?"
"알면서 뭘 그렇게 물어보냐? 애가 하도 원하길래 마지못해 해줬지"
"그걸 했단 말이야? 누구한테 들키면 어떡하려고?"
"다행히 아무에게는 안들켰는데 조마조마해서 혼났어. 그것도 "햄릿"보면서 한거 아니?"
그소리에 혜영의 입은 크게 벌어졌고 명숙은 창피한 나머지 어이없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하필이면 왜 "햄릿"이었냐?"
"선규가 고른거야. 애가 하도 영약해서 나도모르게 끌려다녀"
"선규는 널 진심으로 사랑하니?"
"응. 그거는 확신해"
그리고는 혜영과 명숙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처음에는 겁이 나고 이런 말을 나누기가 불편했지만 이제는 가슴속에 담아있던것들을 누구에게 털어놓고보니 마음이 홀가분해지는게 느껴졌다.
"혜영아, 우리 이거는 서로의 비밀로 하고 무덤까지 가져가자"
"물론이지. 이걸 누구한테 말할수 있겠어? 애들한테도 아무 내색하지 말아줘. 알게되면 정말로 이러는걸 정상으로 받아들일지 몰라"
"당연히 그래야지. 그런데 그애들은 설마 이런얘기를 서로 안하겠지?"
"태수에게서 그런말이 없는걸 보면 그런거 같애"
그소리에 명숙은 깊은 안도를 했다. 영약한 선규와는 달리 정직하고 곧이곧대로인 태수에게서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면 믿을만 했다.
"우리 둘다 자식들의 첫여자라니 세상에 이런일이 어디있니?"
"그게 우리들의 운명인가봐"
그리고는 그들은 두손들을 맞잡고 서로를 응시하며 다시 무언의 약속을 굳게 맺었다.
명숙이 돌아가고 난후에도 혜영의 심정은 아직도 놀라움이 가시지를 않았고 근심이 가득하기도 했다. 저녁에 태수가 와서 함께 집에 돌아갈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무의식적으로 그와 나란히 걸어가는것에 대해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태수도 어두운 그녀의 얼굴을 보고 뭔가 심상치 않다는걸 눈치챘는지 아무말이 없었다. 집에 돌아온 혜영은 방에서 코트를 벗다가 태수를 불렀다. 방에 들어온 아들은 여전히 그녀의 얼굴을 살피며 조심스러운 표정이었다.
"태수야, 나와 이렇게 된게 후회스럽니?"
"아니요. 제가 얼마나 행복해 하는줄 아시면서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오늘 무슨일이 있으셨어요?"
"아니.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엄마인 내가 네가 잘 되도록 보살펴야 하는데 나때문에 네가 커서 혼란스러워 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들었어"
"안그럴거에요. 오히려 엄마의 사랑을 받아서 기쁘기만 한데요. 엄마는 후회가 오세요?"
태수의 근심스러운 얼굴을 보던 혜영은 잔잔한 미소를 띄며 대답했다.
"아니. 나도 행복해"
"정말이죠?"
"응"
"그럼 다시는 그런 생각 하지마세요"
고개를 끄덕인 혜영은 다시 입을 열었다.
"나중에 꼭 여자만나고 결혼할거지?"
"....."
"왜 대답안해? 저번에 그러겠다고 약속했었잖아"
"할게요"
지난번과는 달리 태수의 대답이 마치 마지못해 하는것처럼 들려 혜영의 가슴속에는 일말의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러나 태수가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를 껴안고 키스를 하자 혜영은 무의식적으로 아들의 사랑을 갈망하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에 설거지를 마친 명숙은 약국에 나와 있었다. 그녀도 혜영처럼 심란하기는 매한가지여서 어제 책방을 나오면서부터 계속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들과 성관계를 맺고있는 사람이 또하나 있어서 커다란 위안이 되기도 했지만 그거때문에 근친상간을 당연시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도 들었다.
[어차피 나중에는 끝내야 할 일을 그렇게 생각하면 안되지]
그러는데 문이 열리며 태수가 들어왔다. 요즘은 방학이고 또 선규가 배달을 안해서 그들은 서로의 집을 오가며 만났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으..응. 배달 마치고 오는거니?"
"네. 선규는 집에 있죠?"
"응. 아침은 먹었어?"
"네. 먹고오는길이에요"
"들어가봐라. 뭐 먹고싶은거 있으면 꺼내 먹고"
태수가 인사를 하고 집안으로 들어가자 명숙은 말없이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항상 보아왔던 태수가 오늘따라 그렇게 틀려보일수가 없었다. 친구의 아들이자 자식의 친구이기도 한 그는 마치 그녀보다 나이가 더 많은 성숙한 어른으로 느껴져 그와 눈을 마주치는것도 어려웠고 얘기를 나누는것도 어색했다. 그러면서도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혜영을 사랑에 빠지게 한 그에게 호기심이 들기도 했다.
[그냥 보면 안그렇게 보이는데 저엄마와 단둘이 있을때는 다르게 행동하나보지? 어쨋든 혜영이와 약속을 했으니 태수앞에서도 행동을 자연스럽게 해야 할텐데. 혜영이도 선규를 보면 나처럼 어색해할까?]
피식 웃으며 고개를 내저은 명숙은 정리를 마저 하다가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손님을 맞았다.
방학동안에 선규는 선생님집을 자주 찾아갔다. 엄마에게는 그러는것이 이상하게 보일것 같아서 어떤때는 독서실에 간다는 핑계를 대며 갔다. 그가 찾아올때마다 선생님은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었다. 갈때마다 항상 섹스를 하는건 아니었고 그들은 함께 음악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혼절차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아이들을 외갓집에 계속 맡기고 있었다. 언젠가 선규가 그이유를 물어보았었지만 그녀는 몇가지 할일이 있어서 그렇다고 할뿐 구체적인 대답은 해주지 않았다. 오늘도 선생님은 웃으면서 그를 맞아주고는 과일과 마실걸 내왔다.
"네가 나를 자주 찾아주는건 기쁘지만 내가 네공부시간을 너무 뺏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제가 알아서 하니까 걱정마세요"
"태수는 잘 있니?"
"네. 오늘아침에 잠깐 만났었어요"
조용히 옆에서 함께 쥬스를 마시는 선생님을 보며 선규는 다시 입을 열었다.
"선생님, 방학이 끝나기전에 애들데리고 어디 여행갔다 오시는게 어떠시겠어요?"
"여행?"
"네. 다른곳에 가셔서 바람을 쐬시면 기분전환이 되실거 아니에요"
"글쎄..... 요새 할일이 좀 있어서 그럴 시간이 안날거 같애"
"하시는 일이 도대체 뭐에요?"
선생님은 잠시 그의 얼굴을 알수없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대답했다.
"나중에 말해줄게"
그말만 하고 입을 닫은 그녀를 보고 선규도 더이상은 묻지 않았다. 얼마간의 적막이 흐르고 선생님은 그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선규야"
"네?"
"넌 나와 이렇게 단둘이 있으면 기분이 어떠니?"
"좋고 편안해요"
"그거뿐이야?"
"....."
"내가 네선생님인데 우리가 이런다는거에 대해서 아무생각이 없니?"
그러자 선규는 그녀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선생님은 어떠신데요?"
"내자신을 모르겠어. 이래서는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네생각이 나면 나도모르게 보고싶어져. 너는?"
"저도 선생님과 마찬가지에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선규의 가슴속에서는 왠지모를 부담감이 생기고 있었다. 선생님이 좋고 이런 상황에 처한것에 대해 동정이 가 자신이 할수있는거라면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녀와의 관계를 심각하게 생각하는거는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엄마처럼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없었고 또한 손만 잡아주었지 그가 먼저 선생님을 안아준적도 없었다.
"선생님께서 힘드시다면 제가 더이상 찾아오지 말까요?"
그녀가 이런 관계를 끝내고 싶다면 미련없이 그렇게 해줄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왠지모르게 충격을 받은 인상을 짓고 있었다.
"그러고 싶어?"
"저는 선생님이 행복해 지시는걸 원하지 힘드시게 하고싶지는 않아요"
그말을 들은 그녀는 혼란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걸 보고 선규는 자신이 옆에 오래 있을수록 선생님을 괴롭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게 끝나다보니 이젠 내생각으로 갈등하시는가 보구나]
처음에 그와 관계를 가졌을때 엄마도 그런 모습을 보여 선생님이 이해되었다. 그래서 이만 가야겠다고 여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이만 가볼게요"
그러자 선생님은 다급하게 그를 앉히고는 힘껏 껴안았다.
"가지말고 조금만 더 옆에 있어줘"
그녀의 이런 행동을 예상못했던 선규는 몹시 놀라며 경직된 상태로 있었다. 예전에는 선생님이 이렇게 행동을 해도 옆에 위로를 받을 사람이 없어서 그러는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혼을 한지가 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붙잡는 그녀의 태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이혼을 하신게 그렇게도 충격이 크셨나? 애들아빠와는 애정이 이미 식어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러자 엄마가 생각나서 평소 느끼던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러는데 선생님이 입맞춤을 하면서 그를 소파위에 눕혔다. 머리속에 엄마생각으로 가득해 그저 본능적으로만 키스에 응하고 있는데 그녀의 손이 그의 몸을 애무하면서 천천히 내려가더니 바지앞자락에서 멈추었다. 그리고는 바지를 열고 팬티속으로 손을 넣어 그의 성기를 부드럽게 감싸잡았다. 그순간 엄마생각으로 잠시 선생님을 잊어버렸던 선규는 그쪽으로 신경이 쏠렸다.
여전히 키스를 하는 선생님의 손이 주무르면서 애무를 시작하자 성기는 점차적으로 발기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그녀가 성기쪽을 이런식으로 만져준적이 없어서 놀란 선규는 어찌할바를 몰랐다. 입을 옮겨 그의 목덜미를 입술로 더듬는 선생님은 손끝으로 성기의 구석구석을 조심스럽게 만져주고 있었다. 이상하게시리 급속도로 흥분이 오른 선규의 입에서는 거칠은 숨소리가 나오며 그녀의 육체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한동안 그러면서 눈을 감고 성기로 오는 쾌감을 즐기는데 별안간 선생님이 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성기에서 뜨거운 입김이 느껴지자 선규는 설마하는 생각으로 눈을 떴다. 그순간 숙이고 있는 선생님의 머리가 더 밑으로 내려갔다.
"헉!"
너무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그녀를 제지할 틈도 없었다. 성기는 그녀의 부드럽고 촉촉한 입안으로 들어가 혀끝으로 핥아지고 있었다. 경악하고 있는 선규는 고개만 들고 커다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을뿐이었다. 편한 엄마는 어리광을 부리며 뭐라도 요구를 할수 있었지만 선생님한테는 그러지를 않았었다. 그녀가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마음속에 어